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대전 - 상속이라는 힘든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51가지 전략
정인국 외 지음 / 삼일인포마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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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등장하는 용어들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조금은 읽는데 부담스러울 순 있겠다.

하지만, 그런 지식 정도가 너무 고난위도도 아니고,

무엇보다 모든 사례들이 실생활에서나 TV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변의 이야기들이기에,

어쩌면 앞서 말했던 세법 등에 대해 문외한일지라도 

사례들의 친숙함 등으로 인해

책 한권으로써 읽기에는 무난하다고도 느껴진다.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매우 많은 편이다.

상속, 증여, 유증 등의 큰 틀로 나눠있긴 하지만

각 파트별 각각의 사례들이 

완전 독립적으로만 보이진 않았고

비슷한 느낌도 준다.

아마 대부분 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연이란 

그 공통된 부분이 각각의 이질감을

줄여주며 다가오는 것처럼도 보인다.


책에 등장하는 사례야 워낙 많은데

그 중, 2가지 정도의 사례를 소개해보려 한다.

왜냐면, 첫사례는 약간 의외이면서 극적이기도 하고

두번째 사례는 많이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모를 사람은 모를 수 있을 절세관련 같아서다.


첫번째는 상속의 사례.

한 여자가 뱃속 아이가 있는 상태에서 미망인이 됐다.

이미 둘 사이엔 한 아이는 있었는데

뱃속 태아는 혼자 기를 수 없다는 부담감에

낙태를 한 것으로 설정됐다.

헌데 낙태를 한 이 여자는 상속배제가 된다.

왜일까, 대답을 듣기 전에 보통 짐작을 해볼 수 있으려나.

이유는 상속과 직접 관련된 직계 존비속을

같은 지위에 있는 자가 살해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책에선 시어머니가 낙태에 이의를 제기했고

타당한 사유라 인정된 것으로 나오는데,

처음 일반인으로 읽었던 이 사연은

여자의 입장에서 그럴 수 있는 결정이라 생각했었다.

반드시는 아니지만 자신의 상황에선

현실적인 결정이었을 순 있겠다 정도.

헌데, 왜 이 낙태란게 상속결격사유가 됐던건지

이유를 듣고보니 법적으로 타당하게 이해가 됐고,

그냥 듣기엔 마치 못된 시어머니의 모함처럼

먼저 다가올 수도 있을 상황이

합리적인 이의제기로도 생각꺼리를 던져줬다.

추가적인 얘기로, 상속상 결격이 된 이 여자는 빠진

최종 상속자는 이미 태어나있던 한명의 어린 자식이 됐고,

어린 자식이기에 그 아이의 실질적 양육자인

이 여인이 관리자의 입장이 될 순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어머니 등의 이의제기가 있다면

박탈될 가능성이 있는 지위라 분석됐다.


두번째는 증여.

성인인 아들의 미래가 막막하다 여겼고

뭔가 그런 아들의 상황타개 정도의 시발점도 겸할 목적으로,

아버지는 아들에게 시가 10억 기준시가 8억 정도의

본인 소유 APT를 증여하기로 했다.

헌데, 이 부동산을 그냥 넘겼다면 3억 정도의 증여세가 붙는데

절세가 가능한 우회적 방법을 쓴다면

3천까지로 그 세부담액이 떨어졌다.

여기서 그 방법이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부담부증여.

책에선 자세히 안나오지만 말그대로 부담부 증여란

부담을 떠안고 행해진 증여란 말이다.

예를 들어, 5억의 부동산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3억 정도 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증여가 이루어지면,

순수 5억을 증여로 보지 않고

대출분이 3억을 5억에서 뺀 2억만이 증여분이고

3억은 채무를 인수한 꼴이 되어

준 쪽은 양도세, 받은 쪽은 취득세가 성립된다.

대충 부담부증여에 대한 이론은 이러한데,

책에서는 10억짜리 APT를 부담부증여로 주게 되면서

3억 정도의 증여세가 3천정도의 세부담으로 줄어든다.

혹자는 위와 같은 절세라면 불법 같은 느낌이면서 

교묘히 세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부정적인 사례로 느낄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국가차원에서도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진 않는 모양새다.

추후 사후관리에 들어가는데

증여받은 물건의 처분도 들여다보고

각종 추가되는 관련 상황들이 발생되는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책은 설명한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보면서

세법도 세법이지만 가족이란 관계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가족도 결국은 사회구성원이고

사회구성원 간에 벌어지는 일들의

공적인 처리에는 다사다난 할 뿐 아니라,

그 속엔 냉정한 순차적이고 복잡한 프로세스가 있으니.


