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시간에 소설쓰기 2 국어시간에 소설쓰기 2
김은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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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잘 하는 방법. 일명 삼다(三多)

 

많이 읽고(多讀), 많이 쓰고(多作), 많이 생각하라.(多商量)

 

아주 단순한 처방이다. 그러나 이 단순함에는 실천하기 어려움이 내재되어 있다.

 

많이 읽는다? 얼핏 들으면 쉬울 것 같지만,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그냥 글자를 따라가는 행위가 아니지 않은가.

 

문자로 번역되어 있는 생각들을 다시 자신의 눈을 통해 머리 속에 다시 번역하는 활동이 아니던가. 그냥 눈으로 글자 따라가는 행위도, 입으로 소리내는 행위도 아닌 자꾸 미끄러지려는 의미들을 자신의 의미로 재해석해서 잡아내는 일. 이것이 바로 읽는다는 행위 아니던가. 

 

그러니 이 읽기도 참 어려운 일인데... 읽기보다도 더 어려운 일은 쓰기다. 이는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생각들을 그에 합당한 언어로 표현해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행위는 온갖 언어들이 머리 속에서 날아다니면서 좀체로 잡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어렵기도 하다. 그러니 쓰기는 읽기보다도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생각하기. 모든 것에 대한 답이 컴퓨터 속에, 요즘은 스마트폰 속에 있는데 무슨 생각? 그냥 검색하면 되지. 그러니 생각하기란 일종의 고문에 해당한다. 왜 뇌를 자꾸 쥐어짜게 만드는지.

 

이런 세 가지가 다 어렵기에 국어는 어렵다. 어렵다기보다는 짜증난다. 하여 대부분의 학생들은 국어란 우리말로 말할 수 있고, 쓸 수 있기만 하면 되지 뭐 이렇게 어렵게 배우냐고 한다.

 

왜 국어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지 고민해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런 때 소설쓰기를 들고 나온 책.

 

1권에서는 소설의 요소들을 중심으로 이렇게 소설을 쓰면 된다고 알려주고, 직접 쓴 학생들의 글을 예로 들어 읽기를 시키고, 그 다음에 학생 소설들을 간단하게 언급함으로써 생각을 하게 만들고, 봐, 너도 쓸 수 있잖아 라고 쓰기를 시키고 있다.

 

이어서 이번 2권에서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청소년기에 겪을 수 있는 일들을 분류하여 자, 봐라, 이렇게 소설을 쓰기도 하잖니 하면서 학생들이 쓴 소설을 보여주고 있다.

 

주제도 학생들의 삶에 밀접히 관련되어 있는 것들이다.

 

사랑, 친구, 가족, 일탈, 추억, 판타지

 

여기서 그쳐도 되는데 한 발 더 나아간다. 소설이 소설로 끝나지 않는다고. 소설이 그림과 만나고, 사진과 만나고, 연극과 만나고, 영화와 만나야 한다고. 그러면 더욱 소설은 풍부해진다고.

 

여기까지 나아간다. 요즘의 추세와 맞아떨어진다. 한 가지로 많은 것을 하는 그런 상태.

 

제목은 소설쓰기이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이 책은 소설읽기로 쓰일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도 소설쓰기인 것은 우선 학생들이 직접 쓴 소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정도의 소설은 나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는 점, 그래서 소설은 특정한 능력을 지닌 작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 또한 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생각하기를 할 수 있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 책은 소설에 관해서 읽기와 생각하기와 쓰기를 모두 하게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쓰기는 직접 써야만 하는 일이니, 소설 쓰기는 읽는 사람에게 맡긴다쳐도 적어도 소설에 관해서 읽고 생각하기는 되니, 기본적인 역할은 하는 셈이다. 여기에 나도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은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이리라.

 

마찬가지로 어른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의 고민을 체험할 수 있게 되니, 굳이 독자가 학생들에게 국한될 필요가 없다. 1권과 마찬가지로 학부모들이 읽으면 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소설들에는 학생들의 삶이 진솔하게 들어가 있으며, 이러한 소설들을 통해서 학생들은 자신을 바로 볼 수 있게 되고, 소설을 쓰면서 나름대로 자신을 치유해갔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에 수록된 소설들, 그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 자신을 만나고 치유해간 과정을 이해한다면 이 책을 읽은 어른들은 최소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학생들을, 청소년들을 대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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