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가 된 어느 흑인 사형수 - 가장 악명 높은 감옥의 한 무고한 사형수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자비스 제이 마스터스 지음, 권혜림 옮김 / 불광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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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를 담았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제목이 말하고 있는 느낌으로 책을 판단하기엔 

스토리 중반을 넘어가도 그런 내용이 등장하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계속 읽었다 그냥.

자비스 스스로 말하는 인생 경로를 따라가며.


마지막 장을 덮게 됐을 때까지

크게 불교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은 없어도,

불교적인 색채는 분명 느낄 수 있었고

왜 오프라 윈프리가 극구 추천했는지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라면 주인공 자비스가

스스로 평가해보며 돌아보는 자신의 인생이야기에 있었다. 

그 이야기들은 상대를 침묵하게 만든다, 삶이 준 슬픔이니까.


마약상이라기 보다는, 마약하는 사람들을 위해 

공간을 빌려주는 식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자비스의 친엄마와 그의 양부는

항상 자신의 아이들을 홀로 내버려 뒀다.

어린 자비스는 그럼에서 그 안에서 신이 나 있다.

인사불성이 되어가는 중독자들뿐인 어른들 모습과는 별개로

여기저기 집안에서 몰려다니며 놀거나 

군것질 할 걸 사러 몰래 창문밖을 넘다드는 등

자신의 형제자매들과 동심 속에 희희덕 거리기 바빴으니까.

때로는 캐리어 가방을 작은 방삼아 

들어가 노는 장난도 해 보면서.


하지만, 자비스의 실상은 

사회복지사 역할을 하는 인물들에 의해

발견 아닌 구조가 된 이후 다른 묘사로 입혀진다.


몇일 먹지 못할 때도 있던 그 집 아이들,

그걸 아는지 이웃 할머니가 가끔 놓고가는 음식을 먹거나

마약중독자들의 가끔 사온 도넛 등이 아이들의 유일한 주식.

그렇게 방치되어 진 아이들에게 부모랑 함께살던 집이란

깨끗이 씻겨줄 보호자도 음식을 챙겨주는 이 없는 환경이었다.

팡팡 뛰놀던 매트리스엔 그냥 거기에 대소변을 보며 지내도

아이들의 하루는 오늘도 내일도 같았던 그 시절.


아이들은 결국 부모와 격리되어 

뿔뿔이 위탁가정에 맡겨진다.


자비스는 이때를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때로 회상하며,

처음 맡겨졌을 때 그 위탁가정의 노부부는 

당시 경계의 대상이었지만 그건 자신이 

세상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해생긴 긴장감 때문이라 떠올린다.

왜냐면, 좋고 나쁨을 구분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자라지 못했기에

나쁨만이 일상이었고 익숙했던 자신은,

잘해주는 누군가가 다가오더라도

어떤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거나

그걸 분별있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게 애초에 부족했으리라 설명했다.

필요한 자질을 교육받지도 못한

자신의 어린시절 탓이라고 지금은 판단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또다르게 자신을 이해하고 있는 그는,

부족함과 정서적 결핍 속에서 자랐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엇나가거나 실수 안했던 건 

본능적으로 순수한 내면을 계속 간직했기 때문이라 믿는다.


현재 사형수로 복역중인 그가

이렇게 자신을 묘사하는게 누군가에겐 뻔뻔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은 누군가를 죽인 적이 없이 

누명을 써서 사형수까지 됐음을 설명한다, 덤덤하게.

절대적으로 착하고 결백하게 살았다고 할 순 없지만

누군가를 죽인적 없고 

현재의 죄명으로  사형수가 될 만한 짓 또한 

저지르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변호하는 그다.


그렇다면, 왜 단순 범죄 수준이 아닌

살인을 저지르지도 않았다는 그가

사형수로써 판결을 받고 복역중일까?


그는 이 모든 원인엔

자신이 살면서 갈구했던 소속감과 동료의식, 

거기에 자포자기나 방관이 있었다고 느낀다.

