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인의 세상 이해하기 - 사회적 관계에 관한 불문율
템플 그랜딘.숀 배런 지음, 김혜리 외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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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템플 그랜딘 관련 책. 자폐인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른 자폐인들이 세상에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숀 배런이라는 사람과 함께 썼다고 하지만 사실은 편집자가 더 많은 글을 썼다고 할 수 있다. 템플과 숀이 이야기한 것을 바탕으로 편집자가 정리해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형식이다.

 

템플은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는데, 그 비유에 맞춰 이 책도 구성되었다. 막 뒤에서라는 글을 시작으로 1막에서는 템플과 숀의 일생을 간략하게 정리해주고 있고, 2막에서는 자폐적 사고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3막에서는 자폐인들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살아가기 위한 불문율 10개를 제시해주고 있다. 물론 이 10가지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명심해야 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은 자폐인들을 이해하고 자폐인들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명심하면 좋을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이 꼭 자폐인만이 아니라 보통사람이라고 하는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열 가지를 보자.

 

1. 규칙은 절대적이지 않아서,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언어 그대로만 해석하는 자폐인들에게는 이것이 첫째 규칙이 될 수 있다. 상황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규칙이 적용되는 것. 그러나 한 가지, 명확한 설명없이 일관성 없는 규칙 적용은 자폐인에게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작용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 큰 틀에서 보면 모든 일이 다 똑같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맞다. 그 당시에는 너무도 중요해서 자신의 목숨만큼 크게 보이는 일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닌 것이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시간을 두는 일, 여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세상 모든 사람이 실수를 한다. 실수했다고 하루를 망쳐서는 안 된다. (이런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자신 눈의 들보는 못 보고 남의 티끌만 보고 욕한다는 말이 있지만, 반대로 자신이 한 실수를 계속 되뇌면서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실수는 실수일 뿐이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 실수를 인정하고 어떻게 만회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4. 정직성과 외교적 언행은 다른 것이다. (오죽하면 하얀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겠는가. 안전과 같이 큰일이 아닌 경우에는 외교적 언행을 할 필요가 있다. 언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자폐인들에게는 이 항목이 꼭 필요하다)

 

5. 예의 바름은 어느 상황에서나 적절하다. (무슨 말이 필요하랴? 선량(選良-제 뜻을 잃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지만)이라는 국회의원들이 하는 짓거리는 참... 예의 없음도 면책특권이 있는 줄 아는 그런 인간들이 넘치는데... 자폐인들은 알고 하는 행동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또는 인식하지 못하고 하는 행동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들에게도 이런 행동을 가르쳐야만 한다고 하니, 다른 사람에게는 더 말이 필요없다)

 

6. 나에게 잘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누구나 친구인 것은 아니다. (비언어적 표현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폐인에게는 이 규칙이 참 중요하다.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러니 우리나라 격언을 기억해야 한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고 나에게 해주는 충언은 듣기에 괴롭다고... 감언이설, 교언영색... 피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감언이설(甘言利說)인지, 교언영색(巧言令色)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 대한 교육은 자폐인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7. 사람들은 공석에서 하는 행동과 사석에서 하는 행동이 서로 다르다. (둘을 구분해서 행동을 하고, 다른 자리에서 하는 행동을 이해하는 태도를 지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도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에서 뒷담을 하는 것은 사석에서 하는 행동이라고 하기 힘들다. 그것은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라 사회적 공간이다. 그러니 사이버 언어폭력은 결코 사석에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 명심할 것.)

 

8. 자신이 언제 사람들을 싫증나게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것은 바로 관계다.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것. 나를 중심에 놓되, 나만을 생각하지는 않아야 함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9. '어울린다'는 것은 주로 외모나 말과 관련된다. (자폐인들이 옷이나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최소한 장소에 어울리는 외모, 또 말을 해야 함을 가르쳐야 한다고 하는 것. 이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들도 사회생활에 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

 

10.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이것은 자폐인들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 그것이 어찌 자폐인들에게만 해당하는 일일 것인가.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일이다)

 

이렇게 자폐인들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불문율이다. 하지만 자폐인들은 이것들을 배우는데 꽤 오랜 시간,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하니... 성공적으로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템플과 숀이 다른 자폐인들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서 생활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자신들이 겪은 일을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여러가지로 배울 것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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