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욱의 5분재활 - 허리․목․어깨․등․팔꿈치․손목․무릎․발․발목 통증에서 벗어나는 법
유재욱 지음 / 도어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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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TV에 얼굴을 비춰왔던 의사라면

이미 책이 나와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마도 이 책이 그의 첫 책인거 같다.

놓치지 않고 첫인연이 닿아 한편으로 감사하다.


TV로 보는 사람들 저마다는

저자를 기억하는 모습들도

서로 다른 이미지일 수 있겠다 싶은데,

내 경우엔 그가 응용근신경학으로 

마치 비법처럼 진단하고 치료해주는 모습으로써가

가장 처음 그를 접했던 모습이었던거 같다.

기억이 맞다면 어느 프로에선 AK도 소개해 줬던듯 싶고.

사실,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의사들이 나오는 프로들에서

의사들은 대부분 해당 프로의 주인공이 아니다. 

보통 패트릭 검사나 간단한 기능검사를 해주고 빠지면 

나머지는 트레이너들이 운동을 가르치거나

비법을 들고나온 사람들이 주된 부분을 채우는게 대부분.

이런 유형의 건강프로그램들 속에서

의사 유재욱만큼 어찌보면 진단과 개선방법

2가지 모두를 겸비해 소개해주는 건 흔치 않다.

그 흔치 않은 의사라는게 내겐 낯설고 좋았던 느낌.

하지만 아쉬웠던 건, 

좀더 깊고 자세히 보여주거나 들려줄 수 있게

저자 위주로 구성된 프로는 잘 못봤다는 점이었는데

이렇게나마 그의 첫책을 만나니 반가웠다.


책 구성에서도 약간 예상을 깬 

저자만의 고유성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보통 이런 류의 책들이라면 대부분 

어느 통증부분에 어떤 방식으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구성 등으로 

거의가 꽉 찬 내용들이 많은데,

이 책은 초중반까지 몸 전체를 아우르는

의사로써의 관점을 많이 싣고 있다.

개인적으론 참 좋았는데,

특히, 몸의 정렬을 매년 진단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나

골반 전방경사시와 후방경사시를 구분해

키가 줄어드는 정도까지 설명해 준 부분 등이 그랬다.

운동방법 중엔 다리를 흔드는 8자 운동법,

승모근 근력의 측정이나 개선방식을 다룬 부분도 좋았다.

승모근 운동법에서 T와 Y까지만 다루고 

굳이 W는 제외한 것도 나름 좋았는데,

다른 부분에서 소개되는 능형근 모으는 동작으로 

대체된 게 많아 제한된 지면을 통해 

효율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려는 

나름의 의도라 생각하며 봤던거 같다.


반대로 의아했던 것도 조금은 있었는데,

광배근과 엉덩이를 좀더 많이 다뤄주지 않았다는 점.

물론 엉덩이의 중요성을 군데군데 많이 다루곤 있지만

승모근처럼 다뤄주진 않은거 같아서 못내 아쉬웠다.

본문의 내용과는 큰 관계까진 없지만

내원한 환자가 폰으로 통화하면서

스스로를 지금 재활용센터에 와있다고 하길래

지나다 재활용이 아니라 재활이라고

정정해 주었다는 이야기는 나름 

유머소재로 넣었다는 걸 알면서도

그럴 수 있겠단 공감까지도 더해져 좀더 재밌게 읽었다.


TV를 통해 많이 알려진 의사들 중에

개인적으론 유재욱만큼 양수겸장 식의 

지식을 갖춘 의사가 별로 없다고 본다.

에세이처럼 담은 의사로써의 생각들이나

맥락있게 넣은 운동법들도 볼 수 있어 좋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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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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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스로의 감상평이지만 어째 실로 애매하다.

첫째, 올해 읽은 책들 중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고,

둘째, 창의적인 지식들이 주는 자극이 묘하게 휘감는다,

셋째, 게임덕후의 썰 실력 때문일까 모든 연결이 매끄럽다.


