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 - 내면아이의 상처를 껴안는 화해의 심리학
우르술라 누버 지음, 김하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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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음미하면서 읽게 되는 책이었다.

독일출신의 저자가 말하는 모든 뉘앙스들은 

결국 번역가의 감성을 거쳐 한국말로 번역되었음에,

매 문체마다 그걸 감안하면서 행간을 느끼며 한줄씩 읽어 나갔다.

큰 의미를 부여해 일부러 만든 행동은 아니었던거 같다.

그저, 일리있는 논리전개와 맥락을 더 잘 이해해 보고 싶었고

간단하게 기술됐으나 여러 임상경험들이나 사례들도 

좀더 유심히 읽고 나서야, 저자의 의견개진이 담긴 

맥락마다의 속뜻들도 더 잘 이해해 볼 수 있으리라 느꼈다.

꽤나 간단명료함 깊은 맛처럼 느껴지는 문장들이기도 했지만 

의미가 큰 문장들이 워낙 많아, 휙휙 넘어가 버리는 대신 

촘촘히 읽어나가는게 맞겠다 싶어 최종적으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느린 독서였다.


우르술라 누버,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인이다.


심리학을 대중적 시각에서 꾸준히 관심을 갖다보면

너무 많이 접하는 용어는 내면아이에 관한 부분들이다.

이 책도 결국엔 그 컨셉에 큰 주제가 맞춰진 책이 맞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런 컨셉의 책들은

서술의 편의성을 위해서라도 내면아이란 말 자체를,

중복적으로 사용하며 그 단어 자체를 

책 전체를 통해 거의 계속 언급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선, 분명 내면아이에 관한 내용부분을 다루지만

특별히 꼭 집어 내면아이란 용어를 빈번히 드러내 사용하진 않는다.

너무도 다양하고,

너무도 각자 다른 사정을 고려한 듯,

각자의 내면아이가 지닌 특유의 상황을 면면히 서술해 보거나

그로인해 빚어졌을 아동기 패턴, 성인기 패턴 등에 대해

그 내용 자체로 접근해 가면서 마치 영화장면처럼

독자 스스로 어떤 형태가 자신의 내면아이인지

떠올려 볼 수 있는 소스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느꼈다.


그렇기에, 어려운 책이 아님에도

읽다보면 멈춰야 할 부분들을 필히 만나게 됐다.

쉽게 책이 주는 답을 맞다며 넘어가는 책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찾아봐야 할 무언가를 계속 생각나게 한다.


결국, 그 내면아이란 걸 좀더 어른스러운 용어로 바꾼다면

부정적인 신념체계라 부르는게 맞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부정적인 신념체계는 너무 많은 모습을 하고 있기에

자신이 자신을 알아내는게 너무나도 어려운 과정으로 설명된다.

분노, 불안, 슬픔, 자기비하, 불신 등이 뒤섞인

부정적 신념체계를 부지불식간에 고착화 시켜왔다면 말이다.

더 마음아픈 것은, 이 부정적인 신념체계란 자체를

살아가는 동안 매우 드라마틱한 계기가 없다면

20살이 되어도, 30살이 되어도 바꾸기 힘들고,

자신의 아이를 갖고 반면교사처럼 보게 될 위치에 서 볼 지라도 

스스로에겐 반면교사가 되지도 못할 확률이 크고

결국 차세대 아이를 위해서도 긍정적인 상호 변화는 어렵다는 결론.

40대, 50대, 60대 순으로 차츰 누적되듯 흘러가는 나이가 

한 인간의 고착된 신념체계를 자연치유적으로 바꿔주진 않는다는 것.


책의 후반으로 넘어가면 제시되는

궁극적으로 귀결되는 부정적 신념체계 극복 팁이라면,

오래 지속됐을 내면아의의 문제점으로부터의 탈출은

정신적 독립성 획득으로 귀결되며 마무리 된다.


