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었던 해다. 문재인 정부에게 가장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항목은 바로 남북관계다.
전쟁의 위협이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남북 단일팀부터 시작하여 철도, 도로, 강에 대한 공동조사가 이루어지고, 또 비무장지대에서 초소(소위 지피-GP-라고 하는)들을 철거하기도 했다.
말만 비무장지대지, 사실 철저한 무장지대였던 비무장지대. 여기에서 가끔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고, 충돌이 아니더라도 엄청나게 깔려 있는 지뢰때문에 사람들이 살기 힘든 곳이기도 했다.
덕분에 자연이 살아났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이시우는 비무장지대를 사진으로 찍고 간단한 글을 덧붙였다. 간단한 글이라고 하지 말고 시라고 하자. 책에도 사진시집이라는 표현이 나오니.
비무장지대를 찍은 이유는 통일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우리를 갈라놓고 있는, 허리를 동강낸 비무장지대를 훑어가면서 이시우는 사진을 찍고 자신이 느낀 점을 시로 적어 놓았다.
단지 그곳을 사진으로 찍어놓은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사진을 통해, 시를 통해 분단 현실을 상기시킨다. 통일에 대한 열망을, 희망을 보여준다. 녹슨 철마 위에서도 생명을 유지해가는 들꽃들을 통해 이시우는 통일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리고 분단 비극을 여전히 간과하지 않는다.
특히 도처에 있는 지뢰들... 그 지뢰들에 대해서 이시우는 이렇게 보여주고 있다.
총은 적과 아군을 구별합니다. 총은 선과 악을 구별합니다.
지뢰는 적과 아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지뢰는 선과 악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총은 전시와 평시를 구별합니다.
지뢰는 전시와 평시를 구별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진과 시들이 많다. 우리나라 도처에 있는 지뢰... 지뢰가 어디 비무장지대에만 있겠는가. 후방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에도 지뢰가 깔려 있으니... 지뢰는 적과 아군, 전시와 평시, 선과 악을 구별하지 않는 것이 맞다.
이제 그 지뢰를 걷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비무장지대에 있는 지뢰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지뢰들도. 그것이 평화로 가는, 통일로 가는 길이다.
이시우의 사진시집을 읽으며 비무장지대에 평화가 오는 지금 현실을 생각하고, 또 앞으로 통일로 가는 길이 성큼 가까워졌음을, 이런 작가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