자주 듣게 되는 메타버스란 용어에 대해

그 흔한 인터넷 검색조차 안해본 사람으로써

이 책을 첫 교재삼아 선택하게 됐는데,

예상외로 많은 것을 아우르는 스토리텔링이 겸비된 책이라

읽는 내내 앞서말한 것처럼 재밌었고 흥미로웠다.


책의 상당부분은 메타버스 1위 로블록스를 다루며 진행된다.

굳이 로블록스에 대해 모르더라도

이 책을 읽다보면 꽤 친숙함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저자가 워낙 매력적으로 그 설명을 이어가고

실제 세계 1위의 플랫폼이라는 지위 자체가 

메타버스의 적합한 예로써 스스로를 증명하기도 하니까.

설명대로라면 메타버스는 진정 신세계다.

흔히 말하는 한번도 경험 못했던 걸 표현하거나

완전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그 자체로써의 의미로 

신세계이기도 하지만 진짜 말그대로 신세계다, 

인터넷이 만들어 낼 공유적 개념과

가상 공간으로써 실존하는 실제 신세계.

그런 중간중간 비교대상처럼 등장하는 

한국의 대표게임 리니지의 설명도 재밌다.

아마 나처럼 리니지를 모르는 사람으로써도 

이 책을 읽으면 좀더 대강이라도 

리니지의 세계관과 몰입구조에 관해

대략 이해는 해볼 수 있을 내용들이 들어있다.


저자는 로블록스와 리니지의 차이점으로

로블록스는 무한긍정의 세계관을 장착한 공간,

리니지는 생존이 걸린 잔혹동화 같은 면모로

그 둘의 비교를 들려줬다.

그래픽적인 면에선 개인적으론 리니지가 끌렸는데

책설명 자체만으로 이해해 볼 때 로블록스는 

이름처럼 마치 레고캐릭터들의 모습도 떠올리게 했다.

반대로 리니지는 정교하지만 음울한 그래픽 느낌이 더해져

그 유저들의 만족을 충분히 끌어가고 있는 상품으로써도 비교됐다.

그러나 2개의 공간을 메타버스적 시각에서 비교한다면

저자는 로블록스의 데모크라시한 그 확장력과 포용력을

리니지가 이길 순 없는 구조라 보고 있다.

유저집단 한쪽이 다른 유저집단을 굴복시키는 구조라

모두를 품기엔 한계가 있다고 보여지는게 리니지라면

윈윈 또는 공존의 개념인 로블록스는 

포용적이라 확장 발전가능성이 있는게 장점이라고 봤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가장 불확실한 현실을 대변하는

로블록스의 현재 취약점 또한 다뤄주고 있는데,

보안에 취약하고 접속과 이동이 열악하다는 점,

게다가 매년 적자상태로써 운영되고 있다는 현상황은 

조단위 매출인 리니지와의 경쟁력에서

무엇보다 가장 큰 비교잣대라고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책으로써 메타버스를 소개하고

독자들에게 로블록스를 위주로 설명하고자 한 이유엔 

현 상황으로써가 아닌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주안점을 두고 설명한게 아닐까 싶었다.


책을 읽으며 매우 뭉클하달까

마음을 울리는 부분도 있었다.

로블록스가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공간에서는 

모든 이들의 해방구가 되어 줄

상상력과 그 실행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해설에서.

자신의 한계를 깨고 현실의 부족분을 메꿔주는 가상공간.

어쩌면 분명 환상이요 신기루다.

그러나 모든 게임에 몰입감과 생명력을

부여해 주는 건 바로 그런 환상이겠지 싶다.

그런데 그 환상이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고 

희망적일 수도 있다면, 가상세계나 게임이 

실생활에 필요할 수 있는 그 존재로써 

가장 최고의 찬사로도 여겨진다.

저자도 참가했다는 3개월간 쉼없이 치려졌던

2차 리니지 속 전투얘기 중에서 그는 말한다, 

리니지란 게임의 몰입력과 매력은 대단하지만

3개월이란 그 기간동안 가상세계의 전투원으로써

일반적으로 학교를 다니고 생업을 하는 사람으로써는

그 상황에 온전히 참여할 순 없는 구조라고.

