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에서 책을 신청하면 보내준다고 해서 신청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오히려 일본과 사이가 더 안 좋아져 경제갈등에 이르기까지 된 지금은 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단지 배상금 문제가 아니다. 돈 문제가 아닌데, 자꾸 돈을 강조한다. 왜 그럴까? 사과, 진정성 있는 사과. 아니 깨끗하게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 그것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잘못이 없단다.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말도 받아들일 수 없는데, 그런 일이 없었다고 잡아떼고 있다. 제국주의라는 제도 아래서 사람들은 수단에 불과했고, 특히 여성들을 착취했는데, 그것을 제도 탓이라고 해도, 그런 제도를 운영한 사회를 반성하고 사죄해야 하는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모르쇠가 아니라 그런 일이 없다고 하는 상태.
이것을 배상의 문제로만 치환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그렇게 되면 안 된다. 가장 가깝지만 가장 먼 나라가 일본인 이유는, 이렇게 그들은 과거를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묻어두려 한다. 그러면서 아시아를 서양으로부터 해방시키려 했다고 한다.
지금 미국이 쓰는 용어 '부수적 피해'란 말과 일맥상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제국을 위해서 개인은 희생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 제국을 위해 개인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
그러므로 제국의 시대에 벌어진 일에 대해서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 자료를 통해서 자발적이었다고 주장하는 그런, 자발적이라는 말에 담겨 있는,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은 배제하고 그 말만으로 주장하는 것도 이상하고, 돈을 받았다고 자발적이라고 하는 것도, 착취는 없었다고 하는 말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법적, 사회적, 경제적 조건이 있었음을 생각하지 않는 주장이 난무하고 있으니...
국가 간의 협정으로 이미 과거의 일로 다 끝났다고, 이제는 책임이 없다는 말이 얼마나 허구인지, 국가 간 배상과 달리 개인에게도 배상을 해야 함을 이 보고서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이건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니다.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잘못을 인정하고,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본은 그러해야 하고, 다른 나라들도 이런 가해국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하도록 국제법이나 국제적 협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