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색 인간 - 내면의 균형으로 가는 길
막스 뤼셔 지음, 김세나 옮김 / 오르비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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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처음 펼치고 무엇보다 간단한 메뉴얼에 따라

직접 해볼 수 있는 4색인간형에 대한 테스트부터 해보았다.

책을 읽지 않고 결론에 해당하는 테스트부터 해봐도

어차피 읽게 될 책이기에 미리 봐버린 결론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십가지도 아니고 단지 큰틀 4가지로 분류되고

다시 그걸 뒤집어 부가 해설을 읽어보는 그 단계가

다소 부실하고 너무 간단해 보였다.

그러다 실제 책을 앞부터 읽게 되면서,

이런 나의 오해는 미안해질 정도로 

나 스스로 이 책의 논리에 감응을 받으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공감을 해볼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론 자체도 좋았지만

그 이론 자체가 기존 대부분의 심리학의 접근법과 다른,

역설적이고 기존 심리학과 다른 인과관계로써

재설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꼭 심리학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약간 들어본 사람이라면 한 인간의 심리란 것은 대개,

어린시절의 발달과정을 통해 영향을 받고

또 그것이 평생 매우 중요하고

그렇게 기억 되거나 남게된 트라우마는

한사람 인생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하는게 대부분의 심리학이라 봐도 큰틀에선 무방하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거의 이런 생각과

정반대의 생각으로써 심리란 것에 접근하고,

이런 기존의 이론을 토대로 소위 전문가란 사람들이

심리분석을 할때마다 과거의 사연들과 상황들을

서랍에서 도구 꺼내 쓰듯 활용하면서

해당 상황들을 평가하는 오류를 범한다고 설명한다.

과거와 현재를 묶는 심리적 인과관계란

절대불변의 공식이 아님을 책은 이야기 하고 있다.

마치 기존 심리학들은 이런 것이라고 

계속 이해시키고 확정짓는 악습을 반복한다며 아쉬워했다.

그렇다면 저자의 한 인간의 심리란 무엇일까.

바로 각자 자연발생적인 것이고 자발적이라고

이해되야 하는게 훨씬 맞는 태도일거란 얘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의 가치는 어쩌면 4색인간으로 분류되는 최종 활용성보다

이런 앞쪽에 실린 저자의 남다른 견해에 더 집중되어 보인다.

그냥 기존 학설과 반목되고 뒤집는 듯한 얘기들이라면

기존 학설들에 익숙한 독자로써 매우 불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은 결코 억지를 부리거나 그냥 우기는 식이 아니다.

기존 이론들의 맹점들을 분명히 집고

거기에 자신의 이론을 논리적으로 얘기하기 때문이다.

한권의 심리학 책으로써도 재미가 있지만

기존 이론을 뒤집듯 접근하면서도 

결코 우회하듯 피하지 않고 하나씩

중요한 맥락들을 집어내는 저자의 글솜씨 또한 좋다.

읽었던 심리학 책들 중에 가장 직설적이면서도

단순명쾌한 면이 있는 책으로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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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은 날보다 싫은 날이 많았습니다 - 완벽하지 않은 날들을 살면서 온전한 내가 되는 법
변지영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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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책인데도 읽는 시간을 달리했을 때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때가 많았다.

너무 좋았던 책이어서 다시 펴보았는데

그 기억과 너무 다르게 평이하게 느껴지는 책도 있고,

진짜 별로이거나 다 아는 것들의 나열처럼 느껴졌던 책인데

어느 순간 다시 읽게되니 내가 알던 그 책이 맞나 싶은.

내가 만약 이 책을 예전에 읽었다면

그냥 차가운 느낌의 문체로 받아들였거나

비슷한 말의 반복처럼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헌데, 현재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느낌은

깔끔하단 느낌과 절제 이 2개의 단어였다.

책이 독자에게 원하는 바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서 답을 찾으라는 것이다.

종교에서 말하는 자신을 알아가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바도 있긴 하겠지만,

내가 느끼는 이 책이 말하는 자신을 알게 된다는 것은

종교에서 말하는 그런 자아성찰과는 달랐다.

