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2022년 새해가 밝았다. 2020년과 2021년의 COVID-19가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고지금도 우리는 고통받고 있다그런 와중에 중남미에선 정말 좋은 일이 일어났다그것은 바로 칠레 좌파 후보인 가브리엘 보리치(Gabriel Boric)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이다가브리엘 보리치는 35살의 젊은 나이에 56%의 득표율로 칠레 대통령이 됐다. 2019년부터 전개된 칠레의 반정부 투쟁은 사회주의와 진보를 향해 전진했고, 2020년에는 피노체트 헌법을 폐지했으며, 2021년에 좌파연합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그리고 2022년 새해가 밝았다.

(피델 카스트로와 살바도르 아옌데, 사회주의를 달성하고자 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서로 협력하고 지지하는 관계였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것을 들어사회주의가 완벽히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나는 이것이 전적으로 편향적인 관점이라 생각한다물론 소련과 동유럽은 붕괴했다그러나 그것이 사회주의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즉 우리 인류가 추구하는 사회주의의 고귀한 정신(인간이 인간답게 살고자본가에게 착취 받지 않고노동자가 생산을 주도하고돈이 없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버려지지 않는 것 등)의 실패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중국이나 소련과 같은 현실 사회주의권이 내부적 요인 및 모순에 시달린 것은 사실이다그렇다고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가 내부적 요인만으로 붕괴한 것은 아니다미국의 경제적 봉쇄도 한 몫 한다.

 

현재 쿠바나 북한과 같은 나라가 경제적으로 궁핍한 이유를 상세히 들어다보면내부적 요인보다 외부적 요인이 크다대표적으로 카다피의 리비아만 봐도 그렇다리비아의 경우 핵 포기 선언 이후 미국이 경제제재를 해제함에 따라, 2009년 기준으로 1인당 GDP가 17,000불까지 상승했을 정도였다거기다 전기도 병원도 교육 무상이었고자동차 구입 시 정부가 자동차 가격의 절반을 부담했다실감이 안 된다면 당시 한국 경제를 예로 들 수 있다당시 경제대국 11위던 한국의 GDP는 2만 불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다그러니까쿠바나 북한이 경제적으로 궁핍한 것도 결과적으로 미국의 경제제재가 한 몫 한다이러한 객관적 사실을 보지않은 채 그들의 경제사정을 미국 프로파간다에 따라 욕한다면그것은 그저 미국 지배계급식 가치관을 따르는 것일 뿐이다.

(살바도르 아옌데의 동상, 그는 오늘날 칠레에서 가장 존경받는 위인중 하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중남미에서는 미국의 신식민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유나이티드 푸르트 검퍼니(United Fruit Company)를 포함한 미국의 기업들은 중남미의 경제를 약탈하고 있었고이러한 폭압에 맞서 여러 곳에서 좌파 정권이 등장하고 혁명이 발발했다대표적으로 1959년에 성공한 쿠바 혁명(Cuban Revolution)은 60년간 지속된 미국의 쿠바 식민지 통치를 종식시킨 사건이었다물론 미국은 이 사회주의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지금도 쿠바에게 각종 경제제재와 억압을 가하고 있다그 때문에 지난 2021년 7월 쿠바에서는 미국이 사주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물론 쿠바는 인민의 단결력과 쿠바식 민주주의를 통해 이 반혁명을 진압했다.

 

신자유주의를 중남미에서 최초로 실현한 칠레는 1970년부터 1973년까지 대략 3년간 사회주의 국가였다. 1970년 칠레의 좌파 정치인 살바도르 아옌데(Salvador Allende)는 대통령 선거에 도전했다아옌데는 부의 재분배와 통신회사 ITT를 포함한 미국 기업들 국유화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9월에 있던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4번의 대통령 선거 도전 끝에 아옌데는 칠레의 대통령이 됐고총 36.6%의 득표율을 받았다반면 그의 경쟁자였던 우파 후보인 호르헤 알렉산드리는 34.9%의 득표율을 받았다아옌데는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사회주의를 이루기 위해 개혁을 실행했다.

(영화 칠레 전투, 총 3부작으로 구성된 이 다큐멘터리는 1부 부르주아지의 반란, 2부 쿠데타, 3부 민중의 힘으로 구성됐다. 칠레에서 사회주의가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아옌데 정부는 집권 첫해에 입법 차원에서 수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당시 폭등했던 칠레의 물가는 제법 안정적으로 잡혀 30%대였던 물가인상률이 15% 이하로 하락했다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전 정권은 3%였지만아옌데 정부는 8%까지 올렸다산업 생산과 광산·농업 생산량도 모두 성장세를 보였으며이 덕분에 1971년 4월 지방선거 결과 아옌데 측의 인민연합은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아옌데의 인민연합 정부가 칠레의 근본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개혁 프로그램을 제시했다여기에는 남녀 동일임금제전국민 생활임금제사회보장제도 확대전 국민 대상 예방치료 의료보장 등이 포함됐다대규모 신규 주택 건설 사업도 계획했으며민간은 물론 민관 합작회사도 건설에 참여하도록 했다차별 당해온 여성과 혼외 자식에게도 평등한 법적 권리를 보장하기로 했으며교육 분야에서도 많은 성과를 이룩했다국가 차원의 공교육 제도가 입안됐으며성인 문맹을 뿌리 뽑기 위한 문해교육에 박차를 가했다또한 노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모든 60세 이상의 인구에게 연금 지급을 약속했고중소기업을 사회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시켰으며모든 어린이에게 무상으로 우유와 아침 식사 급식을 실시하고자 했다.

