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을 늦게 만났다.
1999년. 우연히 다른 잡지를 보다가 녹색평론 광고를 보았다. 제목이 촌스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개글이 마음에 들었고, 그 이후로 계속 구독하게 되었다.
발행인인 김종철 선생 글을 읽으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김종철 선생을 통해 다른 많은 사람들의 글을 읽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내 삶이 생태적인가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생태적이라는 것이 꼭 자연만이 아니라 인간 사회 모든 분야에 적용이 될 수 있음을 생각했다.
그렇게 녹색평론은 내 읽을거리에서 빠질 수 없는 책이 되었고, 녹색평론사에서 나온 책도 제법 읽게 되었다.
적어도 무지로 인해 반생태적인 인간이 되지는 말자는 마음이었는데...
이번 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신문에서 김종철 선생의 부고를 보았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더 우리 곁에 있어서 우리들의 의식을 때리는 활동을 하셔야 하는데...
세상에 나고 가는 것을 거스리지 않는 것이 김종철 선생의 생각이고 삶이었겠지만, 남아 있는 우리들에게는 미련이 남는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내가 김종철 선생을 추모하는 길은 내 삶을 늘 되돌아보고 살아가는 일. 그렇게 김종철 선생이 우리에게 한 말들을 조금이라도 실천하면서 사는 일.
김종철 선생이 저 세상에서도 이 세상이 생태적으로, 민주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이 세상일 후대들에게 남겨놓고 편히 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