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부모를 이해하는가 - 관계의 원형, 상처의 근원인 부모 이해의 심리학
마스다 유스케 지음, 명다인 옮김 / 또다른우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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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 한두번 쯤은 들어본 적 있을까?


'남을 바꾸려 하지 마라, 바꿀 수 있는 건 오로지 자신뿐'

"그냥 들어주면 안돼? 이해주면 안돼?"


맥락없이 꺼낸 말 같지만 우선, 

대인관계를 다루거나 정신분석, 심리학 등에선

자주 언급되는 문장들이기도 하고,

응근히 TV나 실상에서도 마주치게 되는 표현들이다.


사실, 너무도 평범한 이 문장들이 난 이해가 잘 안 됐었다.


남을 바꾸는게 정말 절대 불가능하기만 한가? 

나도 누군가의 권유로 변한 부분이 생기는데

자신 외엔 어느 누구고 변화 시킬 수 없다고?

누군가의 말을 듣다보면 어떤 부분은

조언할 부분도 생기던데 그럼 안된다고?

대화 말고 그냥 들어만 주는게 최선이자 미덕이라고?


물론, 이 문장들이 쓰이는 보편적 이유들은 충분히 알지만,

이해가 되면서도 얼핏 이해가 안 되기도 했던 

묘한 여운의 말들이기도 했단 뜻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우연히 

이 말들에 대한 내 의문점들이 다 풀려버렸다.

이것만이 책내용의 전부는 아니지만

읽어가던 중 가장 먼저 와닿던 내용 중 하나로써

책엔 다음과 같이 위 문장들이 구성돼 재등장해 있었다.


'(지금 이대로의) 나를 이해해주길 바래'라는 욕망',

'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위해) 바뀌지 않는가'란 불만.


'나를 그냥 이해해주길 바란다'나 

'사람은 바꿀 수 없다'에 괄호 속 말들이 연결됐을 때 비로소 

정확하게 어떤 뜻이었는지 꽂히듯 전달되던 느낌들이 있었다.


이 책 안엔 이런게 많은데,

위 문장처럼 이해를 넓힐 수 있고 

지식처럼 쓰일 수는 것들을 소개하면서,

뭔가 아는 듯 모호했던 경계적 개념들과

부모 및 본인을 중심으로 의아했고

생각해봐야 했던 꺼리들을 이해시키듯 다가온다.


저자는 부모자체를 부모이기 이전에

한사람의 인간으로써 바라볼 수 있길 권한다.

현재 기준이 아닌 부모시대 당시의 환경으로써.

살아오며 거쳐왔을 사람들,

결혼 전 속했던 가족구성,

지능, 성격, 기타 많은 것들을

마치 프로파일링 하듯, 

자신의 부모를 타인처럼 평가해 보라는 취지.

그럴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생김을 강조 또 강조한다.

그러나, 너무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란 사실을 감추진 않는데

이성적으론 분명 될 수 있다 하겠지만 

진실에 접근하는 단계들은 매우 어려울 거라는 예상을 한다.


책초반은 부모에 대한 인식전환을,

중후반부엔 부모 및 자녀가 지닐 수 있는 심리적 문제점들을 다뤘고,

마무리로써 정신과 진료실에서 저자가 

치료를 위해 어떤 단계의 접근을 해나가는지 설명해

일반인들과 정신과 전공의들 모두 

이해에 활용해보란 부분도 들어있다.

매 부분들마다 고루 잘 씌여졌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자의 이끔대로 성공만 한다면 많은 이들이

부모를 바라보는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 될 것 같았다.


가족관계 안에서 이유모르게 힘들던 

여러 상황들을 스스로 정리해 가면서

자신이 가진 포괄적인 정보들을 잘 활용해

기억의 재구성으로 새로운 진실을 알아가도록 돕고,

제대로 된 정신과의 역할이란 

단순 감정배출이나 공감으로써 돕는게 아닌

의학적 접근으로 환자가 피해왔을 의식을 직면하도록 돕고,

전이와 같은 충격요법도 각성에 활용해

진실과 마주할 용기를 갖춰가도록 하는 것이며,

매단계를 타당성있게 이끌어가는게 의사의 역할이라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또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순간 혜안을 얻은것 같다고 해서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일은 없을거라 조언한다.


오늘 해결됐다고 내일부턴 아무일 없단 보장은 없듯,

뭔가 심리적인 해소가 이뤘다고 해서 

그 자체로 있었던 과거가 사라지고 

다가올 미래가 안전해기만 하진 않는단 논리.

그럼에도, 하나의 해소는 분명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고

그로인해 삶을 살아가며 스스로를 덜 지치게 할

반환점 하나 정도는 얻어봤음을 자원으로 생각하라 권한다.

자신을 찾은 환자나 의사인 자신도 

결국은 모두 각자 한명분의 인생만을 살다가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는 공통분모만 있다는 얘기를 더하며.


쇼닥터가 너무 많아지고 있는 세상,

저자 또한 유튜브까지 하고 있는 의사이지만

이 사람에게선 보기 힘든 진정성이란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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