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 - 나도 모르게 방전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뇌과학 처방전
배종빈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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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제공한 책에 관한 주관적인 서평 남깁니다]


helpless 즉, '도움받을 곳이 없다'는 뜻도 무기력이지만,

한국어로나 영어 안에는 무기력이란 표현들이

이 외에도 가능한 것들이 또 존재한다.

hopeless라는 무망감 또한 무기력이라 부를 수 있는 

또다른 사전적 정의 중 하나.

이 책에선 이와 같은 단어적 접근은 없지만

본의 아니게 정확히 이에 해당하는 예시들로써 

무기력을 설명하는 시작을 열어놓은게 신기했다.


남들이 봤을 땐 무기력하지 않아야 할 

많은 경우의 사람들도 존재한다.

갖출 걸 갖췄음에도 무기력에 빠지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 또한 무기력에 시달리는 

사례들일 수 있다는 건 들여다 봐야할 요소다.


한 60대 사업가는 무기력에 시달린다.

어렵게 자라 자신의 가족에게만은

자신과 같은 과정을 겪지 않게 해주겠다는 일념으로

현재의 경제력을 갖추었고 가족과 자신을 위한

외적인 보호장벽은 이룬 건실한 가장의 삶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는 무기력하다.

왜냐면 더이상 삶의 낙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희망사항을 현실로 이뤄냈는데 

더이상 희망이 없다 느끼는 현재는 그에게 무기력이다.


이상한가?


무기력은 도움을 못받거나 희망이 없어도 생기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개인별로 그 원인은

천차만별일 수 있는 문제다.

필요한게 없어도 생기는게 무기력이지만

필요한 걸 갖춰도 생길 수 있는게 무기력이란 사실.

그래서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할 고민 같겠지만

이런 개인차조차 폭넓은 무기력의 정의를 위해

무기력의 예시에 포함시켰다고 보여진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시작은 

무기력 극복 그 자체가 보다는 

무기력의 원인을 찾는 일이라 가르치는 것일지도.


어쩌면 극복 자체는 

전문가의 노하우가 더 개입될 수 있지만,

무기력의 원인찾기가 선행되어야 풀어갈 수 있기에

현재 누군가가 앓고 있는 무기력의 원인은

스스로 캐내 볼 수 있을 때라야

정확한 분석과 전후 상황판단이 가능해 진다.

그러니, 무기력의 이유찾기는 어쨌거나 필수요소다.

필요하지만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무기력은 왜 생길까?


간단히 말하자면 이는 회피 반응이다.

대면하기 싫은 것이다.

그로인해 생기는 또하나의 부작용은

무기력의 다른 이름일 수 있는 무언가에 대한 중독이다.

도파민을 찾아 대체할 걸 찾은 방어기제로써

회피가  중독이란 방어기제로 변해 

삶 속에서 작용해 중독을 이끌어 버리는 것.

게임, 유튜브시청 몰두도 그에 해당하는 예들.


회피는 무기력을 만들지만

회피의 대상은 다른 도파민 요소를 찾게 해

중독을 만들기도 한다는 논리.


어쨌거나 회피는 

"감정보상 작용"에서 기인하는 문제다.


이는 단순 회피라고 보기는 어려운데

이익을 위한 대면을 선택하기 보다는

오히려 손실을 감내하지 않으려는 쪽으로

손실회피를 선택하는 것.

사람의 뇌는 결국 극복보다는

순응 쪽으로 작동한다고 봐야하기 부분이다.

그 어떤 것보다 이 체계가 무기력을 완성시켜 가고

장기적으로 만성화 시키는 주범이라 불릴 만 하다.


책의 절반은 이런 요소들을 다루고

후반부는 무기력을 만들수 있는 

외적인 요소들을 다룬다.


갑상선 관련 질병이라던가 

과한 운동으로 인한 중추신경에 피로,

수면 부족으로 인한 생활 전반의 능률 저하 등.