 

칠레의 모든 지역 및 동네에 모자보건진료소와 법률상담센터를 마련하기로 하는 한편전기와 수돗물 공급을 칠레 전역으로 확대하고자 했다집세는 가계 수입의 10%를 상한선으로 정해더는 인상할 수 없도록 했다. 1971년 7월 아옌데 정부는 케니코트와 아나콘다 구리세로광업(Cerro Mining)을 국유화하고 ITT 경영권을 접수했다토지개혁과 국유와 복지정책을 통해 아옌데 정부는 사회주의로 향해 전진했다그리고 대다수의 칠레 민중은 이를 따랐다그를 지지하지 않는 이들은 미국에 빌붙어 자신들의 이익을 채웠던 기득권 세력들뿐이었다아옌데는 민중과 소통했다집권 당시 그가 했던 연설을 발췌하겠다.

 

나는 사회주의 전사로서그리고 칠레 대통령으로서 명예를 걸고 국민의 충정에 답하겠습니다나는 인민연합의 계획을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수행하겠습니다우리는 생산물 유통에 있어 보다 더 발전된 그리고 보다 큰 통제가 필요합니다지금부터 제 말을 잘 들으시길 바랍니다내가 주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우리는 민중의 권력을 강화시켜야 합니다어머니들을 위한 센터지역단체공급과 가격조절위원회 그리고 지역 민병대 등이 강화되어야 합니다산업연대도 강화되어야 합니다산업부문은 정부와 평행선을 달리는 그런 세력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인 민중들과 결합한 인민정부의 힘으로써 존재해야 합니다.”

 

아옌데의 진보정치와 개혁은 대대적으로 인민의 지지를 받았다그러나 문제가 있었다그것은 바로 미국이 경제제재였다미국의 닉슨 정부는 아옌데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시점부터 좌파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온갖 공작에 착수했다또한 미국의 기업들도 이런 방해공작에 협력했다수출입은행국제개발처미주개발은행 그리고 로버트 맥나마라가 총재로 있는 세계은행 등이 칠레에 대한 경제원조와 차관을 끊었으며미국의 닉슨 정부는 아옌데 정부를 빈곤으로 내몰아 좌파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아이들이 먹는 분유를 경제제재했다이에 따라 칠레의 경제는 궁핍해졌다. 1972년에는 아옌데 정권의 국민적 지지율을 하락시키기 위해 도시간 물류수송을 트럭에 의존했던 칠레의 운송회사에 스파이를 위장취업 시켜 어용단체를 통해 파업을 선동하고 주도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아옌데 정권은 민중의 지지만 받았을 뿐 무너지지 않았다그렇게 해서 미국이 선택한 것이 바로 군부 쿠데타였다.

(2019년에 다시 전개된 칠레 전투, 신자유주의에 맞선 투쟁이 2019년 칠레에서 일어났다.)

 

1973년 9월 11일 미국은 피노체트를 동원하여 아옌데 정부를 무너뜨리고친미정부를 세웠다사실 닉슨이나 헨리 키신저에게 칠레의 민주주의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아옌데를 제거하고 대통령이 된 피노체트는 반대파 3,200명을 정권 초기에 학살하고수만 명을 구금했으며집권 기간 동안 총 3만 명에서 6만 명의 시민을 학살했다피노체트 정부가 만든 칠레의 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남미로 도망친 나치 인사들이 개발한 수용소들이 있었으며수많은 인민들은 그런 공포와 억압 속에서 피노체트 독재 17년을 경험했다.

 

피노체트 정부가 추진한 신자유주의의 망령은 칠레가 민주화를 이룩하고 난 이후에도 지속됐으며오늘날 까지도 그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다. 2019년에 시작된 칠레 전투는 좌파 정치인을 당선시킴으로써현재로서는 큰 성과를 달성했다가브리엘 보리치의 발언대로 2022년의 칠레는 신자유주의의 무덤이 되길 바란다신자유주의를 완벽히 타파한 칠레에서 사회주의의 바람이 불어라틴 아메리카 사회주의가 실현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미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 맞선 인민들의 항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나는 칠레가 쿠바 베네수엘라와 더불어 성공할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전적으로 지지한다.

(칠레의 대통령 가브리엘 보리치, 2021년 12월 좌파인 그가 당선되면서 칠레는 또 다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고 있다.)

 

쿠바-베네수엘라-칠레로 이어지는 21세기 사회주의의 꿈이 성공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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