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안개 (The Fog of War)
소니픽쳐스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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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난주 네이버 영화에서 맥나마라와의 인터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안개의 전쟁(The Fog of War)을 봤다. 다큐멘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이자, 포드 자동차 회사의 전 CEO, 하버드 대와 버클리대를 수석으로 나온 천재, 존 F. 케네디 행정부의 비서이자 베트남 전쟁 계획자, 세계은행 그룹 총재였던 맥나마라의 일생을 인터뷰 형식으로 다룬다.

(안개의 전쟁 포스터)

다큐멘터리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여 중동전쟁에 피를 뿌리던 시점에 제작됐다. 다큐멘터리는 맥나마라의 인생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다큐멘터리는 그가 가지고 있던 첫 번째 기억부터 현재까지의 기억을 알려주며, 맥나마라의 관점은 어떠한 것인지를 알려준다.
맥나마라의 첫 번째 기억은 놀랍게도 1918년 11월 제1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것이었고, 이후에 덮친 스페인 독감이었다. 그는 미국의 전형적인 인재였다. 명문대를 다니면서, 항상 특출난 두뇌로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받았으며, 이것을 토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미공군 전략 사령부에서 장교로 근무했다.

당시 그는 독일과 일본을 폭격하는 전략을 커티스 르메이와 함께 세웠으며, 이 전략은 미 공군이 독일과 일본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특히 1945년 3월에 있던 도쿄폭격은 하루만에 일본 민간인 8만 명에서 10만 명을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비슷한 파괴가 일본의 도시 곳곳에서 발생했다. 미공군의 폭격에 의해서 말이다.


(케네디 행정부 시절 케네디와 맥나마라)
그는 포드 회사에 근무하면서 사장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그 과정에서 돈도 많이 벌었다. 그러던 그에게 정치를 제안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미국의 존 F. 케네디였다. 맥나마라는 그의 비서 및 국방장관으로 있으면서, 케네디의 대베트남 정책을 세웠다.

그는 천재적인 통계와 철저한 계산을 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남베트남의 응오딘지엠 정권을 지원했다. 그에 따르면, 케네디는 베트남 전쟁을 확전할 의지가 없었다고 하며, 이는 디엠의 암살과 케네디의 암살 이후 존슨 대통령이 선택이었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베트남인 340만 명이 일방적으로 학살당하는 베트남 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그에 따르면 케네디는 디엠 정권을 지원하다가 미군사고문단을 철수하려 했다.

베트남 전쟁을 일으켰던 그는 나중에 자신이 실수했음을 인정했으며, 1995년 미국과 베트남의 외교관계 개선을 위해 하노이를 방문했다. 또한 그는 자서전에서 베트남 전쟁이 전적으로 미국의 오만한 착오와 실책이었음을 솔직하게 밝혔으며, 미국의 폭격과 고엽제 투하 및 군사작전으로 340만 명의 베트남인이 학살당했음을 인정했다.
(인터뷰 당시 맥나마라)

나는 맥나마라가 과거를 반성했다는 점에서 적어도 2003년 명분없는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고도 반성따위는 전혀없는 부시나 딕 체니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비록 제국주의자였으나, 어쨌든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그리고 평화책을 더 강구하는 모습을 말년에 보이게 됐다.

따라서 이런 점에서 나는 맥나마라를 단순히 미워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잘 만든 다큐멘터리다. 안본사람은 한번 감상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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