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상처가 되기 전에 - 타인의 말, 행동, 기분으로부터 내 마음을 지키는 법
충페이충 지음, 이신혜 옮김 / 유노북스 / 202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요즘 부쩍 국내출간이 늘어나고 있는 

중국 심리학 책들에 관한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다.

이번까지 중국심리학 책을 읽는 것은

내 기억으론 아마 2번째 같은데,

이번 책을 천천히 읽어가면서는

내가 가진 위와 같은 선입견도 완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왜냐면, 책이 담은 내용자체가 괜찮았기 때문에.


어쨌거나, 앞서 말한 선입견의 이유를 

우선 짧게나마 설명해야겠다 싶다,

아님 오해가 될 소지도 있으니.

내가 느낀 중국심리학에 대한 선입견이란 건,

공산국가 내에서 개인심리학이란게 

과연 가능하냐는 점 때문이었다.

대만같은 중화권 국가는 자본주의니

심리분야도 사업적으로 형성될 수 있겠다 보고

그 사회 속 다양하고 번잡한 인간관계의

사연과 일들이 하나의 해결문제로써 

인정받는거 또한 이상할 일 같지 않지만,

중국이란 공산권국가에서 

개인이 가진 심리문제를 다룰 수 있는 

시장자체가 존재한다는 것도 일단 이해가 안됐고

개인의 자유나 심리같은 맥락의 것들을 

중국에서 다루는게 앞뒤가 안맞는 

태생적 오류처럼 느껴졌다.

물론, 자본주의를 차용한 공산주의 국가가 되었으니

심리분야도 나름 자리잡을 수 있는 여지는 있겠으나,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발전될 만한

사회적 분위기일 수 있겠나 생각이 들었던게

이유라면 이유였었다.


이런 생각이 맞는지 안맞는지는 

사실 위와 같은 이유만으론 확정지을 수 없겠고

우선 순수하게 책 내용만으로만 보자면,

이번 이 책에서는 서양이나 한국의 여타 심리서들과 

전혀 이질감 같은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이 책을 시작으로 중국심리학에 대한

그간의 느낌들도 좀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하나 더, 책활자가 생각보다 작아서

편안하게 눈에 잘 안들어왔던건 매우 아쉽다,

1~2폰트 정도 키워 출간됐다면 

일반적으로 쓰이는 보통크기의 책활자 정도가 됐을텐데.


이제 책으로 들어가 본다.

책에 소개되는 다양한 이야기 중에

분노에 관한 부분이 내겐 가장 인상적이었다.

저자가 설명하는 일반적으로 잘못 인식돼 온

분노의 이유로써 드는 보통의 예가 그것인데,

타인의 잘못을 두고 오히려 자신을 벌주는 식이란게 

잘못된 분노라고 설명하고 있다.

먼저, 개인적으론 이 부분을 

완전히 오류라고 공감하진 못했다.

일부 누군가에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서.

하지만, 다음 이어지는 저자의 말에서 추가적으로

저자가 하려는 설명도 이해가 되면서 

또다른 시각으로써 전체를 이해해 볼 수 있었는데,

저자는 사람이 그렇게 단순하게 작동되도록 

창조된 피조물이 아니란 것에서 먼저 출발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보통 한 사람을 향한 분노의 원인은 

그 분노의 대상이 된 사람으로 인해

화난 사람 본인에게 끼쳐 질

어떤 영향력이 염려되고 거부하고 싶기에

그것을 분노로써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더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면,

내면에서 스스로를 벌 주듯 일어난게 

분노란 감정으로 표출되는게 아니라,

확실한 상대와 내가 있는 어떤 상황 속에서

상대방으로 인해 자신이 겪게 될

상상되어지는 상황이 우려되고 싫기에 

결국 그 감정이 분노나 화로 나타난다는 정리였다.

사실, 비슷한 이론과 정리들은 

일반대상으로 하는 심리학 책들속에도 있긴 하지만,

같은 표현이라도 어떻게 표현되느냐에 따라 

다른 울림으로 전해진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의 정리방식이 좀더 대중적이고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식으로 책은 분노나 착한아이 콤플렉스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심리기재와 상황들을 설명해주고 있는데,

작위적이지 않고 공감되는 전개 위주라

읽고 이해하는데 어려운게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감정이 상처가 되지 말라는 넓게 아우르는 

책제목의 느낌보다 훨씬 디테일한 본문내용들이

담겨져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


끝으로 하나 의아한 건,

저자의 약력상 가족관계이론에 더 전문적일거 같은데

이 책 안에서 만큼은 가족에 한정된 이야기는 

이외로 적은 편이었는데,

그래도 이 책 자체 나름의 완성도가 좋아

가족관계에 국한되지 않고 저자가 지닌 삶 전반에 걸친

높은 이해도가 오히려 이 한권으로 잘 전달되는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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