과세표준을 구하고 거기에 세율을 곱한 것이

보통 말하는 세금이 된다.

책에 계속 각 사례들마다 등장하는 

도표들 속 등장하는 과세표준과 세율이란 것이

왜 나오는 용어인지 정도는 알고 본다면,

익숙한 주변의 이야기들로써 

좀더 편안하게 읽어보면서 

와닿는 부분들을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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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상처가 되기 전에 - 타인의 말, 행동, 기분으로부터 내 마음을 지키는 법
충페이충 지음, 이신혜 옮김 / 유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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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부쩍 국내출간이 늘어나고 있는 

중국 심리학 책들에 관한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다.

이번까지 중국심리학 책을 읽는 것은

내 기억으론 아마 2번째 같은데,

이번 책을 천천히 읽어가면서는

내가 가진 위와 같은 선입견도 완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왜냐면, 책이 담은 내용자체가 괜찮았기 때문에.


어쨌거나, 앞서 말한 선입견의 이유를 

우선 짧게나마 설명해야겠다 싶다,

아님 오해가 될 소지도 있으니.

내가 느낀 중국심리학에 대한 선입견이란 건,

공산국가 내에서 개인심리학이란게 

과연 가능하냐는 점 때문이었다.

대만같은 중화권 국가는 자본주의니

심리분야도 사업적으로 형성될 수 있겠다 보고

그 사회 속 다양하고 번잡한 인간관계의

사연과 일들이 하나의 해결문제로써 

인정받는거 또한 이상할 일 같지 않지만,

중국이란 공산권국가에서 

개인이 가진 심리문제를 다룰 수 있는 

시장자체가 존재한다는 것도 일단 이해가 안됐고

개인의 자유나 심리같은 맥락의 것들을 

중국에서 다루는게 앞뒤가 안맞는 

태생적 오류처럼 느껴졌다.

물론, 자본주의를 차용한 공산주의 국가가 되었으니

심리분야도 나름 자리잡을 수 있는 여지는 있겠으나,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발전될 만한

사회적 분위기일 수 있겠나 생각이 들었던게

이유라면 이유였었다.


이런 생각이 맞는지 안맞는지는 

사실 위와 같은 이유만으론 확정지을 수 없겠고

우선 순수하게 책 내용만으로만 보자면,

이번 이 책에서는 서양이나 한국의 여타 심리서들과 

전혀 이질감 같은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이 책을 시작으로 중국심리학에 대한

그간의 느낌들도 좀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하나 더, 책활자가 생각보다 작아서

편안하게 눈에 잘 안들어왔던건 매우 아쉽다,

1~2폰트 정도 키워 출간됐다면 

일반적으로 쓰이는 보통크기의 책활자 정도가 됐을텐데.


이제 책으로 들어가 본다.

책에 소개되는 다양한 이야기 중에

분노에 관한 부분이 내겐 가장 인상적이었다.

저자가 설명하는 일반적으로 잘못 인식돼 온

분노의 이유로써 드는 보통의 예가 그것인데,

타인의 잘못을 두고 오히려 자신을 벌주는 식이란게 

잘못된 분노라고 설명하고 있다.

먼저, 개인적으론 이 부분을 

완전히 오류라고 공감하진 못했다.

일부 누군가에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하지만, 다음 이어지는 저자의 말에서 추가적으로

저자가 하려는 설명도 이해가 되면서 

또다른 시각으로써 전체를 이해해 볼 수 있었는데,

저자는 사람이 그렇게 단순하게 작동되도록 

창조된 피조물이 아니란 것에서 먼저 출발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보통 한 사람을 향한 분노의 원인은 

그 분노의 대상이 된 사람으로 인해

화난 사람 본인에게 끼쳐 질

어떤 영향력이 염려되고 거부하고 싶기에

그것을 분노로써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더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면,

내면에서 스스로를 벌 주듯 일어난게 

분노란 감정으로 표출되는게 아니라,

확실한 상대와 내가 있는 어떤 상황 속에서

상대방으로 인해 자신이 겪게 될

상상되어지는 상황이 우려되고 싫기에 

결국 그 감정이 분노나 화로 나타난다는 정리였다.