그저, 답을 구하려말고 이미 자신의 안에서

놓치고 있을지 모를 그 실체와 부딪히라는 것.

내가 느끼는 이 책의 화두였다.

강의나 책 등에서 비슷한 메세지를 전달받고

수긍하고 이해는 했으나 이 책이 말하는 바처럼은 아니었던거 같다.

한번도 전달하는 쪽에 탓을 하려고 한 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전달자가 청중가 독자에게

이 책만큼 명확하게 이해를 못했던거 같단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은 수많은 얘기를 하면서 조금씩 내용을 비튼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거나 간접체험하게 됐을 때

원망하거나 힘들어하거나 자책할 수 있는 

수많은 상황들 속에서 저자는 그 결론을 여지없이 비튼다.

그건 상대에게 있지 않다, 모두가 그걸 느끼는 

바로 자신에게 그 이유가 있다고 말이다.

벌어지는 모든 세상사가 다 자신의 탓일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 등장하는

흔한 마음의 혼란스런 상황들에 대해서는

저자의 판단에 공감하고 인정하고 싶다.

심리학적 용어로 투사라던지 전이 등으로

가볍게 설명되어질 수 있을 상황들일 수도 있겠으나,

그런 상황들을 야기시키는 상황들로써

이 용어들을 설명하려 들 땐

개개인의 처지에 따라 얼마나 많은 다른 케이스들로

표현되고 설명되어지고 싶을지란 추측도 해보게 하는 책.

밝은 사람도 건조한 사람도 모두 각자가 평가하는

각자의 생각내에선 진정 건강할지 자문하게 되는 책이기도.

정말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끝으로 하나 작은 아쉬움을 적는다.

책의 내용이 아닌 목차에 관한 얘기인데,

처음엔 어떻게 이런 활자가 쓰였지 했다가

이것도 어느정도 출판시 잡힌 컨셉인가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냥 보통의 독자 입장에서

차례 또한 매우 중요한 페이지인데

가독성이 너무 안좋았다.

폰트 자체도 매우 작지만, 활자체 자체도 너무 흘림이어서

눈에 잘 안들어 오는 경향이 있었다.

이것만 그냥 평이하게 바꿀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더 좋은 책이 될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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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부의 원칙 - 행동투자학의 최전선에서 밝혀낸
대니얼 크로스비 지음, 조성숙 옮김 / 청림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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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로 갈수록 더 가슴이 뛰는 듯 했다.

소설도 아니고 자기계발서도 아닌데 

이 느낌은 뭔가 싶어지게 의욕을 자극해 왔다.

행동심리학과 투자원리를 결합한 이 책에서

난 이 2가지를 잘 알게 됐을 때

그냥 이 2가지에서 끝나지 않을거 같은

확장의 좋은 느낌을 받았다.

허무맹랑한 격려도 아니고 따끔한 충고도 아니다.

그저 좋은 책이란, 독자 스스로

책의 주장에 빨려 들어가듯 인정 아닌 인정,

동의 아닌 동의를 연거푸 하게 되는 책이라 믿는다.

그런 기준에서 이 책은 이 모든 기준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하나 넘어서야 할 것은 있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를 판독해 볼 것,

그리고 요약된 정답을 얻지는 못할 거란 것에

크게 불만이 없을 때에 그것은 가능해 질것 같다.

명쾌하며 무섭게 읽히는 한 부분이 있었다.

직관을 잠시 설명하는 거의 끝부분이었던거 같다.

요즘들어 직관을 말하는 많은 사람들을 본다.

학습의 반대말처럼 직관이란 각자가 지닌

고유능력처럼 말되어지며 쓰여지는 듯 한 단어.

그 단어를 이 책은 이렇게 설명했던거 같다.

직관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직관은

모든 상황에 다 적용되진 않는다.

직관이 뛰어난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도 있으나

직관 자체가 실제 상황판단에서 

뛰어난 사람도 그걸 다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직관이 쓰일 수 있는 범위 자체도

지식처럼 한정정일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고 말이다.

맞는 말이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까지

직관이란 단어를 생각해 본 적을 없던 듯 싶다.

직관의 실패에 관해서 간단하지만 정확한 정의라 보여졌다.

