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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평점 :

좋은 책이다.
예로 든 몇몇의 사례에선
다소 일반화 된 느낌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이 책이 전하려는
큰 틀의 이론 방향마저 부정하는 건 옳지 않았다.
각자 지닌 사고방식의 맹점을
철학적 시선으로 분석하는 책인데
그걸 또다시 재분석하려 애쓰다면,
이는 에너지 낭비란 생각이 들고
익숙치 않은 철학적 이론이 가미된
학자적인 정리를 이해함에 있어
그 복잡스런 생각들을 먼저 이해하는게
우선시 여겨지기도 해서다.
책의 초반부는,
애초 분석이 불필요한 무조건적 지식과
그렇지 않은 지식의 존재유무부터 우선 밝히며
기초가 될 이야기부터 시작되는데,
책 전체를 읽어본 독자 입장에서
이 큰 틀의 내용들부터 잘 염두에 두고
끝까지 읽어 본 후 다시 한번 전체를
그 후 이해해보길 권해본다.
공유해 보고픈 발상전환식 사고들이 많은 책이라
어느 때보다도 개괄적인 내용들은
서평을 통해서라도 많이 옮겨보고 싶었는데,
책의 성질상 애초에 그런 시도는
부질없단 느낌부터 받게 됐다.
왜냐면, 책 속 일부 내용정도
단편적인 소개는 가능할지라도,
책 전체를 통독했을 때라야 가능한
큰 이미지로써의 철학적 사고는,
1천자 내외의 서평만으론 이미 그 전달에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니 꼼꼼하게 서평만으로
이 책 전체를 옮겨 본다는 건,
객기이자 에너지 낭비 같다.
그냥 스스로 텍스트 전체를 다 읽고
전체 구조를 전달 받을수 있을 때라야
철학적 구조를 다 느껴볼 수 있을 책이다.
믿음-진실-증거
이 책을 하나로 묶는 논법은
이 정도가 가장 간소화 된 모습같다.
쉽게 책 속 예로 들어보자면,
밖에 비가 왔다는 건
창문에 맺힌 물방을 등으로 보여지는 증거.
하지만, 이 명백한 증거조차도
부정될 수 있음을 언급하며,
창문에 맺힌 물방울이 실제 비가 아닐 수 있기에
나가서 실제 비를 확인했을 때라야 비로소
창에 맺힌 습기에 진정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조차 한번 더 진위여부를 따지는데
우연히 근처에서 영화 촬영이라도 있어서
살수차에서 뿌려진 물방울이
창문에 묻은 건 아닌지까지 가정해 본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평범한 가정을 통해
이성적 의문을 순서적으로 가져보면서,
그게 논리적으로 입증됐다 생각했더라도
일상적이지 않은 원인에 의해서나
꿈속 환영 같은 자체 착각에 기인해서,
창문의 물방울 정도만으로 비의 증거로
그걸 인식한 게 잘못될 수도 있음을
철학적 전개로 보여준다.
별거 아닌거 같아도 이런 작은 것들에
살이 붙여지고 진행되듯 얘기하며
책이 보여주고자 하는 철학을 얘기한다.
이런 식이라면 너무 복잡해질게 예상되겠지만,
생각보다 책의 전개가 그리 학술적이지만은 않고
일반적인 설명과 예를 기반으로 하기에
저자의 이론전개를 따라가기가 독자로써 버겁진 않다.
저자가 펼치는 철학은 이른바
'이론철학'이란 틀을 따르는데,
개인적으론 철학분류에 이런 학파가 있는진 잘 몰랐다.
지식을 이론적(theoretical)과 실천적(practical)으로 나누고
이성도 이론적(theoretical)과 실천적(practical)로 나눠보는 이론으로
앞서 말한 믿음, 진실, 증거 순서의 접근방식도
이 이론철학의 도구로 사용됐다고 보면 좋겠다.
한가지 의외였던 건, 스웨덴 철학자의 책인데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느 책보다도
잘못된 사고의 예로 꽤 많이 등장된다는 거였다.
이 부분을 굳이 소개해 보는 건,
책이 전달하려는 핵심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인데,
이런 디테일에서 저자의 정치적 소신도
분명 느껴지는 내용의 책임에도,
트럼프를 반대하는 사람들으로써 보일 수 있는
무조건적 거부감이나 생각의 오류 또한
오류로써 다루려 한 그 균형감이 가치있어 보여서다.
만일, 무조건적 정치적 반감의 느낌으로
트럼프를 잘못된 철학의 전형으로만 활용했다면,
이 책의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왜곡되거나 평가절하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국의 고등학생 들에게도 권장됐다는
이 책의 넓은 독자층이 고려되서였을까,
책의 끝부분에 가선, 진실을 인지할 수 있는
생활방식을 알기쉽게 정리한 부분도 첨부돼있다.
철학적 사고와 친해지면 좋은 점도 있지만
사실 그 과정은 복잡하고 저마다 개인차는 있겠다.
그런 점에서, 일상적 언어로 풀이 됐으며
사실과 거짓을 분별해보는 스웨덴 철학자의 정리는,
한국정서 안에서도 분명 도움될 게 많고
전달하려는 방향성에서도 배울 점들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