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 -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는 내려놓음의 기술
고미야 노보루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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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도망, 회피, 후회...

이런 주제들을 차례대로 읽어 나갔다.

그런데, 읽는 도중 뭣보다 먼저 찾을게 생겼다.

그건 이 책의 원제목이 과연 마흔을 위한 것인지 

원서제목 그 자체에 대한 궁금증.

책에도 나와있지 않아 대강 알아볼 수 밖에 없었지만,

확실한 건, 이 책 저자의 책들 중엔

40대를 위한 이름의 책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

번역본 제목은 40대를 위한 내용일거란 느낌으로 나왔지만

실제 이 책은 40대만을 위해 기획된 책이 아닌

그냥 몇몇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의미있는 삶의 태도를 탐구하고 독려하는 책이다.


그리고 굵은 주제들은, 

죽음의 인식, 불안, 회피, 가치관.


이 책의 가장 내밀한 첫 접근은 

죽음에 대한 저마다의 인식부분이다.

저자는 각자가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무의식적으로

예상하고 사는지가 삶에 대한 태도를 결정짓는다 보고

그것부터 숙고해 볼 걸 권하고 있다.

해당되는 각자의 죽음에 대한 인식의 예들은

의외로 생활과 밀접하고 의미심장한 부분들이기도 하다.


당신들은 살아오면서 혹시 

이런 느낌을 받은 적 없냐고 물어오는 것들은,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은연중에 고민하고 있을 때

왠지 설명하기 어려운 공포감은 없었는지,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낄 때 단순히 아쉬움을 넘어

무엇에 쫓기는 듯 불편함은 없었는지,

때론 하는 업무에 중독된냥 의욕을 불태우고자 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건강과 외모에 무척이나 의미를 두고

몰두하고 젊음을 추구하진 않는지 등등.

이 모든 것을 저자는 '죽음'과 연관시켜 설명하고자 한다.

대학졸업을 앞둔 이라면 상식적으로 

충분히 불편한 마음이 들 수 있겠지만,

그런 상식을 좀더 멀리 확장시켜 봤을 때 

불편함의 의미는 무언가 시작의 초입에 서있는 느낌이라기 보단

마치 반환점을 돌아서 가진 시간의 총량 중

올 시간보다 점점 쓰여진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는 

자각에서 오는 두려움일 수 있다는 것이며,

일중독적인 성향과 건강추구 등도 일종의 회피본능으로써

본능적으로 시간관념이 각자의 두려움을 

불러일으킨 자각으로써 이해시키려 한다.


시간의 유한함에서 다루려는 죽음이지

죽음 자체를 본격적으로 다루진 않는다.

다만, 누구에게나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그 사실을

공포로써가 아닌 자연섭리로 더 확실히 받아 들일수록,

삶을 대하는 태도가 성숙해지고 그로인해

마음 속 고민의 갯수가 줄어든다는 설명으로 연결했다.


죽음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소개된 건 가치관.

이는 활력을 잃은 삶이나 알수 없는 공허감에 대해

숨은 답을 찾고자 이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13가지 항목에 대한 설문형식을 바탕으로

가장 소중한 가치관 1개로 좁혀가는

디마티니 벨류 시트를 이용해 찾는 방법을 도구로써 실어놓았다.

이런 도구 없이 중요하니 꼭 찾으라는 정도로 격려했다면

어쩌면 죽음보다 더 어려운 답찾기는 가치관일지 모르겠다. 

가치관이 소중한 이유는, 

자신이 무엇에 가장 꽂힌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스스로 느껴보도록 찾는 과정에도 있다.

결국 그 답은,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 있고, 

경제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 모두 자신만의 답을 주관식으로 찾는 것이니

답찾기 과성에서 부정하기 어려운 

내면의 숨겨왔던 답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몇몇의 주제를 파고 들어가는 형식이라 

스토리가 있는 책이 아닌데도 몰입도가 상당했고,

그로인해 읽는 속도 또한 매우 빨라지는 내용들이었다.

워낙 군더더기가 없는 내용이라

몇번이고 다시 읽어야겠다 욕심도 계속 생겼고.

