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대결 -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생존과 운명을 통찰하다
인치밍 지음, 안동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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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고위관료를 지냈고 공학을 전공한 이력을 지닌 저자는

대만을 위시해 미국, 중국, 일본, 한국, 일본 및 말레이시아를 축으로

반도체 시장과 관련된 글로벌 시장구조를 돌아보며

각국의 반도체 기술 및 생산 등 발전사도 같이 언급해 들려주고 있다.

대만의 TSMC社의 기술력과 중요성에 대해 

자국민인 대만 저자의 눈으로 살펴보는 책인가 싶었지만,

어디까지나 반도체시장 중심의 여러 나라의 경중을 비교해보며

앞으로의 전망을 목적으로 두고 있는 책에 가까웠다.


더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면,

이제껏 반도체 시장 구조는 필연적인 글로벌화를 거쳐왔다 보며

미중간의 반도체 관련 분쟁을 불합리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미국이 세계 반도체시장구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 견해다.


한국과 밀접한 일본을 먼저 살펴보면,

1989년 미국의 슈퍼301조를 통해 무역제재를 받은 일본의 경우

저자는 이 역사를 타국의 일이지만 큰 굴욕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일본 반도체산업이 이로 인해 완전 주저앉진 않고

고전하면서 결국 변화를 일으킨 계기가 됐다는 역사를 전한다.

현재는 D램 생산력 위주의 초기구조 재편에 성공해

장비와 재료 위주의 반도체 산업관련 국가로써

세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 웨이퍼 점유율에 있어서는 세계 1위가 일본.

이게 가능하고 유지될 수 있는 이유로는

일본이 가진 국민성을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고 있고

위성단위로 운영되는 구조가 이 사업상 장점으로 기록했다.


한국의 경우, 사실 그동안 

주로 故 이건희 회장의 혜안으로 반도체 사업이

여기까지 온 것으로 국내에는 많이 회자됐는데,

대만저자의 눈으로 본 한국 반도체 발전사에서는

오히려 이건희란 이름은 거의 보기 어렵고

초창기 CMOS나 D램과 관련해 

창업시기에 속했던 시기의 부친 故 이병철 회장과 관련

시작하고 기초를 만들던 당시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룬다.

거기에 금성반도체란 이름을 시작으로

삼성보다 금성이란 회사도 자주 등장하는 편인데,

이 금성이 현재의 LG의 전신이라고 

작게나마 설명되고 있는 건

스토리상 좀 뒤에 나오는 편이라

어느 정도 한국인 독자라도 생소한 이름이거나

무심코 지나갈 만한 부분이었다.


이런 식으로 각 나라별 정리가 된 형식이면서

그 챕터마다 맨뒤에 '대만의 관점'이란 코너로

앞으로 전망되는 점들을 정리한 구성이 요약해 들어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는 건

각 나라별 반도체 시장에 있어서 분담하고 있는 

각자의 기술력이나 생산능력이 아닌,

중국에 지워지고 있는 현재의 미국에 행보에 비중이 있어보였다.

책의 내용상 강한 어조가 거의 없는데

중국과 관련한 부분에 관해서는 

저자의 중국에 옹호적이고 

미국엔 매우 강경한 목소리가 느껴지기도 한다.


예전에 읽었던 프랑스 반도체 및 IT시장 관련 

중국의 지배력에 위기를 느낀 프랑스 경제기자의 책이나,

중국이 한국이 우위를 점해 온 여러 분야에 대해

심각한 기술유출을 행한다는 뉴스 등을 보아온 

한국적 시선과 비교해 봤을 때,

그 대척점에 선 듯한 책 속 여러 논점들은 

그 글로벌화의 장점과 이면에 관해 여러 생각을 들게 했다.


더불어, 대만의 상황엔 다소 건조한 평이라 느껴지는 반면

중국의 발전방향에 대해선 진심임이 느껴지는데,

중국이 프랑스 시장에서는 잘 선전하고 있고,

미국의 중국제재는 자연스런 글로벌화의 오판이며,

미국의 이같은 제재란 중국뿐 아닌 전세계에 악영향이며,

결국 중국이 이 고난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이란 바램 등

마치 한국과 북한을 바라보는 국내의 다양한 시선 속 비슷한 느낌과

저자의 대만인이자 본토 중국에 관한 느낌도 간접체험해 볼 수 있었다.


이는, 단순 틀리고 맞다의 문제라기 보다

내가 이전에 접했던 기사와 기존 상식선에서는,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까지 만들어가며 자치권을 고집하고 

필요시 중국 본토에서 대만 공격은 자위적 차원이란 위협 속에 

작은 섬나라 대만이 현재 미국 함대의 조력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만이 가진 소수의 자력인 삼성같은 위치의 기업 TSMC가 

현재 중국내에 관련 시설들과 공장을 증설해 온 것에 

큰 염려는 없이 중국과 대만의 윈윈같은 분위기로 그려지는 것 같아, 

한국의 독자 입장에선 제3자이겠지만

기술력 유출이나 대만의 독자적 지위의 보전을 위해

자해적 행동을 하고 있진 않은가 의아하고 염려스러운 부분들 같았다.


어찌됐건, 이런 상황은 가급적 배제하며 

반도체 시장 각국의 시선을 TSMC란 파운드리 회사를 거느린

대만의 입장에서 바라본 그 안목을 잘 따라가며 읽었다.


미국은 퀄컴,

한국은 삼성, 

대만은 TSMC,

일본은 장비로써 서브적인 역할.


파운드리, 팹리스, 제조공장이 주축을 이룬 현재의 반도체시장.

나는 한국기업을 응원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역할분담이 되어있는 각국의 장점들이

균형을 잘 맞춘채로 현명한 협렵체제가 잘 이어가길 바란다.

더 많아져도 수급 불균형이 우려되고

어느 한 나라가 독식하면 어느 국가엔 구멍이 생길테니까.


오랜만에 거시경제적으로 세계를 바라보니 공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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