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부모를 이해하는가 - 관계의 원형, 상처의 근원인 부모 이해의 심리학
마스다 유스케 지음, 명다인 옮김 / 또다른우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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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 한두번 쯤은 들어본 적 있을까?


'남을 바꾸려 하지 마라, 바꿀 수 있는 건 오로지 자신뿐'

"그냥 들어주면 안돼? 이해주면 안돼?"


맥락없이 꺼낸 말 같지만 우선, 

대인관계를 다루거나 정신분석, 심리학 등에선

자주 언급되는 문장들이기도 하고,

응근히 TV나 실상에서도 마주치게 되는 표현들이다.


사실, 너무도 평범한 이 문장들이 난 이해가 잘 안 됐었다.


남을 바꾸는게 정말 절대 불가능하기만 한가? 

나도 누군가의 권유로 변한 부분이 생기는데

자신 외엔 어느 누구고 변화 시킬 수 없다고?

누군가의 말을 듣다보면 어떤 부분은

조언할 부분도 생기던데 그럼 안된다고?

대화 말고 그냥 들어만 주는게 최선이자 미덕이라고?


물론, 이 문장들이 쓰이는 보편적 이유들은 충분히 알지만,

이해가 되면서도 얼핏 이해가 안 되기도 했던 

묘한 여운의 말들이기도 했단 뜻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우연히 

이 말들에 대한 내 의문점들이 다 풀려버렸다.

이것만이 책내용의 전부는 아니지만

읽어가던 중 가장 먼저 와닿던 내용 중 하나로써

책엔 다음과 같이 위 문장들이 구성돼 재등장해 있었다.


'(지금 이대로의) 나를 이해해주길 바래'라는 욕망',

'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위해) 바뀌지 않는가'란 불만.


'나를 그냥 이해해주길 바란다'나 

'사람은 바꿀 수 없다'에 괄호 속 말들이 연결됐을 때 비로소 

정확하게 어떤 뜻이었는지 꽂히듯 전달되던 느낌들이 있었다.


이 책 안엔 이런게 많은데,

위 문장처럼 이해를 넓힐 수 있고 

지식처럼 쓰일 수는 것들을 소개하면서,

뭔가 아는 듯 모호했던 경계적 개념들과

부모 및 본인을 중심으로 의아했고

생각해봐야 했던 꺼리들을 이해시키듯 다가온다.


저자는 부모자체를 부모이기 이전에

한사람의 인간으로써 바라볼 수 있길 권한다.

현재 기준이 아닌 부모시대 당시의 환경으로써.

살아오며 거쳐왔을 사람들,

결혼 전 속했던 가족구성,

지능, 성격, 기타 많은 것들을

마치 프로파일링 하듯, 

자신의 부모를 타인처럼 평가해 보라는 취지.

그럴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생김을 강조 또 강조한다.

그러나, 너무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란 사실을 감추진 않는데

이성적으론 분명 될 수 있다 하겠지만 

진실에 접근하는 단계들은 매우 어려울 거라는 예상을 한다.


책초반은 부모에 대한 인식전환을,

중후반부엔 부모 및 자녀가 지닐 수 있는 심리적 문제점들을 다뤘고,

마무리로써 정신과 진료실에서 저자가 

치료를 위해 어떤 단계의 접근을 해나가는지 설명해

일반인들과 정신과 전공의들 모두 

이해에 활용해보란 부분도 들어있다.

매 부분들마다 고루 잘 씌여졌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자의 이끔대로 성공만 한다면 많은 이들이

부모를 바라보는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 될 것 같았다.


가족관계 안에서 이유모르게 힘들던 

여러 상황들을 스스로 정리해 가면서

자신이 가진 포괄적인 정보들을 잘 활용해

기억의 재구성으로 새로운 진실을 알아가도록 돕고,

제대로 된 정신과의 역할이란 

단순 감정배출이나 공감으로써 돕는게 아닌

의학적 접근으로 환자가 피해왔을 의식을 직면하도록 돕고,

전이와 같은 충격요법도 각성에 활용해

진실과 마주할 용기를 갖춰가도록 하는 것이며,

매단계를 타당성있게 이끌어가는게 의사의 역할이라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또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순간 혜안을 얻은것 같다고 해서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일은 없을거라 조언한다.


오늘 해결됐다고 내일부턴 아무일 없단 보장은 없듯,

뭔가 심리적인 해소가 이뤘다고 해서 

그 자체로 있었던 과거가 사라지고 

다가올 미래가 안전해기만 하진 않는단 논리.