두껍다고 할 순 없는 책이지만

어느 책보다 두껍게 느껴지는 무게감인 건

이 책이 그만큼 잘 쓴 책이란 반증 같기도 했고,

건조한 느낌의 문체였기에 더 믿음도 가면서

순수한 통찰의 울림 같아 오래 남을 내용들을 얻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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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약은 내가 만든다 - 한진 원장이 공개하는 삼다요법 처방전
한진.전유성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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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그대로 간단한 내몸 보약은 내가 만들어 먹는 취지의 책이니

그런 취지로 기획된 만큼 이런 내용들에 대해선 반드시 

충족될 구성자체가 들어있을 책이라고 보면 당연히 무방하겠다.

특히, 이 책의 전작까지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그 책에서는 2가지 주된 약재들로 해보는게 많았던거 같은데,

저자의 설명대로라면 이번엔 그것으론 좀 부족하다 싶었기에

어떤 증상이던 3가지 주요 약재만 쓰는 걸 원칙으로 삼아

각각을 1:1의 비율로 간단하게 맞추면 되게끔 했고 

필요한 물의 양 또한 고정되어 쓰이는 양만큼만 이용해서

꽤 다양한 증상들을 잡아볼 수 있는 나만의 비법을

스스로 조제해 가져보는 경험을 선사하는 듯한

친절한 내용을 소개해 주고 있다고 보면 그 또한 무방.


어찌보면, 이런 구성의 책에서 각각의 처방 그 자체가 궁금하다기 보다는

우선, 이 구성 안에 담긴 선별된 증상들은 뭐일지가 더 관심사일 수도 있다.

백과사전식 구성까지는 아니기에 더욱 말이다.

간단히 실려있는 증상위주의 병명들을 나열해 보자면,

빈혈, 간수치, 갑상선, 세로토닌, 강박증, 불면,

화병, 기억력 감퇴, 심신안정, 나른함, 불안으로 인한 혈압상승,

두통, 망상, 무력감, 우울, 다리저림, 소화불량,

가슴 두근거림, 열감, 이유모를 통증, 더부룩함,

기침 가래, 감기, 요로 결석, 무월경, 손발저림, 찰색 등

매우 다양한 증상들에 대한 앞서말했듯 

3가지 약재를 이용한 단방을 다 소개해 주고 있다.

이 나열들 속 각자의 증상들을 비교해 참조하다 보면 

자신에게 필요한게 개인별로 찾게 될 수 있겠지만,

내가 처음 봤을 때 이 증상들에 관한 막연한 첫인상은

세분화 된 전문 진료과들을 넘나드는 다양함에 있었다.

사람의 겉과 속부터 모든 부분들을 아우르는 

한의학만의 특유성이기에 가능하단 생각도 들면서.


그러던 중, 책에서 다루는 증상별 처방들과 구별돼 실렸으면서

눈길을 끄는 순수한 에세이 같은 저자의 글들이 보였다.

'점점 신경 정신과 의사가 되어 가는 거 같다'는 한 주제의 글.

대강 소개해 보자면, 특별하지 않은 당연한 말 같은 부분들도 

전반적으로 있었지만 먼저 눈여겨 보게됐던 부분이라면,

같은 공간 안에서 의사와 환자로써 대면하게 됐을 때

환자로써 찾은 이가 당연한 듯 건내오는 말과 행동은 무엇이고

한의사로써 그걸 대했을 때 느껴지던 타인의 시선으로써

그것을 바라볼 땐 어떤게 있었는지의 차이였다.

즉, 양측 시각을 모두 느껴볼 수 있다는 것에 주목되던 글.

저자는 환자가 매우 상세하게 다이어리처럼 정리된 내용들을

의사인 자신에게 세세한 기록검토를 요하듯

기대하며 건내오는 경우를 접했던 것도 실어놓았는데,

이게 실제 의사로써 느끼는 소감이 의외로 오묘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증상 자체에 관한 접근이라기 보다는

환자 입장에서 논외로 호소하는 듯한 이유들이나 설명에 관해

어느 선까지 한의사로써 받아들이고 처리해야 될지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는 의미로써도 다가왔다.

