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이라고, 오늘이 토요일이라고, 어제를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만큼 뜻깊은 날이라는 뜻이겠지.

 

그러나 임시공휴일 지정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 친일잔재 청산 아닌가. 아직도 우리말에는 일본말들의 찌꺼기들이 남아 있고, 또 일제에 협력했던 사람들의 후손들이 큰소리를 치고 있기도 한 현실 아니던가.

 

용서와 기억은 다른 차원의 문제인데... 용서란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빌어야 상대방이 하든 말든 결정을 하는 요소일텐데...

 

친일행위를 했던 사람들 중에 진정으로 참회하고 용서를 구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지려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되나?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극구 합리화하려 하지 않았던가.

 

후손들도 마찬가지. 조상들의 친일행위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을 지금까지도 보이고 있지 않은가. 일부 힘있는 자손들은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더 큰소리를 치고, 떵떵거리며 살고 있기도 한데...

 

반성을 하지 않는데 용서를 하라는 건 말이 안된다. 그러므로 치열하게 기억해야 한다. 기억을 통해서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럼에도...

 

오늘 한겨레신문을 보다가 기가막혔던 것 중 하나... 유관순 열사에게는 대통령이 화환 하나 보낸 적이 없는데... 국회의원 장모에게는 화환을 보낸 적이 있다고 하니... 무슨 훈격에서 차이가 난다나...

 

하지만 유관순 열사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들 어린 시절에 듣고 보고 배운 사람 아니던가. 3.1 독립운동 하면 빠지지 않는 분 아닌가. 전국민이 유관순 누나라고 칭송하는 사람 아닌가. 그런 분에게 훈격 운운하면서 대통령이 화환 하나 보내지 않았다니...

 

이러니 무슨 기억이 되었겠는가. 부끄러운 역사, 자랑스런 역사를 기억해야만 용서고 뭐고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책을 읽다가 교과서에 채만식 작품이 늘 실렸다는 생각을 했다. 채만식 하면 일제시대 우리나라 풍자소설, 사회소설의 대가라고 알려져 있지 않은가.

 

그의 작품 중에 고등학교까지 나온 사람들은 비록 읽지는 않더라도(이게 문제다. 작가들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시간과 정열이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는 없다) '태평천하, 탁류,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 논이야기, 미스터 방' 정도는 제목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그가 친일문학 활동을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아니 했더라도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거야 본인에게 물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가 친일문학 작품을 쓴 것은 확실한데... 여기서 채만식이 다른 작가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그는 나름대로 반성을 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남겼다는 점이다. 그 작품은 '민족의 죄인'

 

그는 최소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기억하고, 그것을 작품을 통해 용서를 구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용서할 수 있다. 끝까지 자신을 반성하지도 않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사람에 비하면.

 

문학가들 가운데도 친일을 한 사람이 많은데... 다른 분야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용서는 하되(먼저 반성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기억을 해야만 한다. 그런 작업들이 우리 사회에서도 많이 이루어져서 반갑기는 한데... 좀더 널리 확산될 필요가 있다.

 

문학자들에 대해서는 임종국의 "친일문학론", 그리고 최근에는 젊은 학자들을 중심으로 여러 편의 책이 나왔는데... 김재용의 "협력과 저항", 한수영의 "친일문학의 재인식", 김재용, 김미란 편역, "식민주의와 협력", 윤대석의 "식민지 국민문학론" 등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친일인명사전"이 있는데... 이거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일반 가정집에서는 구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도서관들이나 관공서에서 비치하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정운현이 편저한 "친일파 죄상기"나 "친일파는 살아있다"도 읽을 만하다. 여러 자료를 모아둔 책이니 말이다.

 

  광복 70주년... 사람의 나이로 따지만 공자 말대로 '종심'이다. 마음이 가는 대로 해도 괜찮을 나이다. 그런 나이면, 이제 우리나라도 일제의 잔재에서 벗어나 무엇을 해도 좋아야 하지 않을까.

 

  광복 70주년 채만식의 소설을 생각하다가, 친일행위에 대한 생각으로까지 나아갔다.

 

암울했던, 부끄러웠던 역사를 굳이 끄집어내는 것은 기억을 통해서 역사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다. 일본 총리 아베가 아직도 제대로 용서를 구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우리 역시 우리 자신들의 과오를 제대로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역사를 반복되지 않게...부끄러운 역사는 청산하고 부끄러운 행위는 용서하되, 철저하게 기억해야 한다. 기억해야만 한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임시공휴일 지정보다 그것이 더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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