그럼에도, 하나의 해소는 분명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고

그로인해 삶을 살아가며 스스로를 덜 지치게 할

반환점 하나 정도는 얻어봤음을 자원으로 생각하라 권한다.

자신을 찾은 환자나 의사인 자신도 

결국은 모두 각자 한명분의 인생만을 살다가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는 공통분모만 있다는 얘기를 더하며.


쇼닥터가 너무 많아지고 있는 세상,

저자 또한 유튜브까지 하고 있는 의사이지만

이 사람에게선 보기 힘든 진정성이란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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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리셋 - 부정적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주도적 인생 스토리를 그리는 기술!
가바사와 시온 지음,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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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소재에만 집중하지 않고

'마음 다스리기'란 주제로 여러가지를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정신과 의사가 쓴 글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에세이처럼 읽으면서

심적 정화의 느낌으로 책을 읽고자 한다면 

두루 좋을거라 생각이 든다.


다양한 경우나 다양한 이유를 예로 들지않고

대부분 경우를 포괄할 수 있는 방법을 들려주려 하기에

세부적이진 않지만 보편적인 해결책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조. 


재밌게 읽은 4가지 소재로 압축해 봤을 때

시야협착, 반보성(返報性), 체념, 수면의 질이

다른 주제들에 비해 흥미가 더 갔었고

발상전환적인 흐름이 있어서 좋았다.


시야협착이란,

괴로움을 겪으며 병으로 이어져가는 메커니즘이 생기고

그로인해 벌어지게 되는 생각의 터널현상을 말한다.

한 환자에게 지난 1주일간 좋았던 일이 뭐가 있었냐 물으니

하나도 없었다고 대답했을 때 저자는 재차 방법을 달리해 묻는다.

지난 일주일 하루하루를 다시 생각해보며 

다시 떠올리며 말해볼 수 있게 한 것.

그러자, 친구도 만났었고, 얘기도 나누며, 

같이 즐겼던 시간들이 기억을 꺼내 얘기할 수 있었다.

여기서 털어놓는게 아닌 얘기할 수 있었다는 표현이 중요한데,

그 환자는 단순 저자에게 일부러 

안 좋은 것만 이야기했던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의 지난 일주일을 돌아보는 솔직한 기억 속에서

절로 안 좋은 것만 떠올랐던 거지,

처음부터 스스로 말할 수 있었던 기억 속에선 

무의식적으로 즐겁다 말할 수 있던 기억은 배제된 것이다.

책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삽화도 실렸는데,

좁아진 시야의 각이 45도 정도 된다면

그 안에 보여지는 것들은 모두 불쾌한 기억들 뿐이었고,

이 시야를 벗어난 45도 밖에 있는 기억에 즐거움이 있었다.

즉, 터널 안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는데 

그 빛으로 볼 수 있는 부분만 감지할 수 있다면

그 시야안에 들어오는 것은 단순 불행만 있는 상황.

우울과 심적고통으로 좁아진 사고로 비롯된 시야협착을

억지로라도 이해해가며 있었을지 모를 즐거움을

리콜해 올 수 있어야 건강한 정신이 된다는 의미.


반보성.

이건 이 자체의 예보다는 이를 위한

인위적인 노력을 역으로 예로 들었을 때가 훨씬 와닿았다.

적개심은 어떤 감정보다도 자신을 힘들게 한다.

이는 엑셀을 밟으며 브레이크를 밟고있는 행위같은 거니까.

이런 적개심을 해소하기 위한 

최고의 해결책으로 소개된 것이 반보성.

반보성은 미워하는 대상에게 진심으로 대하면

그 마음이 돌아온다는 원리를 뜻한다.

그럼 당연히 돌아올 질문은 '그게 가능한가?' 일거 같다.

책에선 일단 어렵다는 건 인정하면서 동시에

억지로라도 했을 땐 그 효과가 없음도 강조하고 있다.

즉, 관계개선을 위한 행동이 상대에게 진심으로 느껴졌을 때라야

그 먼저 내민 손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뜻.

만일 속으론 억하심정이 있는데

겉으론 웃고 입으로는 친근한 말을 건낸다해도

상대는 숨겨진 심중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게 된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진심어린 행동이 '역으로' 상대도 의아하겠지만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그또한 상대가 알 수 있다는 것.

이치는 맞지만 실행은 분명 어려울 이야기 같았다.

그러나 될 수만 있다면 이보다 좋은 결과가 있을까.


그리고 체념과 수면의 질.


