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살지 않으면 남을 위해 살게 된다 - 지혜에 관한 작은 책, 엥케이리디온
에픽테토스 지음, 노윤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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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말들은 읽는 내내 계속 나온다.

이 문장이 가장 마음에 든다 싶으면

몇페이지 뒤에 좀더 다가오는 

또다른 문장을 만나고 또 만난다.

하지만, 너무나도 폐부를 찌르는 듯한 

충격적인 말은 그 중에서 취사선택 하기로.


에픽테토스의 책은 처음이다.

그의 일화는 여러번 들은 적 있으나

이 책 '엥케이리디온'으로 

그가 남긴 격언을 자체를

직접적으로 만나니 느낌이 다르다.

아쉬운 건, 그가 직접 쓴 책이 아니라는 점.

그의 제자 아리아노스가 정리해 남긴 책이라고 하지만

논어 또한 공자가 쓴 책이 아닌

그의 제자가 기록해 남긴 책이었단 점에서 같으니,

이 책 내용의 진위여부나 가치를

굳이 고민할 필요는 그만두고 

에픽테토스가 직접 쓴 책처럼 

진심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책은 에픽테토스의 말들 중 가장 함축적인 것들을 뽑아 

소장 할만한 엄선된 내용들만 소책자 분량으로 엮어

'엥케이리디온'이란 명칭으로 발간된 형태다.

일종의 아포리즘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지만

한줄이 아닌 몇페이지의 내용들도 있으니

엄선된 문장 위주가 아닌 내용을 담은 

좀더 긴 글 위주의 구성이기도 하다.


책을 다 읽을 즈음엔,

50개쯤 되는 제목으로 정리된 글들 중에서

8개 정도의 이야기들이 깊게 기억에 남았다.


그 중, 

'지혜를 말하기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라'는 글을 복기해 본다.


'자신이 깨우쳤다 생각한 지혜를 

말로써 전달하려 애쓰지 말라.

무지한 사람들의 어리석음도 논하지 말라.

오히려 침묵을 유지해라.

만일, 다듬어지지 않은 지혜를 

상대에게  급히 던져주는 행위는 

매우 위험할 수 있음이다.


양은 먹은 풀을 토해내서 

얼마나 먹었는지 목동에게 확인받지 않는다.

그저, 먹은 풀들이 안에서 소화된 뒤엔

양털과 젖이 되어 

겉으로 자연히 드러나게 된다.

그러므로, 자신이 찾았다고 느낀 지혜를 말로 전하려 말고

그 지혜가 안에서 소화된 후 나타난 양

행동으로써 누군가에게 느끼게 해주면 그뿐이다...'


책엔 '자아'란 단어도 자주 나오는데

번역해 쓰인 이 자아란 말이 

스토아 학파 시절부터 쓰였었는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사고는 붙잡지 말고 

놓아주는 사고방식을 취하란 문구도 자주 등장한다.


배움이 없으면 자신의 불행을 타인탓인냥 비난하고

배움이 부족하면 불행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말은

왠지 넘겨듣기 어려운 말이었다.


이런저런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접할때마다

옛날 스토아 철학의 말이었다고 하기엔

매우 현실적인 단어나 깨달음들처럼 느껴지는

개념들이 꽤 여럿 있었다.


또한, 노자의 도덕경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어떤 대목이 꼭 일치해서가 아니라

짧지만 울림을 주는 선문답 같은 전달방식이나

은유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그랬다고 이해한다.


전체적인 모든 글들은

결국 '관점'의 전환을 유도하는 글들.


집착하지 말고,

쓸데없는 노력도 하지 말고,

물흐르듯 유연한 사고를 하며

포기도 할 줄 알아야 함을 가르쳐주는 책.

그렇치 못하고

고치기 불가능한 것을 바꾸려 계속 고민한다면

불행할 뿐이라는 얘기는

앞서 강조됐던 여러 진리를 

생활에서 실천하지 못했을 때 얻는 부작용 같은 불행.


얇지만 여러번 읽어봐야 할 책이란 

아마존 독자평에도 동의하지만,

이 책은 눈이 아닌 마음에 각인해 될 내용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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