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강박증 - 강박증만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권재경 지음 / 프로방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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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끝날거 같지 않은 요즘 같아서는 

결국 강박적 사고가 일부 사람들만의 얘기가 아닌 
모든 사람들의 문제가 될거 같단 상상마저 든다. 
간단히, 손씻기 정도를 예로 들더라도
평소에 해왔던 그냥 하는 정도의 손씻기가 아니라
병의 예방책을 위해 해야하는 꼼꼼한 씻기이자
의무적이고 강박적으로 행하여야 할 의례가 됐으니 
강박의 대표적 증상인 반복적이고 오랜기간 손씻기가
병이 아닌 보건위생이 되어버렸기에
반농담 반진담처럼 꺼내 본 말이다.
이 책을 읽을 대상을 먼저 언급해 보자면,
강박증이란 좁은 범위의 주제로써 이 책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심리학적 문제들을 다루는 책으로써
이 책을 선택해도 충분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리 장담하듯 말해도 될만큼 책 전체적으로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 임상에서 책이 주는 느낌만큼 일지는 
솔직히 알 수 없지만 책 전반에서 느껴지는 글들을 통해 
전달되는 저자의 느낌만으로도 충분히 높은 평가가 가능해 보이고 
그에 따른 신뢰감도 동반되어지는 느낌도 받았다.
옳은 말을 하고 있고 분명한 메세지 전달이 되고 있는데
독자로써 긍정적 피드백이 안온다면 되려 그게 이상한 일일것도 같다.
특히, 설명으로써의 강박증 치료 전도사가 아니라
실제 임상적 효과 위주의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저자 스스로 보여주는 배려적 자신감과 긍정적 방향성과 더불어
독자로써 진짜 실력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그것은 바로 완성을 향한 접근의 한계를 밝히는 부분에서였다.
그리고 이를 실제 강박증이 있는 개개인의 
이유들과 임상가가 아닌 그 개개인이 짊어져야 할
각 인생과정 속의 실타래 같은 복잡한 심리분석을 말함이었다.
불교에서 말하는 업보와 같은 과정들을
어찌 한번에 찾아내고 한두가지 원인으로써만 설명할 수 있으랴.
그러나 결국 저자는 포기하지 않고
동반자로써 분명 답은 있다는 식의 말들을 하고 있다.
이 책이 우수한 또다른 점은, 단순 강박증만을 계속 반복하는게 아닌
뉴로시스나 애착장애, 우울증 등과 같은 넓은 범위의
심리적 원인들을 언급하고 설명하는데 쓰고 있다는 것이다.
첫장부터 지면의 얼마간의 부분은 혹시 파본이나
편집이 잘못된건가 순간 착각이 들던 페이지들이 있었다.
시집과 유사한 글자 배열과 문장 같았는데
이 부분들은 그냥 사례를 운문같은 산문의 형식으로
어느정도 나열된 것이라고 봐주면 될 듯 싶다.
이 부분들을 지나면 점차 꽉찬 페이지들을 곧 만나게 된다.
책도 쓴 작가이지만 온라인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분인거 같은데
그의 온라인 활동을 볼 수 있는 사이트도 가보려 한다.
폭을 좁혀 강박증을 다룬 책으로만 접하려 하지말고
넓은 의미의 심리학 책으로써 선택해 볼 수 있길 다시 권해본다.
진짜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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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뇌력 낭비 없애는 루틴 - 적게 일해도 폭발적 성과를 내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인풋 80가지
가바사와 시온 지음, 신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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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매우 간단한 책이었다.

그런데 무척 울림이 크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스스로 해왔던 부분들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며 명문화된 정리가 된 부분들도 있었다.

학창시절 좋은 선생님들을 알게 되면

이미 무언가 시작도 하기 이전에

많은 부담이 줄어드는 느낌을 받곤 했다.

스스로 이런 느낌을 정리해 본 적은 없지만

막연한 느낌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었다.

이유는 있지만 그 이유를 생각하지 않은 것이고

굳이 그것까지 정리를 하고 알고 있어야만 될 

이유는 없었기에 당연히 그냥 습관이고 직관처럼 인식됐다.

그런 작은 당연하지만 중요한 것 하나가

이 책을 통해 매우 잘 이해될 수 있었다.

책제목에 뇌력이란 단어가 나와 있다.