같은 제소자들이 좋지않은 일을 꾸밀 때

본인이 주축이 되진 않았지만

일원으로써는 참여되길 거부하진 않았고,

반론을 제기하거나 막지도 않았던 건

원초적으로 내면에서 자신의 그들의

동료로 인식되길 갈구했기 때문이었으며,

결론적으로 자신은 무고하니 

상황이 어떻게 오해를 받고있던 간에

결백함은 자연스럽게 밝혀지리라 지켜본 건

일종에 자기 인생의 방관이라 평가했다.

상황의 흐름이 예상과 너무 달라지더라도

그냥 원래부터 노력해도 힘들기만 했던 지난 과거처럼

아니더라도 부정적으로 흘러가게 

자포자기 식으로 지켜볼 뿐이었다는 것.


이게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그가 쓴 본인의 인생을 읽어보면

어느정도 이해갈 변호일거라 생각되며,

굳이 동정받기 위해 지어냈다거나

뻔뻔스럽고 허황된 거짓말로 보이지 않을

그냥 믿어도 되는 주장이라 말하고 싶다.

그의 결백을 절대적으로 믿어야 한다까진 아니더라도.


그의 인생 중 가장 안타까운 장면은

지금 생활의 시초가 된거로 보이는

무리들과의 좋지 못한 어울림이나

끝나지 않은 교도소 생활 자체가 아니었다.


첫 위탁가정에서 두번째 위탁가정으로 맡겨지고

다시 소년 보호시설로 옮겨지던 그 시절이

어쩌면 그의 인생 중 

가장 슬펐고 수정이 필요해 보였기 때문이다.


첫 집에서의 행복이 끝나야 했던데는

지병으로 인해 노부인이 더이상

위탁가정 일을 할 수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

그걸 어린 자비스에게 다 이해시키진 못했으나

느낌만으로 서로 사정은 이해하고 헤어진다.

그렇게 옮기게 된 다른 위탁가정의 생활은

그 전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

거기서 살 수 없다 느낀 저자는

당시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해본다.

혼자 다시 전에 살던 집을 찾아가 호소도 해보고

자신을 보호관찰 하던 감독자에게도 설명해 본다.

첫번째 맡아줬던 노부부에겐 상황을 이야기 해 본들

모든게 통하지 않았던 건, 두번째 위탁가정 부부가

철저하게 연기를 해가며 자신의 행실은 숨긴채

주변 모두를 설득하며 저자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갔기 때문.

거기서 어린 자비스는 단순 좌절만이 아닌 

깊은 자포자기를 배운거 같았다.

거기에 더해지는 슬프며 웃긴 이야기는 

그 다음에 간 소년원에서 이어진다.

결국 2번째 집을 떠나 집단 소년시설로 옮겨졌을 때

자신의 이런 처지를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니

거기서는 힘들게 진실을 믿어달라 주장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면, 그곳 아이들은 모두 

엇비슷하게 그런 상황을 겪었었기 때문.

되려, 사랑을 줬다는 첫 위탁가정의 이야기를

다른 아이들은 받아들이지 못하는게 힘들었다던 주인공.


이건 절망적인 아이러니였다.

고통은 공감하지만 행복은 공감될 수 없는 

공통된 경험이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교도소에서 민간수사관의 권유로 

명상과 불교를 접한 건 이 책의 매우 적은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인성을 스스로 돌아보게 했고

교도소 담장 밖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어 준 것은 

결국 명상과 불교 덕이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자서전 같이 쓰인 이 책을 읽으며

결국엔 무얼 느끼며 끝나게 될지 궁금했다.


슬픈 공감 속 

삶의 궁극적 의미가 뭔지 돌아보게 될까?


행복? 극복? 가족?


잠깐 보청기를 맞추러

교도소 밖 민간병원에 왔다가

호송직원과 입씨름을 하게 된 그는,

밖에서 살아가는 요즘 민간인들이 

다 혼잣말을 하는 버릇이 생긴거 같은데

갇혀 사는 자신에겐 보이지만

일상이 된 호송관은 둔하게 못본다며

농담처럼 타박을 한다.


그 말에 상대방은 여러번 웃으며

몇년간 그가 교도소에 있었는지 헤아리려 보게 한다.

그러다 저들의 혼잣말이란 

자비스 시대엔 없던 무선 전화통화라고 이해시켜 준다.


