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뇌과학 - 뇌과학과 심리학으로 부를 끌어당기는 6가지 비밀 부자의 나침반 5
우에하라 치카코 지음, 오정화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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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어떻게 버느냐 자체는 나와있지 않다.

왜냐면, 직업이나 돈을 벌 수단의 선택을 돕는 책이 아닌

돈을 버는 사람의 내면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 본인을 변화시킨 이야기이기도 한데,

일찍부터 은행원인 아버지로부터

기본적인 돈에 관한 교육을 받고 자란 자신은

다른 사람보다 돈에 관한 소양을 기르며

자란 편이라 여기는 그녀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부터

대학시절을 어렵게 보낸 저자는 자신도 모르게

주변 친구들 중 부유한 가정에 속하는 부류들을 보며

자신의 처지가 힘들다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런 흐름이 꽤 오래 지속됐다.

금융쪽의 직업을 찾게 되어 

학생이 아닌 직장인으로써 

자신이 쓸 돈을 버는 사회인이자

기본적 경제적 기반을 가진 후에도 

경제에 관한 불안은 해소되지 않았다고 한다.

단순히 돈이 없어서 생기는 불안이 아닌,

최악의 경우인 것 마냥 

자신의 경제적 처지를 생각하고

대비하려는 듯한 착각이 주는 불안.


그러다, 이 모든게

경제력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한 후,

돈에 관한 문제에서

대부분의 사람들과 자신의 경우

파이낸셜 문제들과 더불어

뇌과학과 심리학이 더해져야만

실제 경제적 변화를 위한 

올바른 행동이 가능해지고,

돈에 관한 무의식적인 관념이 

긍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깨닫게 된다.


실제, 자신이 어렵다고 생각했던 그 대학생활 조차

이후 다시 객관적으로 돌아보니,

넉넉한 편이 아니었던 것 뿐이었지

경제적으로 코너에 몰려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었단 걸 깨닫는다.

학교생활을 해나가는데 경제적 제약은 없었고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시절이었던 것.


이런 개인적 사고변화에 힘입어

타인의 금융교육에 심리학과 뇌과학을 도입한 저자는

이것을 '파이낸셜 테라피'라 부른다.


여러가지 무의식 개조에 대한 방식이 설명되고 있는데

각각의 설명들마다 3가지 이상의 항목은 등장하지 않는다.

즉, 복잡하지 않도록 하기위해 

가능한 간단히 정리된 듯하고

그래야 실용적인 변화접근이 더 가능할 거라 여기며

자신의 테라피를 만들고자 했다는 느낌도 주는 부분이다.


사람마다 돈을 왜곡되게 보는 관점을

크게 3가지로 분류한다.


"회피, 공포, 과신"


회피란, 

자신은 누군가 돈을 준 것으로 써야 한다거나

반대로 자신이 누군가에게 돈을 줘야 한다는 관념.


공포는,

돈은 더럽고 추악하니

가까이 해선 불행해진다는 관념.


과신은

돈이 곧 행복이라 믿기에

돈의 소비로 자존감을 추구하는 관념.


이중 과신은

돈이 많은 이의 선택사항처럼 보이지만,

돈에 관한 연구에서

일정수준까진 분명 돈이 행복을 높여주지만

어느 수준 이상의 돈을 소유했을 때부터는

비례적으로 행복이 증가할 순 없다는 연구에 기반한다.


회피나 공포는

트라우마와 잘못된 신념으로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데,

트라우마는 편도체, 해마, 전두엽 피질에 영향을 미쳐

이 영역들을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해

극도의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한다.


투자에 망설이거나 소극적이기만 한 태도는,

어릴 적 돈에 관한 부정적 인식을 

교육받고 주입받았기 때문일 수 있고,

단순히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부터 받은 

일종의 충격 때문에 이것을 무의식 중

공포로 받아들임으로써

트라우마를 겪은 것으로도 추측해 볼 수 있다. 


한편, 뇌에 깊이 박힌 신념은 

잘못이란 표현보단 

'그릇된'이란 표현을 쓰고 있는데,

트라우마 만큼은 아니더라도

이또한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존재하는 부정적 사유다.


그렇게에 일단 

자신이 돈과 인연이 없다는

생각과 신념에 사로잡힌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이유로써의 그 신념부터 찾아야 한다.

그래야 '평정심'을 가지고 돈과 마주할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은 

경제적인 행동력을 심리와 뇌에서 찾고 있다.