손자병법까지 인용한 저자는 

해결이 아닌 도망이란 방법도

스스로 창피해 할 방법이 아닌 

심리적으로 좋은 선택이라 말하며

해결할 방법이 없는 사실에 관해

체념을 할 수 있다는 건 그저 단순포기가 아닌 

처한 고통에서 현명하게 벗어나는 

차선의 길이 될 수 있음을 들려준다.


거기에 수면의 질은 너무도 중요했는데,

모든 불균형이 리셋되도록 돕고 

회복까지 가능하게 하는게

양질의 수면시간 확보임을 매우 강조한다.

다른 건 설명이었다면 수면에 대해서는 

정신건강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에 속한다.

수면은 단순히 필요한 시간을 채우는 것만이 아닌

자는 시간동안 깨지않고 수면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수면의 질이 매우 중요하다 볼 수 있다.


누군가는 그랬다.

잠은 아까운 시간이 아니라 

결국 잠자기 위해 사는 거라고.

계속 잠을 잘 수 없으니까

깨서 생활하다가 다시 잠을 자는게 삶이라고.

생각 못했던 발상이었지만 

들었던 순간 공감되는 바가 있었던 이야기였고,

이 책에서 언급된 수면의 역할과 함께 떠올려 보면서

건강한 인생에서 가진 잠이란 역할이 

뭣보다 중요함을 이런 얘기와 

오버랩 해보며 생각도 해보게 됐었다.


매우 많은 소재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지만

어려운 글이 전혀 없어서 편했다.

약간은 더 의학적이거나 

구체적인 사례가 실린 책을 더 선호하지만,

편하게 쭉 읽어나갈 수 있는 이런 느낌에선 

그 자체의 만족감이나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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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며 기억하는 회계 용어 도감 - 회계 일타강사가 알려 주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입문서
이시카와 가즈오 지음, 오시연 옮김 / 비즈니스랩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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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 제일 먼저 궁금했던 건 번역자 약력이였다.

단순 일본어를 안다는 것만으로

회계이론까지 번역이 가능한가 호기심에서.

역시나 회계지식이 있는 번역가로

회계학과를 나와 일본번역까지 공부한 사람이었다.


보통, 회계는 공부의 한 사이클이 전부 끝났을때 

그나마 맛은 볼 수 있는거 같은데,

아무리 용어 위주만을 다룬다 하더라도 

회계자체를 모르는 독자에겐 사실 이 책도 어렵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자면,

장'부기'입을 뜻하는 부기의 의미에서 부터

회사의 '이'익과 손'해'에 관련된 '이해'관계자란 용어나

한시점의 재정상태와 한기간의 경영성과 속 용어차이 등

필요한 기본용어에서 T계정 속 대차평균의 원리로 이어지면서,

5대 계정 內 계정과목들 중 

비슷한 용어같지만 구분이 필요한 항목들을 위주로 

비교설명하는 코너도 소개돼 있었고,

마무리로 갈수록 기초에서 중급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 순서였다.


시중에 많이 나와있는 

기존 회계교양서들과의 차별적 장점이라면,

다소 작은 글씨를 사용해

한정된 지면에 많은 정보가 실을 수 있었고,

일본저자 특유의 실용적이고 꼼꼼한 설명이 

기존 한국내 회계상식책들 보다는 

좀더 맥락적으로 이해가 잘 된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만일 공부로써 읽는다면

그냥 소설책 읽듯이 읽어선 남는게 없을 것 같고,

최소 5대계정인 자산, 부채, 자본, 수익, 비용과

이에 해당되는 계정과목을 대략 암기한 후

책에서 대조설명하는 용어들을 봐야 

쓸모있는 지식으로 기억될 것이다.


예를 들면,

유동과 비유동으로 나뉘는 자산과 부채를 외워서

유동자산엔 당좌자산, 재고자산이,

비유동자산엔 유형자산, 무형자산, 금융자산이,

유동부채엔 외상매입급, 지급어음, 미지급금, 선수금 등이,

비유동부채엔 사채, 퇴직급여충당부채, 장기차입금 등이 있다는 걸 알고 읽어야

책이 비교해 알려주는 차이점들이 와닿을 수 있겠다.


다만, 자본은 크게 안다루지 않기에 

이 책에선 알 필요가 없지만 아마도 다뤄졌다면,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자본조정, 기타포괄손익누계액으로 나뉘는

자본만의 계정과목들도 필히 알고 있어야 

자본이란 계정도 이해될 구조였을거다.