그러다 자비스는 현재 자신에게 

가장 절실한게 무엇인지 다시금 느낀다.

그건, 잠시 교도소 담장 안에 들어왔다가 

다시 날아가 버리는 갈매기의 그 날개.

그게 자기 것이라 말해 보면서...


결국 깨달았지만

다시 가질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것.

자비스에겐 그건 '자유'였다...

그 자유를 반납한 건 자신의 과오였지만

자신의 순수한 의지라고만 할 수 없었을 과거들.


깨달음과 현실의 간극이 너무 커 안타깝던 자비스의 인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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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은 나에게 - 후회와 걱정에서 벗어나 지금을 살기 위한 심리학자의 마음 수행 가이드
변지영 지음 / 오아시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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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라는 말을 들을 땐

이 쉽고 당연한 말이 편하게 이해 안 될 수 있다.

사람마다 현재에 어떻게 다가서야 할지 그 표현법은 다르고

종교에서도 그 뜻을 가르칠 때 표현법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디엠', 이 뜻도 어쩌면 같은 맥락이겠고.


저자는, 과거를 돌아보며 끊임없이 반추하는 자는 우울을 쫓게 될 것이고

닥칠 미래를 부정적으로 상상하며 방비하기 위해

노력하는 습관은 큰 걱정을 낳게 될 것이라 한다.

그러니 스스로를 들볶지 말고 그냥 

현재를 위주로 살아가라 권한다.

맞는 말이다.


그동안 다양한 관점에서 심리학 지식들을 

자신의 책으로 공유해왔던 저자는,

이번엔 2개의 키워드로 자신의 생각을 던졌다고 느낀다.

하나는 영적 지도자인 페마 초드론의 사상 언급이고

다른 하나는 행동이자 방법으로써의 명상이다.


페마 초드론이 책 전체를 지배하고 있진 않고

좀더 넓어졌다 느끼는 저자의 세계관엔

많은 부분이 명상이 주된 소재로 할애 됐지만,

직설적인 영성지도자 페마의 목소리는

책 여러부분에서 느껴지는 듯 해서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질 때'를 얼마 전에 읽지 않았다면

짧게 등장하는 페마 초드론을 언급하는 문장들이

그냥 참고서적 정도로 느껴졌을텐데,

두 책을 연관지으며 생각하며 읽으니

전에 읽은 책도 복기가 되면서

이 책에 대한 이해폭도 넓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책이 지향하는 명상은 마이드풀니스에 가까웠는데,

굳이 변지영 식 명상의 이해가 좋았던 것은

뭔가 뾰족한 수가 생기는 도구나 득도의 수단처럼 

명상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었다.


많은 이들이 명상을 오해하고 있다고 말하며

평정심, 마음통제훈련, 마음단련의 수단으로 

명상의 유익함을 이해하려는데 그리하진 말라 설명한다.

그냥 앉아서 내 안에 있는 경험을 느낌으로 이해하며

스스로 그대로 관통해 내는 것이 명상이고,

그걸 더 세세하게 느껴가는 시간이 명상이라 설명한다.


문제를 피하거나 해결해 주는게 아닌

문제 한가운데 스스로 앉아 있어야 하고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자리가 명상이어야

명상이 주는 이득을 누리는거라 이해시킨다.

즉, 명상의 자리는 기회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마치 초월해 내려거나 

극복하듯 이겨내려는게 아니라,

받아들이고 면밀히 검토하는게 다가 명상이라는 뜻.

힘들여 가라앉히려 부단히 노력한다면 그건 억압이나 회피가 된다.

그렇기에 명상을 할 때 방향설정이 잘못 된다면

생각의 전환이 아닌 다른 증상으로 바뀌는 순간만 될 것이고

마치 망상이나 착각처럼 묘하게 생각을 쌓아버리게 될 것.


명상이 헛되지 않기 위해선

관계를 탐구하여 바른 통찰로 이끌어

둘의 순환이 가능하도록 만들라 권하는데

관계란게 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진 않다.

당연히 인간관계나 인과관계쯤으로 생각하면 

틀려도 맞을 해석이라 받아들여도 된다고 생각하며 읽긴 했다.