40대만이 아닌 모든 연령층이 읽어도

저마다 처지에 맞게 다가올 내용들로 보는게 맞다.

매우 좋은 관점으로 굉장히 잘 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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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주역 - 팔자, 운세, 인생을 바꾸는 3,000년의 지혜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강기진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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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쉽게도 50대를 위한 책이다.

근데 왜 아쉽냐고?

그건 책이 가진 좋은 내용을 50대만 주로 찾을테니까.

이미 서문에서 저자의 큰 취지를 보면, 

50대에 이르러 혹 심란한 누군가

역술에 기대지 말고 역경을 읽어보라 권하며

특정 연령대를 향한 책의 소용됨을 밝힌 바 있다.


오래 전에 아주 짧은 기간동안,

주역을 읽으며 64괘를 외우고 재밌어한 적이 있었다.

큰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좋아하는 저자의 책 중에 개중 주역과 관련한 책이 가장 와닿았고

그 내용을 공부처럼 찾아봐야 하거나

필요한 건 외우기도 해야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64괘 암기까지는 혼자 해봤지만 

몇회독 정도에서 주역 책 자체는

아주 기초적인 맛만 보고 끝냈다.

그럼에도 그때 생각은,

주역이 성경처럼 다가오게 되면

평생 끼고 살 사람이 많겠구나란

공부로써의 매력은 본능처럼 다가왔다.

그래서 더 못했던 것도 있었고.

공자의 위편삼절이란 말도 

주역이란 책내용도 훌륭해서였겠지만

그냥 좋아서라기 보다는 공부만 해온 공자의 주종목 상

결국 주역에 빠져 노년의 깨달음꺼리를 

이 책 안에서 의지하고 찾고자 했다고 난 느꼈다.

정약용이 주역에 빠진 경우도 비슷했다고 상상했는데 

어느정도 공자와 동질의 경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주역에 대한 잡설은 이 정도에서 그치고

이 책의 가치에 대해 논해보자.


뭣보다 이 책은 전혀 어렵지 않다.

저자가 이 책 말고도 다른 주역 해설서들을 낸 거 같은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 책에도 욕심이 생길 수 있음을 부정할 수 없겠다.

이번 책이 매우 대중적으로 기획됐음에

당연히 내용이 쉽게 다가오고 납득가는 설명들이라지만,

이 정도의 느낌으로 주역을 자신의 언어로 풀이하는 이라면

두꺼운 주역 상하전 모두가 어떤 주역 해설서보다도

현대적이며 높은 수준이라 추측됐다.

그만큼 얇고 50대를 위한 이 책 만으로도

매우 잘 썼고 군더더기 없는 훌륭한 내용들이었기에

저자의 다른 책들까지 절로 높은 기대가 생긴다.


세부내용에 들어가보면,

운명에 대한 개략적인 얘기로 시작해

몇몇의 주역 관련 내용을 에세이처럼 풀어낸다.

'동몽'이란 단어를 주고 풀이한 내용이 

그 중 가장 기억에 새록새록 하다.


어린아이의 어리석음으로 번역됐던거 같은데

서사적 풀이에 이 단어가 요긴하게 차용되어 있었다.

혹시, 원하기 전에 먼저 조언하지 말라는 말을 들어봤나?

난 이 말을 들었을 때 묘한 이질감이 들었다.

마치, 받는 쪽에서 굽히며 도움을 청하기 전까진 

선심을 배풀지 말라는 냉정함으로 보였고,

다른 한편으론, 여러 경험상

이 말은 맞는 경우를 여러번 경험했기 때문에

잘된건 내탓 안되면 남탓이란 경우로도 느껴졌기에

2개의 선택 모두 개별적인 심성의 차이나

경험차이라 생각하는 정도에서 말았다.

그럼에도 성향상 둘 중,

돕는 쪽에 더 마음이 기우는 바가 크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이런 선택에 대해,

현대적인 주역학자의 안목이 더해져

매우 이해되는 풀이를 붙여 놓았다.

먼저, 정(貞)해야 함을 기본 전제로 깔고,

저자는 후자의 선택을 더 옳게 판단하고 있었다.

해주고도 보람없을 선택 자체만 평가한 건 아니다.


