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내집마련
김은혜 외 지음, 주택도시연구원 엮음 / 지안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이미 내집마련을 했거나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마음을 먹은 이들은 볼 필요가 없는 책이다. 아직 내집 마련을 못한 이들을 위한 안내서이기 때문이다. 내집마련을 해야겠는데 너무 막연해서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겐 하나하나의 정보가 아주 유익하다. 몇 달만 지나도 변해버리는 부동산 정보들이 많은데 이 책에는 얼마전 뉴스에서 들은 듯한 최신 정보들까지 다 소개하고 있다.

솔직히 처음엔 책이 너무 두꺼워서 부담스러웠으나 읽다 보니 버릴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어쩌면 그런 면에서도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정말 정직하다. 어떻게 해서라도 늘려서 시리즈로 만들고 두 권으로 만드는 출판 시장의 흐름을 볼 때 이 많은 내용을 한 권으로 만들어낸 것만 보아도 이 책은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터넷이나 신문 뉴스 등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기본적인 내집마련 정보가 이 한 권의 책에 다 들어 있다.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부동산은 단연 아파트이다. 따라서 이 책은 대부분의 지면을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한 준비와 나에게 맞는 아파트를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 할애하고 있다. 비슷비슷하고 어렵고 헷갈리는 부동산 용어도 알아 듣기 쉽게 비교해놓아 한두 번 읽다 보면 금방 머리속에 들어온다. 

내집마련의 첫걸음은 청약 통장이다. 세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해서 가입해야 한다. 일단은 미리 준비해놓은 청약 통장이 있어야 아파트 청약이라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아파트 청약을 해보기 전에는 청약저축, 청약부금, 청약예금의 차이를 몰랐다. 무조건 청약 통장만 가지고 있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청약을 하려고 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통장은 청약부금이라서 원하는 아파트를 청약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내가 청약받고자 하는 아파트의 유형을 정하면 어떤 청약 통장을 가지고 있어야 할지 분명해진다.

내집마련을 위해선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내 주변에도 지난 가을 아파트 가격이 요동을 칠 때 무리해서 아파트를 장만한 이들이 있다. 대출받아가며 힘들게 아파트를 장만해놓고도 내집마련의 기쁨보다는 아파트 가격이 내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에 떨고 있다. 이게 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일시적인 분위기에 휩쓸린  데서 오는 불안감이 아닐까 싶다. 늘 주택 시장의 흐름에 관심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하다 보면 내집마련의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최고의 재테크인 내집마련에 드는 돈을 마련하는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끊임없이 저축 상품에 관심을 갖고 저축과 투자를 병행해야만 돈을 모을 수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은행에 있는 몇 가지 저축 상품 외에는 재테크 방법을 모르는 내게는 솔직히 이 부분이 제일 어렵게 느껴진다. 목돈마련을 위한 3억 만들기 포트폴리오를 보면 따라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목돈마련에 대한 준비까지 되어 있다면 이젠 실제로 청약을 해보자. 직장이나 교육 여건, 주변 환경, 교통, 출퇴근 거리, 장래 발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나에게 맞는 아파트를 찾아야 한다. 아파트의 구조가 아무리 좋아도 아파트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입지 조건이 80%이기 때문에 환경을 제일 먼저 눈여겨볼 것을 권하다.

아파트에 당첨되거나 집을 산 후에도 할 일이 많다. 그래서 저자들은 계약부터 등기에 이르기까지 법률 상식을 꼼꼼하게 알려준다. 집을 사거나 팔 때 내는 세금에 대한 부분과 세금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안내해준다.

신혼 부부, 직장 새내기 그리고 아직 내집마련을 못한 이들에게 이 책을 먼저 준비해라고 권하고 싶다. 내집마련의 길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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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8-01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한번 읽어야겠어요..
집을 사면서 요즘...세금이니.그런거 땜에..살짝 머리가 아프구..
제가 얼마나 무지하게 사는지..요즘 새삼 깨닫고 있거든요...
님...더운 날씨 건강하게 지내시지요??
시원한 바닷가,,,더위도 없을 듯하지만,,아참 태풍이 온다니깐,,준비 철저히..아시져???
기회가 되면..꼭 한번 찾아뵙고 싶은 분...가장 아름다운 곳에 사시는 님...ㅋㅋㅋ

소나무집 2007-08-06 10:03   좋아요 0 | URL
서평 도서라서 의무감에 읽었는데 이런 책은 누구나 읽어야 필독서라는 생각을 했어요. 정보가 없어서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님도 여름 잘 보내고 계신가요? 방학하자마자 서울 가서 8일 보내고 오니 밀어닥치는 휴가 손님에 오늘 아침까지 정신없었어요.