사실, 비슷한 이론과 정리들은 

일반대상으로 하는 심리학 책들속에도 있긴 하지만,

같은 표현이라도 어떻게 표현되느냐에 따라 

다른 울림으로 전해진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의 정리방식이 좀더 대중적이고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식으로 책은 분노나 착한아이 콤플렉스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심리기재와 상황들을 설명해주고 있는데,

작위적이지 않고 공감되는 전개 위주라

읽고 이해하는데 어려운게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감정이 상처가 되지 말라는 넓게 아우르는 

책제목의 느낌보다 훨씬 디테일한 본문내용들이

담겨져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


끝으로 하나 의아한 건,

저자의 약력상 가족관계이론에 더 전문적일거 같은데

이 책 안에서 만큼은 가족에 한정된 이야기는 

이외로 적은 편이었는데,

그래도 이 책 자체 나름의 완성도가 좋아

가족관계에 국한되지 않고 저자가 지닌 삶 전반에 걸친

높은 이해도가 오히려 이 한권으로 잘 전달되는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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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것없는 사람 - 세상의 모든 부모, 자식을 위한 치유 에세이
고용환 지음 / 렛츠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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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인 작가가 아닌 사람이

본인의 이야기로써 한권의 책을 완성한다는 건

보통의 쉬운 작업은 아닐텐데,

독자로써 그 내용의 진정성에도

만점 5개의 별로써는 조금 모자르다는 

좋은 느낌을 받았던 책이다.


TV에 등장하는 표현이나 단어들도

유행이 있다고 느끼곤 한다.

지금은 좀 덜 쓰이는 말지만

자신의 인생이 평탄치 않았었고

파란만장했었단 얘기를 하고 싶을 때

자주 애용되던 표현이 있었다.

여지껏 살아온 걸 다 말하면 

소설책 한권은 될 거라는.

헌데 이 책의 저자는 그 쉽지 않은 결심을

실제 실천으로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책으로써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으니.

그리고 그 장르는 소설 식의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자 스스로 부르기엔 참회록 같은

치유의 글쓰기였다 표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참회란 말은 

실상 아름답게 느껴지지 만은 않다.

큰 잘못을 한 게 아닌,

누구나 그러그러한 것들을 만들어내며 살때도 있음에

스스로 죄인이 된 듯 너무 많은 부분을

스스로 자책으로 떠안는듯 느낌이 들어서. 

하지만, 이런 표현을 

스스로 자신에게 쓸 수 있고 

그리 쓰고 싶어하는 인격의 고매함을 만나면

독자로써 그 선함은 분명 느끼게 된다.


저자는 그간 살아온 인생을

약간 세분화시켜 들려준다.

아들로써의 삶,

가족내에서 조금씩 벗어나

사회적으로 커나가던 성장과정,

그리고, 아버지이자 남편이 된 

현재의 시점까지.

같은 상황 속이지만 

지금 스스로 다르게 해석되는 

그간의 삶을 느끼고 곱씹어 보면서

교차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이란 보통 이리 스토리로 엮여진 구성이기에

이 책도 그런 스토리로써가 먼저 다가오지만,

책을 읽으면서 몇개의 단어들만은

좀더 마음을 울리는 측면들이 있었다.

아버지를 회상하며 떠올린 인정이라는 단어.

골치꺼리 같던 아버지를 잃고

어쩌면 평생 인정받고 싶어했었을꺼란 

아버지의 지나온 상황들을 이해하며

인정이란 말을 꺼내며 회고하는 저자.

치매로 투병이 시작된 어머니의 상태를 말할 때

의사가 말하던 기대하지 말라는 말 속의 그 기대.

그리고, 동생의 차안에서 

형도 건강챙기라며 얘기한 말에

저자가 꺼낸 걱정말아라, 난 짐이 되면 

사라질테니란 짧은 언질이자 대답.

그리고, 어린 딸에게 수십번 안아주며

격하게 사랑표현을 하고 살고 있다는 말도.


큰 측면에서는 저자는 누구보다 큰

포용과 개선적인 실천적 삶을 

스스로 보여줬고 변화했다.

게다가, 이 책을 읽은 누군가에겐

자신은 놓쳤지만 그런 실수를 하지 말라며

예방차원의 격려도 해주고 있다.

고맙고 성숙한 인간상이다.

그러면서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읽는 내내 

나에겐 또다른 짠한 잔상들이 나가왔다.

