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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리커버) - 스탠퍼드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읽었던 여러 유명 경영관련 베스트셀러 중
단 2권만을 좋게 기억하고 있는데,
한권은 짐 콜린스의 기존 책 말고 얇았던 신작,
또다른 한권은 바로 이 책 제로 투 원.
하지만, 처음 발간되었을 때 읽었단 그 기억과
그 좋았던 느낌만이 간직됐었을 뿐,
어떤 내용들이었고 정확히 언제 읽었는지 등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부터가 까마득히 느껴졌다.
그러다 우연이었을까,
얼마전 스타벅스 2층에서 내려오는데
옆으로 보이는 한 젊은 남자가
도서관에서 빌린 것으로 보이는
얼핏 예전 판형의 이 책을 읽고 있는게 눈에 띄었다.
정확히는 그 느낌이 뭐라 설명하긴 그런데,
이 책이 아직도 요즘에 읽히고 있다는
그 사실에 조금은 의아스러웠다.
제로 투 원이 좋은 책이란 건
이미 앞서 얘기했다, 그러나 분명 의아했다.
왜냐면, 어떤 책이던 가열차게 소비되는 기간이 있고
그러다 시간이 흐르게 되면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았다 한들
결국엔 사장되고 잊혀지는게 현실이니까.
그러던 중, 이번 리커버리 에디션의 소식을 들었을 때
우연이자 필연처럼 이 책을 다시 집어들게 되었다.
약간의 추억 그리고 이런저런 궁금증과 함께,
책의 내용이 정확히 뭐였는지부터
예전 그 느낌 이후 난 다시 이 책에서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등이 궁금해지고 있었다.
먼저, 예전에도 읽었었는데 전혀 기억 안나는 편이었다.
그러다, 제일 먼저 느끼게 되던 바는,
책 속 내용들을 하나씩 다시 보게되니
왜 지금도 읽힐 수 있는지 금새 공감할 수 있었다.
책이 담고자 했던 이야기들은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거의 90%이상 여전히 공감 될만한
보편적 진리를 담고 있다고 느껴졌으니까.
반대로, 요즘은 일반적이 된 것들이라도
저자의 의견을 따라 읽다보면
예전 그 장점과 지금의 현실 사이의 차이까지
덤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작은 시간차가 생겨있음도 새롭고 좋았다.
단편적 이야기지만,
한 공간을 이루는 사업장에서 원격근무를 추구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저자는 밝혔었다.
왜냐면, 같은 공간 안에 근무하고
그 분위기를 공유함으로써 얻는 무형의 가치는
원격으로 처리하는 업무방식에선 결코 대치할 수 없다고
짧게지만 단호히 언급한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론 매우 공감한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은
모두 원격 위주로 변한 듯 하지 않나.
왠만한 강의, 왠만한 소비 등
기존 기본을 이루던 방식들의 현재 모습은
마치 원래 없거나 잊혀진 것처럼 느껴질만큼
방역조치로써 원격이나 비대면으로 굳어진
여러 모습들이 생활화 된게 얼마나 많은가.
저자 피터 틸은 현재 과연 이마저도 극복했을까 궁금하다.
그러나, 현명한 저자는 책의 어디쯤인가
이 대답으로써 봐도 될 만한 이야기 하나쯤은
이미 심어놓았던거 같기도 하다.
어떤 경영자던 이미 경험상 완성했다 여기고
그보다 더 높이 가려는 방식의 추구도
언제까지 완벽할 순 없다는 류의 말들을 언급함으로써.
다루는 주제가 다양할 뿐이지 양비론인 듯
이도저도 아닌 얘기들은 없으니
일구이언식 화법은 아닌가 생각 안해도 된다.
또다른 중요한 한가지 핵심은 운영의 소형화였다.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공동체와 여러사람의
복지차원으로써의 경영기법이 아닌,
사업의 지속존폐를 위한 몸집이 커짐을 우려하는 목소리였다.
커져있는 상태로는 어떤 컨설팅이라도
그 자체적인 무게감을 컨트롤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스타트업으로 기업을 일궈본 사람으로써
매우 선견지명적인 의견제시 같았다.
짧게 등장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조차도
페이팔과 관련이 있고 제로 투 원 안에
좋은 성공사례로 실려있는 걸
다시 읽은 지금에서야 복기해 볼 수 있었는데,
아마도 스타벅스의 그 사람처럼
이 책의 독자들이 여전히 있을 수 있는 건,
과거에 씌여졌음에도 현재를 담고 있는듯한
이런 여러 모습들 때문인것도
한측면이겠단 생각을 꽤 많이 했다.
책의 마무리 바로 전엔 이런 말이 있다.
시간의 흐름 자체가 미래는 아니라고.
시간을 겪고 스스로 잘못을 이해하게 됐을 때
보통 사람들은 그것을 지혜인 양 오해하는데,
이것은 지혜가 아닌 각성일 뿐이라고도 하면서.
누구나 알듯한 그러나 확실하게 개념하 되진 않았었을
이러저러한 많은 이야기들의 핵심적인 부분들을
설명과 사례들로써 잘 다루고 있음을,
바로 이런 간단한 그의 생각들 속에서
다양하게 느낄 수 있는 책이라 보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과거의 소감, 현재의 소감은 우선 일치했고,
뭣보다 나는 무엇이 바뀌었나 회고해 봐야했다.
이 책의 나이만큼 난 좋게 변화해왔을까 아님,
회한과 같은 각성을 지혜인 양 자위하며
스스로의 이해력을 높게 생각하며 살아온건 아닐지.
아쉽지만 순간 난 후자라고 생각이 들었다.
각성은 했는데 지혜로써의 시간을 이끌진 못한듯 싶다.
그래서 여전히 이런 좋은 책들을 쫓는지도.
좋은 내용과 시간의 흐름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게 하는 책. 만점+α의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