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무슨일인지 그냥 지나간다 싶더니만, 어김없이 다시 찾아오신 알러지로 요즘 며칠째 시름시름이다. 

수요일부터 시작된 증상은 목요일이 되면서 목이 심하게 붓더니만  침을 삼키기 힘들고, '흥'으로 훔쳐지지 않은 콧물 (literally, running nose)이 줄줄 흐른다. 코비드에 감염되었나 싶어서 코를 쑤시고 왔다. 벌써 5번째 검사인데, 할 때마다 코 진짜 너무 아프다. 아. 진짜 내 코 이제 그만 건들면 좋겠다 (엄살이 좀 심한 것 같기도 하지만, 코 안 쪽이 나는 좀 많이 예민한 것 같기도 하다.) 

결과는 음성. 


결국 알러지 증상이라는 거.  

어릴때 시골에서 자란 나는 알러지 따위는 평생 안 생길 줄 알았다.

그런데, 미국 온 지 7년 정도 넘어가면서 증상들이 슬슬 하나하나 생기더니, 이제는 며칠동안 여러가지 증상을 동반하면서 몸도 힘들고, 내내 기분도 별로다. 다른 사람에 비하면 많이 심한 편은 아니어서 약을 계속 먹지는 않은데, 해가 갈 수록 조금씩 심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작년에 그냥 넘어가길래 좀 나아지나 싶었는데, 외출이 거의 없었던 작년은 알러지가 오고 싶어도 올 수가 없는 환경이었다.  알러지가 시작되면 집중해서 일하기도 놀기도 좀 힘들다. 참. 별로이다. 그래도 마냥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 모두들 잼나다고 입을 모아 극찬하던 '아무튼,술'을 집어들어 읽기도 하고 오디오로 듣기도 했는데....그냥 그랬다. 좀 과한 느낌이 든다. 내 상태가 메롱인데, 무엇인들 좋겠는가! 미안하다! 책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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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8-01 17: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러지가 은근 사람을 고생시키는데 힘들겠어요~~요즘은 조금만 아파도 코로나 걱정에 선별검사소에 먼저 가야하니 그것도 참 고충인것 같고요.
알러지 얼른 나아서 건강 회복하시면 좋겠어요^^저도 이 책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han22598 2021-08-04 00: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 알러지는 이제 많이 좋아졌어요.
이 책....김혼비 작가님 필력은 좋으신 것 같은데 (넘사벽), 먼가 저의 느낌상으로 과장된 표현이 조금 와닿지 않더라고요..그래도 작가님 다른 책도 한번 읽어볼려고요 ㅎㅎ

바람돌이 2021-08-01 17: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러지가 참.... 이게 전반적인 몸 상태랑 연관이 있더라구요. 기본적인 체력이 받쳐줄때는 좀 괜찮다가 피곤하고 힘없다 싶으면 재발하고.... 저도 여러가지 알러지-어릴 땐 아토피, 지금은 비염과 결막염-때문에 가끔 고생해요. 부디 이 여름 몸 축나지 않게 건강하세요.

han22598 2021-08-04 01:00   좋아요 0 | URL
아 바람돌이님도 저랑 비슷하네요. 저는 만년 비염이에요 ㅎㅎ 온가족이 비염이에요 ㅋㅋ. 비염만 있는 줄 알았는데, 비염 알러지..가끔씩 결막염. 세트에요 세트 ㅎㅎ 바람돌이님도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

새파랑 2021-08-01 21: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검사 안받아봤는데 많이 아픈가 보네요 ㅡㅡ 건강이 최고입니다~!! 아무튼 술 표지 보니까 술을 마시고 싶네요 ^^

han22598 2021-08-04 01:01   좋아요 1 | URL
코로나 검사 많이 아파요 아파...새파랑님은 검사 받을 일 없으시길 ^^ 저 책은 표지가 더 잼나는 것 같아요 ㅋㅋㅋ

초딩 2021-08-01 2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ㅜㅜ 아프지 마세요
그리고 저도 술 표지 보니 술 마시고 싶어요 ㅎㅎㅎ
와인 하나 따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건배 할게요

내일 쪼금 건강해지셨다면 제 덕이에요~

아 김제덕 화이팅!
(제가 멘탈이 ㅎㅎㅎ)

han22598 2021-08-04 01:03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ㅎ 초딩이 덕분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김제덕이 누군가 해서 찾아봤더니, 양궁 선수네요. 금메달 2관왕!!
이것도 초딩님의 화이팅 덕분인가 싶어요 ㅎㅎㅎ