저자로써 이런 류의 환자가 오면 

귀찮거나 힘들다는 식의 단순한 불만토로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그보단, 그의 말 속 핵심처럼 느껴지는 것은

꽤 많은 환자들에게서 자신들이 가진 증상이나 병의 본질보다는

한의사를 통해 전반적인 정신과적 컨설팅을 받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와 동시에 이 부분의 글을 계속 읽어보다 보면

저자의 통찰력이나, 해결방식, 접근 방식에서

책 속 3가지 간단한 약재로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을

책을 통해 공유해 보고자 한 단순한 시도를 가진 의사를 넘어,

1차적으론 단순한 듯 보이지만 지속적이고 접근성 좋은

각자의 해결방법을 이해 잘 되게 가르쳐 주면서,

제3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다양한 환자들의 문제점들에 관해

현명한 접근과 해결책을 인문학 적으로도 느껴볼 수 있었다.


오프라인이건 온라인을 통해서건, 

책에 등장하는 약재들을 구해보는 건 어렵지 않다고 보기에

3~4개 정도는 우선 꼭 해볼 요량이고,

나를 위해서 해보고 싶은 처방들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과 관련 된는 처방들도 꽤 있었다.

가급적 그것까지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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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돈 버는 부동산 경매 - 당장 써먹는 부동산 경매 실천 가이드
권오현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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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전에, 경매에 대해 개략적인 내용을 배워본 적이 있어서

이런 식으로 기존에 알고 있는 경매 관련 지식들과 

이 책이 전달해주는 정보의 차이도 비교해 보면서

정리가 되는 독서를 해서 내실있게 재이해해 보고 싶었다.

이렇게 어떤 책일까 궁금해 하면서 차례차례 보기 시작한 후 

몇장 넘기지 않았을 때부터 이미 잘 쓴 책이란 느낌은 받았는데,

교재처럼 교과서처럼 기획된 책이 아님에도 

매우 상세한 내용들인 걸 볼 수 있었고,

기본 내용과 첨부된 소소한 내용들 배치 등도 다 만족스러웠다.

매우 재기발랄하게 쓰여진 대중적인 내용 보다는

정석에 가깝지만 가독성 있는 내용의 책을 원했는데

거의 그 기준에 잘 부합하는 책을 만났다 싶었다.


때론, 많은 내용을 그냥 빼곡히 두서없이 많이만 담아놔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책들도 가끔 만나게 된다.

그런 책들을 억지로라도 끝까지 읽으려다다 보면 

끝끝내 부담스럽고 눈에 안 들어오는 건 당연.

게다가 그런 책들이 편집 방식마저 조잡스럽거나

작은 글씨체와 폰트로써 구식 느낌의 조판까지 더해진 경우 

여러모로 힘들고 실망스럽기 마련이다.

굳이 그런 악조건의 책들과 비교해서 좀 그렇지만 

이 책은 읽는 그 자체의 깔끔한 맛도 느낄 수 있던 책이었다.

최저매각 가격이라던지 경매에 등장하는

주요한 각종 용어들에 대한 정리들 또한

매 등장하는 부분들마다 따로 1장의 포스트 잇처럼 

간단명로하게 정리돼 첨부해 놔서 요긴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구별되어 실린 각 파트별 이런 부분들이

실제 그 파트들 속에 있는 수많은 키워드가 될만한 부분들 중에서도

꼭 정리될 필요가 있는 잘 선별된 것들이라 여겨져서 좋았다.

최대한 책 전체의 흐름을 깨지 않는 동시에

너무 많은 첨부내용이 아닌 선별된 키워드들.


책내용 중 개론적인 부분과 권리분석을 다룬 부분이 가장 좋았고,

실제 등기부와 흡사한 형식을 예로 잘 넣어져 구성했거나

경매와 관련된 각종 서식의 예들 또한 거의 실물과 비슷하게 

실려있어 그것도 도움이 됐다, 심지어 입찰 봉투까지 말이다.

재매각을 다룬 부분에선 이 책에서 그걸 어떻게 정리했을지 궁금했는데,

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재매각 되는 경우에 대해 자세히 다룬거에 비해

왠지 새매각 소개와 구분은 그닥 없다는 게 좀 의아했지만,

생각해보니 이 책이 잘 정리된 책이기에 굳이 이런 내용들까지 

구별지어 읽어보고 싶다는 개인적 바램이었단 생각도 들었다.

왜냐면, 정론적으로 정리된 이 책에서 재매각이 아닌 새매각에 대해

굳이 새 매각이란 이름까지 붙여가며 수험식 책처럼

정리할 필요는 없겠단 수긍이 됐었기 때문.