거기에 확률 또한 실패를 거듭할 수록

그 정확도는 높아지지만 이 또한 실패의 확률을 줄여줄 뿐

성공확률 자체를 완전무결하게 보증할 수 없다는 

그 뼈아픈 사실도 인지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냥 심리학도 아니고

투자와 결합시킨 이 행동투자학에서 말하고자 하는

그 요지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스스로 만들어 낸 지식의 족쇄에서 벗어나려면

일단 심리적으로 중간선 정도의 자각을 느끼고,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자신이 몰랐던

자신의 과감하지만 정확한 투자방식을 확립하라는 것.

어찌보면 공학적이나 단순 심리학적인 완성도가 아닌

인문학적인 완숙도에서 나오는 행동이란 액티브를 말함같다.

투자방식을 각자 완성해나가는데

심리학적인 스스로의 평가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책을 읽다보면 하나 둘 알게 될 것이다.

특히, 에고를 다룬 부분은 누구에게나

읽어보면 좋을만한 심리적 맹점들을 설명해주고 있다.

책의 처음 얼마간은 읽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그런면이 있긴 하지만

특히 책초반은 다양한 인용이 매우 많아서다.

그러다 점차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해 가면서 촛점을 모아가니 

후반부에선 독자라면 가슴뛰는 느낌 한번쯤은 받을터.

투자자가 읽을만한 심리학 책으로써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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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주고 욕먹는 당신에게 - 50만 명의 인간관계를 변화시킨 자기중심 심리학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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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의 각자의 정의는 무엇인가.

이 책은 그런 답을 주기에 매우 잘 쓰여진 책이다.

말을 이어갈수록 혼란스러워질 수 있는 주제를 

간략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해설능력도 좋고,

같은 용어를 반복해 사용하며 

챕터마다 설명하는 구성은 같더라도

매번 조금씩 다른 사례들을 다룸으로써 

같은 용어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게 만들고 있다.

책제목만으로 보면 잘해주고 욕먹는

누군가만을 위한 책처럼 보일수도 있겠지만,

책 전체를 이해하게 되면 착한 사람 즉 어떤 피해자와

다른 한편에 선 가해자의 구분은 매우 모호함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가해자가 진짜 가해자일수도 있지만,

피해자 또한 가해자가 되는 원인 역제공의 순간도 만들어 질 수 있고,

피해자는 당연히 그냥 피해자가 되는 뻔한 구도 또한 말하고 있어서다.

여기까지만 보면 매우 복잡한 내용일 듯도 싶겠지만

실사례들을 읽다보면 쉽게 이해될 구조들이다.

책은 매 페이지 등장하는 같은 단어인 

'좋은 사람'이란 표현에 밑줄이 그어져 있다.

지저분하게 여기저기 그어져 있는 밑줄들도 아니고,

딱 이 한가지 용어에만 물결무늬 밑줄이 그어져 있다.

그 이유는 앞서 말했듯, 착하고 좋은 사람을 기준으로

주위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이 하나의 용어에서 복잡한 모든 것이 설명되어 나아간다.

그렇다면 왜 착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

힘든 상황에 놓이게되는 것일까.

책은 단적으로 말한다, 그것은 착한 사람의 탓이라고.

그럼 이 부분에서 독자들 또한 단정지을지 모른다.

만만하니까 착하니까 당해온 것이라고.

아쉽게도 원통하게도 이런 류의 짐작은 정답이 아니다.

저자는, 물리학의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처럼

사람의 관계를 설명해 들어간다.

인정하기 불편한 부분도 있겠지만, 좋은 사람으로 인해서 

좀더 나빠져도 되는 사람이나 관계도 생길 수 있고,

착한 사람을 중심으로 당연시 살아가던 어느 순간

좋은 사람이 하나 정도는 상대에게 양보를 원했을 때

받는걸 당연하게만 살아가던 상대방이 좋았던 사람의 

그간의 성의를 인정해주지 않는 듯한 느낌을 보인다면,

순했던 착한 사람 중 일부는 쌓이고 쌓이다

폭발하듯 반대의 성향을 보이게 되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버린 듯한 

역전의 순간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저자는 당연한 귀결로 말하진 않지만

많은 틀어진 관계를 설명하는 논리로 위의 예를 들고 있다.

