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량, 어디에도 없는 - 바람처럼 떠나고 싶은 남도여행
양승언 지음 / 글을낳는집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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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면, 저자의 인생 중 4분의 1정도를 정리한 

인생기행문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느 면에서 봤을 땐, 자기 성찰과정을 

여행을 겸해 감행하며 그걸 여정처럼 다루며

한편의 일기처럼 정리해 본 기록같다는 생각도 했다.

득량만을 가장 중심으로 다뤘다지만

짧게라도 그가 살았던 필리핀 등도 다 포함해가며 

모든 물리적 거리들까지 돌아봤을 땐

생각해 볼게 더 많은 이야기들이 이어지는 책 같았다.


저자 스스로는 동의하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염상구 같은 인물쪽 보다는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속 주인공과 유사한

방황을 하며 살았다고 보고 싶은 측면들도 많았다.


저자는 자신의 스승이었던 노승의 유언대로

생전 가보라 한 득량에 들러 어느정도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이를 기점으로 맺었던 짧은 인연들 몇몇과

그간의 사유나 기록을 책 곳곳에 생동감있게 펼쳤다.

사실, 일반적인 기준으로만 보자면 모두 기행같은 삶이다.

사법시험, 식당주인, 승려생활, 결혼을 

한사람의 인생 안에서 이어 설명한다는 그 자체나,

송명순이란 여인과의 인연과 그 이어짐도 그러했고

조종만이나 강철구와 같은 사람과의 우연한 인연들도 

어찌보면 아주 평범한 것들 같진 않았다.

마지막쯤엔 산길을 맨발로 헤매이며 

스스로 만든 낫지않는 발상처를 감내하며 

일주일 넘게 겨울 산길을 돌아다닌 방황들까지도

한편으론 알면서 자초하고 인연맺고 울부짓는 듯도 보였다.


강철구란 사람과 싸움같은 대화방식으로 

자신의 속내를 다 보였던 다음 날,

오랜 선후배처럼 간밤의 안부를 물으며 전화하고는

원수가 될뻔한 마무리가 아닌 봉합의 시도가 등장한

그 사연을 들을 땐 저자의 남다른 깊은 속내도 느껴봤고,

조종만의 인생사를 들으면서는 세상 어딘가에 

생면부지로 살고있던 타인이였음에도, 

마치 또다른 내가 비슷한 방식으로 다른 곳에서

조종만이란 사람의 인생으로 살고 있었던 듯한

설명하기 어려운 동질감에 도플갱어 같다는 착각이 들었을만한 

그와의 대화를 독자로써 느껴봤던 장면에선,

저자의 묘한 그런 감정들도 마치 진짜 본인처럼 

나름 상상해가며 같이 읽어나갔던거 같다.

그가 걸으면 걷는대로, 대화하면 대화하는 대로

그의 옆에서 그를 바라보듯 그의 기록들을 바라보며 말이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란 영화가 있었다.

호수 중간에 있는 섬같은 절간에 

한 어린 아이가 버려졌고 노승은 그 애를 맡아 키운다.

아이는 그 안에서 성장하며 마치 타고나길 

원래 승려의 삶인 듯 그 안에서 중으로써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치료차 들린 또래의 여자와 연인사이가 되고는 떠난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중년쯤의 나이로 길고 헝크러진 머리와 세속적인 모습으로 

원망섞인 눈을 번뜩이며 돌아와, 그간 겪은 

세상의 부조리와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가 행한 배신감에

자신을 길러줬던 노승에게 그간의 울분을 퍼붓듯 독백한다.

그러다, 자신을 잡으러 온 2명의 형사와 조우.

겁먹은 그를 보며 노승은 마치고 가야할 게 있으니

그걸 마칠 시간정도를 달라했고 형사들은 동의한다.

나무바닥에 칼로 반야심경을 음각해 나가는 주인공.

완성 후 떠났고, 세월이 흘러 또 모습이 변한 그가 돌아온다.

노승은 세상을 떠났고 이젠 그가 그곳의 승려가 됐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또다른 동자승과의 동거.