초딩 2021-08-01 2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술 표지 보고도 취했어요 ㅎㅎㅎ

noomy 2021-08-06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만성비염, 코막힘이 심한데 이젠 그려려니 하고 살아요 ^^;;

han22598 2021-08-07 05:29   좋아요 0 | URL
진짜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 되나 봐요 ㅋㅋㅋㅋ
 
[eBook] 퀴즈쇼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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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생의 20대 후반의 청년을 주인공을 다룬 이 소설은, 

이천년 후반의 한국 사회 단면을 보여주는 역할로서의 가치가 있을 수 있지만,

무언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많지 않은 느낌이다.


머라고 얘기를 해야하나, 

이야기의 흐름도 자연스럽고, 중간중간 추억 소환거리에 재밌고 가끔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는 것 같긴 한데 ,전체적으로 흥미롭지 않고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손에 쥐어지는 게 없다. 손에 쥐어진들...멀 하나 싶긴한데....그리고 사실 작가의 의도같은거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 소설만큼의 김영하 작가에게 물어보고 싶어지고...그의 생각과 의도가 궁금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정확한 출처는 없지만) 김영하는 이 소설을 "이십대적 삶에 대한 연민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성장담이자 연애소설" 이라고 했단다. 흠. 그랬구나. 그렇다면 작가의 의도가 잘 실현된 소설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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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a 2021-08-01 0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980년생이 20대후반이면 과거 기억을 되살린건가봐요

han22598 2021-08-01 12:47   좋아요 1 | URL
소설의 시대 배경이 2000 후반이에요 ^^ 그래서 당시 주인공의 현실을 보여주는 소설이에요.
 
[eBook] 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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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린 작가의 책은 처음이다. 

빵과 책의 조합으로 여러가지 모양의 일상들을 나열하는 단편집인데, 
글이 너무 좋다. 작가의 장편이 단편보다 더 좋다는 평이 많이 보이는데, 
난 이미 단편도 좋은데, 장편은 얼마나 좋을려나.. 
설렌다. 

글은 외롭고 그리움이 묻어 나오는데,작가의 시선은 따뜻하다.
인턴쉽으로 2개월간 스위스 제네바에 머문 적이 있었다. 어느날 아침 flatmate는 자전거 열쇠와 편지 한장을 남겨 두고 프랑스 공연을 떠났다. 홀로 남게 된 그날, 저녁을 먹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낮은 조명 아래 모여 맥주를 마시는 무리들을 볼 수는 있었지만, 거의 모든 상점은 닫혀있고 거리의 인적은 드물었다. 아무 연고 없는 곳에서 모르는 거리를 둘러보며..고독하고 외롭다는 건 사람 마음 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마음 이외의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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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7-27 0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은 안 읽어봤지만 좋다는 말 여러 번 봤군요 어제 라디오 방송에서 다정한 사람이 살아 남는다는 말을 하기도 하던데...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 남은 걸 말하면서 지금 과학자가 그런 말을 한다고 하더군요 어제 잠깐 들은 소설 이야기 《제노사이드》도 그런 걸 말한다고 한 듯합니다 이 책 읽은 지 오래돼서 많이 잊어버렸네요

다정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겠습니다 이 책에도 다정함이 많을 듯합니다


희선

han22598 2021-07-28 23:40   좋아요 0 | URL
‘다정한 사람이 살아남는다‘...아 좋네요. 사실 모든 사람이 내 곁에 다정한 사람 한명 있길 소망하는 것 같아요.내가 다정한 사람이 되지 못하더라도...다정한 사람을 찾아헤매는 것 한 것 같아요.

저는 이 작가 이제야 알게 됬는데, 이미 많이 알려진 작가시더라고요 ^^ 희선님 왠지 좋아하실 것 같아요. 결이 비슷해보여요.