치유 2007-08-03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집을 사면서 세금을 그리 많이 내야 하는지도 몰랐었는데 하니님처럼 저도 놀라했었던 기억입니다.
소나무집님..저는 이제야 돈좀 모아 볼까??재테크좀 해볼까??하며 이런 저런 궁리만 하는데 제 버릇이 어디 가야 말이죠..혼자 피식 피식 내 욕심에 내가 넘어가고 있는중이라서 살던대로 살아야맘 편하겠다 싶답니다..하지만 이런 책들은 자주 봐줘야 한다는걸 요즘 실감 절감하고 있어요..
여름 잘 즐기고 계시지요??

소나무집 2007-08-06 10:08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을 보면서 보면서 내내 중얼거린 말이 있어요. "10년 전에 이 책을 읽었어야 하는 건데..." 관심을 갖고 보아야 할 책들인데 손이 잘 안 가는 게 탈이네요. 님이 보신 책 중에서도 추천해주세요.
대부분 서울 쪽에서 오는 손님들이라 한 번 오면 2박 3일은 기본이고 제가 좀 힘드네요. 내년부터는 일체 손님 안 받기로 결심중입니다. 날도 더운데 뜨거운 가스레인지 앞에 서 있기 정말 힘들어요.
 
리진 1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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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경숙을 좋아했다. 이사하면서 수백 권의 책을  정리하고 왔건만 그녀의 소설들은 아직 우리집 책장 한 칸을 차지하고 있다. 수많은 인문학 책들은 다 꺼내놓으면서 유독 몇 박스나 되는 소설책은 표지를 닦아가며 다시 정리하는 내게 남편은 그것들도 정리하길 바랐다. 하지만 난 한마디로 남편의 말을 묵살해버렸다. "그것들은 내 젊은 날이야!"

이미 예민함을 다 잃은 내 감성이 다시 그녀의 소설을 꺼내 읽을 것 같진 않았지만 난 함부로 버릴 수가 없었다. 그녀가 소설가로 삶을 시작한 순간부터 난 그녀에게 몰두해 있었으므로 그녀의 소설을 버리는 건 나의 젊은 날을 송두리째 버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어쩜 그래서 나의 이십대도 그녀의 문체처럼 늘 망설이고 안개가 낀 듯 선명하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난 이제 사십이 되어 사십대의 신경숙이 쓴 소설을 읽는다.

신경숙 소설에서 중요한 테마는 언제나 사랑이다. 여기에서도 콜랭의 사랑과 더불어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강연의 사랑, 왜곡된 홍종우의 사랑, 그리고 두 여인의 사랑이 나온다. 그들 중 나는 두 여인의 사랑을 잊을 수가 없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지만 그 사랑을 다 받아들일 수도 없고, 행복한 듯 하지만 행복하지 않기도 한 여인 리진.

그녀는 정치적으로 어지러웠던 조선 말의 궁녀였다. 궁녀의 삶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었던가? 사극 속에 등장하는 덕에 익숙하지만 그녀들은 왕이나 혹은 왕족을 돌보는 소리 없는 그림자였을 뿐이다. 늘 수동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그녀들 속에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한 궁녀 리진의 삶이 기록으로 남아 있었고, 오늘 신경숙의 손을 거쳐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의 1권을 읽는 동안 내내 가슴이 설레었다. 프랑스 외교관 콜랭이 첫눈에 반한 궁중 무희 리진을 데리고 파리로 떠나기까지 나도 함께 가슴이 떨리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초조해하며 리진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날개를 펼친 새처럼 혹은 날아가는 꽃잎을 잡을 것처럼 춘앵무를 출 땐 나도 같이 그 아름다운 자태에 매혹당했고, 처음 보는 프랑스 요리를 거부감 없이 먹는 모습을 지켜볼 땐 콜랭과 함께 입가에 웃음을 띄우기도 했다.

콜랭이 당사자가 아닌 왕과 왕비 앞에서 리진에 대한 사랑을 고백할 땐 거부당하면 어쩌나 마음을 졸였다. 사랑이 날아가버릴까 봐 초조해하는 콜랭은 더이상 자국의 이익을 세우려드는 힘센 나라의 외교관이 아니었다. 그저 사랑에 애태우는 한 남자일 뿐이었다. 처음으로 자신을 독립된 인간으로 대해준 콜랭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리진의 대사는 지극히 신경숙적이다. "나를 루브르에 데려가세요."