그 동자승이 개구리의 입속에 돌을 쑤셔놓고

해맑게 웃는 모습 속 봄을 끝으로 영화는 끝난다.


난 이 영화 속 주인공과 저자의 삶이 많이 겹쳐 보이는 듯 했다.

비슷한 듯 분명 다른 부분들도 많지만 말이다.

생각할 여지들을 많이 제공받았던 책이라 좋았고,

득량만을 필두로 가보고 싶어지게 하는 저자만의 공간들도

책을 통해 소개받은 듯해 그것도 좋았다.

책표지 속 아름다운 그림을 바라보며

아직 못가본 득량만을 그 그림처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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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당무는 이제 안녕 - 발표만 잘하면 소원이 없겠네
이정화 지음 / CRETA(크레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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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만을 보면 착각하기 딱 좋은 책 같다.

무척 순수하기만 해서 남들 앞에 서고는

얼굴이 빨개져 버리는 부끄러운 누구,

그 탓에 스스로를 홍당무라 부르며 

눈을 가린 듯한 소녀같은 수줍은 모습이기에.

책을 읽을 당신도 이런 소녀같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듯한 표지.


물론 그런 부분들이 담겨있긴 해도

앞서 말한 그런 방향과는 좀 결이 다른 책이다.

이 책은 저자 스스로 발표불안에 시달리다 

여러 시도와 자구책으로 그걸 극복한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누군가는 이런 불안치료 과정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잘 통과하길 바라며,

친절한 가이드 같은 내용들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안을 컨트롤하는 방법과 더불어

자신의 인생을 통해 직업적 커리어의 측면도

한번 가치있게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이야기한다.

이 두 방향 모두 매우 깊이있게 선보이기에

독자로써 감사하게 읽었고 음미해 볼 수 있었다.


사실, 저자는 발표과정을 중심으로 겪었던 많은 것들을

불안이라고 통칭했고 그 답을 심리학적으로 찾으려고도 해서 

분명 소기의 목적을 얻었다고도 소개하지만,

그녀가 말한 불안이 책표지 속 홍당무가 된 그것과 유사하다면

'적면증'이나 '대인공포증'같은 범주에서 접근했어도

분명 저자만의 해결적 접근을 이뤘을거 같기도 했다.


누구보다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기 좋아했고

남들의 응원 속에 없는 이야기도 실제처럼

자신있게 발표할 줄 알던 저자는,

어느 순간 사소한 계기로 예전과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후 180도 변한 사람처럼만 살았다면 너무 뻔했을 것이다.

그녀의 발표불안은 그녀를 힘들게는 했지만

남들 앞에서 보여지는 모습 속 그녀는 그런걸 내색하지 않는다.

주어진 업무나 프리젠테이션 모두 일정수준 이상으로 해냈고

본인 스스로만 느꼈을 사전 과정과 시연 중의 고통은

수면 위의 백조같은 삶의 대처로 잘 넘기며 지내간다.


이런 그간의 사정들을 독자에겐 잘 설명해 주기에

그간의 시행착오들과 후회들, 발표불안의 시간들은

잘 공감되고 납득되어 진다.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유독 

멕시코에서의 경험담이 참 많이 와 닿았다.

멕시코를 잘 알지도 못했고 크게 궁금함도 없었지만

상상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그곳의 특별한 문화는

매우 매력적이었고 저자의 설명도 남다르게 느껴졌다.

멕시코는 사람과의 유대가 매우 특이해 보였다.

특별히 약속시간을 칼같이 강요하지도 않는 시간관념이나,

출근과 퇴근시 주변 동료들 모두와 일일이 인사를 길게 나누며

서로의 업무진행과 안부를 듣게되니, 마치 숟가락 갯수도 다 안다는

한국 시골문화를 사회속에서 경험하는 듯해 마냥 신기했다.

그런 과하다 싶은 서로에게 대한 관심과 보고식 인사나눔은

업무 효율성도 높이고, 회사일 전체를 시스템처럼 알 수 있게 됐다.

일적으로 인연이 될 수 없었던 누군가와도 서로 

마음맞는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계기도 된다는 설명.