페크pek0501 2021-07-27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수린의 단편 ‘시간의 궤적‘을 인상 깊게 읽었어요. 프랑스에서 결혼 생활을 하는 이방인 같은 주부의 모습에 공감이 갔어요.
외국인과 외국에서 결혼하여 살면 저렇게 되는 구나 상상이 갔어요. 남편은 한국 음식을 먹느라 불만이지만
아내는 음식 하나뿐이 아니라 낯선 곳에서 낯선 외국어와 낯선 문화와 낯선 시댁 식구들에 적응하느라 힘들어 보여요.
국제 결혼에 대한 시각이 잡히더군요. 좋은 단편이었어요. ^^**

han22598 2021-07-28 23:42   좋아요 1 | URL
‘시간의 궤적‘도 읽어봐야겠네요. 같은 공간에서 경험을 공유하더라도...다른 느낌과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특히 문화가 다르고 경험의 차이가 많이 있다면 그 간격은 더 심해지겠죠. 이런 일이 흥미로울 수도 있고, 또는 불편하고 고통이 될 수 있는 일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eBook] 완벽한 아이 - 무엇으로도 가둘 수 없었던 소녀의 이야기
모드 쥘리앵 지음, 윤진 옮김 / 복복서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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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통해 타자의 아픔을 경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나는 어떻게 나의 아픔을 경험하고 있을까?  힘듦과 아픔을 끄집어내어 과거의 일들을 기억하고 묵상하며, 그 때의 느낌과 감정들을 수없이 되새긴다. 기존의 감정을 강화시키거나 다른 감정을 덮입혀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때론 기회가 되면 주위 사람들에게 내 것이 얼마나 심각하고 대단한 건지 꺼내 보이며 봐달라고 징징대기를 수번을 거친다. 기억으로 나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대학생때부터 시작했었던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 현재의 나의 모습을 객관화하며 바라보는 자세도 배워가고, 또한 과거의 나는 어떠했으며 수많은 사건들 중에 나를 변화시키고 영향을 미쳤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더듬어 가는 시간들이 있었던 것 같다. 과거 사건으로 인해 지금도 남아 있는 감정의 덩어리, 또는 찌꺼기들의 출처를 파악하는 작업들이 시작되었다.  한 두번, 수번을 반복하고 나면, 그 사이에 과거 힘든 일들은 나의 관심에서 슬며시 뒤로 물어나 있고, 그동안 새로이 쌓여있던 것들을 다루기 시작하는 작업들이 연속해서 진행된다. 


가족만큼 폐쇄된 집단은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가족이니까. 가족이라서의 이유를 대며 객관화 할 수 없고, 드러내기 힘든 가족사. 가족의 구성원의 단 한사람이라도 비정상적인 어른 또는 아이가 존재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과 그것들로 파생되는 수백만개의 결과물. 가족 안에서 권력과 힘을 가진 자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연약한 가족 구성원들을 향한 억압과 폭력. 그곳에 한번 갇혀버리면 빠져나오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출입의 선택은 적어도 어른(또는 힘을 가진자)에게만 있다. 아이들에게는 선택이라는 옵션조차도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모드는 수많은 억압과 제약이 존재하는 작은 세상에 갇히게 된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욕망은 존재하지만..바깥 세상의 경험하기 전까지는 그 곳을 벗어나기가 힘들다. 다른 형태의 위험과 두려움에 맞서야만 하기 때문이다. "가끔 아버지와 어머니 없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상상을 하기는 하지만, 정말로 아버지 없이 나 혼자 이 위험한 세상에 남겨진다는 생각을 하면 공포가 밀려온다" (이북, 56% 지점) 모드는 곁에 있었던 선생님과 동물들 덕분에 용기를 품었고, 무엇보다 그녀 스스로 사악한 탈출의 시도를 꿈꾸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소소하게 규책을 바꾸고 때로는 꽤 크게도 어겨보지만 아버지가 죽는다는 협박은 실현되지 않는다. 내 마음속에 서서히 사악한 생각이 고개를 내민다" (이북, 57% 지점)