그 말엔 왜 게임 폐인이란 말이 있는지

어느정도 음미해 볼 수 있는 구석도 있었다.


아마 찾아보면 메타버스에 관해

이 책말고도 꽤 많은 책이 이미 나와있을거 같다.

하지만, 따분하고 교과서적인 책보다

이 책이 설명해주는 개념을 어느정도 따라가는 정도가

백번 낫겠단 생각도 해보게 된다.

저자 스스로 이정도 만이라도 상용화되기 이전

이미 관련연구를 해왔던 경력이 있고,

그걸 이만큼 설명할 수 있는 자신만의 글솜씨가 입혀졌으니

이만한 책은 잘 없을거란 판단이 들어서.

재밌게 읽게 해주면서 유익함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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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지도 나아가지도 못하는 당신에게 - 내 안의 숨은 힘을 이끌어내는 확실한 조언
히라모토 아키오.야마자키 다쿠미 지음, 김윤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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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한편의 드라마 대본과 같은 구조로 

대화체식 서술로 책은 짜여져 있다.

내담자의 질문과 이에 이어지는 상담가의 답변.

하지만, 그 답은 물은 이가 

스스로 찾아가거나 정립해 나아가는데 

가이드로써의 역할로 우선되는 필요지,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렇다는 

원론적인 단답형 해법을 주기 위한 

구성들로 되어있진 않다.

스스로 깨닫고 해보도록 이끈다.


저자가 짧게나마 밝힌 그의 이력도 매우 이채롭다.

스스로 아무것도 아니었던듯 말하고 있는 사람,

36살까지 특별한 경력없이 살았고

유리창 닦기나 알바에 가까운 일들로 살아가다가,

심적 변화로 심리학 공부를 하고자 미국에 가

힘들게 아들러 대학원을 수료했으나

일본으로 돌아올 때 즈음엔

그의 전재산은 10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그후 자신을 인정해준 여러 사람들의 멘토로써 

지금의 보람과 자기가 있었다고 그는 자신을 평한다.

스스로 말하길, 자신의 재주는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관한 체계적인 능력이라 밝히는데,

이 책을 통해 누군가가 도움을 받았다면

그 능력 또한 사회에 베풀길 응원하는 저자다.

저자와 접한 건 이 책 한권이 전부이지만

하나 분명한 건, 힘든일을 겪었지만 

스스로 전환점을 마련했고

굳은 마음이 아닌 따뜻한 마음을 

계속 간직한 사람이란 사실같다.


책은 자신의 심리적 갈망을 실제 현실에서 

실현하지 못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판단된다면,

그걸 시각화 함으로써 실천으로 이끌어 보고

그 실천이 지속될 수 있게 

스스로의 사고전환을 이어 나아가도록 돕는다.

대부분 관련 상황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려보고 

각각의 이유를 수정해가며 개선을 시도해 본다.

예를 들어, 아침 조깅을 하고 싶은데

계속 실패하고 있을때 그 이유를 찾는다면,

책속 주인공은 뛰어야 할 시간대에 

일어나지 못했음을 1차적으로 원인으로 떠올렸고,

이 상황의 반복에 심리상담가는

왜 일어나지 못했을까란 1개의 간단한 질문을 던진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늦게 잔게 원인이긴 한데

어찌하다보니 잠만 늦게 자게 됐으며

그 결과로 일어나지 못했다는 당연한 귀결을 

아침런닝이 소원이란 사람 스스로 인정해보게 한다.

이때 다시 한번 상황정리.

2개의 선, 출발선과 도착점이 

앞뒤로그어져 있고 뒷줄은 취침 상황으로 상정한다.

필요한 정상적 취침보다 

몇시간이라도 늦게 늦장부리듯 잤을 때와

잘 잤을 때라면 아침에 정상적으로 일어났을 상황을

각각 연상시키는 배치를 그려보게 했다.