그렇다면 마무리로써

종합적인 무기력의 정체를 판단해보자.

 

한번 무기력을 극복한다하며

평생 면역력을 갖춘 듯 살아갈 순 없다.

이 책을 쓴 저자 또한 무기력의 싸이클을 경험한다니까.

그럼 무기력이란 사람이라면 일생동안

크게 안 좋아지지 않게 잘 관리해야 할 

동반자 같은 대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또한 해봐야 할 것이다.

다만, 무기력에 걸려 넘어졌을 때

스스로 인지할 줄도 알면 좋겠고

옆에서 도와줄 수 있는 여건도 갖춰졌다면

더 행운일 수는 있을지 모른다.


무기력의 극복을 위해 책을 읽는 사람이 많겠지만

무기력의 원인을 이해하는데 더 의의를 갖고

이 책을 읽는다면 좋으리란 생각도 해본다.

스스로 무기력의 원인을 간추릴 수 있는 

원인추론에서 출발하는 자구력을 갖춘 후

변화무쌍할 무기력을 상대하는게 옳아 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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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파괴자
로빈 스턴 지음, 신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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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이나 주관적 서평]


가스라이팅을 당한 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 둘의 차이가 천지차이 같다고 생각하는가?


이는 모두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로

한 개인의 상처나 경험으로 남을 일이기에,

역으로 생각해 보면 

겉모습만으로는 가스라이팅의 피해를 

겪고 있는지 아님 자체해석과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는지를

타인은 객관적 판단을 내놓기란 힘들고,

겪는 스스로도 분간하기 힘든 부분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해당지식이 필요한 각자가 

가스라이팅을 단순히 속고 속이고 관계이해로 국한 말고

마음 찢어지는 고통을 겪게하는 뭔가로도 국한하지 말고,

이게 벌어지는 관계 매커니즘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고

그래야 비로소 이 책이 지닌 

본질적인 가치를 독서로써 발견했다고 보고 싶다.


생각보다 오래전에 씌여진 책이다.


가스라이팅을 설명함에 있어

여성 중심의 시각이 상당히 많은데,

당시 미국사회의 패미니즘 열풍을 반영했다고 본다.

패미니즘 자체에 관해서도 지금과는 또다른

당시 저자가 가졌던 우호적 시각도 분명 책에 담겼다.


그럼에도 균형감을 크게 잃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건,

패미니즘이 설파하는 여성가치관이

가스라이팅을 설명하는데 있어

단순히 당하는 여성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서만

집중적으로 쓰인 편협한 책으로 볼 순 없기 때문이다.


패미니즘의 여성주권운동이 당시

순한 여성들에겐 자기비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면서도

이또한 상대의 가스라이팅 탓으로만 뭉뚱그리지 않았다.

순수한 가스라이팅 이론이 아닌 

혼란을 줄 주장으로 흐르기 딱 좋을 맥락임에도

어느정도 선을 그은 전개를 보여주고

직장, 가족, 친구 관계등 두루 다루고 있기에

그걸 독자가 감안하고 읽는다면 

가스라이팅을 다룬 초창기 책만이 주는

유익함을 모두 누리리라 본다.


본문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겠다.


가스라이팅은 2가지 아이러니를 가지는데,

피해자가 가해자 입장을 더 고려하게 되면서

잘못된 관계 역전을 강화시키는 피해자의 왜곡된 인지,

그리고 가해자를 이해 시킬 수 있다는 희망 속에

가해자의 장점만을 살린 관계회복을 꿈꾼다는 점.


이 2가지가 크게 문제시 되는 건,


'설명의 덫'이라고 부를 수 있을

설명지옥에 패해자 스스로를 가두는 꼴이 되고

피해자 쪽은 은연중에도 관계개선을 꿈꾸기에,

가해자는 누구보다 손쉽게 피해자와의 관계에서이득을 얻고 

논쟁상황에서 유리한 고지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는 게

가해자에겐 다중적 고통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용전개상 이어는 지지만 

중복되는 주제는 거의 없다시피 한데,

설명의 덫만큼은 몇차례에 걸쳐 

중복설명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피해자의 양가적 사고와 혼란을

강조하는 부분으로 보여지고 그리 읽혀진다. 