비용과 수익도

앞선 자산과 부채의 유동과 비유동처럼

영업과 영업외로 나뉘는 구분이 있기에,


영업비용은 매출원가과 판관비로 나뉘고,

매출원가엔 상품매출원가와 제품매출원가가 있고,

판관비엔 급여, 복리후생비, 세금과 공과, 소모품비, 잡비 등

약 18개 계정과목들이 있단 걸 알아야 

관련 내용을 읽을 때 이또한 이해가 가능할 구조다.


수익도 비슷한 구조로 정리해봐야 겠지만 이쯤에서 생략.


이 정도도 길다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로 풀듯 써서 그렇지 A4 1장분량의 내용들이라

미리 겁먹을 정도의 암기량을 절대 아니니 오해 마시길.


그러니 이쯤은 정리돼 있는 상태에서 봐야,

책이 말하는 내용들을 읽자마자 흘려보내지 않고

머리 속에 미리 갖춰진 회계구조 틀을 활용해 

책이 설명하고자 한 바를 잘 흡수해 볼 수 있겠다.


실무의 전산회계에서 주로 다루는 분개나 전기같은 내용들과

회계원리와 중급회계의 중간정도 내용을 다루기에

그냥 스토리처럼 읽어 나가는데는 한계가 있을 내용들.


한편으론, 아무리 전세계 회계가 모두 국제기준이라지만, 

일본식 회계를 국내방식처럼 읽으며 

이해가능 하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겠다.


끝으로 23p에 있는 오타를 정리하고자 하는데,

보고식 손익계산서 구성을 소개하면서

수익과 비용에 해당하는 계정과목들이

맞게 매칭돼있지 않아 그대로 본다면 안됐었다.

다음 판본에선 꼭 수정된 내용이 

실리면 좋을 중요부분이기도 하다.


공부를 위한 책이라 서평이랄게 크게 없지만

반복해 말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아는 상태에서 읽는다면 

훨씬 좋을 책인건 분명하다.

회계의 순환원리 전체를 쭉 흝어주는 구조니까.


주요 계정과 계정과목을 어느 정도 공부하고 

이 책을 보게되길 다시 한번 꼭 당부드리며, 

책 구성자체가 좋다는 점도 다시한번 언급하며 마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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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대결 -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생존과 운명을 통찰하다
인치밍 지음, 안동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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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고위관료를 지냈고 공학을 전공한 이력을 지닌 저자는

대만을 위시해 미국, 중국, 일본, 한국, 일본 및 말레이시아를 축으로

반도체 시장과 관련된 글로벌 시장구조를 돌아보며

각국의 반도체 기술 및 생산 등 발전사도 같이 언급해 들려주고 있다.

대만의 TSMC社의 기술력과 중요성에 대해 

자국민인 대만 저자의 눈으로 살펴보는 책인가 싶었지만,

어디까지나 반도체시장 중심의 여러 나라의 경중을 비교해보며

앞으로의 전망을 목적으로 두고 있는 책에 가까웠다.


더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면,

이제껏 반도체 시장 구조는 필연적인 글로벌화를 거쳐왔다 보며

미중간의 반도체 관련 분쟁을 불합리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미국이 세계 반도체시장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 견해다.


한국과 밀접한 일본을 먼저 살펴보면,

1989년 미국의 슈퍼301조를 통해 무역제재를 받은 일본의 경우

저자는 이 역사를 타국의 일이지만 큰 굴욕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일본 반도체산업이 이로 인해 완전 주저앉진 않고

고전하면서 결국 변화를 일으킨 계기가 됐다는 역사를 전한다.

현재는 D램 생산력 위주의 초기구조 재편에 성공해

장비와 재료 위주의 반도체 산업관련 국가로써

세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 웨이퍼 점유율에 있어서는 세계 1위가 일본.

이게 가능하고 유지될 수 있는 이유로는

일본이 가진 국민성을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고 있고

위성단위로 운영되는 구조가 이 사업상 장점으로 기록했다.


한국의 경우, 사실 그동안 

주로 故 이건희 회장의 혜안으로 반도체 사업이

여기까지 온 것으로 국내에는 많이 회자됐는데,

대만저자의 눈으로 본 한국 반도체 발전사에서는

오히려 이건희란 이름은 거의 보기 어렵고

초창기 CMOS나 D램과 관련해 

창업시기에 속했던 시기의 부친 故 이병철 회장과 관련

시작하고 기초를 만들던 당시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룬다.