상세하고 섬세하게 쓰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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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대체 왜 피곤할까 - 이 죽일 놈의 피로와 결별하는 법
에이미 샤 지음, 김잔디 옮김 / 북플레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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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좋은 점은, 

맨 마지막에 실제 바로 실천해 볼 수 있는

식단이 매우 다양하게 첨부됐다는 점과,

건강을 위해 피해야 할 여러 경고들 중

인간관계나 사고방식 등까지 있어서

삶에 필요한 에너지가 저하되는 원인들을

단순히 병리적으로만 이해시키려 하지 않고

폭넓게 고민하고 있다는 부분이었다.


장누수와 관련된 내용은

한의학에서 더 많이 언급되거나

다소 불신되는 이론이란 생각도 있었는데,

현대의학 테두리 안에서 

어느 정도까지 이 이론에 신빙성을 가지는지

검증된 부분 위주로 돌아볼 수 있는 소개라 좋았다.


피로 해방을 위해 필요한 3요소로 꼽힌 건

호르몬, 장건강, 면역체계다.


이렇게 3개 뿐이라고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결국 이 3개 안에 포함되야 하는 다양한 서브구성들과 

어떤 요소들끼리는 겹치는 부분들도 많아

쉽게 보거나 실천하기에

만만히 볼 문제는 아닌 것들이다.


부신문제도 곳곳에 등장하는데

유독 저자가 주의시키는 건,

부신피로에 도움이 된다고

관련 영양제에 의존하지 말라는 주의사항 쪽이었다.

오히려 부신을 위한다면 

부신회복을 돕는 영양제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게 

맞다 식의 강조가 여러번 있었다.


잠에 관해서는

6시간 정도도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완전한 피로회복을 위해서는

조금 과할 정도의 시간볼륨으로

자야할 필요성도 말하며,

업무나 일상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교감신경이 투쟁 또는 회피 모드에 돌입해 있어

수면을 계속 방해받고 있다면,

기필코 부교감신경이 원할하게 기능하도록

노력해서 건강한 잠을 확보하라 권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는 많지만, 

결국 인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잠과 음식 뿐이라 느껴졌다.


호르몬과 면역체계는 결국

바탕만 잘 갖추게 된다면

몸 자체에서 알아서 돌아가는거지

인위적인 기능이 아니니까.


그러니 특히 음식개선은 중요했다.


이건 잠보다 더 의지와 습관에 달린 문제이다 보니

책의 전반에 걸쳐 계속되는 체크리스트.

잎이 사방으로 4개 달린 십자화과 채소로써

브로컬리, 양배추, 케일 등을 필수 영양소들로 언급했고

신진대사를 교란시키는 인공화합물 섭취를 좋아한다면

어떻게든 배제하는 식습관을 만들고 고수하길 바라고 있었다.


저자는 내과와 면역에 관련한 2개 자격증이 있는 의사다.

그렇기에 내장기능과 신체 시스템에

더 강조된 건강법을 설명하고 있겠지만,

정보 과잉시대에 알만한 설명들도 많긴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보들엔 

'왜 그래야 하는가'에 대한 답들을 달아

상세하게 알려주려 하기에 

이해가 뒷받침되는 설명으로써 부족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저자의 그 설득방식이 좋았다.


앞서 말했듯 맨 뒤에 상당한 분량으로

권장되는 식단자체를 많이 실어 놓았기에,

단순한 구성이 아니라 꼭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높여주고

거기에 등장하는 음식재료들 또한 따로

리스트로 간직해도 될 내용들이라 좋다.


예상보다 여러모로 구성이 잘 돼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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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살지 않으면 남을 위해 살게 된다 - 지혜에 관한 작은 책, 엥케이리디온
에픽테토스 지음, 노윤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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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말들은 읽는 내내 계속 나온다.

이 문장이 가장 마음에 든다 싶으면

몇페이지 뒤에 좀더 다가오는 

또다른 문장을 만나고 또 만난다.

하지만, 너무나도 폐부를 찌르는 듯한 

충격적인 말은 그 중에서 취사선택 하기로.


에픽테토스의 책은 처음이다.