또 한 사람의 사랑 때문에 이 소설의 가치는 더 커지는 게 아닐까 싶다. 왕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속의 민비는 대원군과 힘 다툼을 하다 결국 일본 세력에 의해 시해당하는 아주 강인하고 냉정한 인물이다. 하지만 리진의 눈을 통해 보여주는 민비는 한없이 작고 외로우며 사랑을 가진 왕비이자 다정한 어머니의 모습이다. 자신의 백통 가락지를 빼어 프랑스로 떠나는 궁녀의 손에 끼어주는 것은 왕비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한 남자를 사이에 둔 그런 인연이고 싶지 않다고, 너를 보내는 가련한 나를 잊지 말라"는 말은 왕비에게 리진이 궁녀 이상이었음을 보여준다.

리진이 프랑스에서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는 것도 왕비의 사랑이 그리웠던 때문이다. 귀족의 부인으로 개화된 세상의 최고급 문화를 섭렵하지만 리진은 언제나 이방인었다. 리진이 프랑스에서 왕비에게 쓴 부치지 못한 편지 속에는 왕비에 대한 리진만의 극진한 사랑이 담겨 있다. 결국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가길 포기하고 왕비의 품으로 돌아와 스스로를 종속시킨다.

어미 없는 자신을 측은하게 바라보아주었고, 사랑스런 소녀로, 그리고 아름다운 무희로 자라게 해준 왕비가 리진에겐 돌아가야 할, 자신보다 더 소중한 어머니였던 것이다. 결국 왕비가 시해된 후 리진은 죽음으로 왕비의 사랑에 보답한다. 리진의 시선을 통해 민비를 지켜본 나는 작가의 염원대로 민비에 대한 과거 기억을 완전히 지우고 말았다.

리진, 그리고 민비, 내 가슴 속에 오래 남을 이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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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7-20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가슴을 오래 울리는 리뷰에요. 신경숙 소설은 님의 젊은날!
리진의 시선으로 읽히는 민비. 이 책에 대한 리뷰가 많이 올라오던데
가장 잔잔하고 깊은 울림을 주는 글입니다.

소나무집 2007-07-22 09:48   좋아요 0 | URL
소설 자체가 잔잔해서 읽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차분해지던 걸요. 신경숙의 글은 사물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어요. 특히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 아주 작은 것들에요. 저는 주로 그런 것에 마음을 빼앗기곤 하네요.

치유 2007-07-20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를 통해 제가 책 한권을 읽어낸 느낌이에요..울림이 있는 리뷰에요..쓰고 보니 혜경님도 같은 댓글을 달아놓으셨군요..

소나무집 2007-07-22 09:51   좋아요 0 | URL
제 리뷰 속에 담기지 않은 이야기도 많아요. 저는 주로 리진과 민비의 이야기만 했지만 프랑스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강연의 사랑이나 서씨의 사랑도 애절해요.

세실 2007-08-1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읽고 싶어 집니다. 참 맛깔스런 리뷰네요.
민비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하게 되는 군요.

소나무집 2007-08-31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너무 깊게 보지 않았어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그냥 푹 빠졌지요.
 



진도 하면 사람들은 신비한 바닷길 이야기만 한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진도만큼 구경거리가 많은 섬도 드물지 싶다. 운림산방 다음으로 가보고 싶었던 곳은 국립남도국악원이었다. 하지만 상설 공연은 금요일 저녁에만 있다고 해서 다음 기회로.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는 토요일 2시에 무료 공연이 있다는 사실도 알았으나 이미 시간이 지나버렸고. 그래서 찾은 곳이 남도석성이다.

도고려 삼별초 배중손 장군이 여몽연합군과 격전을 벌이다 최후를 마친 곳이라고 한다. 아담한 석성으로 고려 시대 옹성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하니 꼭 한 번 들러보시길.


성 안에 마을이 있다. 옛 모습 그대로는 아니겠지만 고려 당시에도 이렇게 사람이 살고 있었을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관광지였다면 진작에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보기 좋게 꾸며놓았을 텐데. 그대로인 게 고맙다. 아이들과 성 위를 한 바퀴 걷다 보니 동네 사람들이 기웃기웃 우리 가족을 구경하고 있었다.  