즉,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는

분명한 "2분법적 생각"을 가져야

쉽게 정리될 구조이자 용어가 가스라이팅이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은 가스라이터로

당하는 사람은 가스라이티로 

명명하는게 이해를 돕는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가스라이팅 소재의 책들은

여성을 주요 피해자로 상당히 부각시키는 편인데

이또한 나르시시즘과 유사하게 비교해봐도 좋을 부분이었다.


독자층이나 상담받는 고객층이 

주로 여성들이라 상정하고,

연인이나 배우자 관계에서

여성을 피해자로 남성을 가해자로 놓고 

평가하는 부분이 많은 것도 담긴 현실이다.

이를 두고 남성혐오를 조장한다고 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이론의 확장성이나 정보측면이나 

치우친 함축적 진실만을 보게 된다면

자칫 축소되고 오용될 우려는 있다.

그렇기에 이런 부분들을 고려하고 

이 책의 좋은 내용들을 읽기 권한다.


삶의 처세나 다양한 관계 속 

위험제거와 예방 목적으로 읽고

지금의 피로함을 주는 이유를 납득하기 위해 읽는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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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 퀀텀 패권 쟁탈전
이영우 지음 / 삼성글로벌리서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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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제공한 책, 서평은 주관적 작성]


책의 한귀퉁이에 외롭게 다음같은 견해가 실려있다.

'한국내에서의 단결보단, 통일이 어쩌면 더 쉬울지도 모른다...'


완전 같은 의견은 아니지만 그 의미는 충분히 공감됐다.


책은 크게 3부분으로 갈린다.

북한, 중국, 러시아.


이 3개국이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력과

그로인해 같이 살아가는 지구촌 사람들이 

겪고있는 고초들의 향방이 

어찌 흘러갈 수 있는지를 바라보는 

국제정세란 주제를 위용있게 갖춘 책.


북한은 이외로 분량이 적다.

불량국가로 언급은 되지만

중국이나 러시아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 정도까진 보진 않고

국내에 주는 파급력과 북한 자체가 자구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짧게 언급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중국.


중국의 덩샤오핑에서 시진핑으로 이어지며

외교정책과 국가적 색깔에서 보이는 큰 차이는

숨김과 드러남이라 평가하는데,

덩샤오핑은 힘을 갖추기까지 본모습을 감추라 지시한 반면

시진핑은 중국의 힘을 만방에 드러냄으로써

그 자체로써도 하나의 전략으로 이용하자는 주장.


그에 앞서,

책이 말한 '퀀텀모프'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를 보자면

그 뜻은 '문명의 전환점'이란 의미임을 간략하게 서술했고,

지금이 바로 그 격변기에 해당하는 시대임을 강조한다.


이 시기가 앞선 여러 시대적 급변과 다른 점은,

더욱 그 귀추가 주목될 수 밖에 없는 누적된 변화들 후의 일이면서

난장판식 이권다툼이 전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고 보는 부분에서다.


기술의 발달은 분쟁의 범위 또한 확대시켰다는 전제가 깔렸는데,

1890년대 마차가 주요 교통수단이던 뉴욕의 그때와

지금의 뉴욕의 달라진 겉모습은 퀀텀모프란

한순간의 변화처럼 설명되도 현대인에겐

이해가 될 과거역사속 한 장면이지만,

지내놓고 보면 이런 굉장한 변화를 겪는 시기마다

그것은 그때의 현실이었다는 예시로써도 보여주기에

현재의 격동은 해당시기의 사람들은 깊이 인식하기 어렵고

그 결과 또한 예측불가하며 다변수 적임을 암시하는 바가 크다.