실제 의자를 그 상황으로 연출하기도 하면서.

늦게 잤고 그래서 늦게 깨게 됐을 땐 

늦게 일어난 자신을 실패의자에 앉혀본다.

그렇다면 결국 스스로 성공의자와 실패의자 중

어느쪽 의자에 앉기 위해 

어떤 결정을 취했어야 했는지 느끼도록 돕는 구조.


저자는 구체적으로 명상같은 역활로써의

상상력의 활용이란 말은 많이 안하고 있지만,

독자 입장에서 자칫 단순하게

긍정적 상상이라고만 이 상황들을 받아들인다면

상상, 망상, 명상의 비슷한 듯 다른 차이점들을

명확하게 잘 구분짓기 어려울 듯도 싶었다.

왜냐하면, 책 후반부엔

스스로 자신을 독려하는 상상으로써

자신이 가장 행복했고 기운나던 때들을 

다시 복기해보고 반복해 보는 것만으로

많은 것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

이는 분명 명상은 아니니 말이다.

어찌보면, 책의 상당부분 긍정의 힘이 많이 필요하고 적용된다.

하지만, 주된 이론은 상상의 구체화와 실천이라 보는게 맞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상상과 망상은 어느정도 차별은 되야 한다.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상황의 체계화.

그런 상상이 곧 명상과의 유사점은 아닐런지.


그냥 단순하게 읽어간다면 

당연한 이야기나 아이디어처럼 쓰여있기에

별거 아니라거나 나도 아는 것들이라 

여겨버릴 수도 있는 구석이 있다.

하지만, 저자의 터치를 잘 느껴보고

그 의도를 잘 따라가 본다는 생각으로,

실천적인 독서를 해보는게 

우선시 되야 맞겠단 생각이 든다.

어찌보면 자신의 이론을 실천으로 정립해 가면서

여러 사람들을 실제 돕고 있는 

필드종사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몇번 더 읽어볼까 마음먹으며 책을 덮었다.

단순 읽었다고 끝낼 책은 아닌듯 했고,

저자가 말하는 자신의 의지를 이해하듯

내면을 잘 되집어는 실천을 좀더 해보기 위해서라도.

단순한 듯 핵심이 분명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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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 관계를 치유하는 시간
황즈잉 지음, 진실희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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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내용을 많이 담은 책이란 생각을 

참 많이하며 읽고 쉬다를 반복했다.

너무 좋은 내용이라 쭉 읽어내리기엔 아까울 정도로.

굳이 좋다는 말을 이 심리학 책에 붙이고싶은 이유는

우선 쌍방향의 시각을 모두 담으려 한 심리서여서다.

영향을 준 자 그리고 받은 자 모두의 관점을 담은.

그리고, 좋은 본내용 못지않게 독특했던 점은

이 책의 출간을 기념해 실은 다른 심리상담가들이

축사 겸 이 책이 다루는 내용들을 

각자 바라보는 방식을 담은 글들에서 였는데,

책내용 못지않게 좋은 시각들이 많아 놀라웠다.

기껏해야 5페이지 내외일 분량이고

또 2명이 따로따로 논해보는 지면이라

형식상 얼마 안되는 쉽게 볼 수도 있는 첨부문들이지만,

읽다보면 그 깊이가 새삼 좀 놀라울 정도로 깊다.

어찌보면 지인 책에 그냥 좋은 책 냈다는 축하 코멘트라 보기 어렵고

단순 의견개진 정도를 넘어선 심리적 측면에서

보는 시각이 넓고 함축하는 바가 깊은 내용들을 실었다.


책의 본내용을 이해한대로 그냥 설명해보기 앞서

사실 이 책을 좀더 유용하게 읽어내기 위해서라면

좀더 선지식이 있을 때 받아들이는 바가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왜냐면, 보웬의 이론이나 

투사 또는 투사적 동일시 같은 차용된 이론들이

책 전반적에 기본으로 잘 활용되고 있는데,

저자는 굳이 이 부분들을 명목적으로 설명하고 있진 않다.

