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애에게
류시은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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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어지는 마음과 무한한 슬픔 ” 

인물과 식물 중에서 페이지 69 


삶의 슬픔을 그리는 일, 지나고 나면 잊혀질일들과 일상에 대한 상처와 고독을 그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같은 소설들이 담겨있다. 8가지 다양한 삶과 인물들을 통해서 .. 


작가가 그려내는 이야기는 허상의 공간보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다룬것 같은 리얼리티가 느껴진다. “나의 최애에게”에서 시작되는 공허함 속에 삶을 살아가려는 현장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쇼케이스로 그려진다. 누군가를 진정 좋아하는 일, 그리고 그 집단안에 느끼는 최애의 감정과 허상들이 어쩌면 지금 삶에 진정한 최애에 몰두하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은 우리의 모습같다. 


인물과 식물에서는 식물과 인간과의 관계, 식물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소형이 버린 식물을 통해서 자신의 아픈 마음을 투과하고 그것을 통해 우리가 가지는 상처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왠지 쓸쓸한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겪어본 적 없는 이상한 통증에 말라가는 꽃봉오리처럼 몸을 쥐어 짜듯 웅크리자, 손끝과 턱 끝과 귓불에 물방울이 맺혔다. 땀이 솟듯 신체의 말단마다 선뜩한 이슬이 매달렸다. 소형은 이것이 어떤 현상인지 알 것 같았다. 식물이 우는 방식이었다. 

페이지 74 중에서 


“유료 분량” 작품에서는 플랫폼 웹사이트에서 누군가의 실수인지 고의로 인해 같은 아이디와 비번을 나눠갖게 된 두사람의 이야기속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를 공격하는 일을 비대면의 세상이라는 웹공간을 통해 인간성 상실과 무서움 그리고 공허함을 그린 이야기이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충분히 고통과 농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유료분량 중 106 페이지 .. 


류시은 작가의 이 소설집은 작가의 말에서 “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쓰는 글이 있다”  처럼 삶은 후회의 반복이며 죽음이라는 끝을 알면서도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여기에 나오는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와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에서 우리는 슬픔과 공허안에 담긴 어쩔수 없는 마음을 느끼게 될 것 같다. 

읽는 내내 “무언가” 마음 깊은 바닥안에 담긴 슬픔과 불안을 마주하게 되는데 , 그것이 너무 우울함이 아닌 이야기안에 담긴 그녀의 글이 더욱 궁금해지게 만드는 매력이 더 강했다. 


그래서 읽기를 멈추기 보다 읽는 것을 선택하게 만드는 그녀의 다음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이 시대를 그리는 작가, 현실의 슬픔을 놓치지 않고 그녀만의 느낌과 글로 자신만의 세계를 더욱 공고히 할 그녀의 초록빛 잉크 밖으로 토해져 나올 글들이 기다려진다. .. 


초록색 

마음을 쏟은 시간들이 결국 가장 사랑하는 색깔로 바뀌어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흐른 뒤의 색이 더 원하는 방향이라면 , 처음부터 그 색을 써보는 건 어떨까.

초록색 잉크를 모으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중에서 28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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