경매에 관해 실전처럼 배우기 전에

이론적으로 바르게 소개해주는 책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의 구성이 좋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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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 진실이 때론 거짓보다 위험하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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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책은 독자를 상대로 말한다.

얘기를 들려주고 공감대를 형성해 가면서.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책을 덮는 순간

우연히 한번 더 눈길을 준 책의 제목을 보면서,

들려주고 싶은 대상 한명이 더 

추가돼 있는 책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름 아닌 그 추가된 한명은 '조조'. 

책의 주된 소재이면서 내용 자체의 주인공인 조조 말이다.

번역서이기에 어쩌면 제목 속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한다는 그 문장은,

한국 출판사 자체 내에서 국내용으로 창조해 낸 

순수 이 책만을 위한 급조된 제목일 수도 있다.

만일 그렇다해도, 이젠 읽을 수 없을

조조란 인물도 독자가 될 수 있겠단 

이 느낌은 유지되도 괜찮겠단 생각은 여전하다.

책을 다 읽은 후의 감상평으로써만은 아닌,

책제목이 말하는 조조에게 말하다란 그 의미처럼

이미 세상에 없는 옛사람 조조 스스로에게도 이 책은 

심리학이란게 정립된 후대가 전하는 

많은 걸 알고 싶어했던 그에게 좋은 답변이 

되어 줄 수 있겠다 싶기에 억측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누구보다 인재에 대한 욕심이 많았고 조언을 새겨 듣는 듯 해도 

자신의 주된 의지를 바꾸려는 이와 자신의 최종 결정이 반할 땐

그 누구라도 손에 사정을 두지 않았던 조조란 인물.

그런 그에게 현대적으로 정립된 심리학 이론을 통한 재해석은

그의 여러 행동과 결정을 분석해 보는 기초를 제공해 주고 있으니까.


비록 1권을 읽지 못하고 이 2권부터 읽게 됐지만,

많이 알려진 삼국지를 기반으로 특히 이야기 속

하이라이트에 속하는 많은 부분들 위주로 차용한 내용들이라

전체를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었고 끊기는 느낌도 없었다.

그렇기에 2권만이라도 반쪽짜리 독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유명한 제갈공명이나 관우, 장비, 조자룡 등은

이 책에서 만큼은 조연일 뿐이다.

왜냐면, 오로지 조조를 중심으로 살펴보게 되는 심리 분석 위주라

주요 등장인물들이라도 결국 다 조조의 주변인물들에 해당될 뿐.

어쨌거나 결국, 삼국지 전편을 아우르는 스토리와 함께

조조를 중심으로 돌아보는 삼국지를 느껴본 독서가 되버리는 구성.


그리고, 조조 한명에 관한 분석 못지않게

조조와 연관됐던 인연과 사람들에 대한 분석들이 

조조를 돌아보는 귀중한 자료로 쓰이는 바,

결국, 조조란 한 인물의 분석에만 좁게 그치지 않고

관계로써 조조와 관련된 모든 인간 네트워크를 

심리학적으로 들여다 보는 구조라 넓은 시야를 가진 책 같기도 했다.


단편적으로 알던 조조를 심리학적으로 반복적으로 들여다보니

피상적으로 왜 저런 결정을 내렸을까 의아했던 소설 속 그의 모습만이 아닌,

누군가에게 2중 3중 속아 피치 못하게 당시 무모한 결정으로 

내몰리듯 흘러간 측면도 그의 결정 속에서 느껴보기도 했고,

중국 특유의 잔인한 처벌 방식 등도 해당 시대에서 

존재 가능했던 이유들 또한 본인만이 느꼈을 만한 

심리적인 결정으로써 꽤 합리적으로 들여다 볼 저자의 견해들도 좋았다.

꼭 결과가 타당해서가 아니라, 잔인하거나 비이성적인 결정으로만 보이던

당시의 결정권자로써의 조조 속마음과 상황들을 유추가능하게 해 주니까.