꽃밭 속에 있어서일까 이 성을 지키던 만호들의 비석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섬에 왔는데 바다를 보고 가야지. 수많은 새가 앉아 있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조도. 다도해라는 명칭에 걸맞게 섬과 섬이 이어져 있다. 조도 군도는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고. 조도를 바라보며 먹었던 진도 뻘낙지가 지금도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것 같다.


아이들이 찍어준 사진. 오랜만에 남편이랑 사진 한 장 찍었건만 역광 때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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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7-18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쉬워요.조금만 밝았어도....
그래도 다정한 모습의 사진이 부럽답니다.
비록 제주에 있지만 남도의 바다는 또다른 느낌이 있어요. 그쵸?

소나무집 2007-07-19 10:39   좋아요 0 | URL
항상 카메라를 제가 들고 다니니까 저는 사진이 거의 없어요. 가끔 아이들이 한번씩 찍어주는 건 항상 이런 식이네요.

치유 2007-07-19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너무 멋져요..물감을 풀어놓은듯...
아들이 사진도 어쩜 저렇게 잘 찍는답니까??

소나무집 2007-07-19 10:37   좋아요 0 | URL
저는 지금 님의 서재에 다녀왔는데 님은 제 서재에 계셨군요. 우리 아들이 엄마 인물이 안 되는 걸 알고 이렇게 찍은 것 같아요.
 

진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거제도 다음으로 큰 섬이란다. 완도 같은 분위기를 상상하고 들어선 진도는 섬 같지 않았다. 넓은 농토와 섬 중앙을 관통하는 도로 덕분에 일부러 찾아나서지 않으면 바다는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순신이 13척의 배로 왜군을 물리친 울돌목이 있는 진도대교를 지나 20분 정도 가니 운림산방이 나왔다. 내가 너무 기대를 했었나 보다. 운림산방으로 들어서는 내 발걸음에 금방 서운함이 실렸다. 모두들 격찬하는 운림산방의 풍경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아침 저녁 피어오르는 안개 구름이 숲을 이룬다고 해서 붙여진 운림산방(雲林山房). 가만 생각해보니 안개도 구름도 없다. 태풍이 살짝 비껴간 다음날,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서자마자 마주치는 인공 연못이다. 연못 안에 잉어가 얼마나 많았는지 아이들은 먹이 주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초가 모습 그대로인 운림산방 살림집은 기와집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연꽃이 피면 더 예쁜 연못이 될 것 같다.



남종화의 대가였던 소치 허련 선생이 말년을 보낸 곳이다. 아주 소박한 형태의 초가로 두 칸 방에 부엌이 딸려 있다. 아래채는 제자들의 거처였을까? 누군가 매일 닦는 듯 마루가 반질반질 윤이 났다. 앞에 기와집이 없었으면 연못도 앞산도 볼 수 있었으련만 아쉽더구만.





목가구가 그대로 전시된 방안 풍경. 아이들 뒤로 보이는, 허리를 구부려야 드나들 수 있을 듯한 작은 한지 문이 정겹다. 나도 어린 시절 방마다 저런 문이 있는 집에서 살았다. 아이들이 무엇 때문에 저렇게 웃었는지 기억이 안 나네!



소치 허련 선생 영정. 영정 옆에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동판이 걸려 있어 그가 추사의 제자임을 알려준다. 사진 속에 카메라를 든 내 모습이 보이는구만!


소치 기념관. 5대에 걸친 양천 허씨 일가의 화려한 이력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 이들 덕분인지 진도에는 개도 붓을 들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그림에 재주 있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소치 허련의 3남 미산 허형을 이은 남농 허건의 작품.

이 그림에 부친 아들 지우의 한마디. "소나무가 외로워 보여요. 새도 없고 꽃도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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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2007-07-18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만 보아도 멋진 곳인걸 알겠어요^^ 근데, 방 안에 들어가도 괜찮은가봐요? 다른 곳에선 집 안으로 못들어 가게 하는거 같던데..^^ 저는 시댁이 문경이라 '왕건 촬영지'는 두어번 다녀왔었어요. 겉에선 멀쩡한 마을 같은데, 안으로 들어가보면 정말 허술하기 짝이 없는 구조물(집이라고 하기 참, 머한^^;;)이었죠^^;; 그래도 그렇게라도 옛집을 볼 수 있어서 좋긴 했는데, 이 곳도 가보고 싶네요..^^

소나무집 2007-07-19 10:45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서 그런지 개방되어 있더군요. 네 식구가 시원한 마루에 한참 동안 누워서 땀을 식히니까 정말 좋았어요. 드라마 촬영지는 어디나 그런 것 같아요. 한 번 쓰고 버릴 거니까. 그걸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나쁜 거죠 뭐!

