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하고 놀자 - 독서 프로그램과 축제 기획 매뉴얼북
박형섭 지음 / 서해문집 / 2013년 12월
평점 :
바야흐로 책의 계절이다. 각지에서 책 축제를 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렇게 책 잔치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책에 관심 있는 모든 분을 위한 지침서'라는 글이 책의 겉표지에 실려 있다. 책의 작은제목은 '독서프로그램과 축제 기획 매뉴얼북'이라고 되어 있고.
이 작은제목과 어울리게 책과 관련된 행사, 또는 축제를 어떻게 기획할 것인가가 구체적으로 잘 나와 있어서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전자매체의 발달로 인쇄매체가 쇠퇴해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전자책으로 읽기보다는 종이책으로 읽는 것이 더 익숙하고, 책이라고 하면 손에 들고 한 장 한 장 넘기는 감촉을 느끼는, 오래된 책에서는 특유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그런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책을 멀리하게 된 것이 요즘 현실이고, 책보다는 너무도 흥미로운 것들이 전자매체 속에서 펼쳐지니 사람들이 책과 멀어지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가령 만화를 예로 들더라도 웹툰이 지니는 짤막한 전개, 대사가 거의 없는 전개 등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예전 만화의 글이 많은 만화를 잘 읽어내지 못한다.
읽는 방식도 변한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책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
그 무언가가 집 안이나 도서관 안에 있는 책들을 밖으로 나오게 하는 일일 것이다. 책을 실내라는 공간에 가두어두고 그 곳에서만 책을 만나게 할 것이 아니라, 책이 밖에 나와서 언제 어디서든지 책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일.
그런 일을 꾸미는 사람들은 우선 출판사 관계자들일 수도 있고, 도서관의 사서일 수도 있고, 독서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고, 문화적 소양을 높이겠다고 작심한 지방자치단체일 수도 있다.
누구든 책이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자주 만나게 된다면 책하고 놀자라는 이 책의 제목에 어울리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인데...
무작정 책을 밖으로 나오게만 했다가는 반대로 책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게 만들 수도 있으니, 책을 밖으로 나오게 하되, 의미있게 하는 작업을 해야 하고, 일회성으로 그치는 행사가 아니라 생활 현장에서 꾸준히 지속되게 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에서는 얻을 것이 참 많다. 학교 도서실을 이용해서 책하고 친해지게 하는 행사를 할 수도 있고, 지역 사회와 연계하여 지역에 책이 나오게 하는 행사를 할 수도 있고, 좀더 큰 행사를 기획해-가령 파주 출판단지의 책잔치처럼- 할 수도 있다.
어떤 형태로 하든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책이 밖으로 나오게 되고,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책을 만나게 될 것이다.
책과의 만남이 자주 일어나게 되면 자연스레 책에 흥미를 느끼게 되고, 책을 통해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엄청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독서 프로그램 기획 - 축제를 하세요 -삼인삼색 북토크 라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앞 부분에서는 큰돈을 들이지 않고 쉽게 할 수 있는 독서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고, 축제를 하세요는 이를 확대한 책 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책축제와 관련있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봄으로써 책이 바깥에 나오는 과정, 어려움, 필요성 등을 느낄 수 있다.
책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참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은 틀림없고, 또 책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싶은 부모들도 읽으면 적용할 부분이 많은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