이 뇌력이라 함은, 근육의 힘쓰기와 마찬가지로

뇌의 힘을 이용함에 있어

그 힘은 인풋과 아웃풋이 있다고 설명하는데,

인풋이 훌륭하면 당연히 아웃풋이 좋을 거라는 결과하에

인풋에 대한 양질의 소스 구축과

인풋이란 행위를 함에 있어서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개인 시스템은 체질화 하여

뇌력의 낭비를 막고 효율을 높이라는 부분에

방점이 찍힌 책이라 보면 맞다.

앞서 말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을 때의 편안함이란

인풋에 대한 안정감을 이미 학습 시작전에

선경험적인 느낌 등으로 인해 기시감처럼 느끼고 시작되는

바른 인풋에 대한 본능적인 끌림이었다고 정리가 됐다.

어떤 아웃풋이건 그건 각자의 역량이다.

하지만, 인풋은 자가발전이 아닌 외부적 주입이 많다.

그 외부적 주입의 바른 방법이 추구하는 바가

바로 이 책이 설명하는 뇌력의 낭비없는 노하우였다.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좀더 구체적인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고

뇌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들을 익히고 발휘하도록

필요한 운동의 예들처럼 하나하나 열거되어 있다.

뇌를 자동차 운전하듯 잘 컨트롤링 하기 위한 방법들로써.

뇌력의 진짜 정답은 결과론적인 아웃풋이 아닌

인풋에 있음을 더 주장하는 책으로 읽혔고,

그 느낌이 맞다면 나는 그 학설에 완전 동의하는 독자.

쉽게 읽히고 아는 듯한 내용처럼 보이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매우 실용적이고 삶에 필수적 요소같다.

결과보다 과정이 이미 반을 차지 할수도 있음을 다시금 느꼈다.

시작이 반이라는 격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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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끝에 서 보았는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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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이즈도 작은 판형이고

두께도 그리 두텁지 않은 책이다.

사람도 외형만이 전부가 아닌 때가 많듯이

다이제스트의 외형적 느낌을 지닌 이 책을 

편안하게 읽다가 몇번을 다시 되돌아 읽은지 모른다.

첫째 잘 이해가 안됐다.

어려운 용어도 어려운 문장들도 아니었는데 어려웠다.

그 느낌에 가장 유사한 느낌이라면

박상륭의 책이나 노자를 읽을 때와 비슷했다.

그러다, 우연히 맨 뒷장에 위치한 저자의 후문과

독백, 성찰, 끝으로 반복적으로 구성된

목차에는 설명되어있지 않은 그 구조를 

다시금 인지하고 나서부터는 좀더 쉬운 독서가 됐다.

혹시나 이 책을 선택한 사람들은 

꼭 맨 뒷부분의 저자의 후문부터 읽기를 권한다.

이 책에도 서문은 있으나 일반독자들에겐 

오히려 후문이 더 서문의 역할을 할거 같다.

책을 읽으며 당연히 여러 생각이 들수밖에 없다.

저자의 폭넓은 커리어 중에 가장 핵심을 이루는 건 

정신분석 상담가란 약력이다.

그런 작가가, 이 책을 쓰면서

본인이 상담하고 본인이 고뇌한 부분들을 

뭉뚱그려 전체적인 사고를 필력에 녹아냈다.

처음엔 난해할 수 밖에 없다.

내 머리와 내 마음의 언어가 아닌

저자의 언어와 방향을 따라가며 그 호흡을 느껴야 하니까.

그러다, 일반적 언어로 설명을 해놓은 후문을 읽으면

앞선 혼란스러움들이 이해되고 풀리는 느낌을 준다.

어디까지나 내 느낌이지만,

저자는 본인이 상담해 온 상당수의 사람들에게서

아련한 답답함과 포기를 닮은 이해를 가지게 된 듯 하다.

가르쳐 주려고, 보여주려 해도

쉽지 않은 자신의 틀들을 가진 상대방들.

그러나 그 다다를 수 없는 매칭점이

마치 묵상기도를 닮은 그의 글들에

고뇌와 같은 느낌을 담게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느 정도는 시와도 많이 닮은 에세이 형식의 글이다.

은유적인 느낌들, 바로 설명되는 것들이 아닌

날것 같은 감정 그대로들을 글에 실었다.

