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전쟁과 신세계질서
이해영 지음 / 사계절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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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페이스북 친구인 이해영 교수의 신간을 완독했다. 내가 이해영 교수를 처음 본 것은 남북역사문화협회에서의 강연에서였다. 당시 이해영 교수의 강연은 그 시점까지 내가 들어보지 못한 신선한 내용이었다. 사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에 의한 여론조작이나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즘 그리고 편향된 서구의 반러주의적 분노에 대해선 잘 알고 있었지만, 당시 언론들(현재도 마찬가지다.)은 그저 러시아의 침공은 부당하고, 우크라이나는 잘 싸우고 있으며, 러시아군은 오합지졸이다.”는 식의 보도를 앵무새마냥 반복했기에, 나 또한 러시아군이 초기 침공에서 실패하여 잘못하면 밀릴 수도 있다는 사실에 근거하지 못한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이해영 교수의 강연은 그러한 언론의 여론조작과 나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바로잡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 이후 나는 이해영 교수와 페이스북을 통해 페친이 되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한 자료들을 이해영 교수의 페이스북 게시물들을 통해 얻었다. 현재 내가 얻고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망은 이해영 교수의 페이스북과 한설 장군의 페이스북, 유튜브에 있는 박상후의 문명개화와 벨라루스 교민이 운영하는 러시아 학당 그리고 재미교포 Scott LeeSCOTT 인간과 자유 등이 있다.

 

비록 유튜브나 페이스북 관련 SNS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언론들의 보도들이 항상 군사적 피해는 러시아’, ‘민간인의 피해는 우크라이나라는 노골적으로 편향되다 보니 러우전쟁 관련 국내 보도들을 전혀 신뢰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료를 얻게 됐다. 본질적으로 유튜브의 영상이나 페이스북의 글들은 사실 전문성을 담보하지는 못하기에 한계가 있지만, 언론이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선 그와 반대되는 입장을 얘기하는 자료를 보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나는 아이러니 하게도 러우전쟁 관련 정보를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얻게 됐다.

 

올해 2월 페친인 이해영 교수가 책을 출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으로 기뻤다. 전쟁 초기부터 최근까지 국내 출판사들은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블라디미르 젤렌스키를 미화하는 서적들을 출판했었고, 우크라이나를 절대적으로 피해자화했다. 2021년부터 영화 감독 올리버 스톤이 만든 다큐멘터리인 ‘Ukraine On Fire’를 본 나는 우크라이나를 미화 및 옹호하는 관점이 지극히 서구적 편향임을 알고 있었고, 따라서 러우전쟁 과정에서 출판된 책들이 그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음을 당연히 예감하고 있었다. 비슷한 시기 젤렌스키의 연설을 모아서 출판한 어떤 책을 보며, 경악과 충격을 감추질 못했었다.

 

그런 과정에서 이해영 교수의 책이 출판됐다. 워낙 바쁘게 살다보니 책을 읽는데 적잖은 시간이 걸렸지만,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러우전쟁의 실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해영 교수가 이 책에서 얘기한 것들 대다수가 내 생각과 거의 일치한다. 예를 들어 이해영 교수는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 바이든 정부가 게시한 대러 경제제재에 대해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국내 언론(좌우 할 것 없이)들은 서구 사회가 진행하는 대러시아 경제제재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대러제재는 전 세계 국가 13%만 참여하고 있을 뿐, 87%는 거부했다. 따라서 대러제재만 놓고 보자면, 현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오히려 대러제재를 통해 고립을 자초했다.

 

현재 자본주의 국가인 러시아는 소위 제3세계라는 경제적 출구가 있다. 대러제재에 비판적인 국가들 중에선 중국과 인도가 있다. 전 세계 인구가 80억이라고 할 때, 중국과 인도의 전 세계적 인구 비율은 20%를 넘는다. 전 세계 인구 비율 20%가 넘는 중국과 인도는 이 대러제재에 참가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러시아를 돕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거기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수많은 제3세계 국가들이 미국의 대러제재에 동조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서구 중심의 대러제재는 결과적으로 미국과 서구 유럽 중심의 오만한 행위이자, 경제적으로 아무런 효과가 없는 자살행위다. , 한국의 윤석열 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철저히 망각한 채, 이런 자살행위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이해영 교수가 쓴 책에서 가장 신선하게 다가온 내용은 바로 초기 러시아군의 기만전술이다. 이해영 교수에 따르면, 20222월에 시작된 러시아의 전면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은 사실 푸틴 정부의 기만전술이었다. 푸틴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나,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까지 단번에 진격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군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 러시아 침략군이 격퇴 당했다는 서구 및 국내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전쟁 초기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나는 러시아군이 진행한 전격전(BlitzKrieg)이 실패한 줄 알았고, 우크라이나군이 제법 반격을 잘한 것으로 생각했다.

 

이해영 교수가 책에서 전하는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단기간에 점령해서 전쟁을 끝내는 것이 목표라고 선동했다. 사실 이러한 주장들은 하나의 가설일 뿐이었지만, 가설을 사실로 둔갑시킨 것이다. 심지어 미국 CIA의 국장은 전쟁 초기 키예프 2일 점령설을 만들어 냈으며,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전과를 미화 및 과장했다. 그러나 그 당시부터 현재까지의 러시아의 목적은 특수군사작전에 따른 돈바스 지역이었다.

