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인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다. 이제는 단순히 지식만으로 살기에는 세상의 변화가 너무 심하다. 하나의 요소를 가지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지금 시대에 필요한 요소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이 필요하고, 이러한 창의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인성이 갖춰져야 한다.
학교에서도 창의인성을 꽤나 강조하고 있는 듯한데...지금까지 해왔듯이 무슨무슨 시범학교 해가지고 창의인성교육을 시도하고 있나 보다. 게다가 다른 교과목에서도 창의인성 요소를 개발하여 수업에 활용하라고 하기도 하는 것 같고.
그러나 이것이 말로만 한다고 되나? 정책적으로 하라고 한다고 되나? 하는 의문이 든다. 이것은 정책 차원이 아니라, 지금까지 교육에서 당연히 이루어졌어야 하는 요소 아니던가. 그럼에도 왜 안되었는지를 분석하고, 장애요인을 밝혀서 그 장애요인을 없애려고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국어과와 창의인성이 어떻게 관련이 되고 있으며, 국어수업에서 어떻게 하면 창의인성 교육을 할 수 있나를 연구자들이 연구한 결과를 모은 책이다.
대학에서 국어교육학이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잡은 지도 꽤 오래. 추상적인 이론에서 이제는 구체적인 실천이론까지 학문적 모습을 완전히 갖추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을 충분히 살린 책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방안까지 제시해주고 있어서, 더욱 좋기도 하고. 그럼에도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방법을 그대로 학교 현장에 적용할 수는 없다. 아니 적용해서도 안된다. 연구자들의 이론적 연구결과는 현장에서 구체적인 실습을 통하여 좀더 정교화되고, 학교 현실에 맞게 변용,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에 나와 있는 이 많은 이론들, 이 많은 방법들을 어떻게 수업현장에 적용시킬 것인가 그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지점이 바로 연구와 현장이 만나는 지점이 될 것이다.
그 방법 중에 몇 가지만 생각해 보면, 우선 아이들에게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놀 시간과 심심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심심해야 무언가를 할 궁리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서두르지 말고 아이들이 심심할 시간을 확보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음은 아이들이 모둠 활동을 할 수 있는, 또 남의 말을 듣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듣는 귀이다. 자기 말을 할 줄은 알지만 남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귀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는 어른들의 탓도 크지만 듣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세번째는 국어교사들이 이런 이론적 결과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사실 국어교사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이런 책이 나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교사도 드물 뿐더라, 학교 일에 치여 이런 이론적 결과를 받아들이고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 서로 연구하고 실행하는 교사들을 만나기는 더 어렵다. 그만큼 현장과 연구가 떨어져 있다는 사실. 그렇기에 교사들에게 연구할 시간을, 서로가 함께 할 제도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마지막으로 교사들은 이러한 추상적인 학문의 이론을 현장에 구체적 적용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창의인성 교육의 성패는 연구자들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현직교사들에게 달려 있다. 따라서 현직 교사들은 이런 책을 읽고 책에 나와 있는 내용들, 방법들을 각 학교 또는 각 교실에 맞게 구체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럴 때 이런 책의 가치가 빛을 발한다. 그리고 교육이 제 자리를 찾아간다.
덧글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시 같은 경우는 시의 전문을 실어주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를 가지고 여러 가지로 변용하여 수업하는 설명을 하면서 정작 시는 싣지 않아, 작품을 따로 찾아보는 수고를 해야 한다. 작품을 찾으면서 이 책을 읽기는 좀 부담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