날것이라 함은 창작무용 같은 느낌이 아닌,

누군가가 분명 읽게 될 글을 썼지만

그 상대방이 고려되지 않은

일기장에 적는 듯한 자신과 마주한 글을 썼기 때문 같았다.

처음엔 어려웠던 부분들이

저자의 후문을 읽고 난 후엔 좀더 잘 읽히는 경험을 했다.

의도를 전달 받았다는 느낌을 가지고 읽는 독서와

아닌 독서의 확실한 차이도 느껴봤다.

누군가가 서평마저 난해해져 버린 이 책을

읽는게 좋겠느냐 패스하는 걸 추천하느냐 묻는다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그냥 읽는게 아닌 완독으로써.

왜냐하면, 난해한 사유의 흐름을 따라가 보며

그 흐름을 느껴보는 건 분명히 가치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제니퍼 로페즈가 주연했던 '더 셀'이란 영화가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느낌과 매우 유사한 느낌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있었던거 같다.

이 영화도 책과 같이 한번 감상해볼 것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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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로 된 아이 - 시련을 가르치지 않는 부모,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
미하엘 빈터호프 지음, 한윤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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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대강의 느낌은 알고 선택했던 책이었지만

실제 읽기 시작하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책이었다고 느끼며 읽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큰 계기라면,

이 시대를 읽을 수 있는 하나의 중요지표로써

이 책의 내용들을 활용할 수도 있겠다는 울림 때문이었다.

단순히 가족관계에서 답을 찾다보면 

매몰되기 쉬운 사고의 오류들이,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진료실에서 30년 넘게 경험한

시대와 아이들의 사례들에 가상의 대칭점을 두고

비교하는 듯이 그 예들을 읽다보면 

독자도 어렴풋이  의미하는 바들을 느끼게 되는 구조다.

책을 처음에 읽기 시작했을 땐, 

시대변천사에 따라 저자 스스로가

상담실에서 점점 대처하기 힘들었던 여러 상황들에 대한

본인 스스로의 방법찾기에서 시작된 책은 아니었나 했다.

그러다, 하나씩 책에서 제시해주는 그 흐름을 느끼고

결과론까지 도출해가는 거의 마무리까지 가서는,

이 책이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깊은 

전문가적 통찰을 보여준다고 느끼게 됐다.

자신을 돌아보고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주는 책정도까지 나아간 느낌.

그것이 이런 심리학적 지식을 전달해주는 책들에

독자들이 원하고 끌리는 매력이 아닐까도 싶다.

일단, 시대가 바뀌었음을 인지하는게 먼저였다.

그렇지만, 자식이 있거나 그로인해 파생된 관계문제들로

힘들어하는 부모 또는 가족 사이만의 문제점만도 아니었다.

아이를 보면서 동시에 부모를 바라보고

그런 관계를 만들어내는 불가항력적인 사회변화에 더불어

테크놀로지의 변화까지 통합적으로 이해해야 될 문제였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미 한국에서도 거의 일반화 되어버린 

친구같은 어른과 아이의 관계에 대한 논의였다.

이 관계에는 부모와 자식, 선생과 학생의 관계까지 포함되어 있다.

같이 고민을 나누고 의지가 되어주는 친구같은 관계를 봤을 땐

그 상황을 딱히 꼬집어 문제라고 지적하기가 어렵다.

왜냐면, 흑백논리로 단지 전통적 괴리감이 있어서 불편하고 하거나 

상하관계가 어느 정도 유지되야 하는 관계도 있다는 식의 발언은,

어느새 시대착오적이고 지배적인 사람처럼 보일 수 있는

세대가 이미 부지불식간에 되었고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표준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분위기나 교육상이 

이미 되어버렸다고 봐도 무방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 문제에 관해

앞뒤 여러 논점들을 부가적으로 설명해 가면서 

정신분석적 심리문제적으로 정리해 나간다.

이상적으로 바라보게 된 친구같은 성인과 아이의 관계란 실은

성인의 문제를 아이에게 전가시키는 

문제적 행동이 될 수도 있는 투사가 될 수 있고,

아이의 발달을 방해하는 공생관계를 어른이 느끼게 됨으로써

독립과 건전한 자존감 형성에 서로가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선생과 부모는 아이들에게 대등한 친구가 아닌 

등대와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정의한다.