중국의 시진핑 체계는 2022년부터 3기를 맞이했는데

현재 40%가 넘는 젊은층의 무직상태와

부동산 거품 붕괴현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

더이상 변화는 말고 기존 유지를 잘하자는 

캠폐인을 벌이며 자국민들을 달래는

달라진 시진핑의 중국내 구호가 

현재의 위기상황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남중국해 문제 또한 그것이 영해냐 내국해냐에 따라

타국은 한발자국도 디딜 수 없는 지역으로 바뀔 수 있기에,

이를 중국이 어떻게 선포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전세계가 바라봤을 때 이는 

매우 심각한 국제적 이슈로도 다뤄져야 함도 기술했다.


모든 분쟁소지가 있는 문제들에 미국의 개입 또한 

중국이나 러시아에게는 변수이긴 하나 

이 또한 맹점이 있음은 러시아 편에서 다뤄보겠다.


중국이 시진핑이라면 러시아는 푸틴이다.


러시아의 특이한 점은, 

푸틴이 2기때 휴식을 갖고

3기때 돌아왔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를 대제로 칭한다는 면에선

표토르 대제와 같은 왕조시대 호칭이 

현대 러시아에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런 역사는 과거고 현재는 변했다는 

어느 한부분의 상식도 깨져보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이야 우크라이나 침공이 크게 알려진 상태지만

그전에도 여러번 있었던 러시아의 무력사용은 있어왔다.

이 이전의 러시아발 분쟁들은 우크라이나전에 비해

거의 해외토픽 정도의 뉴스로만 다뤄졌다는 점도 주목한다.


예전, 러시아가 크림반도에서 분쟁을 일으켰을 때

당시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발언을 했지만 그게 다였다고 한다.

그때 이 하나마나 했던 작은 대처가 

푸틴에겐 일종의 학습효과를 일으켰다는 분석을 더했고.


거기에 러시아만의 추가된 침략 방법으로써,

목표로 하는 지역에 친러시아계를 조직하여

러시아와의 연방을 외치는 집단을 심어놓고

그들이 러시아를 반겨서 모시고 들어오는 

조작된 형식을 띈다는 그 전술은

남의 나라 일로 치부하기엔 극히 어려운 예이기도 했다.


결국, 중국과 러시아의 움직임이 나왔으니

그에 대한 미국의 대응 또한 같이 소개되고 있으나,

책의 주요내용은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의 세계진출과 국내정책을 어떻게 병용하여

통치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지가 주요 관건으로 다뤄지는 바다.


저자는 책의 마무리로써

한국이 이들 나라에 휘둘리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고 자국 기업을 잘 보호 육성해,

중국이나 러시아에 의한 피해는 효율적으로 방어해 내고

자국민끼리 서로의 가치를 잘 보존해 나가는

현명한 민족이 되길 기원하며

개인적 소회로써 글을 정리했다.


어려운 건 없지만, 

세계정세를 쭉 읽어나가는

지구력은 필요한 독서일걸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에만 머물고 있는 시각을

세계적인 분쟁사들로 같이 들여다보면

독립적이지 않고 엮여있는 구석들이

많다는 지념도 해볼 수 있기에,

매우 소중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 책이라 생각한다.

추천하고 싶은 내용들을 잘 정리해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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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 상실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틱낫한의 치유 수업
틱낫한 지음, 권선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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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제공한 책이나 서평은 주관적 작성]


틱낫한 스님의 책을 오랜만에 읽는다.

그의 책 '화'가 가장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거 같은데

워낙 많은 책을 거쳐오다 보니 

저자의 다른 책들 중 무언가를 또 읽었더라도

화 이외에는 이순간 기억해 낼 수 없다.


이번 책은 애도와 관련한 책으로 광고됐으나

생활과 연계된 명상책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명상에 대한 언급이 많다.


여러 감정들을 다스리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에

애도와 슬픔도 분명 다루고는 있지만,

책이 강조한 누군가를 잃었거나 떠나감에 대해서만

한정적으로 논하고 있는 책은 아니었다.


