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봄 핵없는 세상을 위한 탈핵 만화
엠마뉘엘 르파주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길찾기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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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핵폭발의 대명사다. 이제는 후쿠시마라는 하나의 명사가 추가되었지만, 30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체르노빌은 여전히 핵폭발의 참사를 대표하고 있다.

 

인간의 어리석음, 어쩌면 인간 욕망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도시이기도 하겠지만, 이 도시가 30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20킬로미터가 금지구역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 인간이 추구하고자 했던 원자력 발전이 우리에게 어떤 해악을 끼치고 있는지를 끝없이 환기시켜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체르노빌에 관한 만화책이 나왔다.

 

만화라는 장르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만화라는 시각적 요소를 통해, 체르노빌의 비극을 좀더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 만화 시작할 때, 역시 그렇겠지 하고 보았다. 체르노빌의 봄이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체르노빌에는 봄이 왔으되, 봄이 오지 않은 그런 비극, 원자력 발전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만화이겠지 했다.

 

그런데, 아니다. 그가 체르노빌에 대하여 지니고 있었던 공포, 선입관 등이 처음에 나타나지만, 그곳에 도착해 지내면서 그는 체르노빌의 비극을 보기보다는 체르노빌에 봄이 있음을 보고 있다.

 

물론 죽음과 함께 지내는 사람들, 그리고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하는 현실, 아직도 엄청나게 뿜어내는 방사성 등을 말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이 불러온 재앙, 그 재앙 속에서도 생명을 유지해가는 온갖 생명체들. 그 생명체들과 더불어 삶의 유지해가는 사람들.

 

비극 속에서도 웃음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 그럼에도 그들의 내면에 들어 있는 어떤 비극적 요소. 그 비극적 요소로 인해서 더욱 사람들이 숭고해보이는 그런 모습. 그런 만화.

 

작가 자신의 경험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르포 만화라고 할 수 있는데, 다큐멘터리 만화라고 해도 좋은데, 이 만화를 보다보면 체르노빌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그 모습을 통해서 체르노빌의 비극을, 핵발전의 위험을 더욱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비극이 몇 십년 뒤에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났고, 아직도 핵발전이 포기되지 않고 있는데...

 

딱히 핵발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 않는다. 그냥 사실적으로 체르노빌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충실하게 만화에 담고 있을 뿐이다. 그러기에 더욱 핵발전을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땅에 떨어진 그림도구, 음식물을 집어들 엄두를 내지 못하는 모습들이 표현됨으로써, 얼마나 핵발전이 위험한지 보여주고 있으며, 그럼에도 희망이 있음을, 핵폭발이 일어나도 그 곳을 떠나지 못할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또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도 우리들과 똑같은 사람임을 보여줌으로써 더욱 핵발전을 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가 이어지는 만화. 그러면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만화. 체르노빌에 대한 보고서보다도 더욱 쉽게 핵발전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만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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