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주고 욕먹는 당신에게 - 50만 명의 인간관계를 변화시킨 자기중심 심리학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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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의 각자의 정의는 무엇인가.

이 책은 그런 답을 주기에 매우 잘 쓰여진 책이다.

말을 이어갈수록 혼란스러워질 수 있는 주제를 

간략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해설능력도 좋고,

같은 용어를 반복해 사용하며 

챕터마다 설명하는 구성은 같더라도

매번 조금씩 다른 사례들을 다룸으로써 

같은 용어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게 만들고 있다.

책제목만으로 보면 잘해주고 욕먹는

누군가만을 위한 책처럼 보일수도 있겠지만,

책 전체를 이해하게 되면 착한 사람 즉 어떤 피해자와

다른 한편에 선 가해자의 구분은 매우 모호함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가해자가 진짜 가해자일수도 있지만,

피해자 또한 가해자가 되는 원인 역제공의 순간도 만들어 질 수 있고,

피해자는 당연히 그냥 피해자가 되는 뻔한 구도 또한 말하고 있어서다.

여기까지만 보면 매우 복잡한 내용일 듯도 싶겠지만

실사례들을 읽다보면 쉽게 이해될 구조들이다.

책은 매 페이지 등장하는 같은 단어인 

'좋은 사람'이란 표현에 밑줄이 그어져 있다.

지저분하게 여기저기 그어져 있는 밑줄들도 아니고,

딱 이 한가지 용어에만 물결무늬 밑줄이 그어져 있다.

그 이유는 앞서 말했듯, 착하고 좋은 사람을 기준으로

주위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이 하나의 용어에서 복잡한 모든 것이 설명되어 나아간다.

그렇다면 왜 착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

힘든 상황에 놓이게되는 것일까.

책은 단적으로 말한다, 그것은 착한 사람의 탓이라고.

그럼 이 부분에서 독자들 또한 단정지을지 모른다.

만만하니까 착하니까 당해온 것이라고.

아쉽게도 원통하게도 이런 류의 짐작은 정답이 아니다.

저자는, 물리학의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처럼

사람의 관계를 설명해 들어간다.

인정하기 불편한 부분도 있겠지만, 좋은 사람으로 인해서 

좀더 나빠져도 되는 사람이나 관계도 생길 수 있고,

착한 사람을 중심으로 당연시 살아가던 어느 순간

좋은 사람이 하나 정도는 상대에게 양보를 원했을 때

받는걸 당연하게만 살아가던 상대방이 좋았던 사람의 

그간의 성의를 인정해주지 않는 듯한 느낌을 보인다면,

순했던 착한 사람 중 일부는 쌓이고 쌓이다

폭발하듯 반대의 성향을 보이게 되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버린 듯한 

역전의 순간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저자는 당연한 귀결로 말하진 않지만

많은 틀어진 관계를 설명하는 논리로 위의 예를 들고 있다.

좋은 사람의 이면도 살펴봐야 하겠지만

궁극적으론 그간의 관계도 살펴볼 큰 틀도 필요한 것이다.

어느 순간 한번의 화와 이후 점차 강도가 세어질 수 있는 화는

착했던 사람을 이 화로만 평가하게 되는 순간이 있게 되거나

착한 사람이 맺어왔던 그간의 관계들은 관계대로 나빠지고

가해자의 역할은 어느새 좋았던 그 사람의 몫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이런 관계의 역전이나 좋은 사람의 변화를 

착한 사람의 반대편에 서있을 누군가를 위해

설명하려는 책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착한 사람이 다시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되는

그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좋은 사람 스스로가 돌아보자는 것.

오히려, 착해서 불편함을 감수했던 이가

자신을 어필해 나가면서 주변인들을 

자신의 적으로 뭉치게 하는 어이없는 상황도

인지해가면서 막아보자는 설명부분도 크다.

그리고 이미 그런 단계를 거쳤다면 왜 그런 과정을 거쳐왔는지

책은 늦었지만 이해의 단계로써 위의 설명들을 제공한다.

보통의 좋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대한

즉각적이고 솔직한 온오프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즉, 주변에 맞추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그것이 상대에게 불편함을 야기시키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는 것.

어찌됐건, 좋은 사람들의 일부 즉, 진짜 책에 등장하는

예들에 속하는 성향과 생활을 겪은 사람들에겐

이 책이 정확한 지침을 알려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앞선 다양한 진단과 사례들 다음엔 해결방법들 또한 등장하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라면 

주위의 시기질투를 견뎌야하는 

시간적 구간이 발생될 수 있다는 설명에서였다.

누군가 현실적으로 변해가는 건, 

누군가에겐 부정하고 싶은 과정일 수 있다.

손쉬운 상대가 없어지는 그런 단순한 이유뿐만은 아닐 것이다.

착한 스스로에게 익숙해져 왔던 자아가 존재해 왔듯,

착한 나에 익숙했던 주변인들도 오랜기간 있어왔던 것이다.

하지만, 좋은 사람에게 필요한 변화는 시작됐고

그 변화의 과정 동안 주변의 질투 또한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 책에선 말한다.

책이 소설처럼 읽히는 느낌이었다.

너무 쉽게 씌어져 있어 이해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잘 읽히기에,

어느 한 부분 재미를 느꼈던 이유 때문에 끝까지 의무감으로 

완독하게 되는 그런 내용의 들쑥날쑥함도 없는 말끔한 책이었다.

심리상담을 오래 해왔다는 이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책을 읽으면서 어려울 수 있는 다양한 심리적 용어들을

좋은 사람이라는 한가지 용어로 이리 쉽게 풀어내는

저자의 능력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의 좋은 심리학 책들을 읽다보면 아직까진 내용면에서 

한국의 대중심리서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커보일 때가 많다.

작은 거인같은 저자와 그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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