좋은 사람의 이면도 살펴봐야 하겠지만

궁극적으론 그간의 관계도 살펴볼 큰 틀도 필요한 것이다.

어느 순간 한번의 화와 이후 점차 강도가 세어질 수 있는 화는

착했던 사람을 이 화로만 평가하게 되는 순간이 있게 되거나

착한 사람이 맺어왔던 그간의 관계들은 관계대로 나빠지고

가해자의 역할은 어느새 좋았던 그 사람의 몫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이런 관계의 역전이나 좋은 사람의 변화를 

착한 사람의 반대편에 서있을 누군가를 위해

설명하려는 책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착한 사람이 다시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되는

그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좋은 사람 스스로가 돌아보자는 것.

오히려, 착해서 불편함을 감수했던 이가

자신을 어필해 나가면서 주변인들을 

자신의 적으로 뭉치게 하는 어이없는 상황도

인지해가면서 막아보자는 설명부분도 크다.

그리고 이미 그런 단계를 거쳤다면 왜 그런 과정을 거쳐왔는지

책은 늦었지만 이해의 단계로써 위의 설명들을 제공한다.

보통의 좋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대한

즉각적이고 솔직한 온오프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즉, 주변에 맞추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그것이 상대에게 불편함을 야기시키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는 것.

어찌됐건, 좋은 사람들의 일부 즉, 진짜 책에 등장하는

예들에 속하는 성향과 생활을 겪은 사람들에겐

이 책이 정확한 지침을 알려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앞선 다양한 진단과 사례들 다음엔 해결방법들 또한 등장하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라면 

주위의 시기질투를 견뎌야하는 

시간적 구간이 발생될 수 있다는 설명에서였다.

누군가 현실적으로 변해가는 건, 

누군가에겐 부정하고 싶은 과정일 수 있다.

손쉬운 상대가 없어지는 그런 단순한 이유뿐만은 아닐 것이다.

착한 스스로에게 익숙해져 왔던 자아가 존재해 왔듯,

착한 나에 익숙했던 주변인들도 오랜기간 있어왔던 것이다.

하지만, 좋은 사람에게 필요한 변화는 시작됐고

그 변화의 과정 동안 주변의 질투 또한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 책에선 말한다.

책이 소설처럼 읽히는 느낌이었다.

너무 쉽게 씌어져 있어 이해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잘 읽히기에,

어느 한 부분 재미를 느꼈던 이유 때문에 끝까지 의무감으로 

완독하게 되는 그런 내용의 들쑥날쑥함도 없는 말끔한 책이었다.

심리상담을 오래 해왔다는 이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책을 읽으면서 어려울 수 있는 다양한 심리적 용어들을

좋은 사람이라는 한가지 용어로 이리 쉽게 풀어내는

저자의 능력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의 좋은 심리학 책들을 읽다보면 아직까진 내용면에서 

한국의 대중심리서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커보일 때가 많다.

작은 거인같은 저자와 그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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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시
한산 지음, 신흥식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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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았던 2개의 시를 찾다가

몇번을 되풀이하며 책장을 넘겨봤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들던 생각이, 지금과 달랐던 그 옛 시절에

모든 걸 외우는 게 최고였던 이유가

어쩌면 이런 상황들 때문에라도 당연했을지 모르겠다는.

매번 책을 쌓아놓고 어찌 찾아가며 읽었을까,

그저 기억을 정확히 해 머리속에 쌓는게 정답이었을 것 같다.

그러다, 결국 찾아보니 마음에 들어온 2편의 시들은

거의 책의 앞쪽에 있었음에도 그리 한참이 걸렸다.

찾는 걸 반복하다보니 나름 다른 얻음도 있었다.

처음 그냥 읽었던 이 책의 전체적 구성도 좀더 알게 되었고

읽을 당시엔 지나쳤던 좋았던 구절들도

새롭게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돼 재발견 겸 감상도 됐다.

헛일을 할까봐 경제적인 움직임만을 하려 노력 안해도

헛일 같기만 한 일 속에도 얻음도 있음을 다시금 느껴본다.