그의 일화는 여러번 들은 적 있으나

이 책 '엥케이리디온'으로 

그가 남긴 격언을 자체를

직접적으로 만나니 느낌이 다르다.

아쉬운 건, 그가 직접 쓴 책이 아니라는 점.

그의 제자 아리아노스가 정리해 남긴 책이라고 하지만

논어 또한 공자가 쓴 책이 아닌

그의 제자가 기록해 남긴 책이었단 점에서 같으니,

이 책 내용의 진위여부나 가치를

굳이 고민할 필요는 그만두고 

에픽테토스가 직접 쓴 책처럼 

진심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책은 에픽테토스의 말들 중 가장 함축적인 것들을 뽑아 

소장 할만한 엄선된 내용들만 소책자 분량으로 엮어

'엥케이리디온'이란 명칭으로 발간된 형태다.

일종의 아포리즘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지만

한줄이 아닌 몇페이지의 내용들도 있으니

엄선된 문장 위주가 아닌 내용을 담은 

좀더 긴 글 위주의 구성이기도 하다.


책을 다 읽을 즈음엔,

50개쯤 되는 제목으로 정리된 글들 중에서

8개 정도의 이야기들이 깊게 기억에 남았다.


그 중, 

'지혜를 말하기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라'는 글을 복기해 본다.


'자신이 깨우쳤다 생각한 지혜를 

말로써 전달하려 애쓰지 말라.

무지한 사람들의 어리석음도 논하지 말라.

오히려 침묵을 유지해라.

만일, 다듬어지지 않은 지혜를 

상대에게  급히 던져주는 행위는 

매우 위험할 수 있음이다.


양은 먹은 풀을 토해내서 

얼마나 먹었는지 목동에게 확인받지 않는다.

그저, 먹은 풀들이 안에서 소화된 뒤엔

양털과 젖이 되어 

겉으로 자연히 드러나게 된다.

그러므로, 자신이 찾았다고 느낀 지혜를 말로 전하려 말고

그 지혜가 안에서 소화된 후 나타난 양

행동으로써 누군가에게 느끼게 해주면 그뿐이다...'


책엔 '자아'란 단어도 자주 나오는데

번역해 쓰인 이 자아란 말이 

스토아 학파 시절부터 쓰였었는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사고는 붙잡지 말고 

놓아주는 사고방식을 취하란 문구도 자주 등장한다.


배움이 없으면 자신의 불행을 타인탓인냥 비난하고

배움이 부족하면 불행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말은

왠지 넘겨듣기 어려운 말이었다.


이런저런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접할때마다

옛날 스토아 철학의 말이었다고 하기엔

매우 현실적인 단어나 깨달음들처럼 느껴지는

개념들이 꽤 여럿 있었다.


또한, 노자의 도덕경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어떤 대목이 꼭 일치해서가 아니라

짧지만 울림을 주는 선문답 같은 전달방식이나

은유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그랬다고 이해한다.


전체적인 모든 글들은

결국 '관점'의 전환을 유도하는 글들.


집착하지 말고,

쓸데없는 노력도 하지 말고,

물흐르듯 유연한 사고를 하며

포기도 할 줄 알아야 함을 가르쳐주는 책.

그렇치 못하고

고치기 불가능한 것을 바꾸려 계속 고민한다면

불행할 뿐이라는 얘기는

앞서 강조됐던 여러 진리를 

생활에서 실천하지 못했을 때 얻는 부작용 같은 불행.


얇지만 여러번 읽어봐야 할 책이란 

아마존 독자평에도 동의하지만,

이 책은 눈이 아닌 마음에 각인해 될 내용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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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이기는 불편한 심리학
다카시나 다카유키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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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그대로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는 

받아들이기 거북한 내용들로 다가올 수 있지만,

단언컨데 현실의 인간관계를 겪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뒀으면 하는 내용들이다.


사이코패스.


일단, 간단하게 사이코패스의 주요정서를 정리해 본다.


-차갑고 잔인함

-공포를 느끼지 못함

-충동적 행동

-항상 자신감이 넘쳐 보임

-목표 달성을 위한 집중력이 높음

-강한 압박에도 냉정

-정신적으로 거침

-사람의 마음을 묘하게 끔

-카리스마

-공감능력 떨어짐

-양심 결여


이런 항목들로 정리돼 있지만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가 섞인 정의라,

책이 다루는 부분을 이해하는데는

필요한 키워드 몇개만을 선별해

아래처럼 압축시키는게 맞다.