동몽을 가진 성인이 된 왕을 예시로 세우고 설명해 나가길,

무지몽매한지 모르고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한풀 꺾인 처지가 된 왕이 됐을지라도,

남의 조언을 받아들일 생각은 

아직 부족한 사람을 왕으로 지칭하면서,

이때 그 처지가 안타까워 도움을 준다면

둘다에게 독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하라 일깨운다.

즉, 도움이 필요한 자는 그 도움을 다 누릴 수 없을 것이고

도움을 주려한 자는 성심은 변색될 수 있음을 경계하라 한다.

어찌보면, 여전히 주려는 사람 입장에서

키를 쥐고 저울질 하는 보통 범부의 판단같기도 하겠지만,

저자의 흐름을 좀더 따라가 보면 

깊은 색다른 이유를 들어볼 수 있었다.


여기서의 최선은, 

아쉬운 게 있는 왕쪽에서 

점인에게 찾아오도록 해야한다는 것.

만약, 점인이 먼저 아직 몽매한 왕을 찾는다면

그 깨치지 못한 성정상 점인이 아쉬운게 있어 

자신을 찾아온 것이라 여길것이라 했다.

그렇기에, 점인의 역할을 하는 사람 입장에선

왕이 찾아올 때까지 '인내심'을 지니고 기다려야 하며,

비로소 그렇게 찾아온 왕과의 만남이 성사됐을 때

몽매한 왕에게 필요한 조언이 될 수 있고

점인의 마음 또한 적재적시에 빛을 발하게 되리라는 해석.


이렇게 잘 풀이됐어도 결론적으론

자신의 몸을 사리는 점인 같기도 했지만,

이 부분 이외에도 책 전체에 거론되는 운명만이 아닌 

길흉회린까지 떠올리며 감안해 본다면,

반드시 일방적인 선함과 그 결론이란 없고

음양의 조화처럼,

태극의 일렁임처럼,

맞아짐이 생겼을 때 

그 가치를 발함을 말한다고 받아들였다.

누군가에겐 서운함이 될 선택과

누군가에겐 당장 눈앞에 밟히는 의협심이,

마치 1개의 동전이 지닌 양면처럼 

하나를 선택하고 하나를 포기하는 원리가 아닌 

동전 그 자체를 바라봄도 필요하다는 듯 싶다.


가까운 시일내에 저자의 주역책들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각오도 다져 보면서 

부족한 서평은 이쯤에서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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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가 경쟁력이다 - 핵심경쟁력에 집중한 50년 소재 경영 이야기
이영관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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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책에서 가장 특이하게 느껴지는 표현이었다.

보통 경영자로써나 CEO로써 자신을 얘기할 때

본인의 업무를 경영이나 소통 등으로 말하지

직장생활이라 표현하는 책은 못봤었던거 같다.

처음엔 이런 사소한 부분에 의아했다가 좀더 읽다보니 

저자의 철학이나 걸어온 길에서 

남다르게 느껴지는 그만의 부분들은 계속 있었다.

저자인 도레이첨단소재 이영관 회장은

맡아왔던 직급에 의해 자신을 평가해 온 게 아니라

자신이 해 온 일과 과정에 큰 가치를 두는 사람이란 느낌들.


좋아 보였다.

연배가 한참 위인 분에게 존경이란 표현이 아닌

좋아보인다는 표현을 쓰고 싶었던 건,

흔히 셀러리맨의 신화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식의 

간염을 앓으면서도 악착같은 면모로 

누구보다 성공해 냈다는 그런 느낌과 다르게,

젊은 시절의 저자는 입사 동기들이나 주위 동료들에 비해

다소 늦쳐지고 한참을 뒤따라가기식 승진과정을 거치면서도,

미션처럼 맡게 된 새사업을 시행해 나가던 모습에서나

그 준비과정 중 여러 개선방향을 찾아가는 모습들에서

그냥 맡은 바 소임을 다 해나가며 그럼으로써 찾아오는 

스스로의 단계단계를 차곡차곡 밟아 올라가게 된, 

마치 일반 자영업자들의 성공담처럼

스스로만 알고 남들을 알기 어려울

다사다난 했던 회사업무 과정들을 보여준다. 