이는 책의 부족한 부분이라고 혹 오해가 될 부분이기도 해 

나름 부연설명을 해보도록 하겠다.

보통의 심리학책이라 불리는 대중서들은,

사실 단순 심리학책이라기 보다는 

상담심리학의 분류에 가깝다.

즉, 사례로써 심리 전반을 '풀어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굳이 보웬의 이론이라 말할 필요도

어떤 것이 투사고 어떤 것이 투사적 동일시인지 

굳이 설명을 안해도 되는 구조다.

정서적으로 미분화되어 독립적인 성인이 되지 못한 것을

보웬이 매우 구체적인 이론을 성립했는데

이를 이런 상담심리학 책들에선

개개의 사례로써 훌륭히 활용을 하고 있는 것이고,

투사나 투사적 동일시 역시도

누군가로부터 다른 누군가를 향한 미움의 발산 그 자체를

극한의 서운함을 표한 누군가가 있다면

그 상대 또한 그렇다면 나도 삐뚤어질테다가

한쪽은 투사며 다른 한쪽은 투사적 동일시임을 

굳이 용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그냥 상황자체로써 보여주고 이해시켜주고 있는게

상담심리학 범주의 책임을 우선 이해해 두면 좋겠단 설명이었다.


그럼 이제 책내용으로 들어가 보겠는데,

책의 내용 중엔 매우 실생활과 밀접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중 조금은 특별하게 다가왔던, 

신생아를 돌보는 한 간호사의 냉담한 성격구성을

분석해 보여주는 코너를 우선해 잠시 소개해 보겠다.


우선, 거의 대부분의 성격들과 성향들은 

책에선 작용과 반작용적이라 설명하고 있다.

의존적인 사람에게 길러진 누군가는 그 의존적 성격을 받아내는

기댈만한 사람으로써 자아를 성립할 가능성이 크고,

반대로 독립적인 누군가의 곁에서 자란 사람은

그 그늘 아래서 의존적인 사람으로 

스스로를 정립시켜 갈 성향이 농후하다 말한다.

어쩌면 요철구조의 원리같은 당연한 귀결 같기도 하지만

가만히 이런 메커니즘이 대부분의 가족과 대인관계로써 

보편적 인생사 구조라 생각해보고 음미해본다면

매우 무서운 일이 될 수 있다고 보이진 않은가.

모든 인간관계가 어떤 식으로던 자연적인 인과관계로

실타래처럼 엮여져 그 영향을 주고받는

흔히 말하는 업보와 운명의 구조에 있다는 말도 되니까.

할머니가 의존적이라면 그 자식은 독립적이 될테고

그러면 그 자식이 다시 누구의 부모가 됐을 땐

그 자손은 의존적 된다는 것이고,

그 후로도 대대손손 이어져 나아간다면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주거니 받거니 

그 흐름은 이어져 갈테니까.


여하튼, 책은 그 냉담한 간호사의 성향을 말하며

심리학적으로 분석해보고 들려준다.

아이를 싫어하고 

아프다 소리치면서도 굳이 제왕절개는 싫다는 

산모의 결정에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고 

그로인해 비난적이면서도

역으로 굳이 아이와 산모와 밀접한 부서에 존재하려 어떤 간호사.

싫으면 안보던지 멀리해야 하는게 보통의 심리일텐데 그리 안한다.

이유라면, 미워하는 대상 곁에서

계속 그 미움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고

그 대상에 가까이 붙어 자신이 강화해 온 그 성향을 

더 강하게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토대를 유지하려는 것.

산모와 신생아 입장에선 매우 소름끼칠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예가 꼭 어떤 한 직군에만 있는 것일까.

필연적으로 누군가를 보호해줘야 하는 직종인데 

사실 내면으론 보호받는 누군가의 상황을 

극도로 멸시하는 누군가가 

굳이 그 자리를 고집하며 살아간다거나,

아이를 싫어하는데 그들의 미래를 설계해주고

같이 호흡하는 선생님의 자리에서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가 

있을 수 있다는 가정은 과연 상상속 만의 일일까.

