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이야기 3 - 동서융합의 세계제국을 향한 웅비 그리스인 이야기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 살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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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시오노 나나미 책을 읽게 된다. 그리스인 이야기 2권까지 읽고 3권을 이렇게 늦게 읽게 된 까닭은 이 3권이 도서관에 나중에 도착했기 때문.

 

참 단순한 이유다. 그렇지만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조금 늦게 읽게 되니 오히려 더 좋은 점이 있다. 시오노 나나미가 책을 서술하는 특징을 알게 된 것.

 

시오노 나나미는 사람을 중심에 둔다. 그래서 그리스인 이야기, 로마인 이야기 등의 제목을 붙인다. 또 이 사람들이 주로 전쟁과 관련이 있다. 고대부터 중세까지 세계 역사를 바꾸는데 전쟁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아무래도 세계사적 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중요하게 여기나 보다.

 

그가 서술하는 책에서는 위대한 인물이 이룬 업적이 중심을 이루고 있고, 그가 그런 업적을 이루는데 함께 한 사람들은 중요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언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인해서 피해를 입어야 하는 민중들에 대한 이야기도 배제되고 있고. 이렇게 해서 역사를 위대한 인물이 이끌어가는 듯이, 마치 니체의 용어를 빌리면 초인(超人)을 갈구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시오노 나나미는 위대한 인물이 이끌어가는 역사가 민중들이 만들어 가는 역사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지나간 역사를 인물 중심으로 서술하기 때문에 이런 관점이 보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번 그리스인 이야기 3권에서는 더 심하게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우리가 알렉산더 대왕이라고 부르는 사람. 그는 서양 역사에서 서양 사람들이 인식하는 영토를 인도까지 넓힌 사람이다. 그가 한 일이라고는 군대를 이끌고 계속 동쪽으로 동쪽으로 간 것뿐.

 

하지만 이런 영토 확장에 이어 그가 이룬 것은 민족간의 융합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순혈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페르시아 사람들도 중용했는데, 그것으로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되고 새로운 문명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물론 때이른 알렉산더의 죽음으로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장군이자 정치가로서 능력을 십분 발휘한 알렉산드로스. 그의 동방원정으로 새로운 융합 문화가 형성되기는 하지만 결국 융합의 문화가 꽃피우는 것은 로마에 이르러서야 가능했음을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한편의 영웅 대서사시를 읽는 듯한, 전쟁이 일어나는 장면을 잘 묘사해 주고 있어서 그 자체로 흥미를 지니게 하는 책인데... 알렉산더의 전쟁 영웅으로서의 모습보다는 그가 융합을 추구하는 정치가로서 지닌 모습에 더 강조점을 두고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기도 하다.

 

물론 그처럼 한 사람에게 세계의 운명을 맡겨서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그의 죽음 이후 마케도니아는 사분오열되고 말았으니 말이다.

 

위대한 한 사람의 업적은 후대에 계승되기 힘듦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기도 했으니... 우리는 어떤 정치를, 어떤 인물을 우리 대표로 뽑아야 할지 생각하게 되는 그리스인 이야기 3권, 알렉산드로스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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