사실,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부분은 그 다음이 중요했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멕시코 사내문화를 다룬 부분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런 식의 멕시코 사회생활을 해 나가던 중 

누군가의 집에서 치뤄진 한 모임에 참석한 그녀는 

뜻밖의 경험에 매우 난감해 한다.

약속시간에 구애없는 도착했지만 누구보다 정시에 도착한 그녀.

현지인들의 호의적인 다가섬이 이어졌고, 

그 와중에 누군가가 한국의 시 한편을 읊어달라 부탁해 온다.

당황했고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등장으로 유야무야 그 시간은 끝을 맺는다.

본인 스스로는 그 일이 그녀를 여러 해석을 낳아버렸다.

유창하지 못한 스페인어 실력이 원인이라 스스로 진단 후

지금이야 실력껏 대충 마무리 했다면 

좋았을거라 생각할 수도 있게된 그 상황을

당시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학업을 선택한 계기가 된 것.

본인은 지금은 그랬던 자신의 선택을 매우 후회한다고 했다.

하늘이 운좋게 내려준 듯한 선물처럼 적성에 맞았고

마음에 들었던 직장이자 직무의 포기였다고 회고하니까.

그렇게 행해진 당시의 결정도 어찌보면

불안하고 창피했던 처신 속 결과일 수 있었다는 결론.


저자가 선택하고 수정해 나간 그간의 과정들을 보면

매우 세세하고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준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소개해 나가는 고백 모두도

매우 진솔하고 무게감 있어 빠져들 듯 읽게 만든다.

한편으론 그간의 발표 불안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한 

그 사실이 영구적일까란 궁금증도 생긴다.


예상외로 좋은 내용에 한참을 빠져들어 읽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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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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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탁월하다는 말을 잘 붙이길 꺼려한다.

왜냐면, 버릇처럼 쓰는 횟수가 많아진다면

탁월이라 이름 붙인 것들 중, 다시 Best of Best도 꼽기 위해

탁월함의 재선택을 해야하는 딜레마 같은 것도 있을 듯해서.

그러나 절대 쓰지 않는 단어는 아니란 사실도 중요할 듯 싶다.

굳이 이 말부터 꺼내는 이유는,

오카다 다카시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어 온 편인데

이 책은 그의 책들 중에서도 분명 탁월함이 느껴지는 저작이다.

그의 책들 대부분엔 애착이란 주제가 강하게 드러나는데,

그런 그의 스타일로 인해 자신의 계속되는 책들끼리

비슷해지는 면도 분명 있어왔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럼에도 매번 비슷한듯 다른 책을 내오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일 터이고.

그런데 이 책, 그 제목만은 매우 부정적 느낌을 먼저 주는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는 아마도 그의 모든 책들 중에

가장 대범하게 씌였고 여러내용들이 함축적으로 들어있다 할 만하다. 

그의 주특기인 애착을 다룸에 있어서도

가장 노멀하게 인용되는 편이라 도리어 그런게

책 전체의 퀄리티를 높여준 꼴이 되어버렸단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이 그의 가장 최신작이 아닌

개정판이란 점도 한번 더 주목해보면 좋을성 싶고.


개인적으론, 이미 개정판이 나오기 전에 구판으로도 읽었었는데

그때와 지금 이 책을 대하는 스스로의 느낌이

많이 변한 것을 이번에 느껴봤던 계기도 매우 소중했고 색달랐다.

그때는 타인을 바라보는 용도처럼 이 책을 읽었다면

이번엔 나와 타인 모두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스스로 읽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언뜻, 

이 책의 제목만으로 이 책을 선택하거나 읽는 사람에게 이 책은,

타인의 문제점을 발견해 내는데 도움을 주는 책 같거나

사회생활 등에서 부딪혔던 대인관계 문제점의 마음아픈 이유들을 밝히고

정말 왜 이런저런 타인들과 부딪쳤었지를 알려주는 책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실제, 책의 상당히 초반부까지는 그런 느낌들도 없진 않다.

그러나, 좀더 읽어갈수록 이 책은 잘못된 타인을 위한 원사이드한 검열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을 이해해 가면서 다양한 타인들 또한 

여러 가치관 형성의 모델정도로 바라봐 보게 만드는 구성이다.

