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교육을 말하다 - 관계 본질 변화
김용 외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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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교육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지능이 우리들 삶에 깊숙히 들어와 우리들 삶 자체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코로나로 인해서 우리들 삶이 엄청나게 바뀌었음을 체감하게 된다.


인공지능이라는 인간 문명의 발달로 인간의 삶이 바뀌는 일이야 그렇다쳐도 감염병으로 인해 인간 삶이 바뀔 수 있음은 그다지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현대 의학과 과학이 발달한 지금에서는 더더욱이. 


하지만 이 둘이 연결되어 코로나 이후 우리 교육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금처럼 교육이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대세를 이루고, 그럼에도 코로나는 우리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던져주었다고 말하고 있으니...


코로나로 인해서 우리 교육에는 인공지능까지는 아니어도 온갖 매체들이 들어오게 되었다. 그것들을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었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결국 과학기술과 감염병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우리 교육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 이후에 교육이 온라인으로만 갈 수 있을까? 이제 학교라는 공간은 필요없고, 교사라는 직업보다는 누구나 교사가 될 수 있는 그런 시대로 변하게 되는가? 그런 질문을 한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교육을 말하는 이 책은 앞으로 우리 교육은 전면적인 온라인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온라인을 거부할 수는 없겠지만, 학교라는 공간에서 친구들과 교사들과 직접 대면하면서 하는 수업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왜냐? 교육은 관계이기 때문이고, 이 관계는 온라인에서도 가능하지만 직접 대면했을 때 온라인보다 더 질적으로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본디 교육은 관계적 성격의 일이며,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교육과정을 매개로 다층적으로 대화하는 일과 같습니다. ... '관계 맺기 없이 교육은 성립할 수 없다'는 깨달음은 코로나가 우리에게 전해 준 큰 선물입니다. (6쪽)


왜 그러냐 하면 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제는 스스로 자기 공부를 찾아해야 하는 대학생들도 온라인 수업을 통해서 지식은 습득했을지 몰라도 무언가 미진한 점이 있었다고 한다.


성인인 대학생들과의 수업에서조차도 교육은 정보처리의 효율만으로 판단될 수는 없었다. (43쪽)


학교는 지식을 얻어 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관계를 만들어가는 곳이다. (48쪽)


이렇게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은 온라인과 더불어 직접 만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 2년 동안 지속적으로 대면 수업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함께 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서로에게 자극을 받고 도움을 받는 과정을 통해서 배우는 일. 또 갈등하고 타협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일 등등이 교육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 공간에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비록 쉬운 일이 아닐지라도.


온라인 상에서 학습하고 발표하는 일을 더 편하게 여기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그들은 이런 관계가 직접 만나서 관계를 맺는 일을 피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지내면 인간이라는 말이 성립하기 힘들다. 인간은 함께 지낼 때 인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모프가 쓴 소설 '로봇과 제국'이나 '파운데이션'에서 보면 서로 대면하지 않고 홀로그램으로만 소통하는 솔라리아인들이 나온다. 


그들은 고도로 발전된 기술을 사용하고, 홀로그램을 통해 서로 소통하기는 하지만, 직접 대면은 하지 않는다. 그런 사회가 과연 바람직할까? 오래 전에 아시모프는 그런 사회가 바람직하지 않음을 이미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니 코로나로 인해 원격수업만 한 학생들에게는 솔라리아인과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원격과 더불어 함께 만나 관계를 맺을 기회를 주어야 한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은 언젠가 하나의 '가능성'으로서 예측할 수 없는 것에, 그리고 가능한 것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에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동시에, 앞선 세대에 의해 만들어지고 끊임없이 형성되고 있는 세계에 새 세대가 주인으로서 거주할 수 있도록 초청하는 것이다. 이 초청에서 아이들은 인식 그 자체가 아니라 인식과 이중의 관계를 맺어야 한다. 즉 인식을 '통해'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서' 이 세계와 관계 맺도록 하여 이 세계를 더욱 새롭게 갱신해 나갈 수 잇는 그 세대만의 가능성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개별적인 주체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127-128쪽)


교육은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유주의적 자유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바라는 것'과 '바람직한 것' 간의 차이를 규명할 줄 아는 해방적 자유를 향해야 한다. (131쪽)

 

그래서 이 책의 저자들은 아이들의 학습에도 주안점을 주지만 교사의 교육에도 주안점을 둔다. 교사는 교육을 해야 한다. 아이들을 자극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이 교육에, 즉 배움의 장에 나오도록 초청해야 한다.


이 초청을 아이들이 곧바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교사는 초청해야 한다고 한다. 언젠가 이 초청의 의미를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하여 코로나 이후의 교육은 지금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학교의 중요성을 드러냈고, 원격과 대면이 융합되는 교육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원격을 통해 학생들이 지식을 습득하더라도 대면을 통해 그 지식들을 활용하여 토론하고 심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어쩌면 이미 오래 전부터 해오던 거꾸로 학습법 같은 방법, 또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 방법은 이래야 한다고 딱 하나로 또는 몇 가지로 정리되어 전달해서는 안 된다고... 학생과 교사, 또 지역에 맞게 다양한 교육 방법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그런 교육 다양성을 살리는 일이 코로나 이후의 우리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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