모드의 경험과 동일한 선상에 놓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비교적 서로간의 균질한 요소를 지니는 가족 공동체가 구성원들간의 사고가 획일화되거나 억압된 행동을 강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초1 때 다리에 화상을 입고 한달 입원한 적이 있다. 전적으로 내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내내 그 때의 사건의 원인은 본인의 탓이었음을 내 앞이나 가족들 앞에서 자주 자책하시곤 했다. 자책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도 사건의 결과물인 다리의 흉터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도 여전히 허벅지 안쪽의 1/2를 차지할 정도로 작지 않은 흉터이지만, 어릴때는 허벅지의 대부분이 흉터로 덮여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자나깨나 흉터 걱정이셨다. 키가 자라면서 점점 흉터의 portion은 작아졌다고 기뻐하시긴 했지만, 흉터가 모두 사라질거라는 희망은 없었기에, 여러가지 대책을 간구하셨다. 그 중에 하나는 흉터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었다. 보이지 않게 함으로 흉터의 존재를 (일시적 또는 의도적으로)사라지게 하는 것은 흉터에 대한 나와 타인의 부정적인 반응들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고 부모님은 생각하셨던 것 같다. 짧은 반바지, 치마를 못입게 하셨다. 매끄럽지 않은 나의 허벅지가 상대방에게 불쾌감/혐오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은 나에게도 그 반응을 직접 마주할 자신이 없게 만들었다. 짧은 반바지를 입지 말라는 부모님의 권유가 온전히 나의 안위와 안전을 위함을 알았기에 그들이 만들어 준 울타리를 벗어날 생각을 못했다. 이 사실은 친구와의 친밀도를 확인시키는 도구로도 사용하기도 했다. 나의 흉터를 보이고 알리는 일은 마치 '너는 나의 베프야' 같은 선포였다. 하지만 상대방의 반응은 내가 기대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엄청난 비밀을 폭로했는데, 상대방은 '그럴 수 있지' 정도로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서 나도 '사악'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짧은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자유를 누려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생각이 들었고, 공고해 보이던 울타리를 뛰어넘을 용기와 자신감이 슬슬 생겨나기 시작했다. 완전히 넘어오기까지, 지나한 시간들이 필요했고, 바들바들 마음조리며 시도했던 작은 도전이 쌓이고, 그리고 많은 이들의 관심과 격려들이 결국에는 벽의 저편에서 이편으로 올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내가 넘어 선 그곳을 바라본다. 그곳은 또 다른 많은 이들의 편견, 선입견, 관심없음들이 쌓여 만들어진 곳이었다. 


나의 반바지에 대한 자유함은 '정상적인 몸'에 대한 편견으로부터의 도전일 수 있다. 그리고 모드의 자유함은 '정상적인 가족,부모'에 대한 편견으로부터의 도전일지 모른다. 나의 몸을 바라보는 타인의 의식을 고려하여 자유롭지 못했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를 바라볼때 무지와 편견의 눈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바라보았기 때문에 그들을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모드의 고백으로 알게되 모드의 삶은 한 개인의 뒤틀린 생각과 신념이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얼마나 폭력적으로 변하는지를 바라보면서, 내가 속한 공동체 또는 관계 안에서 나 역시 내 신념과 가치관에 무제한으로 무게를 실어 상대방의 자유를 침범하고 제약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세상의 어두운 이야기들을 꺼내 펼쳐 놓고, 우리는 귀를 기울이고 자세히 보아야 한다. 짓눌리고 뒤틀린 인간의 모습과 그들의 이야기에 등돌리지 않고 아픔을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는 내가 그 아픔의 주인공이자 곧 가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불완전 공동체를 이루어가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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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3 07: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가족이 불완전한 공동체라는 말에 공감이 되네요. 저는 그런 기억이 별로 없지만 han님의 경험담을 읽으니까 아! 했어요. 가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만 가진다면 그래도 어느정도 불완전한 공동체를 극복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

han22598 2021-07-26 13:12   좋아요 1 | URL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새파랑님.
생의 처음으로 접하는 가정이라는 공동체에 대해서 사실 완벽할 수도 없다는 가정하에서 출발하면 우리가 많은 부분을 이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아닐 수도 있고요...

mini74 2021-07-23 09: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반바지 이야기 공감하며 읽었어요.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han22598 2021-07-26 13:13   좋아요 2 | URL
대단치 않은 반바지 이야기 ㅋㅋ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

페넬로페 2021-07-23 1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경험과 더불어 쓴 군더더기 없는 이 글의 문장들이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많이 공감했습니다^^

han22598 2021-07-26 13:14   좋아요 2 | URL
항상 칭찬해주시는 페넬로페님의 고운 마음 감사해요 ^^

희선 2021-07-24 01: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렸을 때 뜨거운 물에 허벅지를 데었는데, 흉은 안 남았어요 물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병원 안 가고 엄마가 물집 터뜨려준 게 기억나네요 다른 건 생각도 안 나는데 그건 잊어버리지 않았습니다

남한테 안 좋은 건 안 보이려 하기도 하지만,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은 그걸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니... 상처 아픔도 다르지 않을 것 같네요 어떤 건 드러냈을 때 나아지기도 하겠습니다 그런 것 때문에 다른 사람을 안 좋게 보면 안 될 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면 좀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희선

han22598 2021-07-26 13:16   좋아요 1 | URL
희선님도 그렸구나. 흉이 안 남아서 다행이네요.
저도 물에 데이긴 했는데, 물이 많이 뜨겁고, 그리고 속옷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물이 피부에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화상이 조금 심했던 것 같아요.

