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루 15분 자존감 수업 - 나를 사랑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된 당신에게
너새니얼 브랜든 지음, 이미정 옮김 / 앤의서재 / 2023년 8월
평점 :
좋은 책이다. 그것도 굉장히.
저자의 '자존감의 여섯기둥'도 읽었던 거 같아서
다시 읽어보려 책장을 찾으니 집에는 없는 거 같다.
아마, 도서실에서 읽었던 걸 가지고 있다고 착각했던지,
아님 알고있던 유명한 책이라 읽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책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내용들이 좀 있어서 검색을 해보니
자존감에 대한 미국내 연구는 이미 30년 전부터
큰 이슈가 됐었고 그걸 윈프리 쇼가 큰 유행을 시켰다고 하니
한국에서의 자존감 관련된 것들은 거의
이미 반세대 지난 후 이루어진 걸 수도 있다.
책내용이 좋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이유는
이미 여러 책에서 좋다고 느꼈던 대부분의 주요사항들이
이 책에 더 잘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정신과 의사인 '사이토 사토루'의 책 첫머리에선
어떤 식의 죄책감도 정신건강엔 백해 무익하다고 했는데,
이 책에서는 자존감과 더불어 죄책감 수치심 등에 대해서도
사이토 사토루나 존 브래드쇼 등의 대가가 보여준 지성과는 다른
모든 걸 아우르는 자존감에 관한 통합본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이번 책은 신간이 아닌 복간됐다고 봐도 될텐데
그만큼 이 책을 원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얘기도 되니
그 자체로 좋은 책이란 반증으로 봐도 될 듯 싶다.
이 책은 워크북이다.
이론을 자존감의 여섯 기둥 같은 책에서 주로 다뤘다면
워크북을 통해 실생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돕는다.
문장완성검사 형식을 빌려와 많이 이용하는데
의식하고 사느냐의 여부를 위주로
책 전반에 걸쳐 많이 언급하며 이용하고 있다.
여기서의 '의식'이란 영적으로 깨어있음을 이야기 한다.
여기서의 영적이라 함은 종교적 이야기는 아니다.
책의 표현을 빌어 설명하는게 더 적당할텐데,
생각하기 어려울 때, 생각하기 vs 생각하지 않기
의식하기 힘들 때, 의식하기 vs 의식하지 않기
얻기 쉬운지 아닌지 상관없는, 명확성 vs 모호성 vs 불명확성
즐거운지 괴로운지 상관없는, 현실 존중 vs 현실 회피
진실 존중 vs 진실 거부
독립성 vs 의존성
능동 지향성 vs 수동 지향성
두려워도 정당한 위험은, 감수하기 vs 회피하기
자신에게 정직하기 vs 정직하지 않기
현재에 충실하며 책임지는 인생살기 vs 환상속으로 침잠하기
자기 직시 vs 자기 회피
실수를 찾아, 바로잡기 vs 실수 용납하기
이성 vs 무분별
이 모든 목록들이 의식하는 삶이냐 아니냐를
스스로 평가해 볼 때 사용된 문항들이다.
각각 다른 원인들과 결과들을 담고 있지만
의식하고 있는냐 없느냐에 주목하면서 모두 보다 보면
일관되게 흐르는 공통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위 문장들에서 내가 느낀 공통점들은 '회피'였다.
모두 피하느냐 마주하는냐의 상반된 태도들의 대립들이었다.
그걸 책에선, 의식하고 사는 삶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잣대처럼 사용하며
자존감이 충만한 삶과 아닌 삶의 태도차이로 나눴다.
여기에 죄책감을 다룬 부분도 좋았는데
드러내지 않은 분노는 죄책감이 됨을 설명한 부분으로,
가까운 이로부터 직접적인 발언을 들음으로써 생기는
원론적인 죄책감 역시도 실은 좋지 않다고 설명하면서,
처리하지 못한 분노나 자기주장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죄책감으로 추정되는 감정으로 느껴질테지만,
이는 진짜가 아니라 그보단 더 심오한 문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처럼 품게 된 게
죄책감처럼 여겨졌다는 설명이었다.
자존감과 관련된 많은 설명들에 모두 이유가 서술돼 있으면서도
이해를 위해 정리된 글들은 하나같이 깔끔하고 짧은 편이다.
농담으로 던지면 사람도 죽겠다는 벽돌두께의 책들보다
이 책이 훨씬 많은 내용과 함축된 정리를 담았다고도 보여진다.
자존감에 대해 한권의 책만 읽어보고자 한다면 이 책이 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