거기에 금성반도체란 이름을 시작으로

삼성보다 금성이란 회사도 자주 등장하는 편인데,

이 금성이 현재의 LG의 전신이라고 

작게나마 설명되고 있는 건

스토리상 좀 뒤에 나오는 편이라

어느 정도 한국인 독자라도 생소한 이름이거나

무심코 지나갈 만한 부분이었다.


이런 식으로 각 나라별 정리가 된 형식이면서

그 챕터마다 맨뒤에 '대만의 관점'이란 코너로

앞으로 전망되는 점들을 정리한 구성이 요약해 들어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는 건

각 나라별 반도체 시장에 있어서 분담하고 있는 

각자의 기술력이나 생산능력이 아닌,

중국에 지워지고 있는 현재의 미국에 행보에 비중이 있어보였다.

책의 내용상 강한 어조가 거의 없는데

중국과 관련한 부분에 관해서는 

저자의 중국에 옹호적이고 

미국엔 매우 강경한 목소리가 느껴지기도 한다.


예전에 읽었던 프랑스 반도체 및 IT시장 관련 

중국의 지배력에 위기를 느낀 프랑스 경제기자의 책이나,

중국이 한국이 우위를 점해 온 여러 분야에 대해

심각한 기술유출을 행한다는 뉴스 등을 보아온 

한국적 시선과 비교해 봤을 때,

그 대척점에 선 듯한 책 속 여러 논점들은 

그 글로벌화의 장점과 이면에 관해 여러 생각을 들게 했다.


더불어, 대만의 상황엔 다소 건조한 평이라 느껴지는 반면

중국의 발전방향에 대해선 진심임이 느껴지는데,

중국이 프랑스 시장에서는 잘 선전하고 있고,

미국의 중국제재는 자연스런 글로벌화의 오판이며,

미국의 이같은 제재란 중국뿐 아닌 전세계에 악영향이며,

결국 중국이 이 고난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이란 바램 등

마치 한국과 북한을 바라보는 국내의 다양한 시선 속 비슷한 느낌과

저자의 대만인이자 본토 중국에 관한 느낌도 간접체험해 볼 수 있었다.


이는, 단순 틀리고 맞다의 문제라기 보다

내가 이전에 접했던 기사와 기존 상식선에서는,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까지 만들어가며 자치권을 고집하고 

필요시 중국 본토에서 대만 공격은 자위적 차원이란 위협 속에 

작은 섬나라 대만이 현재 미국 함대의 조력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만이 가진 소수의 자력인 삼성같은 위치의 기업 TSMC가 

현재 중국내에 관련 시설들과 공장을 증설해 온 것에 

큰 염려는 없이 중국과 대만의 윈윈같은 분위기로 그려지는 것 같아, 

한국의 독자 입장에선 제3자이겠지만

기술력 유출이나 대만의 독자적 지위의 보전을 위해

자해적 행동을 하고 있진 않은가 의아하고 염려스러운 부분들 같았다.


어찌됐건, 이런 상황은 가급적 배제하며 

반도체 시장 각국의 시선을 TSMC란 파운드리 회사를 거느린

대만의 입장에서 바라본 그 안목을 잘 따라가며 읽었다.


미국은 퀄컴,

한국은 삼성, 

대만은 TSMC,

일본은 장비로써 서브적인 역할.


파운드리, 팹리스, 제조공장이 주축을 이룬 현재의 반도체시장.

나는 한국기업을 응원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역할분담이 되어있는 각국의 장점들이

균형을 잘 맞춘채로 현명한 협렵체제가 잘 이어가길 바란다.

더 많아져도 수급 불균형이 우려되고

어느 한 나라가 독식하면 어느 국가엔 구멍이 생길테니까.


오랜만에 거시경제적으로 세계를 바라보니 공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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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살고 싶지 않다면 당신이 옳은 겁니다
캐서린 모건 셰플러 지음, 박선령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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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이란 말만 들었을 땐 너무 좋은 단어인데

여기에 완벽'주의자'란 어미가 붙어버리면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완벽을 추구하다는 건 당연히 선호되야 할거 같은데 말이다.


심리학 책들 중, 불안이나 우울만큼 

많은 책이 완벽주의자를 다루고 있는데,

보통,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을 위주로 다룬 내용들이 많은 반면

이 책처럼 5가지 유형의 완벽주의자를 

모델로 삼은 책은 흔치 않아 보인다.


전형적 완벽주의자,

낭만형 완벽주의자,

게으른 완벽주의자,

난잡형 완벽주의자,

열정형 완벽주의자.


