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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은 스마트 인 차이나 - 대륙에 부는 4차산업과 플랫폼 바람
유한나 지음 / 북네스트 / 2019년 8월
평점 :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놀랐다. 중국이 이렇단 말이지... 하면서. 도대체 중국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었단 말인지.
그냥 짝퉁의 나라, 게으른 나라,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 대국이라고, 패권을 지향하는 나라. 최근 읽은 몇몇 책들을 통해서 중국에 대한 언론의 내용들 중에 잘못된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인터넷 분야에선 우리가 한참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중국은 중국 나름대로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그들은 이미 스마트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 하나로 대부분의 일상을 해결할 수 있는 나라라고 하니.
신용카드 단계를 건너뛰고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하고, 의료분야까지도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있다고 하니,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의료에서 대면진료만이 문제가 아니라 의약품을 수령하는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중국은 이런 분야에서 그들 나름대로 해결책을 이미 만들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된다.
한때 짝퉁 핸드폰, 또는 싼 가격의 핸드폰이라고만 생각했던 샤오미가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중국 제조업의 형태를 바꿔가고 있다고 하니, 기존에 중국 제품에 대해 지니고 있던 생각을 바꿔야 한다,.
샤오미는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브랜드가 되는 것보다 중국 제조업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품질 좋은 상품을 제조하고 ->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한 후 ->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를 향유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중국 제조업의 꿈의 공식이다. (237쪽)
이 말을 우리나라 제조업에 적용해 보자. 과연 이 공식을 회사의 사훈으로 삼고 있는 회사가 있는지... 오로지 이윤을 위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은지.
무엇보다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를 향유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이윤을 넘어 사회 전체가 과학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활하도록 하는 일이라니... 이런 나라가 발전 안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온라인에만 치중하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온라인만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우리나라 '다이소'와 비슷한 '미니소'가 있다고 한다. 싸고 품질 좋은 제품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이라고.
이렇게 중국은 자기 나라에 맞는 방식으로 최첨단 과학기술을 결합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예전 중국의 모습만 기억한다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중국의 발전에 눈감고 있다가는 중국이 우리나라의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나라를 시장으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기업으로 떠오른 몇몇 기업들도 자신들만이 이윤을 얻기 위해 문어발식 확장을 하지 않고, 기술이 있는 기업과 제휴하여 제품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택한다고 한다.
샤오미에 관한 이야기 중에 이런 글이 있다.
샤오미 혼자만이 대기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회사들과 함께 성장을 추구하는 정신이 이들이 말하는 상생의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대기업이 다른 중소기업에 투자해 협업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샤오미는 그 길을 가고 있다. (242쪽)
이렇게 모든 것을 홀로 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니다. 대기업은 기술이 있는 중소기업과 함께 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중국이 완전히 그 길로 가고 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러한 노력을 하는 기업이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여기에 중국에서 여전한 빈부격차, 특히 농촌의 문제는 심각하다고 하는데, 이것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고 한다. 농촌과 도시를 잇는 아이티기술을 확보하고, 그것을 통해서 농촌을, 농민을 살리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몇몇 생협이나 한살림 등에서 하고 있지만, 중국은 '인터넷+농촌을 기반으로 농촌의 특색 있는 상품들을 도시의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시장을 개설'(156쪽)했다고 한다.
농촌 문제도 과학기술과 결합하여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들을 들어 중국이 인터넷을 생활에 결합하여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중국의 발전상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예전의 짝퉁 중국에서, 질 떨어지는 제품을 싼 값에 판매하는 중국에서 제품의 질과 가격을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드는 중국, 자기들만의 인터넷 환경을 만들어가는 중국을 보여주고 있다. 꼭 중국을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점들이 많으니,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 보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