-집중력

-냉정

-묘한 매력

-공감능력 떨어짐

-양심결여


묘한 매력은 '가스라이팅'과 관련된 부분이지만

책에서는 이 부분엔 크게 할애하지 않는다.


저자가 말하는 누구나 될 수 있단 

'얕고 느슨한' 사이코패스 유형이란

소시오패스에 가깝게 변하는 것으로, 

어떤 계기로 인해 평소 인격과 달라져

부정적 성향이 후천적으로 드러나거나

이를 촉발시킨 트리거적 환경을 

맞닿드렸을 확률을 설명한다.


그렇기에, 

타고난 사이코패스는 아니더라도

남에게 고통을 주려는 의지가 크게 생겨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 일부를

얕고 느슨한 사이코패스라 부르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읽고, 

변했을지 모를 스스로를 돌아보거나

주변에 있다면 알아볼 수 있는 

심리적 단초를 설명해주려 했다.

예방과 방어를 모두 언급한 것이다.

타고난 심각한 이상성격이 아니더라도

발현됐을 경우라면, 정도에 따라 

주변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무의식적 동기가 된 사건이나 상황을 책은

교류분석에서 쓰는 '드라이버'란 용어로 설명하지만

전체 내용이 교류분석에 입각해 쓰였다고 보긴 어렵다.

교류분석이 여러군데 쓰이긴 했지만

심리학에서 차용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개념들이 

복합적으로 섞인 책으로 보는게 맞겠다.

 

드라이버란 일종의 스위치며 마음의 버릇.

그 중 총 5가지 성향을 

얕은 사이코패스 성향과 관련해 꼽고 있다.


-남을 기쁘게 해주기: 섬세함

-노력하고 싶다: 진지한 노력

-빨리하고 싶다: 성급함

-강해지고 싶다: 강한 척

-완벽해지고 싶다: 완벽주의


얼핏 보기엔 특별한 성향들이 아닌 

주변에서 흔히 관찰되는 

감정기복의 한 종류들로만 보인다.

그러나, 이 흔해보이는 성향들은 

유독 오해나 분노를 만났을 때 

생각지 못한 '어긋남'의 단초로 발전될 수 있는 

특별한 기질이라 설명 되며,

자신의 존재나 건강,  대인관계, 인격성장, 

성공의지, 수행의욕, 생각 및 감정 등에서

잘못된 근원처럼 작용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


만일 자신의 얕지만

사이코패스적 감정폭발을 경험한다면

이 책을 읽고 일시적인 감정파도처럼 이해하고 

본인과 주변을 위해 잘 다스리길 바라는 점도 실렸지만,

이보다 주된 내용은 그런 사람을 상대로써 접했을 때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을지가 더 주요하게 다뤄졌다.


만일 주변에 사이코패스적인 행동을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첫번째 대책은 '탈출'이다.

회피나 관계단절이 일단은 우선이란 것.


그 다음도 중요한데

공격을 감당할 수 있는 힘 센 사람을 내세우라 권하고 있고,

힘이 세다는 뜻은 육체적 힘이 아닌

공권력이나 사회 안전망을 의미한다.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관련지식을

책으로 얻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첫번째 이유로는 관련 책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두번째론 소시오패스를 다루는 책임에도

제목만으로는 그런 내용을 담았는지 알기 어려운 

좋지만 외형적으론 모를만한 책들도 많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책도 그렇다.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를 다루고 있지만

이는 부제로 존재할 뿐,

실제 책제목은 '화를 이기는 불편한 심리학'이니까.


인연이 되어 많이 읽어본다면 좋겠고,

트라이앵글 또한 교류분석이긴 한데

전체적으로 소시오패스와 관련된 

심리학을 종합적으로 다루려 한 책이라,

어렵지 않고 상식이며 구체적이다. 

재밌는 스릴러처럼 잘 읽힐 내용이라 본다.


그러나, 읽는 재미는 느끼더라도 

이런 상황은 겪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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