아래는 좋았던 시 중 첫번째 것이다.

원문 아래 해석은 책을 인용한다

天生百尺樹 剪作長條木

可惜棟梁材 拋之在幽谷

年多心尚勁 日久皮漸禿

識者取將來 ​猶堪柱馬屋


자르고 다듬어 큰 재목을 만들고자 함이네.

아깝다. 동량의 재목이여! 깊은 골짜기에 버려져 있네

나이 많아도 심지는 오히려 굳센데

해가 묵으니 피부가 점점 벗겨지네.

알아보는자가 장차 재목을 가져가면

오히려 마굿간 기둥감이라도 되련만.


읽으면서도 마음이 아련했다.

백척이 되도록 자란 나무가 

기둥이 되지 못하고 골짜기에 찾는이 없이 

버려진 듯 있다는 묘사로 시작했다.

나이든다는 건 사람이나 나무나 같게 비유했는지,

해가 갈수록 껍질이 벗겨지는 나무의 모습은

사람의 늙음과 같이 느껴지더라.

그러다 그나마 평하는 이가 내놓은 답은

마굿간 만드는데 기둥이라도 된다면

이리 부질없이 쇠해지고 버려지는 것보단

그래도 나은게 아니겠냐며 한탄인지 동정인지

구분하긴 어려운 아쉬움으로 끝을 맺는다.


2번째 시 또한 원문과 해석은 원문을 인용한다.

啼哭緣何事 淚如珠子顆

應當有別離 復是遭喪禍

所爲在貧窮 未能了因果

塚間瞻死屍 六道不干我


무엇 때문에 울부짖는가? 눈물이 마치 염주알 같네.

응당 이별을 했거나 

다시 상이라도 당했단 말인가?

까닭이 빈궁에 있다고 하나

인과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네.

무덤사이로 죽은 시체를 보게.

육도도 나를 간섭하지 못하리라.


지나가는 이가 우는 이를 보며 평하는 듯 하다.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우는게 보이는데

왜 우는지 2가지 정도로 추측한다.

이별을 한건가 아님 누가 죽기라도 한 건가.

물으니 그 서러움의 이유가 

가난과 궁함에 있다고 말하는 듯 한데,

물은 이는 죽은 사람이 묻혀있는 

무덤들을 보라 이른다.

그리고 깨달으라 꾸짖든 말하는것만 같다.

육도 즉,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인간 천상을

아무도 빗겨갈 수 없는 단계임을 넌 왜 모르고 우느냐고.


책에 실린 모든 싯구가 다 와닿았던 건 아니다.

이 이외의 시들 중에도 좋은 건 또 많았지만

반대로 너무 단조로워 

이 책에 실릴만큼 대단한 시라 

평가받는 이유를 인정할 수 없던 시들도 꽤 됐다.

비유하자면, 그 옛날 

유명한 몇몇 작가들의 시들을

모아놓은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주제나 맥락에 상관없이 그저

수집가가 수집하여 모아놓았기에

그 진위여부는 불분명하다 여겨진다.

그럼에도, 위에 대표적으로 좋아 

인용해보았던 몇개의 시처럼 

인생의 많은 부분들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게 해주는 시들 또한 많았다.

하나의 책으로 묶여져 있지만

각각의 시들은 한권의 책처럼

다른 뜻, 다른 주제로 만들어진 셈이니

시를 한권의 책을 읽은 듯 간추리듯 하는 건 불가능할거 같다.

그럼에도, 책 전체적으로 많이 느껴지던 부분은

부질없음이였고 보통 인생들의 어리석음 같은 것들이었다.

인생무상도 너무 단순한 느낌같다.

허무하고 아쉽지만 깊이는 있다.

찾아보니 같은 싯구라도 다른 해석으로 올려져있는 것들도 많았다.

이 책의 해석이 정답일 순 없다는 말도 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이 고마운 건,

해석이 아닌 이런 시들이 이렇게 존재했었구나를

나처럼 몰랐던 사람들에게 소개해 준 그 자체가 아닐까 싶다.

한시의 맛을 오래만에 느껴보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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