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넥트 - 누구나 한 번은 혼자가 된다
장재열 지음 / 저스피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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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관계를 끊고 산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사람은 다른 누군가와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생물이 아니더라도 관계를 맺고 산다.


그런 관계가 끊기면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신의 의지로 끊더라도 힘든 상황임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만큼 사람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고립과 은둔. 사실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누구나 한 번은 혼자가 된다'고 이것은 특정한 어떤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 이야기라고 하지만, 나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어느 순간, 불쑥 혼자 되는 시간이 올 수 있다. 그때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그때가 되면 늦었다고? 아니, 늦었다고 여긴 순간이 가장 빠른 시간이라는 말도 있다고? 이렇게 멀리서는 쉽게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혼자됨을 겪는 당사자에게는 그렇지 않다.


견딜 수 없는 힘듦. 자신만의 동굴에서 나오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그렇게 그 동굴 속에서, 캄캄한 어둠 속에서 세월을 보내게 된다.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은? 역시 함께 어두운 동굴을 경험하게 된다.


이 책은 고립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은둔이 아니다. 고립과 은둔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말은 이 둘의 차이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말이다. 저자 역시 그랬다고 한다. 그러다 고립을 주제로 책을 써보자는 말에 고립과 은둔의 차이를 먼저 생각한다.


고립이 은둔과 다른 점은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 중에서도 고립에 속한 사람이 있다는 것. 그냥 집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은 밖에 나오기도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를 스스로든 아니면 타의에 의해서든 끊고 있다는 것.


거기에 이르기까지 겪었을 고통을 짐작하기는 힘들다. 그러니 상대의 고통에 대해서 함부로 왈가왈부 할 순 없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렇다.


그랬기에 고립을 주제로 책을 내자는 말에 망설인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 '고립'의 상태에 처한 사람이 많다는 것. 누군가는 이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이들에게 동굴 밖의 빛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많은 사람을 상담해 온 저자가 그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쓰기로 했다고. 그러면서 다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고립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을.


그들의 경우는 다양하다. 하나로 정리할 수가 없다. 그러니 누구나 한 번은 혼자가 되는, 고립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고 내 일이 될 수도 있음을...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고립에서 나올 것인가? 또 고립의 상태에 빠져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가가 문제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다루고 있다. 


섣불리 해결책은 이거다라고 제시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다 다른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고립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도 다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말한다.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이 책을 읽으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물론 그 방법을 그대로 하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자신이 다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연결해주기도 한다. 즉 자신이 다 해결하려는 생각을 버리라고 한다. 또한 쉽게 조언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다. 조언보다는 함께 있어주는 것, 함께 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아주 다양한 사례들이 나오는데 읽으면서 따스함이 느껴진다. 이러한 따스함이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이 되어 고립에서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구체적인 사례를 이야기할 필요는 없겠다. 그건 읽어보면 아니까. 다만, 고립 상태에 있는 사람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본인이 어찌할 수 없는 환경'에서 고립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으니까.


하여 그들을 의지가 약하다고, 시도도 안 한다고 비난하지 않아야겠다는, 그들이 그렇게 고립에 처하게 된 환경을 먼저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누구나 한 번은 혼자가 된다'는 말을 바꾸면 '누구나 함께하는 삶을 살 수 있다'가 된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사랑하는 자신을 발견해야 한다는 말. 그 말에 동의하면서, 읽으면서 이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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