그가 철없던 어린시절을 회상할 때

떠올리던 추억이나 결정들,

커서 보였던 큰아들로써의 솔선수범 모습들,

남편과 아버지과 된 후

아내의 재취업 결정에서 벌어진 갈등이나

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 등 모두,

어찌보면 평범할 수도 있고

각각 누구나 겪어봄직한 얘기들 일수도 있겠으나,

읽는 내겐 미묘한 하나의 공통점이 다가왔다.


그건, 스스로 희생양이 되길 자처하는, 

그러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에너지를

고갈 정도 수준까지 자발적으로 끌고 가면서

스스로는 쉽게 인지하기 힘든 

무의식적 결심인 행동인 동시에

무언의 도움을 청하고 있거나 갈구하고 있는

내적갈등을 스스로 지고있진 않은가 

다소 걱정반 우려반의 느낌들.

희생양이라 했던 위의 표현은 

성경이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재물로 바쳐지는 그런 명목적 느낌의 뜻으로만 

꺼낸 단어는 아니라고 봐주면 좋겠다.

원뜻이 가지고 있는 위와 같은 뜻도 있겠지만,

너희만 괜찮으면 나는 어찌되도 괜찮다는

스스로 인생전반에 보이고 있는

무언의 희생적 태도가 엿보여서다.


학창시절 채팅으로 위안을 주던

부산 누나를 만나러 갔던 에피소드,

선산을 팔아 개발이득을 챙기려던 

친척들의 성화에 아버지 유골함을

직접 파내고 챙기려 했던 모습들 등도

어찌보면 그럴 수도 있는 우리내의 보통 모습들.

하지만, 성장기 중 외로움의 작위적인 발로나,

일정수준 이상의 스트레스를

스스로 차단하고 막으려는 마음이

욕심많은 친척들과 상황 속에선

인간관계 단절들로 나타나기도 하면서,

무모하게 비오는 날 

견고하지 않은 유골함을 

본인 결정으로 가족들과 수습하려 땅을 파고 해보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후회만 남겼다는 그 상황 또한,

그냥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정도의 에피소드라기 보다는

스스로 자신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약간의 주변도움만 가미된다면 

경제적이기까지 하면서 

어찌어찌 잘 해 볼 수 있다는 의도하에, 

해보지 않은 일의 실천과 예상치못한 경험으로까지 

이어간 그간의 모습들 모두,

저자의 아픔처럼 보여지고 다가왔다.

자신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독려하며

억지를 부려보기도 한 상황들일 수 있지만,

사람일이란게 어찌 모든게 

안정적으로 안착만할 순 없는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그러나, 꼭 필연적으로 일어났어야만 하는  

과정일 순 없을 걸 감내하려 한다거나,

부득불 자초하는 측면도 있는 애매한 상황들을

체험적으로 경험하게 되고 

후회하게 되는 것으로 이해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참 좋은 사람이란 생각을

여러번 하며 읽곤 했다.

누군가 조금 그 마음을 세심히 이해해주고

때론 과한 방전은 막아줄 수 있는

조력자가 되어 준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면서 말이다.

뭣보다 저자가 책제목으로 쓴

보잘것없는 사람이란 느낌은

저자에게 전혀 없다고 보이니 더욱.


우연치않게 읽어 본 책 속에서

많은 걸 느끼고 보기도 했던 동시에,

저자의 삶을 응원하는 팬이 되어보기도 

해본 가정의 달 책읽기였던거 같다.

평범한 수필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누구의 삶이나 한권의 책이 될만한

사연이 담겨있다는 진리 또한 

다시금 느껴보게 해주는 귀한 내용을 담은 책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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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인간과 괴물의 마음 - 나를 잃지 않고 나와 마주하는 경계의 감정
이창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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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책읽기란, 

저자의 생각을 독자가 따라가며 읽어가는 과정이다.

'대개' 하나의 주제가 꼭 있어야 하는 책이란 존재.

하지만, 시집만은 예외인 듯도 싶다.

어떤 책이던 책을 펼치면 그 속엔

다양한 표현법과 의식흐름이 있지만,

재밌게도 한권의 책이 선택되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이유 속엔,

이미 어떤 카테고리를 읽고 싶었는지

독자가 정했던 의도된 순간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런 주도적인 책선택을 했더라도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게 되면,

독자는 저자가 제공하는 지도를 받아들고

그 흐름을 타는 수동적 존재가 된다.