이 책은 이런 성향의 사람들이 위험하다는 

그 얘기만을 다루려 쓰여진 책은 절대 아니다.

혹, 이런 사람이 본인이라면 그 이유가 뭔지를

이해시키고 돌아보게 하는데 더 목적도 있고

이를 비롯 10개 정도의 사례 안에서

보통의 독자가 당사자와 그 주변인들 모두를

아울러 생각하고 떠올려 볼 수 있는 

어떤 판단점과 위치를 찾아보게 도와주는 책이라 보면 좋겠다.


매우 어두운 측면의 이야기를 대표적으로 말해봤지만

책 전체를 볼 때 이 책은,

매우 다양한 심리형성과정을 그 사례들과 함께 싣고 있다.

오히려 대부분의 예들은, 

누군가를 위의 예처럼 은연 중

휘두르려 살고 있는 경우라기 보다는

반대로 자기 인생을 자신의 것처럼 못살고 있는 

누군가의 심리적 심연을 바라보는데 

그 대부분을 책은 할애하고 있다.

읽으면서 다뤄지는 범주안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보여질만큼,

대다수 가정 내에서 누군가는 그러할만한 성향과 상황들 

그리고 개인적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이라 봄이 타당하다.


단순 재밌다고 할 수는 없는 주제임에도 

절로 심취되가는 그 몰입도에 재미있었고

저자의 그 섬세한 분석들에 대단한 안목 또한 경험했다.

대만출신의 이 저자가 누구길래 

이런 책을 썼을지 궁금해 찾아봤다니

예상보다 훨씬 젊고 밝은 그 앳된 외모에 

다시 한번 놀랍기도 했다.

오랜 시간 여러 케이스를 보아온 

중후한 심리상담가의 모습을 생각했는데,

매우 젊고 발랄한 느낌의 보통 여성이었다.  

어쩌면 그 젊음과 선함 속에 어떤 결핍이

이런 수준의 안목을 가지게 했을진 모를 일이겠지만.


대부분의 책은 별5개를 만점으로 기록하는 구조에서

이 책은 그 별5개로는 모자를거 같다.

대만에서 발간된 심리학 책들의 수준에

놀랄 때가 점점 많아지고 있단 생각도 해본다. 

한국에서 필히 벤치마킹해야 할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실력있는 심리상담가들이 많은 나라가 

대만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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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 임세원 교수가 세상에 남긴 더없는 온기와 위로
임세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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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원이란 이름은 잊혀졌어도

아, 그때 TV뉴스에서 봤던 그 사건이라며

그 일은 기억난다 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을 수 있을거 같다.

외래환자였던 가해자가

자신의 정신과 주치의를 찾아와

기어코 끔찍한 일을 내고 말았던 

그 말도 안됐던 사건.


저자는 그 사건으로 인해 고인이 되었다.

다행이라는 표현이 맞지는 않겠지만

그나마 의사자로 인정을 받았다고 전해지는데

사실, 이 과정에서도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가도 싶은게,

단순 대피하려다 생긴 일도 아닌

난동부리는 정신질환 환자를 홀로

대치하다가 이런 일을 겪은 사람이 

진정 의사자가 아닌가 싶은데,

최종 의사자로써 그를 선정하기까지 

꽤 기간이 소요된것으로 보이는 그 자체에선 

상식적이지 않은 처리의 시간이였단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의사 임세원이 사고 전 냈던 책이지만

그를 기리는 이들로 인해 고맙게도 

다시 그를 기억해 낼 수 있도록

새옷을 입고 다시 나오게 된 듯 하다.

약간 추가된 미정리 원고도 추가됐다.

그간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당시엔 미루며 못 읽었다가

이번 기회에 이 책과 만날 수 있었고

그 인연에 감사했다.