이 책 때문에 처음 알았지만

영국이나 일부 외국에선 어릴 때부터 

돈에 관해 단순한 교육이 아닌

심리학과 연관된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어린 애들에게 무관해 보일 수 있는

돈을 빌리고 갚는 수준의 이야기들 뿐이 아닌

돈을 못갚고 못받았을 때의 경우까지

고려해 보도록 만드는 

심리적 돈교육이라는 것에 놀라웠다.


앞서 말한 돈과 관련된 부정적인 신념에서

자신은 돈과 인연이 없다는 부분은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한다.

단순히 생각하면 '양보' 아님 '포기'일지 모를 이 부분

무엇이 일찍 이것을 내면화 하게 할 수 있을까?

이걸 더 깊게 들여다보면

'인지부조화'와 연결시켜야 할지도 모르겠다.

착한 것과 무지한 것의 구분부터 시작해서 말이다.


간단하게 설명해 놨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읽기에도 좋은 실용적인 금융관련 심리학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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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동적 아웃풋 - 막연한 기대를 현실로 풀어내는 사고 모드
촉촉한마케터(조한솔)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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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이 좋은 책들이 있다.


이 책도 어쩌면 자기계발서라던가

일종의 심리학 책이라던가란 

해당 책만의 분류를 떠나

저자가 제안하는 발상의 옳음에 먼저

끌리게 되는 책이라 소개하고 싶다.


능동적이지 않게 사는 원리를

자전거에 빗대어 설명한게 있다.

자전거를 움직이게 하는 건

페달을 돌리고 있는 두 발인데,

그 수고에 불합리하게 맞대응 하듯

동시에 양손은 자전거 브레이크를 쥐고 있는 듯

두발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는 삶이

능동적 아웃풋을 막는 내적 브레이크라 비유한다.


또 이런 말도 한다,

"생각으로 생각을 막는다는 발상도 틀렸다"고.


이 말은 흡사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네"란 

말장난 같은 진리와도 유사한 표현법이다.

걱정이나 생각 모두

계속 반복되는 돌아가는 루프처럼

사람의 사고방식이 챗바퀴처럼 돌아가는 

선택적 인지양식을 야기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내면을 가로막는 일종의 

강박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큰 범주의 '망상'이라 보고있는 저자다.


망상이라고 들으니 

순간 병처럼 느껴지기 쉽겠지만,

자신이 나아가려 하는 에너지를

끊임없이 멈추도록 작용하는 

보이지 않는 정신적 족쇄이자 잘못된 원천을

망상에서 찾는다고 보는게 맞고

그게 여기에서 쓰여진 망상의 정의다.


발상도 좋고 이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좋다.


거기에 직접 경험한 사연들과

시행착오들도 사례 형식으로 들려주고 있어

매우 공감가는 구성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은 있다.


결국 해결점을 향한 방식을 위한 책인데

일종의 명상식 이완에서 상당히 많은 원리를 공유한다.

명상이나 인지행동치료 등을 말하고 있진 않지만

놓아주기라던지 자기몸을 스캔하듯

긴장된 곳을 풀어주는 방식 등,

몸 구석구석 두들기고 만져주며

일단 몸의 이완을 정신의 이완을 위한

단초로 활용하는 조언들은 명상류에 가깝다.

물론 옳기는 하고 검증된 효과도 있겠지만 

명상을 위주로한 마인트풀니스 류의 책들에서 활용되는 방법이  

이 책만의 색깔에 애매하게 끼워진 맛이 나 아쉬웠단 것.


발상에 맞춰 이론적 활용을 보완하는

간단한 자가 테스트까지 만들어 소개한 

그 저력에 비해서는,

해결점에 도달하는 과정에는

그 정교함이 다소 미흡해 보이는게 있어 

아쉬웠단 뜻이다.


그러나 큰 틀에선

옳은 발상과 그걸 뒷받침하는 이야기들을

이어나감에 크게 중복이 없고,

억지주장이라 느껴지는게 없이

공감가는 주제를 채택 후

매우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좋은 내용들이라 

좋았던 책이라고 결론내고 싶다.


이야기를 사례식으로 계속 들려주듯 말하며

동의할 수 있겠냐는 질문식 문장들들이 많은 점도

이 책만의 개성을 살린 부분들이다.


부드러운 듯 보여도

편견에 갇혀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발상면에서 이런 열린 사고를 기반으로

자신의 생각과 사연을 공유했고

이론화 하는 작업에선 배울 점도 많았던 책.

