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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다.
운동에서 대해선 개인적으로 반대의 경험을 가진 사람이지만,
글 빨덕분인지, 아님 흥미로운 운동이야기 덕분인지. 아니 두개 다..여튼 순식간에 휘리릭 읽어버렸다.
나는 타고난 머슬녀이다. 대학교 때 인바디 검사를 하기 전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학교 보건소에서 선생님이 인바디 결과지를 보시더니, 나더러 무슨 운동하냐고 물어보셨다. 내가 체대생의 근육비율을 넘었다는 것이다. ㅋㅋㅋ . 참고로 나는 그때 규칙적으로 하는 운동은 없었다. 너무 부끄러웠다. 그리고 알았다. 남들은 며칠 굶으면 쉽게 왔다 갔다 하는 몸무게가..나는 일주일을 굶어도 많아야 1키로 빠지는 이유가 내 몸에 붙어 있는 근육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근육이 원망스러웠다. 선생님은 그랬다. 운동하면 정말 좋은 몸이라고! 네? 싫어요. 여기서 더 근육을 만들면 이상해지는거 아닌가요? 그래서 그 이후 얼마간 운동을 자제했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잘했다. 마르고 쪼그만한 꼬마가 달리기 하면 무조건 일등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ㅎㅎ). 오래 매달리기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 멀리 뛰기, 높이 뛰기, 뜀틀 모두 잘 했다. 이게 상당 부분 타고난 체력..근육 때문이었다. 체육시간이 좋았고, 체육대회가 제일 신나는 날이었는데, 점점 고학년이 될 수록 운동은 점수 잘 받기 위해 골 많이 넣기로 전락하거나, 또는 체육시간을 자율학습시간으로 떼우기 식으로..그 신난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닌가....너무 싫었다. 화가 날 지경이었다. 그렇게 학창시절 제대로 된 운동하나 배우지 못한 체 거북목만 달고 졸업을 했다. 졸업하고 검도와 수영,보드를 배웠다. 검도는 어깨 부상으로 포기했지만, 나머지 두개의 운동은 생활운동과 레저스포츠로 거듭났다. 그리고 다시 또 새로운 깊은 거북목을 향하여 달리고 난 뒤, 작년부터 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중간에 요가, 헬스,스피닝, 골프 몇가지 다른 운동도 시도해봤지만, 재미 없거나, 너무 정적이거나 (요가하다가 잔 적도 있다) 등등의 이유로 중간에 다 포기하고 몇가지 남은 게 없지만, 여전히 배우고, 해보고 싶은 운동들이 많다. 가끔 생각한다. 어릴때 부터 하고 싶은 운동을 할 수 있고, 또 배울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지금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조금 능숙한 생활 체육인 정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