 

따라서 개전 초기 푸틴이 키예프를 포함한 서우크라이나쪽으로 진격한 것은 과거부터 러시아가 목표한 돈바스로의 진격을 강화하기 위한 기만전술이었다. 이해영 교수에 따르면, 서우크라이나로 진격했던 러시아군은 계획적으로 철수를 마무리 했으며, 동부 쪽으로의 진격을 강화했다. , 푸틴 정부의 기만전술에 따른 서부에서의 철군을 가지고, 서방의 언론들은 온갖 과장되고 편파적인 오보와 가짜뉴스들을 끊임 없이 재생산하고 있으며, 지금도 그러한 위선적 행위를 멈추질 않고 있다.

 

거기다 이번 전쟁이 시작되면서, 국내 언론들은 아주 중요한 맥락을 의도적으로 생략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1주일 전인 216일 우크라이나군은 의도적으로 돈바스에 대한 대규모 포격을 개시했다. 그리고 그 보다 일찍 우크라이나 주력군이 친러 반군이 관할하는 지역의 경계선에 집결해 있었으며, 우크라이나와 NATO는 러시아로 하여금 이러한 전쟁을 자극하는 행위들을 끊임없이 해왔다. , 이러한 큰 그림에서 보았을 때, 서구가 이 전쟁을 조장한 다음 우크라이나에서의 유혈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 네오나치즘에 대해서도 얘기하겠다. 책에서도 잘 설명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즘은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인 제2차 세계대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1년 히틀러가 소련을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스테판 반데라를 포함한 나치 협력자들이 생겨났고, 이들은 러시아인, 유대인, 폴란드인 등 나치가 열등인종으로 지목한 사람들을 무차별 인종청소 및 학살을 자행했다. 1943년 우크라이나 나치들이 저지른 이른바 볼린 학살로 20만 명의 폴란드인(특히 노인과 여성, 어린아이)을 아주 잔인하게 학살했다. 당시 학살을 주도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민병대(UPA)의 우두머리가 바로 스테판 반데라(Stepan Bandera)였으며, 반데라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민족 영웅 혹은 국민 영웅으로 미화되고 있다. 이해영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943년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나치독일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를 이용했고,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은 나치를 등에 업고 볼린에서 약 20만 명의 폴란드인-특히 노인과 여성, 어린아이-을 잔인하게 학살했다. 20만 명은 유대인과 러시아인을 제외한 숫자이다. 학살을 주도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민병대(UPA)의 우두머리가 스테판 반데라다. 아조프연대가 추앙하는, 그래서 깃발에 새기고 다니는 자이다. 이 자는 반러 정권이 집권한 뒤 국가 영웅으로 추서되었다. 학살 주범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채 서우크라이나에 자리 잡았다. 이들이 우크라이나 네오나치의 원조이다. 동우크라이나 돈바스 주민과 서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 반데라주의자(Banderite)의 반목의 기원에는 1943년 대학살이 있다. 우크라이나 반데라주의자를 그저 민족주의자로 칭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일전에 젤렌스키는 한국 국회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를 박해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우리 국민을 우롱했다. 러시아군이 목표한 '탈나치화' 대상은 네오나치 반데라주의자이지 단순한 민족주의자가 아니다. 네오나치들은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에서 일종의 딥스테이트(Deep State)와 비슷한 인종 파시스트(ethni fascist)이다. 그리고 나치즘과 나아가 우크라이나 네오나치즘을 이해하는 키워드가 바로 인종이다.”

 

출처: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 질서 p.106~108

 

2013년 유로마이단 운동 당시 미국의 네오콘들과 민주당 매파들은 당시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 세력들을 등에 업고, 이 시위를 조장했다. 이해영 교수에 따르면, 당시 유로마이단을 이끈 스보보다당은 네오나치 조직이었고, 이들은 우크라이나 총선에서 최소 10%를 득표한 세력이었다. 유로마이단 이후 전개된 돈바스 내전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네오나치 군대를 지원했다는 사실은 명백히 근거가 있다. 2022년 러우전쟁 초기 마리우폴 포위전 이후, 아조프 연대 본부에서는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을 비롯한 나치 상징물이 다수 나왔으며, 그 가운데 미국 육규본부가 2008년에 편찬한 야전교범과 미군만 사용하는 저격용 탄환도 발견됐다. 이를 통해, 미국의 네오콘 세력과 민주당 매파 세력들이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 세력을 지원했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명명백백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국내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으며, 현재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현재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뿐만 아니라 한계레와 경향신문 같은 좌우를 막론한 언론들이, 서구 언론을 말 그대로 복사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한 국내 언론들은 전혀 믿을 수 없는 내용들뿐이다. 그러한 현실 속에서 이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을 아주 명확히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나는 그 책을 이해영 교수가 쓴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질서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대다수 국민들이 모르고 있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사실들을 아주 논리적으로 설명하며 명확히 정리한 책이다.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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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dvs117 2023-06-29 2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우익 일색이죠. (즉 다시 말해 극우적이고 우편향된 양당제로, 공화-민주 양당 모두 친기업정책과 군사력강화에 매몰되었습니다. 그러니 그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