저자의 전작을 읽진 못했지만

다루는 소재면에선 이 책이 더 마음에 들어온다.


망상이란 단어적 정의를

독자 스스로 좀더 객관화 해보기 위해

먼저 사전적 의미를 찾아본 후

저자가 말하는 망상의 정의를 이해해 보면,

능동적 아웃풋을 이루기 위해

어떤 시도와 변화가 필요한지

스스로 느끼는데 도움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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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불안은 죄가 없다 - 걱정 많고 불안한 당신을 위한 뇌과학 처방전
웬디 스즈키 지음, 안젤라 센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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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불안과 불안장애로써의 불안을 먼저 나눠야 한다.

그러나, 이 나눠진 범주 자체에서도

약간 애매한 영역은 존재한다.

다음은, 일상적 불안과 불안장애로써의 불안을 분류해 

5개로 나눈 범주들 소개.


[범주1]

일상적인 불안으로써

책이 제시하는 실제 예들은,

청구서 처리,

취업,

연인과 이별,

삶의 중대사건.


이 범주에서

근거없는 걱정이라 판단되거나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각한 고통을 야기할 땐

불안장애.


[범주2]

불편하고 어색한 사회생활이 주는

수치심과 주위의식


이때,

이런 불편함에 골몰하여

예상되는 굴욕감에 대해 두려움이 커져

사회생활 속 상황자체를 원천차단하거나 피할 땐

불안장애


[범주3]

시험,

사업,

무대공연,

행사 등에서의

긴장


이 상황을 앞두고 또는 상황시

실제 공황에 빠지거나,

공황발작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예기불안에 사로잡히는 건

불안장애


[범주4]

위험한 물건, 장소, 상황에 대한

현실적인 두려움 또는 거부감이 들 때.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된게 없음에도

혹시 닥칠지 모를거 같은 불안감이 크게 엄습해옴은 

불안장애


[범주5]

트라우마 직후,

경험하는 불안, 슬픔, 수면장애


시간이 흘러

몇달 몇년이 지났어도,

발생됐던 트라우마에 대해

반복되는 악몽이나

당시 이미지의 재현이 계속 되고,

지속적인 감정적 마비를 경험시

불안장애


여기까지가,

5개의 범주로 나눈 '일상적 불안vs.불안장애'의 분류다.


직간접적으로 타당성이 와닿는 것도 있겠지만

일부에선 모호함도 있다.


예를 들면,

삶 속 중대한 사건이라는 기준을

일상적 불안으로만 

과소평가하듯 묶기엔 애매하다.


예시로써 등장한 것들 이외에도

배우자나 부모님의 죽음,

굳은 믿음으로부터의 배신,

타의에 의한 비자발적 고립 등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라 불릴 수 있는 것들이

여럿 추가될 수 있는데,

이때 이 사건들이 일상적으로 

사람이라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일상'이란 이유이면서

피치못할 사건들이라는 관점으로만 본다면

분명 중대하지만 일상적이란 기준도 맞겠다.

그래서 불안장애로써 바로 인식되는게 

불충분한 쪽의 분류도 일단 맞겠고.


하지만,

이 불안에 '지속적'이란 근거가 생기기 전이라도

상식적으로 벗어나지 못하거나

벗어나기 힘들 가능성도 있다는 건

고려해 보는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트라우마는 다른 범주에 속하는 분류지만

트라우마와 일상생활 내에서의 중대한 걱정꺼리들 간에

구분을 두고 완전한 차이로 나누기 어렵다.


트라우마 전문가들의 견해 중엔,

같은 상황을 겪은 사람들이라도 

해당사건을 각자가 받아들이고

내면화 시키는 관점차이 때문에

트라우마라 느끼는 기준이 달라져

전문가들 조차도 트라우마 기준을 정의하기엔 

어렵다는 코멘트가 있다.

그렇기에 불안이 된 사건이 

트라우마인지 또는

불안장애의 요소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그 자체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어쨌거나, 불안과 불안장애를 나누는 

모호함은 위와 같은 이유들이 있겠고,

이 외에 예시로 적은 다른 범주들 중엔

일상적 불안과 불안장애로 구분함이

타당해 보이는 것도 분명 존재한다.


책은 결국,

불안의 구분을 타겟으로 삼진 않았으며,

불안의 종류는 여러가지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불안도 인간이 가진 하나의 유용한 감정으로써

피하지 말고 이용해야 함을 설득하려 노력한다.