실은, 아이들에게 의존하는 선생과 부모가 되어가고

아이들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동일시 하는

생각의 오류가 전세대를 휘어잡고 있다는 

의사로써의 오랜 관찰과 진단이 기초가 되어 들어있다.

읽으면서 그간 희미하게나마 느껴지던 사회와 가족안의 문제점들을

독일의 한 정신과 의사에게서 올바른 시사점을 배워갈 수 있게 됐다.

시대가 이렇다는 식으로 그냥 받아들이기에는

공통적으로 지닌 병리적 바탕도 분명 있음을 이해하지 않을 수 없는

모두의 인지적 오류부분들이 이 책속에 잘 설명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간의 관계가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며도 읽었는데,

아이들의 발달과정이나 어른들의 미성숙 부분에 있어서

그 탓을 각각에게만 돌리기에는 자신들이 선택하거나

자신들이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들도 너무 많았다.

스마트폰이 주는 발달과정의 불가피한 부분들,

그리고 아무리 신경써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이끈다 해도

주변인들의 정신적 성숙도가 비등하게 따라와 주지 않는다면

협동과정에서 해결해나가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정신적 발달과정은 결코 완벽할 순 없다는 슬픈 딜레마가 

이 시대나 전세계적으로 내제되어 있음도 다시금 느껴볼 수 있었다.

또다른 얘기 중 하나였던 자율성의 반대인 타율성에 관해서도

타율성으로 인해 길러질 수 있는 부분들이 오히려 

자율성에 의해 다소 죄악시 되면서 

개체의 미성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부분들을 보면서는,

조금씩 바뀌어가고 침식되어 온 필요한 가치관들의 

쇠락에 관해서도 새삼 되집어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유리로 된 아이란 결국, 시대가 만들어 낸

몸만 어른이 되어 온 모든 미성숙 된 성인을 뜻함이었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았졌으면 하는 바램도 있고,

나이와 관계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읽혀져

공감될 수 있는 책이 되준다면 좋겠단 생각도 해보았다.

그 이유라면, 혼자만 변해선 다다를 수 없을

공통의 문제도 많이 담은 책이기 때문이다.

참된 시각을 열어주는 다양한 측면이 많은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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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뿌리
장수영 지음 / 북랩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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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매가 주인공일까.

준걸이 주인공일까.

아님, 조연같은 민수가 주연같은 승리자일까.

이 이름들은 이 소설의 큰 흐름을 이끄는 등장인물들이다.

그 못지않게 중요한 인물들은 또 있긴 하다.

일매의 슬픈 인생방정식을 만들어준 일매엄마,

그런 방정식에 대입할 변수로 등장한 베리베리 해비급 주원오빠,

그리고, 모든 흐름의 핵심을 담당하는 

인연의 끈을 만들어주는 듯한 준걸아버지와 

그의 애증의 동반자 준걸어머니까지.

이렇게 말하면 이 소설에 대한 등장인물들은

대강이라도 정리가 된든 싶지만,

실제 소설의 내용은 좀더 깊고 재밌다.

심리학적 요소를 깔고 요소요소 담은 책을 

그저 재미라고 표현하면 좀 그렇지만,

작가 자신이 독자 각자의 스마트폰들을

책을 읽는 순간엔 망각하고 놓게만들 정도로

그저 책읽는 재미에 빨려들게 할 수 있는

책을 쓸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썼다는

소회를 밝혔으니 나도 재미란 말을 편하게 쓰고 싶다.

장수영 작가님, 소원 이루셨네요.

딱 중간까지는 일매가 주인공인 듯한 느낌으로 읽었고,

갑자기 이야기 흐름이 바뀌는 듯 느껴진 준걸의 상담사연들에서는

이 상담들 이후엔 과연 일매와 준걸이 어찌 다시 연결되어져 갈지

작가의 상상력을 기대해보며 책장을 넘겨 나갔다.

그리고, 이미 서두에도 등장했던 민수의 마지막 등장에선

짐작가는 듯한 마무리등판 역할임에도 

실제 소설 스토리의 결말부분에 있어서,

각 상황들을 잘 엮으며 독자의 이해를 이끌어 나가는

좋은 등장이자 마무리란 기분도 느끼며

이야기를 매만지는 작가적 능력이란게 이런거구나란 

기분좋은 리드 역시 느끼며 이 소설책을 끝냈던거 같다.