그렇게, 느린 듯 최종적으론 누구보다 빨라지기 시작한

자신만의 성취감을 표현할 때 쯤엔,

거기서 전달되던 진솔함과 한결같은 천성은

보통의 CEO들의 자서전들보다 

훨씬 밀착해 들어오는 부분들이 많았다.


거기에 도레이 첨단소재의 발전사 자체엔 자연스레

지금은 사라진 카세트 테이프나 비디오테입이 등장하는데,

그런 얘기를 들으며 뒤늦게나마 최일선에 있던 당사자에게

당시 그 분야의 시장과 사업구조를 자세히 듣게 되니,

그 아날로그 시대로 관점이 회기되면서

흔히들 말하는 복고열풍의 느낌도 

책안의 부록처럼 전달되는 듯한 상상도 해보았다.

이젠 지나가 버린 과거 속 문물이 

마치 현실속 신소재처럼 느껴지는 사업적 생동감 같은.


당시 저자는, 외국 원재료에 의존하던

테입생산용 재료공급 구조를 질좋은 국산화로 성공해

새한미디어라는 기업의 기초를 만들어 낸 장본인이었다.

증기기관이나 전기를 발명하던 시대까지는 아니지만

저자가 자체 테입재료 생산라인을 만들 때,

전혀 상관없을 듯 하지만 공정라인 과정상 

유사성이 있던 타업체들을 돌며 필요한 노하우을 수집하며,

그렇게 알게된 노하우들의 짜집기 식으로 

생산설비의 가동수준을 높여나며

최종적으로 완성해 가던 시절을 듣고 있으니,

당시 신규사업 런칭을 맡았던 당시 저자는

단순 직원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뛰는

절박한 개인사업자의 모습 같기도 했다.

전혀 사익으로써 움직이는게 아닌데 

마치 자신의 사활이 걸린 일은 하고 있는 것처럼 몰두했다.

어쩌면 그저 맡은바 일의 '완벽함'을 이루기 위해 뛰었던 건데

남과는 다른 본인만의 진심도 느껴지고 

그렇게해서 끝내 완성해 낸 모습도 생생히 책에 담겼다.


생산될 당시 테입이 롤러에 감길 때

마찰을 줄이고 밀착을 피하기 위해

탄산칼륨을 원재료에 함유했는데 문제가 있었다.

결국, 천연제품이 아닌 인공제품으로 대체함으로써

균일한 입자의 칼륨을 쓸 수 있어 해결.

글로만 전달받자면 매우 간단해 보이는 이 얘기에서도

본인처럼 그 당시 사실을 고민해 보며 상상하듯 따라가 본다면

그런 해결 하나만으로도 현장에서의 노력과 희열이 

독자에게도 전달되는게 있었다.


저자는 아버지에게서 시시비비가 있을 땐 양보하라고 배웠다 한다.

차사고로 동업자 친구 4명을 잃고 혼자 살아남았다는 그의 아버지는

그걸 실생활 속에서 실천해 보임으로써 저자에게 큰 귀감으로 남았다.

친구들의 장례를 마친 후, 사업자산들과 개인재산 모두 팔아

죽은 친구가족들에게 4등분을 해 나눠줬다는 일화에서,

당시 5등분 해 아버지 몫도 받아야하지 않느냐 물으니

난 살았는데 어떻게 똑같이 거기에 끼어 받느냐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처음엔 이게 실화인가도 싶었다.

아무리 자신의 몫을 포기한다고 해도 제로를 선택한다는 건

올바른 심지의 의한 결정이기도 하겠지만 

뭣보다 그럴 수 있는 용기에 감탄했다.

바른 심성에 자신을 모든 걸 내놓고, 본인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남다른 용기가 없었다면 

보통 그런 결정은 불가능 할 일 같았다.  


앞뒤로 저자의 살아온 이야기가 있고

중간부분은 도레이 사업의 주력 상품들에 대한 

짧은 설명과 개발과정, 전망들이 실렸는데

의외로 딱딱할 수 있던 이 부분도 

쉽게 들어볼 수 없는 이야기들이라 참 좋았다.