명상의 궁극적인 도달을 

굳이 꼬집듯 언급하진 않고 있으나,

그 중 가장 명확했던 키워드는 

signlessness(무상)이었다.


내 자신이 하나의 형상으로 존재하나 

결국 흙이요 그러나 지금은 흙이 아닌 형상을 띨 순 있다는.

모두가 무상의 존재라는 말뜻 자체의 이해가 아닌

그냥 이미지처럼 내게로 잘 들어오는 

확실한 느낌이 들던 표현이었다.


화장장을 가본 사람은 나같은 생각을 해봤을까?


요즘 화장장은 신형 화로들로 지어져서 

작업장 안과 밖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의 공간은 매우 다르다.

공장에서 나오는 물건들을 받아보듯

버거킹의 모니터 안내처럼 순서가 되면 받는다.

기다릴 필요도 없이 장례지도사가 예상해 준

시간에 다시 모여 받는 시스템.


그래도 안이 어느 정도는 개방형 주방처럼 볼 수 있기에 

안에서 처리되는 상황을 알 수 있다.


유골이 분쇄되어 나오면 망자의 임플란트 라던지

금속들이나 신체보철들은 따로 챙겨주는데,

그보다는 모든 사람들의 유골들이

계속 공유되어 사용되는 큰 트레이에 옮겨지고

거기에서 긁어 모아서 주기 때문에 

순수한 자신 가족만의 유골분이라고만은 보기 어려운 구조다.


즉, 그 공간에 모인 모두의 유골은 

얼마간이라도 다 섞여버린다.

그걸 각자 담아 왔던 길로 돌아가는 

반대 순서만이 남을 뿐.


흙을 보면 무엇이 무엇인지 구분 가능한가?

사람은 몸 상당수가 수분으로 구성됐으니 

우리는 훍이 아닌 물이라고 해야하나?


틱낫한 스님은 슬퍼하지 말라고 다독인다.


왜냐면,

죽은 이가 산자의 슬픔을 원치 않는다며.


그말에 동의한다. 

보이지 않지만 죽어 떠난 누가 

자신을 그리워하라 하겠는가.

그리움은 산자의 몫.


우리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언어를 구사해 스님이 얘기하지만,

그래도 그의 언어라서 남다른 공감을 제공한다.

속세를 떠났다는 공식 자격이 발부된 스님이기에.


속세의 눈으로 보는 이가 아니니

보편적인 위로라고는 보기 어렵겠다.

그러나 96p에 나오는 걸 인용해 보면,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우리는 갑작스럽게 버려지거나

홀로 남겨진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들을 영원히 잃어 버렸다고 믿으며

깊은 고통을 경험하기도 하고,

그들과 단절되었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과 다시 연결될 때

사랑하는 이들, 조상들 그리고 생명의 흐름 전체와 

다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내면의 집으로 돌아가,

우리 안에 있는 사랑하는 이를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단락에서 와닿는 표현은 2개.


영원히 잃어버렸다고 믿음,

내면의 집으로의 회귀.


누군가를 잃은게 아니라 떠났고 

살아있는 이는 자신의 마음으로 복귀한다.

복귀가 슬픔의 회복을 표현하는 

간단한 단어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마음으로라도 연결된 걸 느껴 봄으로써

잊은듯 간직하고 살라는 설명의 종류일 뿐.


각자가 지닌 슬픔의 총량에 따라 

와닿는 바나 와닿지 않는 바가 나뉠 수는 있겠다.


그래도 사라졌다는 메세지 보다는

사라지지 않았음을 언급해주는 

약간의 버팀목은 되줄 수 있을듯.

마음으로 세상사를 바라봄으로써

좀더 여유롭게 관조할 수 있도록

불교적 세계관으로써 개인을 이끄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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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도 모르는 상속 증여의 기술 - 상위 1% 자산가들이 찾는 세무사가 알려주는 합법적인 절세법
공찬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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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 제공, 주관적으로 쓴 서평]


상속이 나오면 항상 증여지식도 따라붙는다.