특히, 노쇠해지고 자신이 떠날 날이 다가온 조조가

후계자와 관련된 혼란을 우려해 자신의 아들이 아닌

2인자 같았던 가신을 처형하는 장면에선,

그가 수없이 저질렀던 아주 많은 예방조치로써의 처형들과 다른

큰 틀의 백년지대계로써의 안목이 책 안에서 꽤 느껴지게

상세히 재해석 됐는데 이는 세종대왕과 그의 치세를 배려한 

태종 이방원의 외척 민씨 형제를 정리하던 모습과 매우 닮아 보이기도 했다.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란 한국과 중국 역사 속 2명이 보인

비슷했던 과한 결정들로 생각되던 부분들이 

조조의 이야기를 읽어 감으로써 결합돼

해석을 풍부하게 느껴보는 느낌도 받았다.


너무나 유명한 적벽대전이 남동풍의 제갈량을

신의 경지로 회자되게 하는 지상 최고의 이야기꺼리였던 반면,

100만 대군을 그 들러리로 희생시킨 바보처럼 보이던

조조의 희생양스러운 모습도 이 책 저자의 해석으로 

다른 측면에선 첩보전 속 불가피했던 피하기 어려웠을 측면으로 읽혀졌고,

어떤 장수와도 그렇게 낭패를 보이지 않던 조조가

마초와의 싸움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던 엎지락 뒤치락하던 과정도

오랜만에 삼국지가 아닌 이 책을 통해 다시 읽어보니

다른 재미와 재해석의 부분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매 이야기들마다 끝엔 5~6줄 정도의 정리같은 해석을 달아놨지만

오히려 본문을 읽지 않고 이것만 본다면 

무용지물일 수 있을 계륵같은 문장이란 생각도 들었다.

결국 진짜 이야기는 본문에 다 담겨 있는거니까.


삼국지 총 분량을 조조 평전같은 구성이라 해도

단 몇권에 담을 수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지만

2권에 충분히 정리 가능한 구성으로 기획됐단 느낌도 받았고,

그게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이 책이

이탁오라는 유명 중국 역사가의 책을 기반으로

심리학자인 저자가 해석을 다는 식의 가공의 가공을 거쳤기에

오히려 독창성과 개성을 둘다 살릴 수 있었다고 판단됐다.


생각보다 아주 쉽게 읽혔고, 심리학을 잘 활용한 좋은 구성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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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 점으로 연결되는 어떤 삶의 이야기
이인 지음 / 다할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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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이 무빙이다.

저자는 책에서 본인의 변화를 점의 이동처럼 설명했는데,

필연적이면서 운명적이었던 자신을 이동시켰던 

지난 시간 속 이동들은 모두 무빙 같았다.

무빙을 단순 이동이란 말처럼 봐도 되겠지만 

책이 말하는 무빙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가 흔히 일컫는 이사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대구에서 살던 소년이 서울로 올라와 

신분을 바꿔줬다고 생각할 만한 직장생활을 하게 되고

미국으로 출장을 갔던 경험은 아예 본인을

미국으로 이사가서 새로운 세상을 살게 만들었으니

결국 움직이며 이사 이사하며 벌어진 일들.

너무 단순해 보이는 이런 독자로써의 설명이 

저자가 외국에서 이뤄냈던 고차원의 성공과정을

너무 일반적으로 묘사해 버린 기분도 들지만,

우선 제목과 느낌의 작은 매치를 만들면서 이렇게 글을 시작해본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어디쯤 가야 좀더 

감정적인 부분이 등장할까도 궁금했다.

왜냐면 전체적인 글의 느낌이 절제되어 있기에.

하지만, 마지막까지 그런 부분이 특별히 등장하진 않았다.

왜지? 평소 한국 책들에서 느껴지는 무언가가 없지?

그렇게, 읽은 느낌을 다시 정리해 보려하고

나름 이유를 찾으려다 보니 조금은 이해로써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간 게 아닌 

당시 그는 성인이 된 이후의 도미였다.

하지만 짧게 소개된 그의 한국에서의 삶은

떠나며 돌아가고 싶은 그 어떤 그리움, 후회, 회한도 없어 보였다.

정확하겐 일반적인 감정들이 어느정도 있긴 하겠지만

역시나 대부분은 피상적으로 남지 않았을까.

과거는 묻고, 과거의 자신은 한국에 남겨두고 

미국에서 새롭게 자신을 써내려 가고 싶었을 것 같은 그.