사실 애쓰며 극복해보려 하던 시기. 그냥 포기해버리고 싶은 마음의 시기를 왔다갔다해가며....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전히 이곳에서도 얘기하고 있는 것 보면, 완전히 잊어버리고 살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라파엘 2021-07-24 08: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쓰시는 글을 통해 중요한 태도와 생각을 배우게 될 때가 많아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

han22598 2021-07-26 13:17   좋아요 2 | URL
변변치 않은 글에..너무 과한 칭찬을 해주시네요. 감사해요 라파엘님 ^^
 
[eBook]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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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재밌다. 

운동에서 대해선 개인적으로 반대의 경험을 가진 사람이지만, 

글 빨덕분인지, 아님 흥미로운 운동이야기 덕분인지. 아니 두개 다..여튼 순식간에 휘리릭 읽어버렸다. 


나는 타고난 머슬녀이다. 대학교 때 인바디 검사를 하기 전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학교 보건소에서 선생님이 인바디 결과지를 보시더니, 나더러 무슨 운동하냐고 물어보셨다. 내가 체대생의 근육비율을 넘었다는 것이다. ㅋㅋㅋ . 참고로 나는 그때 규칙적으로 하는 운동은 없었다. 너무 부끄러웠다. 그리고 알았다. 남들은 며칠 굶으면 쉽게 왔다 갔다 하는 몸무게가..나는 일주일을 굶어도 많아야 1키로 빠지는 이유가 내 몸에 붙어 있는 근육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근육이 원망스러웠다. 선생님은 그랬다. 운동하면 정말 좋은 몸이라고! 네? 싫어요. 여기서 더 근육을 만들면 이상해지는거 아닌가요? 그래서 그 이후 얼마간 운동을 자제했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잘했다. 마르고 쪼그만한 꼬마가 달리기 하면 무조건 일등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ㅎㅎ). 오래 매달리기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 멀리 뛰기, 높이 뛰기, 뜀틀 모두 잘 했다. 이게 상당 부분 타고난 체력..근육 때문이었다. 체육시간이 좋았고, 체육대회가 제일 신나는 날이었는데, 점점 고학년이 될 수록 운동은 점수 잘 받기 위해 골 많이 넣기로 전락하거나, 또는 체육시간을 자율학습시간으로 떼우기 식으로..그 신난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닌가....너무 싫었다. 화가 날 지경이었다. 그렇게 학창시절 제대로 된 운동하나 배우지 못한 체 거북목만 달고 졸업을 했다. 졸업하고 검도와 수영,보드를 배웠다. 검도는 어깨 부상으로 포기했지만, 나머지 두개의 운동은 생활운동과 레저스포츠로 거듭났다. 그리고 다시 또 새로운 깊은 거북목을 향하여 달리고 난 뒤, 작년부터 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중간에 요가, 헬스,스피닝, 골프 몇가지 다른 운동도 시도해봤지만, 재미 없거나, 너무 정적이거나 (요가하다가 잔 적도 있다) 등등의 이유로 중간에 다 포기하고 몇가지 남은 게 없지만, 여전히 배우고, 해보고 싶은 운동들이 많다. 가끔 생각한다. 어릴때 부터 하고 싶은 운동을 할 수 있고, 또 배울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지금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조금 능숙한 생활 체육인 정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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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천예진 2021-07-15 0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운동하고는 담을 쌓고 살고 있어요. 얼마전 건강검진 할 때 운동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모조리 아니요, 를 체크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더군요. 그런데도 또 그 때뿐이죠. ^^;;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중요성이 커지는가 싶어요. 건강이 제일이죠.

han22598 2021-07-18 14:57   좋아요 0 | URL
어릴 때는 말랑말랑하지 않은 저의 살이 좀 부끄러웠어요 ㅎㅎ 어른들이 나이들 수록 그게 좋다는 말을 말이 햇는데, 그 말만 믿고 살고 있어요 ㅎㅎ 각자에게 맞는 운동이 있는 것 같아요...그리고 모두가 무리해서 운동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어요.

