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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번쯤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다 - 설렘보다 두려움을 용서보다 분노를 사랑보다 상실을 먼저 배운 당신을 위한 자기치유의 심리학
김현정 지음 / 센추리원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말하는 역술인과 정신과 의사의
차이가 매우 논리있고 재밌다.
역술인에게 점을 보면 알아서 맞춰주는 경우가 많고
자신이 누구인지 익명성이 많이 보장되는 것 또한 부담감 없으며
같이 간 일행이 있다면 이 점봤던 행위를 안주삼아
커피숍에서 많은 흥미진진한 수다를 떨수도 있을거란 예상을 하고,
그에 반해 정신과 의사를 통한 상담을 택한 경우라면
먼저 그 누군가는 자신의 사소한 것들로부터 진지한 것들에 이르기까지
의사가 조곤조곤 묻고 관찰하는 프로토콜을 감수해야 하며
결국 명쾌한 답변을 듣기보단 왠지 찜찜한 뒷느낌을 가진채로
진료실을 나와야하는 경험이 뒤를 이을 확률이 크고
다음 진료시간으로 그런 느낌이 더 이어져야 진행해 갈 수 있는
정신과 상담의 원칙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거였다.
거기에 대게 정신과 상담보다는 훨씬 저렴한
역술인의 복채 또한 현대인들의 고민해결창구로는 제격같다는 말까지.
그러나 만약 이런 글까지 읽은 나에게
너는 역술인에게냐 정신과 의사에게냐란 선택의 질문을 해온다면
난 정신과 의사를 선택하겠노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면 나의 상담을 들어주는 이의 전문성과
그런 대화들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나는 경험을 할 거 같단 느낌을
결국 이 책을 읽으며 받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회성이 아닌 장시간에 걸쳐 지출되야 할 비용들은
선뜻 편안히 받아들이기엔 어려운 부분이긴 할거같다.
이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고마울 정신상담에 대한
일반인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일 것이다.
책을 편안하게 읽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마음이 무거워짐을 느꼈는데
전문적인 영역들을 읽기 쉽게 큰 틀에서 잘 정리해 주었는데
다루고 있는 강박성 성격장애와 회피성 성격장애의 구분,
연극성 성격장애, 수동공격성, 동일시, 반동형성, 전치 등등
일반적인 글이었다면 분명 누군가의 성격이라고 치부할 만한
살면서 한번은 접했을법한 주위의 모습들이었다.
나의 모습 또한 투영되어 느껴지는 듯한 분류들.
전에도 비슷한 책들을 전혀 안 읽어 본게 아닌데
유독 이번만큼은 야릇한 느낌이 책을 통해
파장처럼 많이 느껴지는 듯 했다.
아마 부드럽게 써내려간 작가의 전문적인 글들 속에
뼈가 느껴지듯한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었겠고
독자로썬 한술 더떠 종교적인 느낌마저
느끼면서 책의 내용을 읽어갔던거 같다.
왜냐하면 병적인 분류가 모두 이해가 잘 되게 써있었는데
그 하나하나가 주위의 모습이고 사회의 모습이니
병원에서 봐야될 듯한 환자들의 분류가
나의 지인이고 나의 가족일 수 있다는 평범함이
일순 특별함으로 인지해야 하는 생의 한부분처럼 다가왔었기 때문이다.
그런 평범한 일상 속 맞대고 살아온
일군의 사람들과의 관계속에 내제된 특별함들이
의학적이 아닌 종교로 보여지는 뭔가를 느꼈다고 해야할까.
흔한 말로 모두 죄인이라는 등의 말같은.
참고로 난 종교가 없다.
나도 궁금했지만 정신과 상담이 기록으로 남느냐는
일반인들의 궁금증에 대해 작가는 답한다.
결론적으론 우선 그렇다고.
하지만, 그 기록을 아무도 마음대로 요청하거나 볼순 없다고.
즉, 기록되지만 보안관리가 된다는 말로 받아들여진다.
누군가가 꼭 힐링을 찾고자 한다면
이런 책이 힐링이란 주제에 받지 않을까 싶다.
나를 알고 주위를 분석해보게 해주는 책.
담담해져라라던가 얼굴 두꺼워져라 등의 책은
오히려 세상을 더 불편하게 하는 메세지는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