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든, 매일 쓰기 [벌써 내일부터 출근_ 휴가 끝]
4년 전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오면서 결심했다. 거실과 안방에 꽉 차 있는 책들을 정리하겠다고. 15개 칸이 있는 책장 3개중 하나는 꼭 버리고 다음 집으로 이사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그해에는 많이 읽고 정리해서 약 200권정도 정리 했는데, 가지고 있는 책이 워낙 많으니 정리해도 티가 안 났다. 7년 동안 연락을 안했던 남자 사람 친구가 연락이 왔기에 버릴 책 200권의 사진을 보이며 가져가라고 했더니 다음날 차를 가지고 와 쓸어갔다. 200권의 책을 정리하며 마음 한편에 이제 나도 미니멀한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인가 생각했지만 어림없는 얘기다.
다가오는 11월에는 이곳에서도 이사를 가야 하는데, 그걸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 많은 책을 가져가야 하는 것일까. 책을 정리하겠다면서 작년과 올해도 150권 정도의 책을 구매했다. 그중 30권 정도만 읽고 팔았다. 눈앞에 놓인 책들을 다 읽고 리뷰를 올리고 알라딘에 팔고 싶은데, 그건 이루지 못할 꿈이다. 나는 게으른 사람이기 때문에 절대로 읽는 책마다 리뷰를 쓸 수 없다. 삶이 마음 먹은 대로만 됐다면 나는 백억대 부자가 됐겠지.
하루에 독서 30분, 운동 30분, 글쓰기 30분이 이토록 지키지 어려운 일이라니. 뭘 하겠다는 의지가 이토록 없다니 스스로를 다그쳤지만 이건 또 그냥 나의 내적 분열만 있을 뿐, 변화가 없다. 우리 루키처럼 귀여운것만 가지고 먹고 살 수 있음 얼마나 좋을까.
집에 텔레비전이 없으니 올림픽 소식을 찾아 봐야 알 수 있다. 그걸 인터넷으로 찾다보면 이런 저런 기사에 걸려 나도 모르게 멀리 인터넷 기사에 떠 밀려가 있어서 본래의 목적을 잃고 다른 헛짓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기억나는 단어들 검색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추억에 빠져 오래전 상처들이 되살아오는 지랄 맞은 기억에 삶을 비관하게 된다. 이런 루트를 하루에 서너 번 하고 나면 하루가 저물고 그렇게 책을 읽는 시간은 없어져서 피곤한 정신으로 잠을 자고 있다. 이런 날들이 휴가를 지배했다.
휴가 때 읽겠다고 쌓아 둔 책들은 있던 자리에 다시 들어갔다. 며칠 전 책을 많이 읽어도 인성이 성숙되지 못하는 현실을 슬퍼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읽으면서 부족한 인성을 좀 채워야겠지. 그런 마음으로 모아 놓은 휴가철 책 탑들은 쓸모없는 힘만 들었다. 에어컨을 하루 종일 켜 놓은 집이 시원한데도 마음속 어딘가 많이 불편한 날들이라서 ( 그 얘기는 앞 포스팅에 쓰여 있다) 눈에 글자들이 안 들어 왔다. 그렇게 일주일의 휴가가 사라졌다. 젠장. 내일부터 출근이라니. 내일부터는 이런 불평을 하지 않고 달려보자
2박 3일로 다녀온 속초의 저녁 모습은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