새파랑 2021-07-15 08: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생활 체육인에 머슬녀라니 완전 부럽네요~!! 저는 운동을 좋아하는데 잘하지는 못해요. 그래서 잘하시는 분들 부러워요👍

han22598 2021-07-18 14:58   좋아요 1 | URL
아...저도 엄청 잘하는건 아니데 말이죠 ㅋㅋㅋ저도 사실 엄청 잘해서 체육인이 아니라 좋아해서 체육인일 뿐이에요 ㅎ

coolcat329 2021-07-15 1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부럽습니다. 저는 헬스 10년차인데요~ 근육 만들기가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팔다리가 긴 편이라 근육붙이기가 더 힘들어요. 근손실올까 늘 운동하는데 정말 타고난 머슬녀...부럽고 행복해하셔도 됩니다.👍

han22598 2021-07-18 15:00   좋아요 0 | URL
저는 쿨 캣님의 긴 팔다리를 엄청 부러워합니다. ㅎㅎ 자기에게 적당한 근육량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헬스 10년이나 하셨다니....쿨캣님의 성실성에 고개가 숙여지네요..

페넬로페 2021-07-15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han님과 진짜 완전 다른데요~~
몸에 근육이 없으며 근육 만들기 어려운 몸이예요. 학교때 체육시간에 비오면 젤 좋아했고요. 여러 운동을 했지만 그때마다 신체에 무리가 가서 정형외과를 가야하고요. 그나마 헬스에 재미를 좀 붙었는데 코로나로 잘 못가고 있어요.
요즘은 주로 걷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운동 잘하는 사람들이 넘 부러워요**

han22598 2021-07-18 15:02   좋아요 0 | URL
걷기가 건강에 제일 좋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작년에 팬데믹 터지고 몇개월 걸어봤는데, 조금 지루하기 했는데, 좋더라고요. ^^
장근육 만들기에는 걷기 운동이 제일 좋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이 나요 ^^

블랙겟타 2021-07-15 14: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an님 글을 보니 제가 초등학생때 태권도체육관에 다닐 때 (한 1년 반 배웠었나..) 관장님께서 말씀해주신게 기억나네요….
제가 발차는 모습을 보며 “넌 다리에 뼈가 없는 것 같다?”
야무지게 못찬다 뭐 그런 뜻이였는데 ㅋㅋㅋ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han님 대단하세요~😮
여러 종목들을 배우셨네요.
전 지금껏 살아오면서 끈기있게 해본게 몇 없다보니.. 그나마 수영하나 건질 정도…
한 때는 미쳐 있었었죠. ㅋㅋ

han22598 2021-07-18 15:0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리에 뼈가 없다. ㅎㅎㅎㅎㅎ
상상이 되는건 머죠. 올라간 다리가 힘없이 내려앉아 버리는...머 어때요. 다리뼈 없음 손뼈로 살죠. 머 ㅋ

수영. 한번 미치면 빠져나오기 힘든데.
잘 빠져나오셨나보네요 ㅎㅎㅎ

noomy 2021-07-15 15: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한님! 전 완전 운동엔 젬병이거든요. 다음생이란게 있다면 운동신경이 좋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요 ㅠㅠ

han22598 2021-07-18 15:06   좋아요 1 | URL
지인의 경험을 빌어 얘기해보자면, 아무리 운동에 젬병이신 분들이라도, 분명 맞는 운동들이 하나라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사실 그리고 운동을 잘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본인이 걍 그 운동을 좋아하면 되는 것 같드라고요....누미님..요가는 좋아하시는 것 같던데 ^^

희선 2021-07-17 0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운동 좋아하고 잘하시는군요 중학교 때까지는 체육시간에 운동을 조금 하지만 고등학교는 1학년 때나 조금 하고 나중에는 거의 교실에서 공부했던 것 같네요 운동 좋아하는 사람 조금 빼고는 거의 그걸 더 좋아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han22598 님은 그런 게 더 싫었군요 그 뒤에 여러 가지 운동을 하시다니, 앞으로도 운동 즐겁게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걷기라도 하려고 하지만 어쩌다 한번 하네요


희선

han22598 2021-07-18 15:09   좋아요 2 | URL
맞아요. 고등학교때는 체육시간을 제대로 활용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ㅠㅠ 체육시간 취소 되면 대부분의 반 아이들은 소리쳐 기뻐했던 것 같아요...저도 소리는 쳤던 것 같은데..실제는 반대의 마음의 가지고 있었죠 ㅠㅠ 걷기운동 좋은 운동이라도 많이들 그러시는 것 같더라고요. ^^

Angela 2021-08-01 0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육 부러워요~^^

han22598 2021-08-01 12:47   좋아요 1 | URL
하 ^^ 할 수만 있다면 나눠가지면 좋을텐데 말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