그렇다면 그런 이유로 저자는 자신의 감정을 덜 보인걸까?

반대로, 이 책에서 어떤 강한 감정의 기복이라도

꼭 보여졌어야 했다는 말을 독자로써 하고 싶은 건가?

가족의 얘기도 자식에 관한 몇줄 뿐이다.

난 여러가지 저자의 서사와 이런 점들을 이렇게 이해하기로 했다.

돌아보지 않았다. 아니, 그럴 시간 자체도 없었다.

처음엔 노력이었을지 모르나 그런 선택과 의지가 그의 방식이 됐고

새로 만든 길, 만들고자 했던 길이 새로이 장착된 그의 인성이 되버렸다고.

동양인이지만 서양방식의 사고와 유사한 탓하지 않는

습성, 냉철함,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프라이버시,

많은게 미국 문화와 기업운영 방식에 맞춰졌을 

저자의 프로페셔널 한 측면들이 책에 담겨졌으니,

긴 시간들의 함축안에서 사사로운 건 생략한 듯 보이는

담백한 묘사들로 나타났다고 정리하는게 맞겠다 싶었다.


힘들지만 방안에서 웅크리고 있지 않았던 어린 시절.

그 시기, 책에선 산에 올랐던 얘기가 계속 등장한다.

산에 오르던 이유가 구체적으로 설명되야 하는 부분들도 아니다.

하지만, 짧고 고생스럽게 저자를 스치고 지나간

그 시절을 견디게 한 매우 현명하고 유일한 방법이었으리라 느꼈다.

망한 집안, 돌아가신 양친, 그리고 혼자 남겨진 소년.

좌절 보다는 어떻게는 그 청소년기를 건너온 이인이란 소년.

그러다 아버지와 막역했던 인연의 도움으로

현재의 LG그룹 전신이었던 기업의 신입사원이 된 그.

그때 그는 큰 걸음으로 징검다리를 건너듯 

삶의 변화를 모색했고 그러길 원하던 첫걸음을 내디뎠다.

기운이 없어 쫓겨나거나 차 하부를 기름걸레로 일일이 닦는 일을 하던

그 소년이 당시 선망 직업이라는 상사맨이 된 그 궤적이 

어쩌면 지금의 시대상으로는 이해 안 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는 그 기회를 원했고 잘 살렸다.

그 조직문화에서 배운 업무능력을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삶이 아닌 미국에서의 새출발까지 해냈으니까.


미국으로 이주한 후, 급속하게 꿈을 이뤄간 그.

앞서 이어지듯 계속해서 꿈을 이야기 하고 

어느 부분에선 무모한 듯 당시를 회상하지만,

이미 어느정도의 인적 네트워크와 짧았더라도 회사생활을 통해

자신의 선택을 뒷받침 해 줄만한 어느 정도의 기반은 가지고

불안정했지만 능력은 있는 사업가로써의 시작을 결국  시작했고

그 불씨를 지금까지 꺼뜨리지 않고 쭉 이어온

벤쳐캐피탈리스트로써의 그를 만나게 하고

그의 커리어를 들어볼 수 있는게 바로 이 책이다.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인연을 만나온 그.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선별된 인연들을 특히 소중히 여기고

추리고 또 추려낸 소수의 성공가능성에 집중하는 안목을 가진 기업인.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로 세상을 등져야했던 

아꼈던 어떤 이에 관한 짧은 회상 등도 이와 대비하듯 등장한 이야기.


저자의 삶을 쫓아가며 들여다 보면서 

멈추지 않는 삶의 의지가 계속 아웃풋을 만들어내고 

그걸 동경하는 이들에게 다시 그 진취성을 나누는 삶을 사는 그.

괴로움에 매몰되지 않았고 몇가지 성공에 안주하지 않은 인생을 사는게

어떤건지 보여주는 살제사례가 될 속도 빠른 이야기들을 담은 책.

한사람의 삶으로써나 기업인으로써 쉽게 도달할 경지 같지 않다.

배운다기 보다 겸허하게 저자의 기록을 쭉 따라가며

인생 선배이자 꿈을 현실로 만든 한 사람의 역사를 배웠고

소중하게 한문장 한문장 읽어갔던 책이었다.

좋은 경험 책으로 공유해 준 저자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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