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없는 교실은 어디 있나요? -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학교 폭력의 진실, 그리고 치유의 다독임
김국태 외 지음 / 팜파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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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들이 자신들이 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폭력에 대하여 쓴 책.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책이 구성되어 있는데...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방관자는 아무런 책임이 없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책임이 있을 수도 있음을 자신들의 교육 경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학교 폭력이 통계상으로는 줄어들고 있다지만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빈도수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는데...
 
학교 폭력 가해자라고 해서 특별한 아이가 아니라는 것, 마찬가지로 피해자도 어떤 특성을 꼭 지니고 있지는 않다는 것.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청소년들에게 학교 폭력의 실상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책인데... 문제는 과연 학교 폭력을 저지른 학생들이 이런 책을 읽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학교폭력대책위원회인가 뭔가에서 징계로 이런 책을 읽고 이야기하기 또는 써오기 등을 징계의 한 분야로 결정하면 읽을까, 도대체 이런 책을 대상자들이 읽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또 징계로 이런 책을 읽으면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바뀔까? 오히려 콧방귀를 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
 
여기에 피해자도 마찬가지다. 방관자는 혹 읽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이런 학교 폭력에 관한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다고 해도 자신이 목표로 했던 독자가 독자가 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대체로 부모와 교사가 읽으면 읽었지. 그런데 이 책은 교사나 부모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철저하게 청소년을 대상으로 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향을 바꿨으면 어땠을까? 3부로 나뉘어 있지만 각 부에 있는 첫번째 글은 하나로 연결이 된다.
 
가해자인 학생 편에서 서술한 글, 피해자 학생 편에서 서술한 글, 그리고 방관자 편에서 서술한 글. 이 글들이 각 부로 나뉘어 있는데, 차라리 이 글을 서문 격으로 하나로 묶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런 글의 형식으로 계속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할까.
 
그냥 아이들 관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인물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제외하고는 다른 글들은 어른이 청소년에게 훈계하는 듯한, 가르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글들이다.
 
그런 글들 우선 청소년들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도덕적인 너무도 도덕적인(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을 흉내낸다면) 글들을 청소년들은 외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심각하고 많이 일어나는 학교 폭력에 대해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목표라면 이 책이 그 목표를 달성했을지도 모르지만, 학교 폭력을 방지하거나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이루기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학교 폭력이 지닌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비록 어른들이 읽어도 학교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폭력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일은 이제 학교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직장에서도 많이 일어난다. 학교가 직장으로 연장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점에서 어른이 된 청소년들이 읽어도 좋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학교 폭력을 대상으로 책이 쓰였지만 학교 폭력은 이제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직장에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될 수 있는 가해자란 말을 누구도 되어선 안 될 가해자로 바꿀 수 있게 고민하고 행동할 수 있는, 그런 발판을 마련해주려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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