작가는 자신이 쓴 모든 단어들을 기억하고 있을까.

113페이지에 나오는 골빈 여자를 설명하는 

웃음기 가득 언어유희 같은 슬픈 문장들과,

227페이지에 나오는 '가여운 여자를 준걸'이란 문장을 읽을 땐

준걸이란 이름을 그냥 가여운 일매를 '하늘'이 준 것이라고도

독자가 상상해 읽을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그 부분을 썼을지 개인적으론 궁금했다.

여러 인물 중, 준걸어머니는 사실 주인공은 아니겠지만

주인공 못지않은 점점 임팩트 있는 소설속 인물이다.

영화 우상에서 극 중 천우희가 맡았던 

그 매서운 역할이 떠오르기도 하는 인간형이기도 했는데,

소설 말미엔 모든 스토리를 마무리하고

독자들의 궁금증 거의를 해소해주는 인물이니

조연같은 주연이라 봐도 무방할지 싶었다.

일매에겐 일매엄마가,

준걸에겐 준걸부모 모두가,

민수에겐 폭력가정이었단 설정이,

각각의 인생 전범위를 개입했다고 봐도 무방할

큰 심리적 영향을 미친 요소들이다.

특히, 일매 엄마는 

작가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사적인 기회가 있다면이란 상상하에,

소설적 모티브와 여러가지 인물관계도들에 대해 

재밌게 대화마저 나눠보고 싶다는 바램을 가지게 만드는 캐릭터였다.

여러 심리학들 책에 등장하는 단골소재인 

Inner child 즉 내면 아이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일매와 일매엄마의 관계는 매우 돋보이는 장치라 느꼈다.

착한 장녀로써 엄마의 짐을 나누는 정도가 아닌

강박과 도덕심이란 도구로 일매를 너무 일찍 

철든 아이로 성장시키면서 짐을 지우는 느낌을 받으며,

자기현시성이 낮은 여자아이로 자라나게 

정서적 혼란을 주는 동시에 어떤게 맞는 것인지 

내뱉지 못하는 양가감정을 자라나게 하는 인물이다.

특히, 일매가 자신의 인생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우연인듯 필연인듯 정착한 심리학과 진학과

이또한 끝까지 마치지 못한채 중퇴로 끝나버린

중단 역시 여러가지를 암시하는 듯 했다.

거기에 준걸마저 심리학과 밀접한 유명 심리상담가란 설정도

글의 마무리와 결말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역할을 맡는듯 했다.

준걸 자신이 상담한 다양한 사례들은 결국,

결말로 다가갈수록 본인도 모르는새 처할 환경의 복잡함과 

인간사이의 이율배반적인 여러 얽힘들을 미리 설명해주며

왜 이 책의 제목이 악의 뿌리인지를 알게 해주는 듯 했다.

준걸모의 마지막 모습에선 왠지 

해피앤딩처럼 보이는 새드앤딩을 만들줄 아는 

작가의 상상력을 보여준 듯도 했고.

장수영 작가의 친필사인까지 들어있는 책이라

더욱 기억에 남고 소중한 책이 될거 같은데

진심으로 요즘 가장 핫하게 읽었던 책이 되었다.

우연히 읽게 된 켄 그림우드의 리플레이란 책까지

그동안 잘 안 읽어오던 소설장르 2권을 

비슷한 시기에 읽게 됐는데,

스티븐 킹의 작품도 이겼었다는 리플레이보다

난 이 악의 뿌리를 더 콤팩트하고 재밌게 읽은 느낌이다.

요즘은 좋은 책을 만나면 자꾸 작가에게 

고마움이 생기는 스스로의 버릇이 생겼다.

창작의 수고로움을 견디며 이런 책을 내준 

장수영 작가에게 다시한번 감사.

그리고, 예전부터 느껴왔던 것이지만

철학가보다 더 철학가스러운 사람들이

소설가일수 있단 그 생각도 다시금 

이 책에서 떠올려 볼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진심 마음에서 우러나는 서평도 

오랜만에 써보는 동시에 말이다. 

정말 어둡지만 정신적 살이 되는 

소설 한권 공기처럼 잘 마시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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