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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밤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2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 지음, 김혜란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평점 :
남편이 아침에 재미있는걸 보내줬다
http://socratest.acrossbook.com/
나와 닮은 철학자 찾기 ㅎㅎ
저는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 나왓어요 ㅎㅎ
아닌 것 같은데 ㅎㅎㅎ
아래는 < 시간은 밤 >
러시아 여인들의 한 서린 삶이 공감되는 이유는? 전생에 러시아 여자? 그렇담 나타샤 로마노프같은 캐릭터면 좋겠다는 망상을 하며 *^^*
삶이 축제같다는 사람도 있겠지. 그렇지만 삶이란 비 오는 뒷골목 같기도 하고 막다른 골목에서 뜻밖의 구원을 만나기도 하는 것.
따뜻한 방 한 칸이 그리도 절실했던 이도 있고, 그저 입고나갈 옷 하나가 없어 우는 청춘도 있다. 더 이상 엄마를 그리워 하지 않는 듯한 모습의 소년은 성장한 것이 아니라 감정들을 삼키는 것일뿐.
낯선 곳에서 두려움과 맞서야 하기도 하며 모든 걸 잃고 망연자실 하기도 한다.
<시간은 밤> 의 주인공 안나는 가진 것은 없지만, 원죄처럼 짊어진 것들은 많다. 늙고 병든 여류 시인 안나. 먹일 것이 없어 뼈를 고아 먹이는 아래층의 뉴라처럼, 그녀도 두 아이와 손자들을 위해 자신의 뼈를 빻고 골수를 내어놓는다. 먼지가 뽀얀 낡고 냄새나는 집, 그녀는 떠났고 딸은 그제서야 그런 그녀를 조금은 이해한듯 시인이라 지칭한다.
이런 삶 속에서 사랑이란 재난이다. 그렇지만 가난하고 힘든 삶은 사람을 쉽게 속아남어가게 한다. 한 번은 재수가 없어서, 두 번째는 괜찮겠지 하지만 세 번째도 네 번쩨도 마법같은 사랑도 희망도 찾아오지 않는다.
이 작품을 소련이 싫어할 만 하다.
비참함을 넘어 생존을 위한 비굴함과 배고픔을 보는 것은 불쾌한 경험이다.
안나와 그녀의 손자. 구걸이 아닌 것처럼 그들은 찾아오지만 , 그럴수록 목적은 더욱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결국은 단호함이나 정중함대신 비아냥과 모멸감으로 밀어내야 한다. 그런 광경은 묘사한 글만으로도 우울하다.
아버지가 부재하는 황량한 땅, 넓지만 맘 편히 누울 곳 없는 땅 그 곳 러시아에선 어머니들만이 눈물로 아이들을 씻기고 먹인다.
전화를 받자 여자의 목소리가 말했다. "저, 귀찮게 해서 죄송한데,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여자는 잠시 말을잇지 못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원고를 남기셨어요. 혹시 읽어봐주실 수 있을까 해서요. 제 어머니는 시인이셨어요. 바쁘신 줄은 알지만, 일이 그렇게 많으신가요? 알겠습니다. 네, 실례했습니다." 2주 후 원고가 우편으로 도착했다. 먼지투성이 서류철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채워진 종잇장이 수북했고, 아이들이 쓰는 공책, 심지어 전보용지도있었다. 부제는 식탁 끝에서 쓴 수기」, 발송인 주소도 이름도 없었다.
그들은 늘 둘이 함께 있었다. 조용하고, 말수가 적고, 성실하고, 의가좋은 두 사람은 부산하게 집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우리 위층 다락방에서 털실을 꺼내서는 혹시 내가 털실을 살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려고 나와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가져와보기도 했다. 어딘지 알 수 없는먼 곳에 여왕벌과 새끼들을 버려두고 떠나온 벌들처럼 그들은 열심히새 둥지를 틀었다. 그날 밤 나의 파리는 더이상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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