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을 먹고 설겆이를 하는데 홍이가 아빠한테 혼 나고 있었다. 그래서, 무슨일인가 하고 가봤더니 수가 키우고 있는 꺽어진 콩나무(?) 화분을 가운에 놓고 수는 막 울고, 홍이는 아빠한테 막 혼나고 있었다. 옆지기가 홍이를 다그치니 홍이 딴에도 축구놀이를 하다가 혹시 축구공에 맞아서 그런 거란 생각이 들었는지 아빠한테 잘못했다고 말하고, 수한테도 계속 미안하다고 사정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속으로 뜨끔했다. 사실 그거 며칠전에 내가 이불빨래를 널다가 이불끝에 콩나무(?)가 걸려 약간 힘을 주다가 그만..................... 수가 한번 악쓰면서 울기 시작하면 정신이 없는지라 아무도 모르게 살~짝 빨대로 만든 지지대에 얹혀 놓았던 것이었다. 한동안 콩나무(?) 자라는 걸 신기하게 여긴 홍/수가 요즘은 콩나무(?)에 대한 관심이 시들어가는 시점인지라 '안 걸리고 잘 넘어가겠다'고 생각하고선 거의 잊고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는 수가 뚱딴지 같이 이 콩나무(?)에 관심을 갖고 보다가 허리가 부러진걸 발견한 것이고, 집안에서 열심히 축구공을 가지고 놀던 홍이한테 불똥이 튄 것이다. 뒤에서 혼나는 홍이를 보면서 '내가 범인이라고 말할까? 아님 이 참에 집안에서 축구놀이 하는 걸 자제시키게 나둘까?' 혼자 고민하다가 후자를 택했다. 에구구, 정말 홍이한테 많이, 아주 많~이 미안하다.
"홍이야, 미안해!!!. 사실, 엄마가 그랬어.", "여보~. 사실, 내가 범인이야."
요거이 증거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