왜냐면 내용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고 느껴졌고

임세원이란 사람에 대해

좀더 알 수 있게 되어서.

읽으면서 계속 좋은 의사이면서 좋은 사람이었던 

임세원이란 존재가 느껴져

전혀 인연이 없었던 그의 부재 사질이 

새삼 많이 안타깝기만 했다.

책속엔 그가 아직 살아있는 듯 

저자의 생각과 마음이 생생히 존재하니 말이다.


책은 우울증이 걸린 한 의사로써 

육성고해같은 성격도 있지만,

의사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써 

생 자체의 힘듦과 그 직업적 교차점들을 부드럽게 오가며 

자신의 속얘기들을 차분히 풀어내고 있다.

여러개의 에피소드 중엔 

개그콘서트를 보며 웃는 가족들의 소리를 들으며

홀로 방에 누워 있던 아픈 자신의 처지가 비교돼 

그들이 순간 밉기도 했다는 솔직한 얘기도 있는데,

그런 그의 속내에선,

미숙하거나 이기적인 단면으로써 보단

자신을 좀더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는

그가 지닌 진솔함과 묘사에

더 의미를 두고 읽기도 했다.


그는 이미 생의 마지막 행동으로 

자신에게 내재한 진정성 일부를 

세상에 보여주며 떠났다.

누구나 가진 그 보호본능을 뛰어넘어 

급작스런 상황에서 보여준 결정과 행동들.

혹자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계산적이지 못한 행동과 그 결과로

그를 그리워 할 이들을 만들었고

최종 본인의 생명은 잃게 됐으니

좋은 최선으로만 보이진 않는다는.

만약 그렇다면 그건 일정부분 

남은 사람으로써의 평과 

그 아쉬움의 측면일 수도 있을거 같다.


하지만, 누구보다 큰 걸 잃은 이는 본인이고 

타인에 의한 사고의 희생자였음을 감안할 때,

그냥 당시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행동한 그를 떠올리며

그와 짐을 나눠 질 동조자도 없었던 그 상황과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가해자와 함께한 그 상황을

그의 판단미스로 치부하면 안된단 생각도 해본다.


책을 읽으면 못내 그의 부재는 계속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다.

스스로의 주변환경들을 이정도 인지하며 살아가고

그걸 뿜어내는 마음을 지닌채 진료하는 의사가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에.

스스로 약하면서도 옳은 결정을 하고자 노력했고 

마음맞는 사람들과 결과를 만들고 싶어했던 의사.


책은 우울증에 대한 의학적 정보를 주려 쓴 책은 결코 아니겠지만,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할 때 이미 대부분이 

의사로써 들려주는 이야기들이라

밑바탕에 우울증에 대한 지식과 경험치가 어느정도 녹아있다

그러면서도 분명 우울증을 경험한 이의 순수 에세이.

본인에게 우울감을 선사한 그 허리통증에 대해선

정확한 병명은 나오지 않는다.

흔히 부르는 단순한 허리디스크 정도라 부르기엔

그가 겪은 신경에서 기인한 통증의 강도는 매우 힘겨워 보였다.

스스로 발바닥이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이라고 썼다.

정신과 전문의로써나 가족구성원으로써의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싶은 우울증 환자로 만들어 버릴 정도였으니

얼마나 지속적이고 큰 고통이였을까 싶다.

그러다, 명상과 유사한 방식으로 어느정도

자신만의 탈출구를 찾은 것으로 보였지만,

완전히 나아 우울증도 같이 치료됐다는 이야긴 없었으니

그 고통과 우울은 계속됐다는 말 같기도 했다.


저자를 기억하는 한 친구는

입관자리에서 마지막 그의 어머니가 건내던

모자의 작별인사를 들으며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던 

당시의 눈물을 회상한다.

이 책 한권엔 이렇듯 의사 임기원을 기억하는

소중하고 안타까운 기억들도 귀한 부록처럼 담겨있다.

좋은 사람의 좋은 글

그리고 그를 기억하려는 기억들이

좋은 책에 다시 생명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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