장점도 얘기하면서 말이다.


장점 중에

불안으로써 몰입과 집중력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 있는데,

쉽게 떠올려 볼 때

목전에 닥친 시험준비를 위해

평소 못해봤던 많은 양의 공부를 소화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일종의 불안의 힘이라 보는 것.


다만, 

불안이 압박감으로 작용하여

평소기량을 발휘하는 것조차 어렵게 하거나

쫓기는 듯한 분위기가 없어야만

두뇌가 편해지고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


책이 쉽고 재밌게 읽힌다.

불안을 선물같은 감정이라고까지

받아들이는 데는 다소 힘들수 있겠지만,

맹목적으로 불안을 두려워하고 피하고만 싶은 성향이 있다면

이 책으로 자신의 그런 선입견을 

어느정도 날려버려야 된다는

기준정도는 줄 수 있는 소스가 담긴 책 같다.


불안을 다루고 있는 이 책,

불안해하지 말고 편하게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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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IT 디스 이즈 잇
얀 케르쇼트 지음, 방기호 옮김 / 씨아이알(CIR)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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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본문 자체로 이해를 해야 하겠지만

내가 이 책에 정을 두고 읽게 해준 건

오히려 역자인 방기호의 여는 글과 닫는 글이었다.

역자가 옮긴 책에 글을 2개나 실은 걸 보는 건 처음이다.

보통 저자의 프롤로그나 에필로그는 있어도 말이다.


역자의 수련의 시절,

담당교수는 사람의 시각으로

볼 수 있는 한계를 설명하면서

그 구분을 둘 수 있는 가장 근접점을 묻는다.

사실, 몇cm까지 근접한 걸 

볼 수 있는냐는 질문이 아닌

눈이 더이상 물리적인 역할을 할 수 없을 때

오히려 대상을 바라보는 두뇌의 힘으로

눈을 떠난 인식(consciousness)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설명.

헌데 여기서 의문.

이 인식과 awareness가 뜻하는 인식은 

비이원론과 비이분법에서 쓰는 인식과

많이 다른 것일까.


우선, 책 제목인 디스 이즈 잇(This is it)을 살펴보자.

이또한 역자의 글 속에서 본문에서보다 힌트를 얻게 됐는데

역자는 안다는 거 모른다는 거 모두가 틀렸다 하지만

힌트를 얻은 정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으니

이것으로 설명을 이어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디스 이즈 잇'

이건 존재의 인식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문장.

그냥 직역하면 '이것은 그것이다'가 될만 하다.

하지만, 비이원론 입장에 서서

이 한 문장 뜻에 접근에 보자면

앞선 This와 뒤의 it은 같은 대칭적인 대명사가 아니다.

This를 역자는 '바로' 정도의 지시대명사로 활용해

뒤의 it을 바라보는 '눈' 또는 '시선' 정도의 구실로 해석했다.


즉, 비이원론적 입장에서

모든 건 하나를 뜻하기에,

자신이 자신을 본다는 말은 논리상 맞지 않다.

A=B라는 이분법이 아닌

A=A라는 비이원론적 뜻이 통하기 위해선,

이 2개의 A는 같은 A를 뜻함도 아니고

그저 A가 스스로 A임을 인식하는 

그 정도의 수준을 등호(=)가 화살표처럼 가리키는 역할.


20년이 넘은 예전 에크하르트 툴레와

저자의 대담 속에서 인상적이던 구절이 있다.

발현(Manifestation)을 이야기 하며

인식할 수 있게 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


존재, 즉 'being을 뜻하는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하지만

이 이야기가 가장 대중적인 설명이자 경험담으로 느껴져서다.

저마다 다른 느낌을 이야기 할 때

그걸 바라보며 참고해야 하는 입장에선,

기존에 자신이 스스로를 정의하며 느꼈던 존재와 

다른 자신을 인식했다는게 무엇인지

부드럽게 이해식으로 접근하게 해주는

마음에 드는 에크하르트 툴레의 설명이 이어진다.

특히, 발현이란 단어가 주는 우연성 느낌이 쉽게 와 닿으면서.


