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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파괴자
로빈 스턴 지음, 신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이나 주관적 서평]
가스라이팅을 당한 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 둘의 차이가 천지차이 같다고 생각하는가?
이는 모두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로
한 개인의 상처나 경험으로 남을 일이기에,
역으로 생각해 보면
겉모습만으로는 가스라이팅의 피해를
겪고 있는지 아님 자체해석과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는지를
타인은 객관적 판단을 내놓기란 힘들고,
겪는 스스로도 분간하기 힘든 부분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해당지식이 필요한 각자가
가스라이팅을 단순히 속고 속이고 관계이해로 국한 말고
마음 찢어지는 고통을 겪게하는 뭔가로도 국한하지 말고,
이게 벌어지는 관계 매커니즘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고
그래야 비로소 이 책이 지닌
본질적인 가치를 독서로써 발견했다고 보고 싶다.
생각보다 오래전에 씌여진 책이다.
가스라이팅을 설명함에 있어
여성 중심의 시각이 상당히 많은데,
당시 미국사회의 패미니즘 열풍을 반영했다고 본다.
패미니즘 자체에 관해서도 지금과는 또다른
당시 저자가 가졌던 우호적 시각도 분명 책에 담겼다.
그럼에도 균형감을 크게 잃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건,
패미니즘이 설파하는 여성가치관이
가스라이팅을 설명하는데 있어
단순히 당하는 여성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서만
집중적으로 쓰인 편협한 책으로 볼 순 없기 때문이다.
패미니즘의 여성주권운동이 당시
순한 여성들에겐 자기비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면서도
이또한 상대의 가스라이팅 탓으로만 뭉뚱그리지 않았다.
순수한 가스라이팅 이론이 아닌
혼란을 줄 주장으로 흐르기 딱 좋을 맥락임에도
어느정도 선을 그은 전개를 보여주고
직장, 가족, 친구 관계등 두루 다루고 있기에
그걸 독자가 감안하고 읽는다면
가스라이팅을 다룬 초창기 책만이 주는
유익함을 모두 누리리라 본다.
본문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겠다.
가스라이팅은 2가지 아이러니를 가지는데,
피해자가 가해자 입장을 더 고려하게 되면서
잘못된 관계 역전을 강화시키는 피해자의 왜곡된 인지,
그리고 가해자를 이해 시킬 수 있다는 희망 속에
가해자의 장점만을 살린 관계회복을 꿈꾼다는 점.
이 2가지가 크게 문제시 되는 건,
'설명의 덫'이라고 부를 수 있을
설명지옥에 패해자 스스로를 가두는 꼴이 되고
피해자 쪽은 은연중에도 관계개선을 꿈꾸기에,
가해자는 누구보다 손쉽게 피해자와의 관계에서이득을 얻고
논쟁상황에서 유리한 고지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는 게
가해자에겐 다중적 고통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용전개상 이어는 지지만
중복되는 주제는 거의 없다시피 한데,
설명의 덫만큼은 몇차례에 걸쳐
중복설명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피해자의 양가적 사고와 혼란을
강조하는 부분으로 보여지고 그리 읽혀진다.
즉,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는
분명한 "2분법적 생각"을 가져야
쉽게 정리될 구조이자 용어가 가스라이팅이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은 가스라이터로
당하는 사람은 가스라이티로
명명하는게 이해를 돕는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가스라이팅 소재의 책들은
여성을 주요 피해자로 상당히 부각시키는 편인데
이또한 나르시시즘과 유사하게 비교해봐도 좋을 부분이었다.
독자층이나 상담받는 고객층이
주로 여성들이라 상정하고,
연인이나 배우자 관계에서
여성을 피해자로 남성을 가해자로 놓고
평가하는 부분이 많은 것도 담긴 현실이다.
이를 두고 남성혐오를 조장한다고 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이론의 확장성이나 정보측면이나
치우친 함축적 진실만을 보게 된다면
자칫 축소되고 오용될 우려는 있다.
그렇기에 이런 부분들을 고려하고
이 책의 좋은 내용들을 읽기 권한다.
삶의 처세나 다양한 관계 속
위험제거와 예방 목적으로 읽고
지금의 피로함을 주는 이유를 납득하기 위해 읽는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