타인과 자신 모두를 이해하는 통합형 심리서라 이해하는게 정확하다.


한동안 오카다 다케시의 책들에 익숙해졌었고

다른 좋아하는 저자들도 생기면서 좀 잊었는데,

이번 이 책의 개정판을 다시 읽으면서

그를 바라보는 내 팬심도 다시 충전된 듯 싶어졌다.

그 정도로 그의 책들 중에 이 책엔 분명 탁월함이 있다.


멜라니 클라인의 대상관계이론을 짧게 응용해

완벽한 대상관계를 이루지 못한 이들의 마음을 해석하는

오카다 다카시의 현대적 적용이 등장하는 부분에선,

그의 남다른 분석능력도 더 느껴볼 수 있었다.

같은 이론도 그를 거치면 이렇게 명백한 느낌으로 전달될 수 있음에 

분명 좋은 책을 읽고 있음이 저절로 받아들여지니까.


반면, 읽으면서 이렇게 영감을 받는 부분도 많았지만

읽어갈수록 스스로 침잠하듯 느끼게 되는 부분들도 많았다.

왜냐면, 모든게 나로써 비롯되고 고치는게 심리학의 완성이 아닌

결국 서로서로가 영향을 미치는 현실 세상속에서

서로가 모두 심리적 연결고리란 생각에,

어떤 문제점을 제대로 복원해야 할까를 모색해 본다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란 문제가 매우 크게 다가왔고,  

저자로부터 배우게 되는 선명한 문제인식의 틀보다도

그게 더 큰 숙제처럼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얇은 분량임에도 이정도의 심리적 컨텐츠를

퀄리티를 담는다는 건 매우 어려운건데. . .대단한 오카다 다케시다.

참고로, 인간 알레르기란 용어가 책에 고유하게 등장하는데

오카다 다케시의 창조적인 표현은 아닌 듯도 싶다.

왜냐면, 의학논문으로 발표됐고 인정받았다고 들어본 적이 있는듯 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고

자신과 그 주변, 그리고 더 넓은 범위의 타인들을 

좀더 너그러운 눈으로, 포용하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바람직한 근거가 되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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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스타벅스 건물주
전재욱.김무연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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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취지 상당부분과 주요 메세지가

맨앞 몇페이지에 모두 담겼다 생각한다.

잘 쓴 글일거란 믿음을 주며, 그렇기에

책의 내용에 매우 기대를 품게 만든다.

저자들이 스타벅스를 취재하는데 스스로 세웠던 기준들,

그런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필요했을 자료들,

그리고 이어지는 저자들의 분석과 해석.

어찌보면 이게 이 책의 큰 골격을 차지한다.


스타벅스에 대해 개인적으로 궁금한게 있기도 했지만,

난 나 정도의 궁금증은, 이미 그걸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국내 스타벅스를 분석한 책 몇권 정도는 

이 책 이전에 나와 있었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 이 책이 거의 최초인듯해 이또한 좀 놀랬다.


책으로 돌어가서, 스타벅스에 관해

여러 각도로 분석한 저자들의 내용들을 읽다보니,

사용자로써 느꼈던 단순하고 표피적인 궁금증들과,

한편으로 만약 실제 스타벅스 입점과 관련지어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을 때 궁금했던 것들이,

저자들이 구상하여 이런 여러가지를 잘 연결지어 

독자들도 생각해봤을 유무형의 것들이,

책의 실제 목차들로 잘 구현됐다 생각하고 

그걸 뒷받침하는 내용들도 잘 더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비슷한 내용들이 조금 계속적으로

책전체에 반복되는 느낌도 있었는데,

이는 탐정처럼 주변자료를 모으고 

한정적으로 추론을 주로 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겠다 정도로 이해하기로 했다.


여러 커피 프렌차이들을 이용하다 보면,

스타벅스만큼 각 지점마다 동일한 수준의 인테리어와

접근성을 고려한 타 경쟁업체들을 찾기 어렵다.

