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내어 읽는 즐거움 - 삶을 바꾸는 우리말 낭독의 힘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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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글을 눈으로만 읽지 말자. 입으로 읽자. 소리를 내어 보자. 물론 많은 사람들이 있는 데서는 그렇게 하기 힘들겠지만, 입 밖으로 소리가 나오면 그 소리를 내가 다시 듣게 된다.


눈으로 보고, 입으로 소리내고, 귀로 듣고, 이 세 가지 일이 거의 동시에 일어남으로써 뇌는 더 활발하게 작동한다. 글에 들어 있는 의미들을 생각하게 된다.


의미를 생각하기 전에 어쩌면 입에 착착 감기는 소리의 울림에 더 마음이 편해질지도 모른다. 특히 시를 읽을 때는 말의 의미보다는 말의 소리에 더 마음이 끌릴 때가 있다. 운율이라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부드럽게 입 밖으로 나오는 소리들을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소리의 울림이 시에만 머물지 않는다. 산문도 마찬가지다. 좋은 산문은 읽기에 좋다. 자연스레 읽힌다. 소리를 내어 읽어도 자연스럽다. 예전 서당에서 학동들이 글을 읽는 소리를 듣는 즐거움을 생각해보면 된다. 


옛날 학동들은 시만이 아니라 모든 글을 소리내어 읽었으니 말이다. 정여울이 쓴 이 책 [소리내어 읽는 즐거움]을 소리내어 읽었으면 좋았으련만... 어떤 글은 소리내어 읽기도 했지만, 대부분 글들은 그냥 속으로 읽었으니...


책에서 권하고 있는 방향과 다른 방식으로 읽다니... 그러고보니 책을 소리내어 읽어본 적이 언제였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시절에 국어시간, 시를 함께 낭송하던 때, 교사에게 지명당해 교과서를 읽을 수밖에 없었던 때, 그때 이후로 소리를 내어 읽기보다는 속으로 읽는, 소리를 밖으로 내지 않는 읽기를 하면서 지내왔다.


의미파악에 주력하는 읽기. 말의 아름다움, 문자는 소리를 표기한 기호인데, 그 기호를 그냥 기호로 받아들이고, 기호가 지니고 있는 소리를 무시한 읽기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제 가끔은 소리내어 읽으려고 한다.


소리내어 읽으면 속으로 읽을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을 테니까. 이 책은 소리내어 읽는 즐거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 책은 이동을 할 때, 버스 안이나 지하철 안에서 읽기 딱 좋다. 물론 저자가 원하는 대로 소리내어 읽을 수는 없겠지만, 그냥 읽어도 이동하는 시간에 쫓기듯 읽을 필요가 없이, 맘에 드는 글을 한편 한편 읽어가면 되니까...


그렇게 읽으면, 비록 소리내어 읽지 않더라도 마음이 편해질테니까. 좋은 글을 만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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