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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녹색당에 투표한 사람 수란다.
원자력 발전소가 20기가 넘는 나라에서, 그것도 원자력에 관한 사항은 거의 다루지 않음에도 간혹 발전소에서 사고가 났다는 기사가 나는 나라에서, 반원자력을 주장하고 나선 정당에 대한 투표율이 0.48%
절망해야 하는가? 한 때 절망도 했었다. 가까운 후쿠시마에서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었으며, 오래된 원자력 발전소는 위험하게도 고장이 자주 나고 있는 상태이고, 그런데도 원자력 발전소를 더 짓겠다고 하는 나라에서 반원자력을 주장하는 녹색당에 대한 지지가, 그것도 녹색당원들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지역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온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그 지지율이 1%도 안 되다니 말이다.
하지만 절망에서 끝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표 심리가 크게 작용을 했을 거고, 투표장에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번에 비례대표 지지 정당은 너무도 많아서 정말로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녹색당이 있는지도 몰랐을테니 말이다.
여기에 녹색당은 창당이 늦어졌고, 홍보할 수 있는 수단도 부족했고, 언론이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나 역시 기껏 녹색당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이 "녹색당 선언"이라는 책을 읽어서 알고 있는 사항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녹색당의 이번 지지율은 절망할 지지율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 않고 홍보 수단도 부족했는데, 10만명이 조금 넘는 사람들이 찾기도 힘든 투표용지에서 녹색당을 찾아 지지했다는 사실은, 녹색당이 앞으로 가능성이 있다는 표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 녹색당이 이 정도의 지지율을 얻는데는 "녹색평론"의 공도 컸다고 해야 하리라.
녹색당의 이념과 녹색평론의 주장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고, 녹색평론 독자라면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반원자력, 환경, 생태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을테니 말이다.
이번호에서도 여기 쉬지 않고, 원자력, 좀더 명확한 언어로 말하자, 핵에 대해서 다뤄주고 있다. 이제는 언론에서 이미 끝난 일처럼 다루고 있는 후쿠시마 사태를, 녹색평론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이제 시작임을 계속 우리에게 환기시켜 주고 있다.
세상에 잊을 것을 잊어야지. 이건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속담처럼이 아니라,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는, 아무리 경고해도 지나치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이렇게 꾸준히 우리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이 책이 고맙다.
반핵 뿐만 아니라, 강정마을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에 와닿는다.
해결된 문제는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해결되지 않을 문제도 없다. 반핵, 강정마을, 쌍용차, 기타 언론사 파업 등등 우리는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 해결해나가도록 계속 우리를 격려하는 책이 바로 이 녹색평론이다.
화창한 오월, 눈에 보이는 이 화창함 속에 우리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가 얼마나 제대로 보아야 하는지 "녹색평론"이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