유형별 분류기에, MBTI책이나 애니어그램 책들처럼

모든 유형을 심도있게 숙지하는 건 어렵다.

아마, 관심있거나 해당되는 유형 1가지를 골라

그것을 중심으로 이해해 보는게 가장 

보편적으로 좋을거 같다.


위의 유형 중 '난잡형'은 좀 뭔가 싶을거 같은데,

저자가 이 이름으로 굳이 정의내리고자 한데는

이 유형의 특징 중 끝맺음을 맺지 못하는 특성을

난잡이란 표현으로 강조하고자 붙여본 느낌이 든다.


'난잡형'이란, 

워낙 열정적인 완벽주의자적인 특성상

새롭게 배우는 일에 대해 거리낌은 없으나,

처음 가진 그 흥미가 쉽게 사그러 들거나

또다른 관심으로 옮겨감으로 인해,

용두사미 격으로 마무리 되는 일을 자초하게 되고

여러가지 벌려만 놓은 행동특성을 띨 수 있다하여

이렇게 이름 붙였다 보면 적당하겠다.

혹자는, 이런 유형이 완벽주의라 불릴 수 있겠나 싶겠으나

저자의 이유를 좀더 들어보니 공감될 부분이 존재했다.


일단 All or nothing식으로,

많은 것을 다 할 수 있을거라 시도하지만

시작처럼 마무리를 다 한다는 건 어렵기에

결국 하나라도 완성해 내는게 아닌

모두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려버리는 유형.

이는, 한계를 무시하고 뭐든 할 수 있다는

만능감에 가까운 전제하에 벌이는 일.


이또한 한번에 다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바가 스스로는 있어서다.


이를 저자는 '순진함'이라고도 표현하는데

거의 예정된 실패의 결말을 떠올리지 않고

시작에 대한 불안감을 밀어내며

시도로 들어간 초기진입능력을 높이산다.

하지만, 엄청난 재능이 있다해도

집중하여 결실을 맺지 않고선 인정받을 수 없는게 현실.

그렇기에 여기서의 '난잡'이란,

두서없거나 정리가 안된 것을 가리킨다기 보다,

많은 일을 '동시'에 하려다 보니 

일이 해결불가능하게 쌓이는 결과를 낳고 그것이 

미완성 또는 중도포기라는 결과를 내놓게 됨을 일컫는다.


이 이외에는 대부분 붙여진 이름대로

추측가능한 부분들로 보면 맞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로 예를 들자면,

완벽을 꿈꾸고 '또' 꿈꾸기에

시도자체가 미뤄지고 준비가 길어진다

그러다 종국엔 아예 시도자체를 하지 않아버리는 

그걸 여기선 게으름이라 부른다.

시도하지 않고 머물러 있기에 게으름이라 부르지만

실상 가시적인 시도는 없더라도 계속된 준비과정만은

완벽을 향해 가려고 애쓰고 있기에 이들도 

결국 완벽주의자인 것이다.


책은 완벽주의자를 관찰자로써 다루는 동시에

저자 본인이 자신을 완벽주의자 성향이라 판단하기에

완벽주의자가 지닌 긍정성을 높게 평가하려 노력했고,

그렇게 평가한 이유로써는

큰 잠재력과 에너지 높은 남다른 열정 등을 꼽고있다.


대개의 완벽주의자를 다루는 책들은,

저자가 제3자로써 관찰자 입장에서만 연구하며

이해 안되는 부분까지 다루게 되기에,

완벽주의자 본인의 입장에서 왜 

그런 결정과 행동을 해야 했는지에 대해선

저자 상식으로 이해 안되는 부분도 있다는 

언급을 했던 책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선 본인이 완벽주의자이기에 대부분 

완벽주의 성향으로 인해 자신과 타인에게 

도움이 될 방향으로써의 완벽주의를 많이 언급했고,

특성이 이해 안돼 물음표로 남겨둔 부분은 거의 없다.

또하나 특이한 점은, 

주로 여성 완벽주의자들을 모델로 했다는 점.


전체적으로 책이 원하는 큰 핵심주제 한가지는

완벽주의자 본인과 이를 바라보는 타인들의 인식변화였는데,

좋고 나쁘다는 개념이 아닌 '다름'으로 이해하라는 조언이었다.

완벽주의자에게는 자기성향에 대한 긍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했고

직간접 적으로 관계된 타인들에겐 자신들과 다른 성향의 이해를 촉구했다.


무척 쉽게 써진 책이라 관심있는 사람들이면 

부담없이 읽기 딱 좋을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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