자신의 회사업무를 직장생활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이영관 CEO의 작지만 선굵은 면모가 여운이 돼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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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나르시시스트 맞아 쓰면서 치유하는 심리워크북
브렌다 스티븐스 지음, 양소하 옮김 / 에디토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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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직관이 발달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원래대로 스스로를 믿고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되찾으라는 말만은 아니다.

나르시시스트를 바라보고 평가한 자신의 느낌을 부정하며

세뇌된 듯한 관계를 지속해 왔다면,

자신이 가진 기존 안목에 대한 확신은 줄어들고

이유모를 복합적인 심리적 문제점들이 

자신의 내부에 발생됐다 여겨졌을 때 돌아보라는 것.

그런 류의 회복을 위해선 직관의 회복은 필요하고

이 책이 그런 사람들에게 워크북처럼 

도움을 줄 목적으로 구성됐다고 집필의도를 밝히고 있다.


저자의 어조에서 굉장히 말하고자 하는 

방향이 분명하기에 울림이 크고,

상대를 나르시시스트라 특정해 놨기에

책의 논조 또한 매우 힘이 있고 강하다.

다만, 상대를 향한 오해를 강화시키는 자료로 쓰인다거나 

상대에 대한 원망만으로 누군가를 나르시시스트라 단정짓고

더 악마화 할 여지도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용도로 악용될 수도 있으니 필히 

분별력 있는 각자의 상황분석능력은 필수 같다.

사실, 책은 이렇게 과하게 해석될 수 있는 부분 조차도 

일종의 나르시시스트들로 인해 생성된

망설임 같은 심리라 보고,

반대로 혼란스러워 하지 말라 주의를 주기까지 하는데

이또한 앞선 분별력은 요구되는 부분이며서

나르시시스트 때문이라면 물론 맞는 말이라 느낀다.

단지, 실제 주위에 악용되는 사례를 본 적도 있다는 점과

긍정적인 심리기제 중 가장 높은 단계는

'승화'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권해본 의견이었다.


일단, 나르시시스트로 인한 피해를 본게 맞다는 전제하에

저자는 3단계의 치유솔루션을 권한다. 

인정하고, 돌아보고, 심리적 경계를 세우는 것.

어떤 부분에선 꼭 심리적인 조언만 있는 건 아니었다.

잘먹고 잘자는 것도 치유라 강조하고 있으니까.


나르시시스트에 의한 심리적 고통 쪽을 더 살펴보려 하는데

의외로 흔히 말하는 가스라이팅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다.


자신의 신념을 누르고 반하는 일들을 한다거나,

의견을 주고받고 나면 왠지 마음이 불편해지며,

동의라도 할라치면 그 이후엔 뭔지모를 불편함이 남고,

자신이 상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시도도 이어지지만 불가능한 벽이라 느껴졌으며,

힘든 자신을 향해선 이정도는 다른 사람들도 겪는

보편적인 일이라 다독이며 스스로를 위로한다거나,

오히려, 자신의 상황을 대신 판단해주고

위로하거나 조언하는 이를 향해선

나르시시스트를 대신해 싸워주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결국, 총체적으로 나르시시스트로 보이는

상대와의 관계 대부분에서 오는 혼란은 지속되고 고착된다.


오직 나르시시스트에 관한 책이면서

이 책만의 독특한 특징 중 또다른 하나는,

나르시시스트로써의 상대예시로

주로 어머니와 남자친구를 주로 등장시킨다는 점이다.

그냥 어머니나 남자친구가 아닌

나르시시스트인 어머니와 남자친구를 말한다.

그리고, 나르시시스트라 하면

보통 자기 주장이 강하고 상대에게 어떻게든 이길 것만 같은

강한 성정의 사람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

밀당의 느낌을 적절히 구사함으로써

상대와 일정 수준의 관계지속을 고려하며 행동하지

완전한 절연으로 이어지는 

단절을 유도하진 않는다는 점도 이야기하고 있다.


나르시시스트에 관한 책들이 많은데

브렌다 스티븐스의 책이 단연 돋보일 수 있는 건,

정리가 잘 돼 있고 마치 선악구분이 확연한 내용에서 오는

독자에게 확신을 주는 점 때문이다.

