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유방암 진단을 받고 6월에 수술을 하고 7월에 항암 여부 결과가 나와 항암 패스 하고 8월에는 본격적인 방사선 치료가 시작되었다. 총 29회의 방사선 치료가 6회가 줄어 23회로 결정이 되어 치료가 시작 되었던 8월의 날들. 무더위를 견디며 매일 찾아가는 병원이 집과 너무 멀어서 가까운 병원으로 옮길까 고민했었는데 수술한 병원에서 해결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23회를 참아 보려고 했다.
수술을 하고 배액관을 차고 나온 어느 날 겨드랑이에 끼어 있는 배액관이 살짝 빠져서 거즈가 다 젖어 난리가 났었다. 주변 응급실에 전화를 걸어 거즈를 갈아 줄 수 있는지 물었더니 모두 수술한 병원이 아니면 해 줄 수 없다고 거부당했다. 마지막 집 앞 대학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걸었는데 거부하기에 하소연을 하였다. 벌써 주변 응급실 3곳에서 거부당했는데 우선 보고 해 주실수 있으면 거즈를 갈아줘라. 수술한 병원이 멀어서 못 가고 있다. 부탁드린다는 사정에 우선 오라는 말을 듣고 병원에 갔더니 정말 5분도 안 걸려서 거즈를 갈아주셨다. 물론 병원비는 많이 나왔다.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수술한 병원에서 방사선 치료하기로 생각했다. 그러나 멀어서 오고 가는 시간이 KTX타고 부산을 가는 거리가 넘어 피곤하다.
그래도 총 23회 중 벌써 13회를 마쳤고 이제 10회만 하면 끝이 난다. 7월 한 달은 부분 절개한 가슴은 금방 아물었지만 림프절 절개한 부분이 너무 넓어 고생이 많았다. 그래서 핑계 같은 걸 해보면 겨드랑이 통증으로 아무것도 못했다. 즉 7월은 그냥 집에 누워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했다. 아무것도... 운동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8월은 나름 열심히 살아보기 위해 만보 걷기와 책 읽기에 몰두했다. 그동안 일이 많다는 이유로 독서가 늘 멀리 떨어져 있었다.
8월 한 달 동안 매일 만보를 걸었고 총 18권의 책을 읽었다. 책보다 만보를 걷기 위해 애썼던 시간을 스스로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잘했다. 잘했다...나자식
9월은 애쓰면서 살지 말자. 즐겁게 살자. 그렇지만 9월에는 물건을 사지 않기 운동을 해 보기로 했다. 잘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