비로그인 2007-07-18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가 말로만 듣던 진도군요...
가면 정말 진도개만 있나요? ^^

소나무집 2007-07-19 10:47   좋아요 0 | URL
네, 진도 맞아요. 저도 내내 진돗개가 궁금했는데 구경도 못하고 왔어요. 진돗개 분양한다는 광고는 종종 보였는데 지나다니는 비스구리한 개도 없던 걸요.

치유 2007-07-19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전 진도를 한번도 못 가봤어요..
지우가 그림보는 안목까지 넓어지고 있군요..
아이들과 많은 여행을 해야 한다...해야 한다....그래야 한다..

소나무집 2007-07-19 10:49   좋아요 0 | URL
쉬는 날 완도에서는 정말 할 일이 없어요. 서울까지 가기는 너무 힘들고, 그러다 보니 자꾸 주변을 돌아다니게 되네요. 우리 지우는 아직 아무 눈도 없어요. 그저 엉뚱할 뿐이죠. 말도 행동도요. 그래서 제가 걱정이 좀 많아요.

miony 2007-08-10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 마음씨가 참 크고 곱네요. 사진을 보니 아직 어린 소년인데 벌써 외롭고 쓸쓸한 소나무의 심정을 보듬을 줄 아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은걸요!
 
우리 목가구의 멋 보림한국미술관 6
김미라 지음 / 보림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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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은 작년에 집을 멋들어지게 새로 지었습니다. 돌담이 있는 제주도 전통 가옥을 헐고 그 자리에 3층짜리 건물이 들어서자 동네 자체가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파격적인 집이었지요.

그렇게 새 집을 짓고 입주를 할 때 우리 자식들은 어머님께 새 장농을 사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님의 반대로 그럴 수가 없었지요. 집 짓느라 돈도 많이 들어갔는데 무슨 새 장농이냐고 펄쩍 뛰시는 바람에 예전 집에 있던 물건들이 그대로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안을 훑어보면 새 집이랑은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 참 많지요.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반닫이랍니다. 거실에 하나, 안방에는 두 채나 있지요. 헌 집에 있을 땐 일부러 찾아야 보였건만 새 집에선 사람들의 시선이 제일 먼저 반닫이로 갑니다. 이유는 그 반닫이가 화려하거나 멋져서가 아닙니다. 그 생김이 새 집과 어울리지 않다 보니 "저것 좀 치우라"는 말도 사람들 입에서 종종 나옵니다. 천장이 높은 집에 어정쩡한 높이의 반닫이는 둘 곳이 마땅치 않아 키 큰 장롱 옆에 슬쩍 끼어 있거나 거실장 옆에 놓여 서러운 구박을 견디어내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시댁에 갈 때마다 그 반닫이가 탐났지만 며느리라서 그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얼마전 들렀을 때 반닫이 꼭 저한테 물려 달라고 했지요. 이렇게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물려받지 않아 어디선가 불쏘시개로 운명을 마감한 우리 목가구가 얼마나 많을까요? 어릴 적 친정집에서도 반닫이랑 이층장 같은 걸 본 기억이 있지만 모두들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결혼할 즈음엔 이런 목가구들의 아름다움이나 가치가 눈에 보이지 않더니 이제야 서서히 우리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두루마리가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양쪽을 귀올림한 소나무 경상이랑 지체 높은 양반이나 사용했을 법한 소나무 평상은 정말 마음에 쏙 들어 당장이라도 안방에 들여놓고 싶을 지경입니다.

평범한 책상에 쇠장식 몇 개 대서 모양을 내면 실용적이면서도 우아한 모습으로 변하고, 나무의 무늬나 화려한 결은 그대로 살리고, 못 하나 사용하지 않았지만 대를 물려가며 쓸 정도로 튼튼한 우리 목가구의 멋을 이 책을 보며 비로소 깨달았네요.

아이들을 위해 만들었지만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의 마음에 더 와 닿을 책입니다. 이 책을 읽은 엄마 아빠라면 뭐든지 쉽게 버리고 새것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비록 박물관에서일지라도 우리 목가구를 바라볼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 앞에 서서 가구를 만든 장인의 솜씨에 감탄하고 우리 옛 가구의 아름다움에 짧은 감탄사라도 내밷는다면 이 책의 쓰임 또한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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