그렇기에 역으로, 

대부분의 사람들 모두 선함과 악함이 공존하는데

전문가나 다수의 평가로써가 아닌 

개개인마다의 상황 판단으로만

본인은 피해자, 상대방은 가해자란 구조로

쉽게 몰고 갈 수 있다는 맹점도 분명 있다는 점은 다시 한번 명심할 것.

그런 장애물을 극복하고 2분법적 논리를 넘어, 

스스로의 회복을 도모하고

상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이 책을 잘 활용하는 걸로 여겨도 될 듯 싶다.

 

나르시시스트에 관한 괜찮은 책을 찾는다면, 이 책 포함

국내에 소개된 브렌다의 책 2권을 다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매우 잘 쓴 책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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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매스 - 세상을 바꾼 천재 지식인의 역사
피터 버크 지음, 최이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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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폴리매스의 능력 그 자체만을 바라본다면 

폭넓은 관심과 특별한 재능을 가진 그들은 

많은 이들의 부러움이 될 대상같다.

하지만, 폴리매스 본인의 인생 속에선

폭넓은 관심이란 일종의 재앙이 될 수도

특별한 재능이란 그런 관심에 연료처럼 쓰이는 

부스터 같기도 하다는 건 주목해 볼 부분일 것이다.

 

한가지도 아닌 여러 지식을 통합시키고 연결시킬 줄 아는

그 능력만으론 타인의 부러움이 충분히 될만한 대상, 폴리매스.


하지만, 책전체 흐름을 건너 뛰어 가장 결말쪽으로 가보겠다.

오늘날 폴리매스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저자는 그 자체를 물음표로 놔둔듯 보이고

분명 독려하고는 있고, 

새로운 시대에 새롭게 만들어 질 수 있는

폴리매스들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느껴지지만

어찌보면 그게 전부다.

폴리매스를 위해 특별히 결론지어진

그 능력을 쓸 발휘처는 방대한 자료들을 집대성 하고도 

특별히 결론지어지지 못했다는게 마음 아팠다.


우선, 폴리매스란 용어부터 살펴보자.

이 자체가 의미하는 인간형은 매우 간단하다.

박학다식, 통합형 지식을 추구하는 삶,

오늘날의 재능러, 르네상스형 인간 등으로 명명 가능한 특성.

이런 정의에 맞는 폴리매스를 대표할 한명을 떠올려 본다면

긴 설명이 필요없이 와닿는 누군가 이미 존재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너무도 유명한 이 이탈리아인.

그러나 구체적으로 한국인들에게 

이 사람을 묻는다면 무엇이라고 답할까?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인체비례도?


우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 책에서 언급된 폴리매스의 대표적 인간형으로써

그의 활동과 인생은 분명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다빈치는 확실히 다방면에 뛰어난 재능을 선보였다.

의학, 미술, 군사학, 음악 등 

흔히 말하는 열 손가락을 꼽고도 남았던 그의 재능.

하지만, 책에선 그의 재능 자체를 칭송하고자 그를 언급하진 않는다.

냉정하게 보자면 폴리매스를 대표하는 그의 인생 전체와

그럼으로써 어떤 개인적 인생궤적을 그렸는지가

좀더 이야기꺼리고 그걸 냉정하게 그려준다.

저자는 다빈치를 정의하자면

정해진 직업이 없던 사람으로 묘사했다.

당시 유명한 장인의 밑에서 수련시간을 거쳤고

그걸 비롯 여러 교육의 결과를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켰다. 

그가 살던 시대엔 이런 방식이 일반적인 교육방법이었다.

같은 걸 배운 다른 동기들도 있었으나 

모든 면에서 다빈치는 확실히 월등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다였다.

당시에 그런 재주로 그가 남다르게 살아가진 못했다.

남다르지 못했단 건, 일신의 영위나 인정은 얻지 못했다는 얘기.

다른 책에서 다빈치의 일생을 언급했던 걸 빌리자면

그는 어딘가에 소속되어 고정된 수입을 얻기위해 

매번 성과를 내려 애써야 했으며 

그런 식으로 호구지책을 이어가기 위해

매우 노력했고 고생했다고 설명되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분명 집고 넘어가는 바

최종적으로 인류 전체에겐

큰 영감을 남겼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을텐데,

다빈치 인생 자체로는 당시엔 힘들었다.