예전 누군가의 블로그를 보다가, 자신은

스타벅스 화장실의 불 들어오는 수도꼭지가 좋아

그걸 일부러 구해 집에 설치했다는 글을 읽으면서,

이 정도로 스타벅스란 브랜드를 좋아하고

따라해보고 싶어한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개인 대 개인으로써 놀랍기도 했고, 

그런 사업체로써의 스타벅스를 향한

대중의 선호도와 독점성이 어느정도 부럽기도 했다.

책 내용중엔 이런 사소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이지만 

사업적으로 꽤 중요하게 고려해 봐야함을

느껴보게 만드는 내용들도 있었다.

스타벅스의 큰 경쟁력 중엔 화장실의 역할도 있다는 것.

사실 조금 다른 내용으로 화장실을 쓴 부분이긴 하다.

실상 그 관리주체가 임차인 스타벅스가 아닌 

임대인이라고 생각하는게 맞다는 얘기를 

더 하고 싶어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라서.


거의 2백만원이 가까이 비용이 들었다는 

전국의 스타벅스 매장 등기부등본 조사에서,

등기된 형식이 전세권가 임차권이라는 사실도

부동산 등기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에겐

매우 주목을 끌만한 내용이라고 본다.

이 부분이 책에 보충자료처럼 짧게나마 소개됐기도 하지만,

전세권과 임차권 등기가 그리 흔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흔히 APT전세라고 말하는 것들은 사실 법적으로써 전세권이 아니다.

스타벅스와 임대인이 맺는 등기된 전세권 형식일 때만

비로소 물권인 전세권이라 부를 수 있기 때문.

임차권 등기는 아예 현실에선 더 만나기 어렵고

전세권 등기도 보통 은행 정도나 되야 가능한 등기라 알고 있다.

그런데, 스타벅스가 이런 보기 힘든 등기방식을

입점시 조건처럼 갖추고 계약을 하고 있다는 게 좀 놀라웠다.

사실 이 부분에서도 책의 완성도를 고려할 때 약간 아쉬웠는데,

대중적으로 좀더 알아듣기 편하게 정리할 수 있었을거 같고

스타벅스 자체의 임대인과의 부동산 관계설정 규칙으로써의

전세권 그 자체 소개보다는, 이렇게 흔치않은 형식을 

고수할 수 있는 스타벅스의 위상부분과,

그걸 해주고서라도 입점시키려는 임대인의 의지가

더 느껴지게 글이 쓰여졌으면 어땠을까 생각되서.


책의 말미에 소개된, 전국적으로 

10대 20대들이 임대인으로 올려져 있는

스타벅스 임대건물의 비율조사는 매우 알찬 구성 같았고,

배우 하정우가 스타벅스 여러채의 임대인이었단 얘기도

이 책을 통해 처음 듣게돼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었다.

10대 20대가 스타벅스 건물의 임대인이란 건

쉽게 그들 고유의 재력이라고 보기만은

어렵단 사실 정도야 알 수 있을만한 내용이지만,

이런 내용들을 저자들의 발품 손품이 동원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전국범위의 통계수집이 없었다면, 

책한권으로 만나기 어려웠을 좋은 데이터 같았다.


스타벅스는 참 가기 쉽고 친근하다.

가격이 가장 싸서 선택되는 곳이 아니란 건 

장사를 하는 입장에선 매우 큰 장점일거다.

이용자로써 바라보는 스타벅스에서

스타벅스란 기업 스스로의 경쟁력도

한번쯤 돌아보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좋을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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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가 큰 성공을 만든다
니시자와 야스오 지음, 황세정 옮김 / 씽크뱅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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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간된 유명했던 잡지책 한권이 생각난다.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작은 사이즈의 책이었는데

담긴 내용들이 매우 읽을만한 짧은 글들로 짜여있어

압축적인 동시에 호불호 없이 읽힐 만한 글들이었다.

이 책도 그런 형식과 비슷하긴 하지만,

훨씬 다양한 인물과 크게 세분화시킨 주제들로 되어있어

읽고 싶은 주제를 찾기도 좋았고 

정리된 구성이기에 다 본 후에 흘려보내지 않고

기억해 두기에도 장점이 있는 편집이었다.