이런 느낌이 완전한 표현이라 생각진 않지만

보편적으로 책과 독자가 맺게되는

관계라 생각하고 우선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서 

굳이 위와 같은 말을 해본 이유라면,

이 책 저자가 외국작가 빌 브라이슨 같은 

박학다식한 면을 수치심이란 주제에 맞춰 

이 한권의 책을 탈고했고,

그 흐름이 하나의 주제를 형성하면서 흐르긴 하지만,

다양한 문화와 지식을 수치심이란 

하나의 주제로 엮어가는 저자의 노력과 시선이 

그 위에 가미되고 얹어졌기에,

필히 저자의 의식이 이끄는 그런 바대로

잘 따라가는 부분이 독자로써

많이 필요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양의 심리학, 동양의 사서삼경,

남명 조식의 신명사도와 같은 

한국적 이론들, 거기에 그리스로마 신화나

성경같은 부분들에 이르기까지,

수치심과 부끄러움에 대한

저자의 정의나 생각에 부합되는 

다양한 예들까지 결합된 것들로 초이스 된

각종 지적 재료들이 등장한다.


사실, 수치심이란 주제로 책을 읽어보려 했을 때

생각보다 관련 주제의 책들이 별로 없음에 

좀 의아했던 적이 있었다.

워낙 다양한 컨텐츠들이 지천이고

자연스러워진 세상에 살고 있기에,

수치심에 대한 주제의 책들도 

어느정도 꽤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적었다.

이 책의 저자도 책의 앞부분에서

이런 비슷한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스스로 공부한 부분들을 융합해

앞서 말한 신화나 고전들 속에 각각 녹아있는

수치심의 다양한 표현들과 강도를

분류해 보는 기록을 이 책으로 남겼다.

그 과정들을 보면서, 독자로써

제일 유사하게 떠올려지던 작가가 빌 브라이슨이었고,

몇 안되는 수치심 관련된 책이라 할 만한

내면아이를 많이 다루는 책을 썼던 

죤 브래드쇼의 수치의 관점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책이란 생각도 가져봤다.

같은 수치란 주제를 다루는 듯 보이지만,

브래드쇼가 수치심을 보는 시각은

전형적인 심리학적 관점이라면,

저자가 정리하고 있는 수치심의 관점은 

감정적이거나 심리적이기 보다는

인문학적 관점이 우세하게 구성됐다고 느꼈다.

그 과정 중, 독자로써 아쉬운 점은

저자가 수치와 관련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면서 정리해 간 그 과정을,

빌 브라이슨 같은 백과사전식의 구성으로써 

참고서적인 방대함으로써 공유해주고 있지만,

수치심이라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퀼트처럼 이어 붙여가는 작업으로써는

완성도가 미흡한 부분들도 있다고 느껴졌다.

워낙 다양한 원전들이 등장하지만

결국 그것들을 저자가 의욕한대로

하나의 이야기틀 안에서 공감하게 만들어 나가기엔

그 연결고리들이 다소 언발란스한 부분들도 느껴졌었다.

일례로, 신화 속 오이디푸스가 보인 행동을 분석할 때

저자는 2개의 관점을 부여한다.

부끄러움과 치욕스러움.

단어의 뜻자체로 누구나 공감할 바는 있지만

어쩌면 너무 분석적으로 인용돼

신화의 사례와 매칭시키다 보니

쉽게 다가설 부분들마저 

필요이상으로 깊어진건 아닌가 싶었다.

바라보는 그 시점이 맞고 틀리다의 관점으로써가 아니라

그냥 도덕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이디푸스가 보인 신화 속 행동과 결정이,

책 속 어떤 논거의 흐름근거로써 

활용되야 하는 상황에 맞춰져 

너무 단언되는 이론으로 재구성되는 느낌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바이블적인 구성 자체의 즐거움을 느끼며

저자가 말하는 수치심의 흐름을 따라 읽어보면,

다양한 지식과 저자가 보여주는 사유의 다양성을 

경험해 보기에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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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 애착장애
오카다 다카시 지음, 이정은 옮김 / 메이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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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카다 다카시의 책들은 

읽을 때마다 그 가치가 느껴진다.

그는 대개, 매번 책을 낼 때마다

세분화 주제의 책들을 내는데,

거의 자기 복제를 하는 내용을 쓰지 않고 

좀더 발전되고 읽을만한 글을 쓰는 

의사 겸 작가로써 존경할만 하다.

헌데, 유독 몇개의 카테고리 만큼은

자기 복제의 모습을 조금은 보이는데

그런 주제가 바로 애착이다.

