이번호의 기획기사는 "청소의 대발견"이다.
교육에 관한 잡지라면 청소에 대해서는 한 번 다뤄볼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청소 문제가 나왔다.
지금 교육현장에서 청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뭐, 생각할 것도 없다. 학생들이 한다. 학교 대부분의 공간을. 그래도 지금은 나아져서 화장실은 용역을 고용하여 청소를 하게 하지만, 각종 특별실부터 교사들이 사용하는 공간까지 학생들이 청소를 한다.
그렇다면 청소가 잘 될까? 그럴 리가 없다. 학생들 자신들이 주로 생활하는 교실 청소조차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청소를 하라고 하면 빗자루를 들고 비질을 하는 시늉만 하거나, 또는 빗자루로 칼싸움을 하거나, 대걸레로 교실을 한 번 밀라고 하면 물을 묻혀와서 - 묻혀와서다, 빨아서가 아니라 - 대충 쓱 훑고 마는 게 끝이다.
자기들이 주로 지내는, 주로 자신들이 어지럽힌 공간을 청소하는 것도 이런데, 다른 곳이야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청소 못하는 이유를 사람들은 문명의 발달에서 찾기도 하는데, 기계들이 속속 나와 제대로 청소를 해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사실은 아이들이 집에서 청소를 해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와 있다.
이번 호에도 나와 있지만 집에서 청소를 하는 문제로 가정에서 많은 갈등이 일어나고 있으니, 대부분 아이들 있는 집에서 아이들 방을 보며 한숨을 푹푹 쉬는 부모들이 많을텐데...
그렇다고 청소를 대신해줄 수만은 없는 일. 최소한 자신이 어지럽힌 것은 자신이 치워야 한다는 원칙은 확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습관이 되지 않았을 때 어지럽히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인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이 재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래서 청소는 중요하다. 정말로 자신이 조금만 귀찮아지면 청소가 그리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의 기본은 있는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아니라,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일이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가장 기본적인 것만 청소한다면 청소가 그다지 힘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교육으로써 청소는 반드시 필요하다. 어떻게 하느냐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내가 주로 생활하는 공간은 내가 치워야 한다는 원칙만은 지켰으면 좋겠다. 이 원칙을 지키는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교육이 되어야 할테고.
이런 청소가 생활습관이 되면, 사회의 여러 면으로 이것들이 확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사실 우리 사회에 청소가 필요한 부분이 한둘이 아니니.
이번 호에서 언급하고 있는 유전자조작식품 문제도 역시 우리 식탁에서 청소가 필요한 문제고 (류외향, 자연주의 밥상 한 끼가 지구를 살린다), 청년수당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 그것을 좀더 확대한 기본소득 논의도 우리 사회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어떻게 청소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나아가지 않을까 한다.
사실, 청소는 우리 삶 전반에 걸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니,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청소 말고도 내 건강을 위해서 내 몸 청소를 해야 하는 문제부터 크게는 사회 청소, 지구 청소, 우주 청소까지 나갈 수 있으니, "청소"를 주제로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도 필요할 거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