특히,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저자의 머릿말에서

자신이 좋아해서 시작했던 좋은 글들의 모음과 이런 발췌가

자신에게서처럼 이 책속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이루어지길 바라는 솔직한 마음이 전해져 

상업적 책의 느낌이 아닌 따뜻함이 먼저 전달되기도 했다.


연속된 2개의 에피소드가 좋았었는데,

하나는 한 코메디언의 성장기였고

또다른 하나는 유명 야구선수의 재활기였다.


한 스탠드업 코메디극장이 배경이었던 거 같다.

거기에서 일을 제대로 한다기 보다는 

수습연기자로 코메디를 배우는 입장이었던 주인공은,

어느날 해고통지 비슷한 통보를 받게 된다.

그런데 사실, 그에게 이런 압박을 넣는 상관의 말 속에서

그만 두게 할 수밖에 없는 해당 코메디언의 자질 이유가

분명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독자로써 읽는 것 뿐임에도 난감했다.

그냥 재능 없다거나 못한다는 말로 줄여볼 수도 있겠지만,

원문에 실린 느낌은 재능부족과 동시에

재능이라도 발휘할 듯한 어떤 잠재력 마저 

없다는 사실까지 언급하며 해고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나야 그 세계를 모르지만, 관리자의 평가에서

보통 실력은 안 늘더라도 감 정도는 길러질 수도 있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안 느껴지기에 더는 같이 할 수 없다는 통보는 예리했다.

사실, 주인공도 그런 지적과 사실에 동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기에, 마지막 인사를 하러 또다른 책임자에게 가게 됐는데

앞선 분위기와는 다른 질문을 뜻밖에 받게 된다.

정말 그만 둘거냐는 질문과 본인 스스로의 생각은 어떠냐는 질문.

그 질문 앞에, 우물쭈물해 하는 그를 뒤로 하고

그런 그의 거취를 재논의하려는 듯 앞선 관리자에게로 간다.

그리고, 주인공에게는 또다시 기회가 주어진다.

헌데 그 이유가 이 책에 실린 수 있었던 가치있는 이유 같았다.

그냥 결정이 바뀌게 그냥 윗사람간 대화가 잘 됐다는 뜻이 아니었으니까.

처음의 결정권자가 말하길, 너에 대해 그렇게 말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자체에서 너란 인간을 높게 보겠다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청탁이 아닌 진심이 느껴지는, 본인이 아닌 타인이 대신해 오는 

그 부탁의 가치를 주인공이 가진 미숙한 실력보다 

더 크게 평가해 볼 만한 것이라는 당시의 사연.

후일담으로, 결국 그는 개인사정으로 그 극장을 떠나게 된다.

그때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을 위해 큰 돈을 모아 

위로금으로 건냈다고 회고하면서,

이또한 그가 좋은 코메디언이 될 자질을 단순히

웃기는 재능에서만 찾으려하지 않았던 

윗사람들의 안목과 겹쳐 생각해 보게 글은 씌여있다.

후일, 이 사람이 굉장히 유명한 MC이자 코메디언이 된 것은

스토리상 당연한 귀결처럼 느끼지는 부분.


이어지는 야구선수의 이야기도 이 이야기처럼 

같이 느껴볼만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오히려 그 이야기 자체보다도 

그 선수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을 평가하듯 

반지로 건낸 문구에서 더 큰 감동을 느꼈던거 같다.

'야구의 재능보다 노력이란 재능을 가진 아들이라 난 더 좋다'는.

어찌보면 이 둘 모두, 

그냥 훈훈한 미담 정도로 평가될 수 있는

비슷한 많은 이야기들 중 한 부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긴 문장들의 흐름 속에서 유독 

나에게 더 빛나던 이런 포인트들이 

이 책의 가치와 저자의 선구안을 인정해주고 싶게 만들었다.


여러 사연들이 담겼기에 짧게 소개되며 계속 이어지지만,

더 마음에 새겨둘 만한 문구들은 큰 글씨로 

중간마다 강조 포인트처럼 편집되어 있는 것도 꽤 좋다.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스토리들을 모으고

그걸 소개하고픈 선한 이의 개인노트처럼 

음미하며 읽으면 더 좋을 책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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