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각이 너무 많은 나에게 - 후회와 걱정에서 벗어나 지금을 살기 위한 심리학자의 마음 수행 가이드
변지영 지음 / 오아시스 / 2024년 7월
평점 :
'현재'를 살라는 말을 들을 땐
이 쉽고 당연한 말이 편하게 이해 안 될 수 있다.
사람마다 현재에 어떻게 다가서야 할지 그 표현법은 다르고
종교에서도 그 뜻을 가르칠 때 표현법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디엠', 이 뜻도 어쩌면 같은 맥락이겠고.
저자는, 과거를 돌아보며 끊임없이 반추하는 자는 우울을 쫓게 될 것이고
닥칠 미래를 부정적으로 상상하며 방비하기 위해
노력하는 습관은 큰 걱정을 낳게 될 것이라 한다.
그러니 스스로를 들볶지 말고 그냥
현재를 위주로 살아가라 권한다.
맞는 말이다.
그동안 다양한 관점에서 심리학 지식들을
자신의 책으로 공유해왔던 저자는,
이번엔 2개의 키워드로 자신의 생각을 던졌다고 느낀다.
하나는 영적 지도자인 페마 초드론의 사상 언급이고
다른 하나는 행동이자 방법으로써의 명상이다.
페마 초드론이 책 전체를 지배하고 있진 않고
좀더 넓어졌다 느끼는 저자의 세계관엔
많은 부분이 명상이 주된 소재로 할애 됐지만,
직설적인 영성지도자 페마의 목소리는
책 여러부분에서 느껴지는 듯 해서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질 때'를 얼마 전에 읽지 않았다면
짧게 등장하는 페마 초드론을 언급하는 문장들이
그냥 참고서적 정도로 느껴졌을텐데,
두 책을 연관지으며 생각하며 읽으니
전에 읽은 책도 복기가 되면서
이 책에 대한 이해폭도 넓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책이 지향하는 명상은 마이드풀니스에 가까웠는데,
굳이 변지영 식 명상의 이해가 좋았던 것은
뭔가 뾰족한 수가 생기는 도구나 득도의 수단처럼
명상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었다.
많은 이들이 명상을 오해하고 있다고 말하며
평정심, 마음통제훈련, 마음단련의 수단으로
명상의 유익함을 이해하려는데 그리하진 말라 설명한다.
그냥 앉아서 내 안에 있는 경험을 느낌으로 이해하며
스스로 그대로 관통해 내는 것이 명상이고,
그걸 더 세세하게 느껴가는 시간이 명상이라 설명한다.
문제를 피하거나 해결해 주는게 아닌
문제 한가운데 스스로 앉아 있어야 하고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자리가 명상이어야
명상이 주는 이득을 누리는거라 이해시킨다.
즉, 명상의 자리는 기회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마치 초월해 내려거나
극복하듯 이겨내려는게 아니라,
받아들이고 면밀히 검토하는게 다가 명상이라는 뜻.
힘들여 가라앉히려 부단히 노력한다면 그건 억압이나 회피가 된다.
그렇기에 명상을 할 때 방향설정이 잘못 된다면
생각의 전환이 아닌 다른 증상으로 바뀌는 순간만 될 것이고
마치 망상이나 착각처럼 묘하게 생각을 쌓아버리게 될 것.
명상이 헛되지 않기 위해선
관계를 탐구하여 바른 통찰로 이끌어
둘의 순환이 가능하도록 만들라 권하는데
관계란게 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진 않다.
당연히 인간관계나 인과관계쯤으로 생각하면
틀려도 맞을 해석이라 받아들여도 된다고 생각하며 읽긴 했다.
상세하고 섬세하게 쓰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