이 부분을 추가해 설명할 때도 

저자의 설명에선 다빈치 업적 속 넌센스는 존재한다.

의학자 다빈치, 미술가 다빈치가 아닌,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그는 영감을 남겼기에,

오늘날 중요한 영감을 남긴 사람을써 인정은 받지만

한분야의 전문가로 인정을 받거나

한분야에 업적 그 자체를 남긴 사람은 아니란 사실이다.


저자는 다빈치처럼 살아간 여러 지식인들 관련

많은 자료를 취합해 여러 경우들을 소개하고 있는 와중,

다빈치와 같은 삶을 살아간 사람들을 명명하길

'레오나르도 증후군'이라 표현하고 있다.


뛰어나지만 한사람의 인생으로나

하나의 학문으로 봤을 땐 구체적인 결론이 없었던 삶으로써.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로써 살아갔던 

그런 열정이 바로 폴리매스들이다.

또다른 폴리매스들 중엔 

자본론의 마르크스나 정신분석학의 프로이트도 해당된다.

이들도 분명한 업적을 남긴 듯 보이나

되돌아 가보면 상당부분 그들에 관한 인정은

당시가 아니란 점이 주목된다.

오늘날 같은 평가는 그 당시가 아닌

후세들의 평가라는 점에서 보편적인 폴리매스들과 연관성이 있었다.


프로이트는 주요 저작들을 남기기도 했지만 

꽤 많은 연구들을 결론 내지 못한 미완의 노력으로 끝을 맺었다거나,

마르크스 또한 그이 자본론을 본인이 최종 선보이지 않았고

사후 지인들을 통한 출판이 됐던 바를 저자는 주목했다.

많은 폴리매스의 특징이자 인생이 그러했듯.


다시 책의 결론으로 돌아가,

저자는 그나마 폴리매스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었던 시대는 지나갔고

현재 생존한 유명 폴리매스들의 주요 연령대 또한 

1930년 전후 생들이란 점을 분석해 봤을 때,

같은 류의 폴리매스에 속하는 사람들의 활동반경은

이 예측불가능한 디지털 시대 안에서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이게 시사하는 바란, 

박식한 지식을 가지고 여러 지식을 연결하거나, 

하나의 지식군 내에서 복잡한 구조를 간파하고 

통일시켜내는 능력치 자체는 뛰어난 재능이나,

그런 재능들이 아주 과거 또는 르네상스시대, 

산업화 시대 등에선 직업적으로 통용됐으나

작금의 디지털 시대엔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의문으로 남는다는 뜻으로 비춰졌다.


과거 폴리매스를 자식으로 둔 여러 부모들은

자녀가 가진 성향을 못마땅해 했다고도 한다.

그 이유는 하나에 에너지를 집중하지 못하고

다방면으로 분산돼 결과를 내지 못했음을 단점으로 봐서였다.

어떤 폴리매스들에겐 분명 맞는 얘기였고

특출나게 자신만의 길을 간 폴리매스들에겐 

일종의 인재를 몰라 본 간섭처럼 보이는 사례일지 모른다.

하지만, 폴리매스란 용어를 만들고 책을 쓴 저자의 관점에서

폴리매스의 지식습득력과 그걸 결과를 도출해내는 능력을 돌아보며

역사적으로 이런 폴리매스들의 역할론을

장단점으로 저울질 해봤을 때 어느정도 평가해 본 저자 조차도 

결과를 낼 수 있는 폴리매스여야 

좀더 귀중히 여겨질 재능이라 보는 듯 했다.


어찌보면 단순히 폴리매스란 유형의 

그 인간형 자체에 독자를 주목시키는 책 같지만,

다양한 삶을 살아내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다른 방식의 영감을 줄만한 

특별하지만 특별할 수 없기도 한

폴리매스들의 특별한 삶을 귀감처럼 보여줬다고도 느낀다.


개인적으론 결과를 내는 삶이 

어떠한 재능만큼이나 소중하고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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