누군가에게 돈이나 재산이 단순

일반거래가 아닌 무상으로 오갈 수 있는 

몇 안되는 거래란 공통점 때문일 듯.

물론, 교환도 비슷하긴 하겠지만,

이때는 교환 대상들 끼리의 차액이 발생시

일방에게 다른 일방은 그만큼의 댓가를 주게 되니

상속과 증여와는 다른 결을 지닌 제도다.


국세청도 모르는 기술이라 말하고 있지만

절세를 가르쳐주는 책이지 

당연히 탈세를 가르쳐주진 않는다.

그러나 합법적인 탈세의 범위 안에

절세가 포함되는 것이니 

그런 부분에서 책이 설명하는 영역경계는 모호.


몇년 전 현 정부에서 일시적 1가구 2주택자에 대해서

한시적으로 세금을 줄여주는 법제를 만들었다고 해서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공인중개사를 찾으니

그 법이 야당에게 막혀 통과가 안됐다고 한다.

'아...안됐구나...'

신문을 안보고 사니 더 몰랐던 건지

아님 나 말고도 많이들 모르고 있었는도 궁금하다.


우리가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범위의 

상속세와 증여에 관해 매우 쉬운 설명으로 

많은 사례와 설명들로 잘 이해시켜 준다.

오히려 그림이 많으면 딱딱해지고 

어려울 수 있는게 세법책들인데 

이 책은 거기에 들일 공들을

더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는데 들인듯 하다.


이해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한 분야이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은 충분히 그런 이해에 들일 

각자의 힘을 다분히 줄여준다.

어렵지 않은 예들과 어렵지 않은 설명들로.


2가지 정도의 상속세법 상식을 소개해 본다.


어느 부모가 막내자식에게 현금을 양도했다.

그런데 부모 중 1인의 사망으로 

기존에 존재했을지 모르는

유류분 상속분이란게 확인되어야 할 시점이 왔다.

이 막내는 혹시나 형제자매들에게 

자기가 이미 받은 돈에 관해

나눠야 하는게 껄끄러워 그 사실을 숨겼다.

그러다 미신고와 납부지연 가산세로 그 이상의 폭탄을 맞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는 이야기.

이 사례에서 부모는 손자 2명에게 각기 1억씩을

막내에겐 3억의 돈을 줬었다.


다음 사례.

부모님 두분 모두 노령이라면 그중 한분이 돌아가시고

다시 한분이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럼 상속세는 2번 발생하는가?

그렇다 2번 발생한다.

다만, "단기재상속 세액공제"라는 제도가 있어서

생존기간의 길이에 따라 약간 감면해 주는 제도는 있다.

이 제도를 알고 모르고가 중요한게 아닌건

저자가 분명 알고 있으면 좋은 제도라고

소개하지 않고있음에서 알 수 있겠다.

이런 제도가 있다는 식의 언질만으로 마무리 된 제도다.

반대로 남은 배우자가 어느정도 오래 사셨을 땐

2번의 상속세를 냄으로 인한

감면혜택이란 건 더 적어진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다.

부모님 모두를 잃은 슬픔은 2배지만

상속 또한 2번 발생하는 꼴이니 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개인적으론 2가지가 크게 느껴지는데,


내 자신이 얼마나 상속과 증여에 대해 무지하게 살았는지,

세법이 세무사에게 조차도 얼마나 복잡한 숫자놀음인지.


앞으로 유산상속분에 대해 

공동책임이 아닌 각자몫에 대해 납부하게 하는 법이 

계류중에 있다는게 제일 첫장의 소식인데,

이 법이 통과하더라도 그 효과는

2027년부터 적용되니 엉뚱한 상상은 금물.


비슷한 책들을 여러권 읽어봤는데

이 책이 가장 일반 눈높이에 맞게

쉽게 읽히는 내용들이 많았던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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