역자의 이야기를 또 안할 수 없는데,

결국, 모든 건 부질없다는 듯 들리기도 했지만

선을 통해서건 명상을 통해서건 종교를 통해서건

무엇을 쫒는다는 건 의미없는 목적추구라 설명하며,

이 설명 자체를 순수하게 받아들여 봤을 땐

나 스스로가 한마리 말이 되어 

눈 앞에 매달려진 당근을 쫓아 뛰니 

결국 나와 당근은 같이 뛰고 있는,

즉, 당근을 쫓으려 뛴게 아니라

뛰고 있는 나란 존재는 이미 당근 뒤에 있는데

나란 말이 계속 참나를 찾고 있는 듯 느껴지는 설명 같았다.


이 책은 정답이 있지 않기에

각자의 느낌은 나와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책을 읽으며 가질 수 있는 시간은

각자의 '각성'이 되어주리라 추측은 된다.


단정적인 말을 자꾸 피하게 되는 건

깨달음은 없다는 책이 내건 

애초의 명제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좋은 것을 얻었다고 믿음을 갖게 되는 이유는,

비이원론을 파고 들어가는게 황당무개하게 느낄 순 있어도 

그 '존재'하는 대상을 설명하는게 어려워서 생기는 느낌 띠문같지

부정하지 못할 단순명료한 핵심은 줄곧 느껴지기 때문.


책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운다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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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선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이랑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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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어느 겨울밤, 

도서관의 여러 책들 중 한권을 빼 들었다.

유독 이웃한 책들보다 얇고 낡았었지만, 

내용이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잘 시간도 많이 뺏기지 않을

적절한 분량인 것도 이유였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추운 겨울날, 

구두 만드는 노인은 지나가다

벌거벗고 쓰러져 있던 젊은이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를 집으로 데려오게 되는데

젊은이는 그날의 식사를 마치고 한번,

1년 후에 건장한 남자의 슬리퍼를 만들고 한번,

다시 5년 후에 쌍둥이 신발 의뢰를 받고 한번,

이렇게 총 3번의 웃음을 보이고

천사로 변해 하늘로 날아간다.


인간세상에서 풀어야 했던

3가지 수수께끼를 이해한 후

다시 천사로 변해 돌아가는 

극히 판타지스러운 이야기지만,

이 3가지 수수께끼의 답들은

듣는 인간의 입장에서 

하늘의 시선과 인간적인 판단력 사이의 

간극을 느끼게 만드는 소재였다.


대문호 톨스토이라면 

더 어렵고 긴 글로만

만나야 하는 인물 같았건만,

이 단편으로 오히려 그가 왜 오래 기억되고 

작품들은 숭고하게 느껴지는지 느껴볼 수 있었다.


3가지 질문은

인간의 마음엔 무엇이 있는가,

인간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인간이 무엇으로 사는가로

천사는 매 질문의 답을 알때마다 웃음을 짓는다.


예전 책으로 읽었을 때도 좋았지만

이 책으로 다시 같은 작품을 읽으니

전과 다른 감성의 나를 만나보며

예전 기억속에선 애매했던 

책속의 답을 확인해 볼 수 있어서 기뻤다.


예전 책에선, 

3번째 문제인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이

묘하게 이해되지 않게 쓰여 있었다.

몇번 다시 읽어 봐도

잘 이해되지 않던 그 느낌만 기억한다.


또, 천사 미하엘이 하늘로 돌아갈 때,

예전 책에선 부부가 그 모습을 보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었지만,

이 책에선 지붕이 갈라지며 사라지고

그저 정신을 차려보니 집은 그대로 있더란 

이야기로 끝을 맺는게 달랐다.


왠지 진짜 앤딩은,

감동을 받은 부부의 모습이 아닌

이 책의 이야기가 원본같다.

다만, 예전 책의 역자는 

원작에 손을 대고 싶었다기 보단

하나님의 영성을 더 배가시킬

각색된 엔딩을 원했을진 모르겠다 싶다.


다시 같은 소설을 읽으며

내가 느끼는 포인트가 달라져 있음은,

지난 시간들과 현재의 시간의 차이를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만든다.


책제목이기도 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답은

예전 책보다 이번에 더 정확한 내용으로 알게 됐다.


3번째 답은 1번째 답과 사실 이어지고 있었다.


자신들도 죽을 운명의 곤궁한 부부,

남편은 비참한 심정에 걷고 있던 중에도

지나치기긴 양심에 걸려 

쓰러진 젊은이를 살리려 되돌아 왔고,

부인은 자신들이 먹을 것도 없는 

가난한 집으로 군식구가 들어온 상황인데

설명할 수 없는 마음으로 

그날 저녁을 나눠 먹는다.