정확하게 복제라 칭하기엔 내용들이 매번 좋지만

저자가 스스로 같은 주제를 다루는 

몇개가 있다는 사실은 주목해 볼 만하다.

그 중 제일 애용되는 소재로는 애착(attachment)이 있다.

이번 책도 기존에도 다뤘던 애착을 중심으로 다루지만

이번에도 역시 좀더 가미된 내용이 담겨있다.

몇몇 다른 책들에도 애착은 조연으로 등장하며

연인관계 문제나 가족상의 문제로 파고들 때

좀더 대중적인 화제성으로 풀어 낸 책들도 있었다.

이번 책은 애착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때

인생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상징들을

조금씩 섞어 보여주고 있는데,

읽다보면 애착이란 단어를 빼고 읽더라도

보편적으로 이해될 만한 상황들이 매우 많다.

일례로, 수학을 기피하는 특성이란

가벼운 주제에선 이를 애착과 연결짓기도 한다.

내가 읽은 것을 나름 설명해보기 전에 

각자가 한번 왜라는 질문을 해보는 것도 좋을거 같다.

도대체 뜬금없이 수학이 싫어지는게 

왜 애착과 연관이 있다는 건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보고 책과 유사한 답을 찾던

아님 스스로 얼토당토 않은 답을 유추해내던

그런 과정 그런 노력을 보였단 것만으로도 

같은 책을 읽은 한 사람으로써 훌륭하다 본다.

왜냐면, 저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독자의 첫단계에서 조금은 벗어나,

스스로 나름의 생각과 이를 확장시켜보는 

창조적인 과정이 가미되는 시도니까.

이제 저자가 말하는 이유로 들어가 본다.

수학과 애착. 

저자는 수학이란 과목 특성상

문제의 답을 알지 못하는 단계에서 

어떤 수학문제에 도전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려 노력하는 의지가 바로,

애착이 건전하게 발휘되고 있음을

역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하는데,

수학이란 단어를 빼고 

일반적으로 한번 설명해 본다면,

무언가를 이루려하고 성공하려고 해보는 

그런 자세의 근본은

애착단계에서 운좋게라도 

그 바탕이 될 애착의 든든함을 경험한 이에게

가능한 태로라는 것.

올바른 애착단계의 경험은

후일 어떤 일을 하던 심적토대가 되어,

무언가를 노력하고 이뤄보겠다는

진취성을 보이게 하는 뒷받침이 되어 준다.

그런 면에서 수학이란 과목 자체만의 문제가 아닌, 

수학이란 과목 속에서 한 문제를 

풀고 못풀어 내는 건 어쩌면 

개인의 수학스킬이 아닌

심적 지탱의 능력치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결론도 될 수 있다는 설명.

읽을 때 조금은 억지로 들릴 수 있는

그런 부분이지 않은가란 생각도 잠깐 했다.

왜냐면, 꼭 애착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공식이나 푸는 기술로써 익히고 

스스로의 지능이나 재능으로 처음부터 편하게 

수학이 좋은 경우도 있지 않을까해서.

하지만, 저자는 이런 작은 독자의 불신도 바로 불식시켰다.

수학에서 애착이 차지하는 바는 아마 20%정도라는 것.

이 이외의 요건들이 수학을 지배하는 

더 큰 포지션일 수 있음을 볼 때

굳이 얘기 안하더라도 애착 이외의 요인도

분명 집어주고 있는 셈.

하지만 결론은, 그런 80%를 온전히 발휘해 내고 

그 이상을 발휘하게 해주는 역할은,

어쩌면 바로 애착과 관련된 20%에 해당하는

내부의 든든한 올바른 애착형성 경험이

매번 도전하고 어려움을 뛰어넘는 

개개인의 차별성을 이뤄보게 해주는 

요소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오카다 다카시가 애착을 다루는 책들엔 거의 매번 

자주 등장하는 한 인물이 있다.

인간실격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

그의 인생은 이번 책에서도 등장한다.

다만, 조금은 다른 구도에서 관찰 설명되기에

비슷하지만 차이를 만든 저자의 

심리적 시점을 다시금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위와 같은 내용 이외에도

책속엔 애착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가 들어있다.

전문적인 책들 속엔 쉬이 없을 수 있는

시사성과 현실감이 있는 내용들이라,

누가 봐도 어느 부분부터 봐도 좋은 내용들 같다.

언제나 좋은 책을 내는 저자에게 이번에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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