천사는 이 부부의 죽을 운명이

자신을 구함으로써 바뀌었다느니,

하느님으로 부터 부여받은 새인생의 계기라느니

이런 식의 시시콜콜한 설명을 달진 않았지만,

충분히 부부 스스로에게도 

기적은 일어났음을 이해하게 한다.


그 상황에서 천사 미카엘은

1번째 답은 인간 마음 속에 있는 '사랑'이라 느낀다.

생면부지의 누군가에게

여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나눠주는 그 마음,

그것을 사랑이라고 받아들인 그.


책과 다르게, 2번째를 건너뛰고 

1번째와 이어지는 3번째 질문으로...


천사는 죽어가던 쌍둥이 친모를 만나고

측은지심에 차마 하늘로 데려오지 못했다.

하나님은 재차 명령을 내리면서

동시에 3가지 질문들을 하사했다.

결국, 쌍둥이 엄마는 하늘로 

천사는 도중에 날개가 꺾여 추락하며

우연히 부부와 인연이 닿는다.


자신이 가면 아이가 죽으리란 엄마를 외면못한 천사는,

날개가 꺾여 떨어진 지상의 삶속에서 깨달음을 얻어야 했고

천사마저도 걱정하던 홀로 남게 된 쌍둥이는 

이웃여자의 양녀가 되어

손님으로써 천사의 구두방에 방문하게 된다.


천사는 부부에게 말해준다.

사람 모두의 마음엔 '사랑'이 있다고.

하지만, 서로 각자가 지닌 자기만의 사랑으로 사는 삶이 아닌

서로의 사랑으로 같이 살아가는 그런 사랑의 형태라고.

그리고 사람안에 그 사랑이 바로 '하나님'인 거라고.


1번과 3번 질문이 더 성찰적이었건만

내겐 2번째 질문이 좀더 

현실적이고 심란한 느낌을 준다.


건장하고 혈색좋은 남자.

직접 구한 최상급 가죽을 맡기며

오랫동안 신어도 수선이 필요없을

장화를 제대로 만들라고 당부에 당부를 한다.

천사의 실력에 의심과 검토도 하면서.


하지만, 천사는 가죽으로 슬리퍼를 만들고 마는데

부인은 사고 같아 마음을 졸이지만 

미카엘을 믿고 내버려 둔다.


결국, 건장한 남자의 하인이

슬리퍼가 완성된 직후 방문하여,

돌아가던 마차 안에서 남자가 급사했고

이젠 장화가 아닌 장례용 슬리퍼가 필요하니

장화 대신 만들어달라며 기존의뢰를 수정한다.


죽은 남자..,


좋은 덩치에 종아리는 일반 성인 둘레보다

훨씬 두꺼운 근육질의 남자였다.

부도 쌓았고 일처리도 꼼꼼하며 

자신이 사용히게 될 것엔

내구성 있게 분명한 품질로

확실한 결과로써 탄생되야 한다고 다짐에 다짐을 받던 그.


그는 죽었다.


그의 뒤에 죽음의 천사가 서있었던 건

오직 천사 미카엘만 볼 수 있었고.


천사는 이 남자의 선택에서

자신이 알아야 할 2번째 답을 발견한다.


인간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스스로 뭔지 모른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예견할 수 없는 운명의 인간들은

무엇이 필요한지 모른채 살아가야 하며,

서로 어우러져 각자의 사랑으로 상대를 대하며

그 유대 안에서 살아가길 원한 하느님의 이유,

그게 천사가 이해한

인간에게 부족함을 심어놓은 이유였다.

부족함으로 하나되어 

서로의 부족함을 보상해주며 살라는.


예전엔 각 질문과 각각의 답이 따로 같았는데

이 책에선 모든 질문과 답이 서로 엉켜있는듯 느껴진다.


재밌다고 해야할까, 감동이라고 해야할까.

천사가 떠난건 지금이나 그때나 슬퍼진다.

헤어짐은 슬프다.


천사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인간 부부는 남았지만,

6년의 시간을 천사와 사는 경험을 한 그들인데

천사없이 그들만이 홀로 남은 상황이 애처로웠다.


다른 단편들도 모두 

이런 은유적인 메세지들을 담은 작품들이다.

모두 좋았고, 짧은 호흡의 단편들이지만

톨스토이만의 느낌은 느껴보기에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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